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화엄사에서 중산리까지), 눈의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

 

산행일 : 2006. 1. 17(火)~18(水). 대체로 맑음.

 

♥ 첫째 날 (1월 17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화엄사 (06:25)

  ☞ 어진교 (06:54)

  ☞ 연기암 사거리 (07:00)

  ☞ 참샘터 (07:13)

  ☞ 국수등 (07:41)

  ☞ 중재 (07:57)

  ☞ 무명폭 (08:15~08:20)

  ☞ 눈썹바위 (09:08~09:11)

  ☞ 코재 (09:18)

  ☞ 노고단 대피소 (09:33~09:51. 간식으로 김밥)

  ☞ 노고단 고개 (10:01~10:07)

  ☞ 돼지평전 (10:24~10:26)

  ☞ 1424봉 (10:37~10:39)

  ☞ 피아골 삼거리 (10:56)

  ☞ 임걸령 (11:03~11:06)

  ☞ 노루목 (11:49~11:53)

 삼도봉 (12:17~12:20. 약1,500m)

  ☞ 화개재 (12:37~12:41. 1,315m)

  ☞ 토끼봉 (13:44~13:49. 1,533m)

  ☞ 연하천 대피소 (15:02~15:38. 약1,510m. 점심 겸 저녁식사)

  ☞ 벽소령 대피소 (17:11)

산행시간 : 10 시간 46분 (사진 191장 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구간별 거리 :

화엄사→(2.0km)→연기암사거리→(0.5km)→참샘터→(1.0km)→국수등→(2.0km)→눈썹바위→(0.2km)→코재→(1.0km)→노고단대피소→(0.36km)→노고단고개→(2.7km)→피아골 삼거리→(0.5km)→임걸령→(1.3km)→노루목→(약0.6km?)→무덤삼거리→(0.64km)→삼도봉→(0.8km)→화개재→(1.2km)→토끼봉→(3.0km)→연하천대피소→(3.6km)→벽소령대피소

산행거리 : 약 21.4 km


 

♥ 둘째 날 (1월 18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벽소령 대피소 (05:54)

  ☞ 선비샘 (06:51~06:55. 1,491m)

  ☞ 칠선봉 (07:44~07:47. 1,558m)

  ☞ 영신봉 (08:42. 1,652m)

  ☞ 세석 대피소 (08:55~09:35. 1,545m. 온수보충하느라 지체 )

  ☞ 촛대봉 (09:51~09:52. 1,704m)

  ☞ 연하봉 (11:12~11:16. 1,730m)

  ☞ 장터목대피소 (11:34~12:11. 1,653m. 점심식사)

  ☞ 제석봉 (12:26. 1,806m)

  ☞ 통천문 (13:10)

  ☞ 천왕봉 (13:26~13:40. 1,915m)

  ☞ 천왕샘 (13:51~13:57. 1,874m)

  ☞ 개선문 (14:12~14:13. 1,602m)

  ☞ 법계사와 로타리대피소 (14:41~14:54)

  ☞ 망바위 (15:20. 1,068m)

  ☞ 갈림길 (15:42)

  ☞ 칼바위(15:45)

  ☞ 중산리 야영장 (16:08)

  ☞ 중산리 매표소 (16:12)

산행시간 : 10 시간 18분 (사진 373장 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이틀 동안 사진 564컷 촬영. 1M 416컷, 2M 148컷

구간별 거리 :

벽소령대피소→(2.4km)→선비샘→(1.9km)→칠선봉→(1.3km)→영신봉→(0.8km)→세석대피소→(0.7km)→촛대봉→(1.9km)→연하봉→(0.8km)→장터목대피소→(0.6km)→제석봉→(0.7km)→통천문→(0.4km)→천왕봉→(0.3km)→천왕샘→(0.5km)→개선문→(1.2km)→법계사, 로타리대피소→(1.0km)→망바위→(1.1km)→삼거리→(1.3km)→중산리야영장→(0.2km?)→중산리 매표소→(약1.0km?)→중산리 버스 주차장(시외버스 종점)

