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일기예보만 관심이었다. 주말에 비가온다는 예보가 있기도 했지만
회사 산악회를 이끌고 떠나는 산행길이라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토요일 낮부터 빗줄기는 시작되었다. 일요일 오전까지 거제지역은 90%의
강수확률을 나타내고 있었다. 오후3시는 넘어야 30%로 내려간다는 예보였다.

개이긴 하겠지만 등산 전반부는 영락없이 비를 맞아야 할 형국이었다.
토요일 밤부터 굵어진 빗줄기는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정없이 퍼부었다.

여기저기서 산행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토요일에 이미 산행강행을 최후통첩
해주었지만 그래도 모두 걱정은 되는모양이었다.

일요일 아침 8시...빗줄기는 그칠줄 모른다. 거제지역 지인의 메세지에서도
빗줄기를 더세다는 통보였다. 그래도 이왕 시행하기로 맘 먹은바 버스는 출발했다.

공식 신청한 20명은 빠짐없이 참석했다. 비공식 9명은 오지 않았다.
25인승 우등대형버스는 그나마 거의 채운상태였다. 총무로서 개인적인 산행길이야
비가오든 눈이오든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오랜만에 나들이겸 산행길에 참여한
준 동호인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다.

거제대교를 지나자 잠시 하늘이 훤해오더니 고현에 접어들면서 다시 빗줄기는
더해졌다. 수퍼에서 비옷을 10여개 사서 나누어주고 10시40분에 남부면 명사마을에
도착했다. 여전히 비는 내렸지만 많이 가늘어진 상태였다.

명사마을에서 가파른 오름길로 접어들어 20명은 산행을 시작했다. 바닷바람이
송림을 파고드는데 뚜렸하게 훈풍임을 느낄수 있었다. 봄이었다. 비오는 산길치고
빗줄기도 그렇지만 기온도 포근한 상태였다. 간간이 비가 그치자 모두들 환호하며
망산에서의 천하제일경을 꿈꾸었다. 먼지가 없는 촉촉한 산길또한 산행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었다.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망산정상에 오르니 12시다. 일망무제를 꿈꾸엇건만
끝내 천하제일경은 보이지 않았다. 정상석 앞에 세워진 해상공원의 섬사진을
위로삼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향해 아쉬운 함성만 질렀다.

바람은 여전히 더세다. 포근함도 여전하다. 천년송과 호변암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나는 바다를 향해 몇번이고 절을 했다. 이 절경을 한번만이라도 보여달라고.......

천년송과 안개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호변암을 위로삼으며 숲속에서 바람을
피해 점심을 먹었다. 바람소리만 난무할뿐 숲속은 조용하다. 빗줄기는 가늘게
숲을 똟고 내리선다. 막걸리와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한줌씩 돌려먹으며
우중산행이 주는 나름대로 맛과 폼을 만끽했다.

대구서 왔다는 일행 수십명이 망산쪽으로 등산을 하고 있었다. 그들도 망산의
제일경을 꿈꾸고 오를것이다. 아직 사위는 안개로 가려져 그들의 소원도 헛될
공산이 크지만 서로 인사를 나누며 희망의 메세지를 나누었다.

점심을 마칠즈음. 호변암 앞으로 해상공원의 섬들이 숲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누군가가 환호를 치는바람에 모두들 눈을 돌려 보니 과연 안개가 그치고 바다멀리
하늘은 훤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서둘러 내봉산에 오르니 거센 바람사이로 안개는 조화를 부리기 시작했다.
여차마을의 비경과 해상공원의 풍광을 번갈아 가며 그것도 도깨비같이 순식간에
보였다 감추었다를 반복하는데 탄성이 절로 나왔다.

몇장의 사진을 겨우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아쉬움은 더 클수밖에 없었다.......
하산길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건너편 망산능선은 아직 안개로 자욱한데
발아래 명사마을의 전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못다본 전망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남부주유소에 당도하니 다시 가는 빗줄기가 이어진다. 주유소 벽면에 서서 바람을
피하는 사이 버스는 돌아왔고 4시간에 걸친 아쉬운 산행을 막을 내렸다.

신현 온천에서 목욕하기로 한 계획은 시간상 취소했다. 몽돌밭을 돌아 휴양림
고개를 넘어서니 그제서야 하늘은 구름을 걷어내고 햇살을 비치고 있었다.
아 이 아쉬움이란.....

