구담봉(373m), 옥순봉(290m) 산행기 

언   제

 2004. 12. 30.(목요일)

누 구 랑

 빵과버터 부부

어 디 로

 구담봉, 옥순봉(충북 제천시 수산면)

일자

이  동  경  로

산  행  경  로

12/30

안성(집)38도로→3번도로→36번도로

집 출발 (08:20)→계란재 도착(10:20)→산행시작(10:30)→옥순,구담 갈림길(10:55)→전망바위(11:13)→쇠줄 오름(11:30)→구담봉 (11:35)→옥순봉을 향하여(11:45)→옥순,구담 갈림길(12:15)→옥순봉 점심(12:35)→하산(13:00)→옥순,구담 갈림길(13:30)→매표소(13:53)→집 도착(17:00)→

구담봉 옥순봉에 대하여

단양팔경의 하나인 구담봉과 옥순봉은 일찌기 퇴계 이황 선생이 "중국의 소상팔경이 이보다 나을 수 없을 것"이라는 극찬을 할 정도로 경치가 뛰어난 구담봉은 거북 모양을 한 바위인 구봉과 그 밑의 구담을 합쳐 구담봉이라 말한다. 1986년에 충주호가 만수되면서 옥순봉의 기암절벽 하단부는 백사장과 함께 물 속으로 잠겨 아쉬움을 더해준다.

 

조선 인종 때 백의재상 이지번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서 은거하여 청유했던 곳. 퇴계 이황은 『푸른물은 단양의 경계를 이루고, 청풍에는 명월루가 있다. 선인은 어찌 기다리지 않고 섭섭하게 홀로 배만 돌아오는가』라는 시로 구담봉의 장관을 노래했으며 황우를 타고 강산을 청유할 때 칡넝쿨로 큰줄을 만들어 구담의 양안에 매고 비학을 만들어 타고 왕래하니 사람들이 신선이라 불렀다 한다.-이상 산림청 홈에서-

  ☆ 산행에 앞서 : 연가 보상비 계산도 인자 다 끝났고 부서 송년회식만 남은 오늘, 이런 때 써먹을려고 주머니 안쪽 구석에 꼬깃꼬깃 꼬물쳐 남겨 논 단 하루 연가를 사용해서 각씨와 둘이 호젓하게 산행나설 차비를 합니다. 저는 운전하기 귀찮아서 북한산이나 수락산정도 가볍게 다녀올 요량이었으나 어제 가야산에 다녀온 각씨는 추워서 디질뻔 했다며 꾀가 생겼는지 구담봉, 옥순봉 얘기를 꺼냅니다. 하이고?....우짜능교? 저는 이날 이때까지 우렁각씨를 이겨 본 일이 없으니까요?....ㅋㅋㅋ. 이리하여 늙은 나귀를 끌고 나와 구담이와 옥순이를 보러 행장을 꾸렸습니다요...

 

참, 가야산 얘기가 나온김에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네요....크리스마스 이브 날입니다. 딸내미는 오랜만에 식구들 끼리 모여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나 모시라나 하는 식당에서 우리도 저녁이나 먹자길래 흔쾌히 그러마 하고 나섰는데 그놈의 이-마트에 들어가서 1시간 이상을 요리조리 조리돌림을 당하고 나니 허리가 무지하게 아퍼... 야! 니네들 증말 안갈끼가? 대갈일성으로 다그치니 각씨는 미안한 듯 서둘러 카트를 밀고 나옵니다.

 

테니스나 산행은 몇시간을 해도 까떡 없는데 그놈의 이-마트만 가면 저는 녹아내리는 요상한 체질인가 싶습니다. 그 바람에 패밀리 레스토랑은 새가 되어 날라가 버렸고 집앞 식당에서 갈비탕으로 저녁을 때리고 그냥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니미럴...늙어 빠진 소를 뚜드려 잡았는지 갈비 토막이라는게 을매나 찔기든지....결국 그놈의 갈비탕이 사단을 일으키고 말었습니다.