산행거리 : 약 18.1 km

 

총 산행거리 : 약 39.5 km

총 산행시간 : 21 시간 4분 (휴식포함)

교통수단 : (교통비 27,900원)

▷1월17일

집→(택시2,000원)→순천역(무궁화호05:53발)→(2,800원)→구례구역 06:13착→(택시10,000원)→화엄사

▷1월18일

중산리→(버스17:05 4,300원)→진주시외버스터미널(18:20착, 순천행 버스 19:50막차, 5,600원)→순천시외버스터미널→(택시3,200원)→집

기타경비 (준비물, 식비 제외)

  ▷벽소령 대피소

    대피소 이용료 7,000원, 모포 2장×1,000원=2,000원, 생수 500㏄×2개=2,000원, 신라면 1개 1,000원

  ▷장터목 대피소

    생수 500㏄ 1개 1,000원

  총 13,000원

배낭에 담긴 물품들

  아이젠, 스패츠(러셀이 잘 되어 있어서 한 번도 착용안함), 스틱1개, 여벌양말, 방수장갑(날이 포근해서 한 번도 착용안함, 산행내내 얇은 장갑만 착용함), 안면마스크, 목밴드, 라면 2개, 라밥2개(라면에 바로 말아먹는 햇반), 스푼세트, 1인용 소형코펠, 동계용 EPI 개스1개, 개스버너, 에어배개, 치약, 칫솔, 스포츠타월 2장, 카메라 2대, 구급약품, 무릎보호대, 헤드랜턴 1개, 손전등 1개, 여분 배터리(AAA사이즈 6개), 선글래스, 휴대전화 여분 배터리, 휴대용 휴지 1개, 고어텍스자켓, 보온병 2개(생강차용 0.35ℓ. 온수용 0.7ℓ), 휴대용 방석, 주머니난로와 라이타기름 약간, 라이타, 유산균과립 3포, 비상식량(김밥 1줄, 찰떡초코파이 18개, 생강차 6포, 자유시간초코바 3개, 두유 2개, 애니타임사탕 한 봉지, 자이리톨껌 한 통)

※ 위의 물품 중 산행 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 : 스패츠, 방수장갑, 안면마스크, 목밴드, 구급약품, 무릎보호대, 선글래스, 휴대전화 여분 배터리, 랜턴 여분 배터리, 고어텍스자켓, 휴대용방석, 초코바

겨울 지리종주 시 식수 구할 수 있는 곳.

노고단대피소, 연하천대피소, 세석대피소(기존의 식수장에서 70m아래), 장터목대피소(기존의 식수장에서 100m아래)

★천왕봉에서 노고단 쪽으로 종주 시에는 세석대피소에서 식수를 많이 마련할 것.

★노고단에서 천왕봉 쪽으로 종주 시에는 연하천대피소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할 것. 


 

산행기

 

[첫째 날 : 1월17일 (火)]

   화엄사까지 택시가 올라오니 시간을 제법 벌은 셈이다. (주차장에서 화엄사까지 2km, 이른 시간이라 입장료[3,800원]도 안냈으니 일거양득이다.)

어둠 속에 나를 내려놓은 택시(기사)는 조심해서 산행하라는 말을 남기고 쏜살같이 내려간다. 칠흑 같은 어둠대신에 반달을 조금 지난달이 비추어주니 그다지 무서운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진교 지나 연기암 사거리를 지나면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배낭끈을 조절하려고 잠시 배낭을 만지고 있는데, 두 분의 산님(부산 산님들. 커다란 배낭을 매고 2박 3일예정으로 대원사까지 종주한다고함.)이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처음 만나는 분들이다. 이분들과는 노루목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게 된다.

무명폭에서 눈썹바위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다. 눈썹바위에서 코재까지는 경사가 급해도 거리가 짧아서 이를 악물고 오를만하다.

