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봉(지리산)에서 생긴 일...

언  제

 2006.05.20(토)

어디로

 지리산 바래봉

누구랑

 아내랑

 


 

  

지리산 휴게소의 기념비. (그러나 표지석에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어서 씁쓰레한 마음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

 

다녀온 길 : 용계리-흥부골 휴양림-덕두산-바래봉-팔랑치-부운치-수철리 마을  

통상 바래봉 산행은 용산(운봉)마을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철쭉제를 맞아 혼잡스런 인파가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는 용계리라는 한적한 들머리를 택했다.

흥부네집

누가 한 짓이냐?....루사냐?... 매미냐?....

그동안 여러차례 아내와 산행을 같이 하면서 내 발걸음이 느리다고 타박과 잔소리를 들었을 때 겪었던 서러움보다  저렇게 힘들어 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게 나는 더 서럽다... 여보?...당신도 이제 늙어가는 구려!!!.... 

선두와는 벌써 30분이상 차이가 생겼다... 아내는 이제 워밍업이 되었는지 제법 쎄게 걷는다.

중간조와 후미조의 점심시간... (원회장님의 넓직한 등판이 부럽다)

 할미꽃의 두 모습. 

흔해 빠진 얼래지꽃이지만 접사를 위해 낮은 포복자세로 업드렸다가 허리를 펴고 일어서는데 웬 아가씨가 피식 웃고 지나간다. 속으로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늙은 것이 꽃은 꽤나 밝히네?....ㅋㅋㅋ )

철쭉 철의 바래봉은 절대 혼자 올 곳이 못된다.... 꽃과 바위도 저렇게 끌어안고 있는데?... 산마루 위의 저 사내는 혼자서 바래봉 뿐만 아니라 천하를 독식하고 있다.   

바래봉에서 생긴일 1. (스커트에 샌들....)저 정도 뱃포가 있어야 이 험한 세상 다구지게 살아갈텐데?.... ㅋㅋㅋ

 바래봉에서 생긴일 2. (다정한 부부) 그래!...사랑은 만들어 가는 거야!!....

바래봉에서 생긴일 3. (권회장님 부부) 바래봉을 찍고 내려 가는데 갑자기 쏘나기 같은 웃음소리가 한 바탕 지나가길래 얼핏보니 눈에 익은 산사모 권회장님의 반 바지와 썬그라스가 눈에 확 들어온다. 그랬구나!!...사모님이 우렁각씨를 본 것이다.

 바래봉에서

 

그래 여기야!!...작년 9월 산사모 지리산 서북릉 종주할 때 바래봉 코밑에서 다리에 쥐가나서 쩔쩔 매기도 했었지!!... 

바래봉 아래 샘터 축축한 곳에서 동의나물이 자질어지게 웃고 있다...

북구라파 어느곳 처럼 풍요롭고 여유로운 정경이다. 우리나라의 숲들이 모두 여기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팔랑치를 향하여....

"나는 너를 갖고....."

"너는 나를 갖는다....그래 우리는 한 몸이다!!...그런데 50년갑은 될성싶은 어떤 사내가 씨~익 웃고 지나간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엇쭈구리?...늙은 것 들이 놀고 있네!!!....ㅋㅋㅋ)

   팔랑치를 향하여....

팔랑치에서...

  팔랑치에서....

팔랑치에서....

팔랑치에서....

팔랑치에서....

팔랑치에서....(환갑을 지낸 춘추에도 경기도 육체미 대회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올린 존경할 만한 분을 외람되게 불러 세웠다.)

부운치를 향하여....

 

부운치를 향하여....(우연히?... 그러나 순발력 빠르게 잡은 그림인데 나는 이 사진이 화려한 철쭉보다 더 마음에 든다)

   부운치를 향하여....

   부운치를 향하여....

   부운치를 향하여....

   부운치를 향하여....

   부운치를 향하여....(이 한 컷을 잡으려고 한참을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마다 하지 않았다)

   부운치를 향하여....

아내는 세걸산 아니면 세동치까지 달렸을텐데?... 버벅거리는 나 때문에 여기서 다래밭 골로 내려간다.

지랄같은 다래밭 골을 내려오면 트럭도 다닐 만한 산판 도로가 나온다

임도에서 올려다 본 팔랑치는 아직도 꽃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

철없는 송아지는 뚤레뚤레 이방인을 쳐다보며 장난스런 표정이지만 어미소는 불안한 듯 경게하는 눈초리가 사뭇 예리하다.

"얌마!...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 그만 가라"는 듯... 순한 눈망울을 껌뻑꺼릴뿐 음~매 하는 울음도 없다. 이렇게 순한 소를 제쳐두고 누가 방정맞은 양을 순한 양이라고 했을까?...소를 키우면서 자식 키우듯 했다는 어른들의 말은 꼭 이 소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우사에서는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고 주인 양반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소를 키웠는지 검불하나 뭍어 있지 않았다.

도대체 서당의 분위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시간만 넉넉하다면 드려다 보고 싶었은데?....

부산에서 온 여대생이다....얼마나 붙임성이 좋은지 힘든 산행을 마친 오빠들을 위해서 우리가 끓인 떡국을 얻어다 멕이고....심지어 됫병 소주도 얻어다가 오빠들을 거둬 멕이는 것이다....ㅋㅋㅋ. 하는 탯거리가  하도 이뻐서 사진 한 장 박자고 하니 포즈까지 취해준다...혹씨 누가 아나?....이아가씨가 나중에 수철리 부녀회장이 될런지?....ㅋㅋㅋ

손빠닥 만한 산아래 논에서 부부 농꾼이 따가운 봄볕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다.... 왼종일 허리가 얼마나 아팠을까?...

세걸산까지 다녀온 고수들은 한담 중이다...

수분령(쌀을 씻어 왼쪽 논으로 버리면 금강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버리면 섬진강으로 가는 그야말로 물길을 가르는 고개이다. 그래서 수분령인 것이다. (신경수님 글중에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