반주 한 잔에 얼큰해서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는데 새벽 3시 30분이나 되었을까? 딸네미가 제 방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딸네미 : 아빠!!! 킬났어!!! 빨리 나와봐! 엄마가 무지하게 아퍼서 병원에 데려가야 될까봐?....

 

빵과버터 : 뭐??? 머시라고?.....

 

놀라 자빠진 저는 후다닥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나와보니 세상에....각씨는 화장실 변기앞에 쪼그려 앉아 웩~웩 거리고 딸네미는 에미의 등을 뚜두려 주면서 난리 법석입니다.... 하이고?...급체를 한 모양인데 각씨의 상태는 들쳐 업고 병원에 갈 형편도 못되는 목불인견이고 저는 망연자실 손을 쓸 염도 못내고 있습니다. 마누라 고집을 원체 잘 아는 저는 가만히 보고만 있습니다. 지가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이제 딸네미는 제방으로 들어가고...거실 바닥에 헌 옷가지처럼 널부려진 마누라 옆에 쪼그리고 누워서 날이 밝기를 기다립니다. 마누라가 저지경이니 오늘이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교회에 갈일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마누라는 교회 다녀오면서 약이나 좀 사가지고 들어오랍니다. 정말이지... 저는 오늘 이때가지 마누라를 이겨 본일이 없다니까요?...ㅋㅋㅋ

 

딸네미와 같이 교회 로비에 들어서니 사모님이 눈이 휘등그레지면서 허집사는 왜 아니오시고?....이렇게 마누라 곁에 쪼그리고 앉아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지냈습니다.

 

일요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마누라가 저지경이니 오늘도 교회는 못가겠지 하며 느긋하게 지내는데 마누라는 이리비척 저리비틀 거리면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외출준비를 합니다.

 

빵과버터 : 아니?.....그 몸을 하고 교회에 갈라고?...

 

우렁각씨 : 오늘도 교회에 안가면 틀림없이 목사님이 집에 찾아오실 것 같아서요.....

 

정말이지... 저는 오늘 이때가지 맹세코 마누라를 이겨 본 일이 없다니까요?...ㅋㅋㅋ

 

수요일입니다. 새벽 5시 30분 주방에서 딸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마누라는 가야산에 갈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하이고!!! 산에 미치면 약도 읍다드만?....그저깨 까지 물도 한 방울 마시지 못하고 곡기를 뚝 끊은 사람이 몸 컨디션이 좋아질 때가지 기다리지 않고 그 몸으로 경상도 가야산 까지 원행을 떠날려고 하니 저는 말은 못하고 속으로 맘이 껄쩍찌근 합니다....우짭니까??? 먼길 떠나는 사람 기분 상하지 않고 잘 다녀 오게 좋은 말로 "조심해서 다녀와" 하며 문밖 배웅을 하고 돌아서 식탁을 보니 메모지가 눈에 띱니다. (여보!...미안해요. 밥 잘 챙겨드시고요...이따가 전화 할께요. - 못난 아내가 - )

 

 ☆ 구담봉, 옥순봉 산행기 : 이런 우여곡절 끝에 저는 오늘 각씨와 둘이서 오붓하게 구담이와 옥순이를 만나는데....계란재를 올라 장회나루 못미쳐 왼편으로 매표소가 보입니다. 올 봄 구담이와 옥순이를 만나러 왔다가 산불경방 기간에 걸려 헛탕을 쳤던 기억이 생생한데 넓다란 세멘트 포장길을 잠시 오르니 왼쪽에는 조그만 채석장이 잡석과 잡초에 뭍혀 있고 오른편은 돌을 캐낸 흔적인지 산사태가 난건지 붉은 흙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제 얄상한 통나무 계단을 오르고 능선에 올라서니 나뭇가지 사이로 설핏하니 옥순대교와 쪽빛 충주호 물색깔에 탄식이 절로 납니다. 오매~ 이쁜거?........