    

국수등

  

                                                                    무명폭


  눈썹바위

 

  코재에서 바라본 종석대

 

  정적이 흐르는 노고단 대피소의 취사장에 들어가니 난방이 되어있어서 따뜻하다. 지리산의 대피소 취사장 중 유일하게 난방이 되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피소마다 실내 취사장을 만들어 놓아서 춥지 않게 밥을 지어먹을 수가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다. 옛날에는 밖에서 추위에 벌벌떨며 손 호호 불어가면서 밥을 지어먹었었는데.... 따끈한 생강차와 함께 김밥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노고단 고개로 오른다.

공단 직원 두 명이 올라온다. 이후로 이들은 그들의 관할구역인 삼도봉까지 내 뒤를 따라오게 된다.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반야봉

 

  노고단고개를 내려서니 러셀이 되어있는 눈길이지만 길 양옆으로는 밟으면 푹 빠질 것만 같다. 하지만 양옆의 눈은 얼어서 그런지 빠지지는 않는다. 오래전에 지나간 산님들이 길 양 옆으로 가끔씩 빠진 발자국을 보면 얕은곳은 50cm에서 깊은곳은 1m까지 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눈이 많이 왔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돼지평전에서 바라보는 왕시리봉과 백운산 쪽의 운무가 첩첩산중의 신비함을 환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424봉에서는 천왕봉이 보이고 제석봉이 보이고 촛대봉이 보인다. 내일이면 저곳에 올라설 것이다.


 돼지평전에서 바라본 왕시리봉과 백운산쪽의 신비스런 아침풍경

 

  임걸령에서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노루목에 올라선다. 부산산님들은 반야봉에 올라간다하여 아쉬운 작별을 한다. 삼도봉에서는 뒤따라온 공단 직원들과 작별을 한다. 다시 혼자가 되었다. 화개재에선 겁 없는 까마귀가 도망도 가지 않고 십여 미터 앞에 앉아서 내 눈치를 보고 있다.

토끼봉을 지나 3개의 산을 넘거나 우회하여 참으로 힘들고 지루한 산행을 하고나서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한다. 도중에 서울에서 오셨다는 엄청 큰 배낭을 멘 예닐곱 분의 비박종주팀을 추월하게 된다.

                   

임걸령 샘

  

                                                          노루목의 부산산님들
 

  삼도봉에서 바라본 반야봉

 

  화개재의 까마귀

 

  오색딱다구리 (십여미터 거리에서 30배 줌 촬영. 쉴새없이 쪼아대기때문에 순간포착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토끼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제일 높은 봉)과 중봉(천왕봉 왼쪽 봉), 그리고 촛대봉(오른쪽 하얀 봉). 줌 촬영

 

  토끼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중봉 (줌 촬영)

 

  연하천 대피소의 취사장에 들어가 라면에 밥을 말아먹고 일어선다. 가장 빠른 취사방법이긴 하지만 세끼를 반찬 없이 라면에 밥만 말아먹었더니 소화가 잘 되질 않는 단점도 있더라.

대부분 연하천에서 묵을 사람들이라 걱정스런 말을 건네는 산님들을 뒤로하고 벽소령으로 향한다. 금방 나올 것만 같은 형제봉은 왜그리도 나오질 않는지…….

  형제봉 조금 못 미쳐서 내리막 구간은 빙판이 많아서 조심을 해야 하지만 지난번의 폭설로 주능선 전구간의 급경사에는 어김없이 로프를 매달아 놓아서 오히려 더욱 멋진 산행이 되기도 한다.

형제봉을 카메라에 담다보니 휴식도 겸하게 된다. 점점 천왕봉이 가까워짐을 눈으로 확인한다. 날이 흐려서 일몰사진은 포기한 채로 걷다보니 정겨운 벽소령에 도착한다.