맥주로 차안에서 그 아쉬움을 풀며 신거제대교를 지나 휴게소에서 돌아보니
거제는 이미 맑은 하늘속으로 빠져 있었다. 다른 산꾼들의 퇴각도 줄을 잇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그 햇살을 조금씩은 원망하고 있었다.ㅎㅎㅎ

트로트 음악에 맞추어 신바람나는 퇴각로를 구사하며 망산~내봉산 나들이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언제든 총무님 믿고 갈테니 좋은산
많이 안내해 달라는 동료들의 일성들이 고단한 총무의 일과를 씻어주었다.

1. 망산-내봉산

2. 2004. 2. 22(비옴)

3. 명사마을-망산-호변암-내봉산-남부주유소(중식포함 4시간)

4. 山용호 외 19명

5. 망산~내봉산 찾아가기.....
신거제대교-14번 4차선 국도-신현가기전 사곡주유소에서 우회전하여 2차선
산길로 진입-팥골재를 넘어 고현읍 외곽도로(1018지방도)통과-동부면 산양리
소재지 중심부에서 우회전-다리를 건너자마자 죄회전하여 명사행 지방도-
명사마을 입구 남부주유소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명사마을 회관앞 공터주차

6.산행들머리찾기
명사마을 앞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전방 커브길 200미터 왼쪽 산으로 들어가는
진입간판 있음. 망산까지 1.8킬로미터라고 표기됨
남부주유소앞 삼거리 도로변에 내봉산~망산으로 역산행하는 들머리 있음
자세한 지도와 망산의 내력에 관한 안내판 있음
어느길을 선택하든 한바뀌돌아 오는데 4시간이면 충분함.
남부주유소와 명사마을 버스정류소앞 매점과의 거리는 약 2킬로미터...아스팔트
길임. 20분소요됨...원점회귀산행 가능함.

7. 망산-내봉산이 좋은이유....
천하일경..이라고 씌여진 망산정상석 글귀처럼 이보다 더 좋은 전망은 없다.
매몰도.비진도,장사도,대병소도.한산도등 크고작은 섬들이 점점이 바다에 떠
있는 광경은 과히 압권임.
아울러 암릉속에 피어난 소나무(천년송)와 암릉(호변암)은 선경을 연출한다.
내봉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여차마을의 비경또한 그것이 은행나무침대의 촬영지
라는 명성을 증명해보인다.
도선국사가 예언한..끊없는 바닷길로 세계로 향하는 길목..그 아름다움의 끝이
없다하여 붙여진 무지개마을까지...산과 해안과 바다가 그려놓은 한폭의 선경화...
해금강 몽돌해변 자연식물랜드 외도 거제온천 포로수용소등 많은 유적 구경거리...


좋은산 좋은길에서 좋은님들과 만나길 바랍니다....
바람맛이 참 고운 항구 삼천포에서 山용호 나누고 갑니다..
잘못된곳 수정할곳 지적해 주시면 고맙겟습니다...........


▣ 이수영 - 안녕하세요? 통영의 이수영 입니다. 우중에도 불구하시고 많은 회원님들이 천하일경을 보러가셨는데 안타깝게 되었네요. 하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니 다음에 보면 되겠지요^^ 회원님들의 단합된 모습이 보이는 듯 하여 무척 흐뭇합니다.
▣ 山용호 - ㅎㅎ 감사합니다..올때 고성에서 해수탕 하고 올라햇더니 그것도 시간상 맞지 않더라구요.수영님 산행기에 늘 그 해수탕이 나오는데 그생각나더군요..ㅎㅎ
▣ 코리아마운틴 - 얘기는 들었지만 한번도 가보질 못했는데... 님의 기행문 참고삼아 다녀오고 싶네요..감사합니다.
▣ 山용호 - 안녕하세요 코마님...네 정말 조망과 산세가 천하제일경인 산입니다. 노자-가라-왕조산과 망산꺼지 이어가시면 멋진 산길이 될겁니다..
▣ 브르스황 - 망산의 위치(소재지)를 정확히 알고싶습니다. 님의 산행기를 읽고나니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윗글로는 암만 지도를 찾아보아도 못찾겠습니다 그려.
▣ 브르스황 - 찾았습니다. 거제도 최 남단에 있군요.
▣ 김정길 - 이수영아우는 수 많은 백성들의 병을 낳아주는 착한 일을 하시니까 망산 산행 때 날씨가 좋았나봅니다. 삼천포 산지기님이신 산용호님도 착한 일들을 더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 ^*^~~ 글구 코리아마운틴님(글자도 많네) 부르스황님 께서는 일기예보 잘 맞춰서 가세요, 너무나 좋은 경관이거든요?
▣ 山용호 - 네네..정길아저씨 말씀대로 덕을 더 쌓아야겟네요. 코리아마운팀님과 브르스황님 꼭 함 가보세요..꼭요..능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