 

비알이라고 까지 할 것도 없는 낮은 오름길을 잠시 오르니 옥순봉, 구담봉 갈림길 이정목이 나옵니다. 우선 구담이 먼저 선을 보자며 구담봉쪽으로 선선하게 발길을 옮겨놓고 보니.....아!!! 펼쳐지는 경관은 속된 말로 쥑입디다. 모름지기 산행의 묘미는 기기묘묘한 바위와 물과 나무와 날씨가 4박자를 맞춰주면 금상첨화인데 오늘이 바로 그날 인성 싶습니다요....

 

사실 올 봄 구담봉, 옥순봉을 산불 경방으로 헛탕치고 나서 제비봉 산행기를 올리고 나니 물안개 선배님께서 가을에 꼭 가보라고 권해 주셨는데 이미 가을은 벌써 지났지만 엄동에 구담이와 옥순이를 찾은게 다행이지 싶습니다. 왼고하니.....단풍 요란한 가을에는 구담이와 옥순이도  울긋불긋 치장하느라고 속살을 감추었을텐데 지금은 옷을 홀딱 벗고 속살을 보여주니 올매나 이쁜지?.... ㅋㅋㅋ. 얼레리~ 꼴레리~ 얼레리~ 꼴레리~ 홀딱 벗은 구담이와 옥순이 보셔요?~~~~ㅋㅋㅋ

 

"한국의 산하"를 사랑하시는 산하 가족들... 올 해 마지막 날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에도 건강한 산행으로 우의를 돈독히 하는 식구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그동안 격려해주신 가족들 덕분에 많이 즐거웠습니다....2004년 마지막 날. -빵과버터가 드림-

 







































댓글
2004.12.31 19:20
산초스
2004년 마무리 산행으로 멋진 충주호가 보이는 구담봉,
옥순봉을 산행하셨군요...
이동날짜가 7/17이라 지난 여름산행기인줄 잠시 헷갈렸슴다.

갈비탕 드시고 급체하셨는데 약은 역시 산행이네요...
29일 가야산 다녀오시고 바로 다음날 구담봉,옥순봉
멋지게 산행하셨습니다...

빵과버터 선배님과 허경숙님의 재미있고 아름다운 산행기를
내년에는 더욱 자주 볼수있게 되기를 바라며,,,
내년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004.12.31 19:50
물안개
구담이와 옥순이를 보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요즘 친정엄마 간병하느라 산을 못갔더니 몸이 쑤시네요.

조금만 호전되도 남편한테 부탁하고 산에 다녀오련만....

두분의 아름다운 산행, 그림만봐도 행복과 사랑이 전해지는 느낌이랍니다.
새해에도 두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004.12.31 19:56
정중채
안녕하세요. 빵과 버터님!!!
구담봉, 옥순봉 날씨좋고 사진 잘 찍으시니 더욱 멋있습니다. 즐겁게 잘 감상 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기 기대하며.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004.12.31 20:33
청파 윤도균
지난 여름 휴가길에
제비봉을 하루 아침에 오르고
그 이튼날은 구담 옥순봉을 타고 왔지요
아름다운 충주호에서 바라보는 구담봉의
절경은 지금껏 산행을 하며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기억을 한답니다

추운 날씨 살짝 서릿발도 보이는데
두분 구담봉 직벽구간 오르시는라
얼마 손 시려우셨을까
늘 두분이 함께 하시는 산행길이
아름답습니다

글구 빵님 버터님께
순응하는것은 모두다 이 다음 늙어서
대접받기 위한 수순이니 불평불만 하지 마시고
인내와 이해로 이겨 나가세요
아마 훗날 빵님의 노년전선 파란불로 늘
달리실겁니다