    

  연하천 대피소

  

                                                                    실루엣
 

  형제봉

  정겨운 벽소령대피소

 

  물이 얼어서 식수를 구하려면 700m아래까지 내려갔다와야만 한다니, 이미 퍼진 몸으로 식수 구하려 내려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라면 끓일 생수 두병을 사서 배낭에 집어넣고 자리를 배정받아 우선 눕고 본다.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다.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둘째 날 : 1월 18일 (水)]

  

눈을 떠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었다. 실내가 약간 추워서 옷을 그대로 입고 자다가 중간에 몇 번을 깨었다 다시 잠들었는가보다. 워낙 잠을 많이 자서 그런지 더 이상 잠이 오질 않는다. 어둠 속에서 주섬주섬 배낭을 꾸려 취사장으로 내려간다. 이미 젊은 청년 두 분이 취사준비중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너무 이른 시간이라 시간을 죽이려 일부러 느릿느릿 보온병에 온수를 채우고, 생강차를 만든다. 배낭을 꾸려놓고 그냥 서있으려니 무료해서 참을 수가 없다. “먼저 갑니다.”라고 청년들에게 한 마디 던지고 대피소를 나선다.


 

  어제는 달도 있더니만 오늘은 달도 없다. 벽소령 명월은 물 건너 간 셈이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바아아알길~~” 이 아니고 천왕봉으로 간다. 가도 가도 싫지 않은 천왕봉으로…….

기대했던 선비샘은 얼어서 물이 나오질 않는다.

  해오름이라도 볼 양으로 부지런히 걸어서 어느 무명봉에 일출 10분전에 올라서지만, 아무리 기다려보아도 흐린날씨 때문에 동쪽하늘엔 해가 떠오를 기미도 보이질 않는다. 일출도 못 보다니…….


  칠선봉

 

  세석대피소에 내려서서 식수장으로 내려가 보니 여기도 얼어있다. 대피소 매점에서 생수라도 사려고 대피소로 다시 올라간다. 혹시나해서 매점직원에게 식수구할데 없냐고 물어보니 조금 더 내려가면 구할 수 있다는 반가운 말을 듣는다. 배낭을 벗어놓고 보온병만 들고 식수장으로 내려가 귀중한 식수를 구해온다. 취사장으로 들어가 온수를 끓여 보온병에 넣고 촛대봉으로 올라간다.


 세석대피소 약수터의 이름모를 곤충, 처음엔 거미인줄 알았지만 다리가 여섯개밖에 없어서 모기인줄 알았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모기도 아니다. 날이 포근하니 이녀석도 제정신이 아닌모양이다.

 

  촛대봉을 내려서면서부터 주목이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연하봉을 지나 장터목대피소에 내려선다. 식수 구하러 내려가기가 귀찮아서 우선 생수 한통을 사 라면을 끓여 먹는다. 지리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다. 식수를 구하러 내려간 옆자리의 젊은이는 라면을 다 먹고 배낭을 꾸려놓았는데도 그때까지 나타나질 않는다. 줄이 길게 늘어섰던지, 아니면 병아리 눈물만큼씩 나오던지 둘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하다. 천왕샘에 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고 장터목대피소를 나선다.

    

  잣나무 사이로 보이는 촛대봉

  

                                                               주목과 천왕봉


 

  장터목대피소 가는길의 멋드러진  주목

 

  연하봉 입구

 

  장터목 가는 길. 왼쪽에 제석봉과 천왕봉이 보인다.

 

  장터목 대피소

 

  제석봉 중간쯤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 둘이 올라온다. 인사를 나누고 ‘어디서 오느냐, 어디로 가느냐’ 서로 물어보다 보니까 아까 벽소령 대피소 취사장에서 만난 젊은이들이다. 취사장에 불이 꺼져있어서 헤드랜턴에 의지해 취사를 하다 보니 서로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가 없어서 몰라보았던 것이다.

  천왕봉까지 그들(서울에서 오셨다함)과 같이 오르면서 사진을 몇 컷 찍어주고,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약속을 한다.

    

  제석봉의 고사목

  

  고사목

  

                                         제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그리고 서울 산님들

                                                  제석봉에서 줌으로 당겨 본 천왕봉

 

  고사목 (제석봉과 통천문 중간쯤에서)

 


   5m가 넘는 눈산 (천왕봉 가는 길의 어느 안부에서)

 

  눈 속에 반쯤 파묻혀 버린 통천문

 

  천왕봉 오르다가

 

  드디어 올라선 천왕봉.

