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8일 날씨 맑음

안산 수암봉을 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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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 곳에 도착했을 땐,
수암봉 정상, 뾰족히 내민, 바위 굴레로 투정 부리고 지나간 가을 햇살이
잿빛 얇은 톤으로 치장을 막 끝내고 있었다.
 
갑작스런 기온 강하로,
수암봉 자락 새벽 찬 공기가 벌써 알싸하게 느껴진다.
아름드리 울창한 숲은 아닐지언정 가까운 지근에 요만한 능선의 자리함은
산을 가까히 하는 우리에겐 더 없는 복이 아닐까.

정상과 주변을 둘러 보고 살피는 사이,
자판기 커피를 뽑아 내미는 반쪽의 표정이 다소 긴장된 눈치다.
어느 해, 수리산 종주산행 길을 되뇌어 보며 결코 싶지 않은 산행이란 걸,
미리 짐작 했던 걸까?
아무튼, 오랫만에 둘만의 호젓한 산행 시간을 갖는다.

들머리를 지나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되고,
휴식처 두곳을  지나면 다소 가파라 진다.
훈훈함이 온몸을 달구고 끈적함을 느낄 쯤, 암벽이 나타나고,
로프를 잡고 올라서면, 탁트인 시원한 조망 바위가 나타난다.

800고지 이상 돼야 겨우 느끼는 포만감을 이처럼 야트막한 산에서 느끼다니..

갈 햇살에 길게 누운 산 등선, 주변 이곳저곳을 앵글에 주워 담는다.
관음봉, 태을봉, 슬기봉, 지척에 관악산이, 흐미하게 광교산도,
서해, 안산 시내.. 거침없이 일렁이는 아름다운 산하가 시야에 가득하다.
  
문득,
저만치서 조용히 기다려 주는 반쪽을 향해 미안타는 거치레 인사말을 전했는데,
괜찮다는 화답이 쉽게 돌아 온다.
매번 여유로운 산행을 못한 죄스럼으로
오늘은 좀 더 느긋하기로 맘먹었는데..
오늘 또 그렇게 됐네^^*
오름 길에 서먹거리며 따라 붙던 선남선녀에게 따뜻한 커피를 권하며,
덕분에 잠시 쉬어 간다.

헬기장을 지나 우측 능선 길로 접어드니,
뒷동산 올랐다 내려가는 기분이다.
짧은 2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지며,

우리는 하산 도중,
은빛 출렁이는 억새밭에서,
낙락장송 아래서,
때론 바위에 올라 서서,
앵글 앞에 구도를 잡고,
환한 표정으로 어느새 서로의 멋진 모델이 되어주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짧고 굵었던 하루 길,
서로를 보듬고 찬찬히 돌아 볼 수 있었던
멋진 산행으로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수 있으리라.
 
  

갈 빛 백양사

 2007년 11월 10일

 일주문

 쌍계루

 은행나무

 약사암 단풍

 약사암에서 백양사 조망

 백양사 저수지(오색 투영)

 백양사 저수지(좌측으로 돌며 백암산을 배경으로..)

 백양사 저수지(백암산을 배경으로..)

 

 

성숙한 몸매 안산 수암봉을 찾아서

 2007년 11월 18일 맑음

태을봉 방향

 수암봉

안산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