새해에도 행복하신 밀월 산행길
두분 즐겁게 이어가세요
댓글
2004.12.31 21:09
山梨(똘배)
하이고 선배님! 헌년 3시간도 남지 않은 산행기에 부랴부랴 댓글 올립니다.
나흘있다가 군에 가는 아들놈 뱃살에 기름기 좀 넣어주려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 먹고
들어와 보니 선배님 산행기 올라 있네요.
우여곡절 끝에 형수님하고 구담.옥순이 보러 가셨는 데 덕분에 가슴시원한 그림을 보게 됩니다.
연말이라 바쁘셔서 산행에 좀 격조하셨던 모양입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형수님과 즐거운 산행길 이어지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마아니 받으세요.^^*
댓글
2004.12.31 21:32
일만성철용
사투리에 얽힌 구수한 산행기가 깨끗한 그림과 함께 유머스럽습니다.
이렇게 부부가 함께 하다가 더 나이 들면 각각이 되는가 봅니다. 해외여행도 남편과 가면 무맛 여행이요, 친구와 가면 배맛 여행이랍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늙어 각각이 되는 걸 보면 이게 이별하는 연습이지 하는 방정맞은 생각도 하게 되더라구요.
댓글
2004.12.31 21:55
최선호
다사다나했던 한해가 이제 두 시간 후면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뒤 돌아보면 아쉽고 안타까운 일들이 수두룩 하지만
맞이하게 될 새해를 위해 잊도록 해야겠지요.
올 한햇동안 격려해주신 님 부부께 심심한 사의를 표하고
보다 행복한 가정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두 분 모두 무사무탈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2005.01.01 15:41
서정길
닭의 해 첫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곁분과 함게 좋은 산행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2005.01.01 20:13
라파에루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정성과 여유가 담긴 글은 품격이 넘치고 선명한 사진은 아름답습니다.
구담봉, 옥순봉으로 2004년 산행을 마무리하셨군요.
자그마하니 아담하고 풍경좋은 산 같습니다. 앞으로 갈 기회가 있겠지요.
2005년에도 즐산, 안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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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1 22:23
tdcyoun
빵과 버터 선배님!
지난 한 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희망찬 새해에도 보다 건강하게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성취되는 알찬 한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구담이랑 옥순이랑 잘 보고 갑니다
댓글
2005.01.02 11:31
김삿갓
빵과 버터님 이렇게 멋진 송년 산행을 하셨다니 정말 복받으셨습니다.
날씨도 좋고 충주 호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것 같습니다.
님의 놀라운 사진 솜씨와 수고하신 덕분에 님과함께 둘러 보는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저도 새해엔 님의 족적을 따라 한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을 꼭 찾아 가야겠습니다.
님의 꺼리낌 없고 재미있는 산행기를 대하니 맛난 것 처럼 반갑군요.
두분 내외분 그리고 가정이 늘 평온하신 가운데 즐산 안산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댓글
2005.01.03 16:19
운해
작년의 산행기록을 새해에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산행 하시는날 형수님과 함게 산행 하였다소 하시더니 역시 구수한 산행기
일품입니다.
새해에도 변함없는 산행 이어지시길 기도 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댓글
2005.01.03 19:29
범솥말
희망찬 새해에는 온 가족이 꿈꾸시는 모든것 이루시고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지난해 올려주신 산행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올해도 좋은산 즐겁게 다니시고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구담과 옥순이 잘 보고 갑니다.
댓글
2005.01.06 14:38
두타행







빵과버터님 안녕하세요.
乙酉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에도 아름다운 산하를 시작으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對話할 수 있는
산줄기에 많이 오르시고 좋은 산행기 기대합니다.
겨울철 산행 안전에 주의하시고
아름다운 삶을 이루시길 늘 기원합니다.



두타행 올림
댓글
2005.01.06 16:02
이수영
안녕하세요? 형님..

여전히 형수님과 즐산을 하고 계시는군요.
아내에게 지고 사는 남편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
언제가는 가 보아야할 미답지인 구담봉과 옥순봉
형님산행기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사진들이 너무 선명하고 좋습니다. ( 디카를 바꾸셨나요? )
다만 파노라마사진의 진행속도가 너무 빨라 옥에 티입니다.
숫자만 바꾸면 속도가 천천히 진행되는 것으로 압니다만..
조금만 천천히 진행하면 더 좋지않을까요? 감히 진언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