많지 않은  산님 중에 낯이 익은 분이 눈에 들어온다.

“혹시 댁이 전주 아니세요?”

“어? 어떻게 아세요?”

“저 모르시겠어요? 작년 봄에 종주하다가 만났었는데…….”

“아! 무재치기 폭포 보러간다고 대원사로 하산하신분이시구나.”

천왕봉만 대략 백번을 올랐었다는 대단하신분이시다. 반가움도 잠시, 백무동으로 하산을 하신다며 아쉬운 작별을 한다. 언젠가 지리산에서 또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성함이라도 여쭈어볼걸…….

 

  아! 천왕봉

  

  뒤이어 서울 대학생 두 분이 올라오시고, 그 뒤로 세분의 젊은 혼성팀이 올라오더니만 한 젊은 남자가 느닷없이 상의를 벗어버린다. 같이 온 여자 분은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구경하는 주변사람들은 웃느라 정신이 없다. 일행 중의 다른 남자분도 덩달아 옷을 훌러덩 벗어버리기에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그럼요.” 하면서 포즈까지 취해준다. 사진을 찍는 손이 웃음 때문에 흔들려서 촬영하는데 애를 먹게 된다. 안경 쓴 젊은이는 어찌나 멋진 포즈를 잡는지 그 모습이 가히 프로급이다. 짐작컨대 실제로 프로 모델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해낸다. 그들에게는 일생일대의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천왕봉의 세미누드. 청년들의 용기가 부럽다. 뒤로 중봉과 하봉이 보인다. 더욱 더 재미있는 포즈의 세미누드사진을 보시려면 http://blog.joins.com/pil6994 를 클릭하셔서 "생활속 풍경"란의 "재미있는 사진들" 폴더를 클릭하시면 배꼽잡으실 겁니다.

 

  대학생 팀이 전화로 여기저기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며 자랑하는걸 보다가 홀로 하산을 하게 된다. 천왕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제법 많은 수량을 자랑하고 있었다. 양지바른 곳에 위치하면서 많은 적설량 덕분에 바위틈에서 쉼 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을 보충하고 개선문을 지나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하니 여기도 물이 얼어서 나오질 않는다. 천왕샘에서 물을 보충하길 잘했다.

    

  천왕봉을 내려서면서

  

                                                       하산하면서 뒤돌아본 풍경
 

  날이 얼마나 포근한지 양지쪽이 대부분인 하산로는 눈이 완전히 녹아서 질퍽거린다. 법계사, 중산리로 하산을 할 경우엔, 가끔은 뒤돌아서 천왕봉을 쳐다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웅장하고 장엄한 산세를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칼바위를 지나서 추월하려는 산님에게 추월하라고 길 한쪽에 비켜서 있는데, 추월하던 산님이 힐끗 쳐다보는데,

어? 아는 선생님이시다. 모 산악회 따라 거림에서 천왕봉에 올랐다가 하산중이시란다. 어차피 순천으로 가야할 몸인지라 산행대장님 좀 만나 뵙게 해달라고 부탁하여 산행대장을 만났지만 너무 많은 회원들 때문에 가운데 통로에도 꽉 찼다는 말과 함께 미안하다는 말만을 들어야만 하였다. 회비를 드린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뒤돌아본 천왕봉. 웅장하고 장엄하기가 이를 데 없다.

  

  로타리대피소 지나자마자 올려다본 천왕봉. 왼쪽아래에 법계사가 보인다.

  

  버스 시간(17시 5분) 때문에 더 이상의 부탁은 하고 싶지도 않고, 자존심도 허락지 않아 미련 없이 돌아서서 버스주차장으로 내려간다.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입에서 살살녹는 유명한 지리산 덕산 곶감을 한 박스 사들고 진주행 버스에 올라탄다. 자리에 앉고 보니 산행대장님이 그렇게 고맙게 느껴질 수가 없다. 왜냐하면 편하게 앉아서 갈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영하 20도내외에서 얼렸다 녹였다하면서 제대로 숙성된 전국 최고의 지리산 덕산곶감과 후덕한 아주머니(거목산장 주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