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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산 정상석,  산불초소에서 바라본 흐릿한 진해만 풍경-


장복산&진해군항제<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2141023030호          2023-03-29()

자리한 곳  경남 창원시
지나온 길  문화센터-편백나무숲길-임도-약수터-능선삼거리-장복산-능선삼거리-덕주봉-만인고개-벚꽃터널-경화역
거리및시간: 4시간38(12:02~16:40)         도상거리    :  12.7km      <보행수(步行數)   :  21,236>
함께한 이  : E - 산악회원    :   28
산행 날씨  맑으나 미세먼지 매우 나쁨     <해 뜸 06:23     해 짐 18:51    /    ‘최저 6,     최고 20>

부천 원미산 진달래꽃 산행이 진해군항제로 변한 까닭은?
코로나19 사태가 어느만큼 잠잠해지니 지자체별 축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없진는 않으나 전국의 봄꽃 명소들에선 다투어 만개소식이 릴레이로 전해오고 있으니 마음이 들떠 혹시라도 집에 있는 시간에 봄꽃들이 모두 시들지도 모른다는 강박감에 내일()은 부천시내에 자리한 원미산(진달래꽃명소)으로 진달래꽃구경이나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도를 펼쳐들었다. 원미산행만으론 너무 짧아 적당한 연계산행을 찾고 있는데 지인산객께서 내일(시간되면 진해군항제에서 만개한 벚꽃을 즐겨보지 않겠냐?” 문자를 보냈다.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그러기로 답은 했으나 마음이 굳어버려 아무런 준비도 할수가 없었으므로 무뢰하게도 준비 없이 산행에 나선다벚나무 36만여 그루가 도시전체를 무대로 벚꽃들이 향연을 펼치는 진해군항제도 관람하고 도시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장복산행까지 한번의 노력으로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겠다는 마음은 앞서가는데 진정으로 필요한 산행준비는 전혀 못하고 무언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이 사뭇 비장한 까닭은? 오래전 있었던 정신적인 충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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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말라버린 약수터, 봄의 불청객 높은 미세먼지-
아니 벌써 반세기(半世紀)가 지났지만 트라우마(trauma)가 남은 진해
상상하는 것만으로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에 현직에 근무할 때 업무상으로 종종 부산-광주 고속도로를 운행했는데 마음으론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으니 진해를 지날 때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지며 혈압이 상승한 트라우마(trauma) 때문에 겁쟁이처럼 의식적으로 진해고을 방문을 기피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으나, 세월이 흘러 이미 반세기나 지난 까마득한 옛날일인데다 더군다나 우연하게 찾아온 기회를 놓질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에게 넌 잘할 거야란 주문처럼 외우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까닭을 개괄적(槪括的)으로 정리하면 이런저런 사건과 곡절을 겪으며 군복무(軍服務)로 입대하며 갈무리된 사건이다.
70년대 초반 해병대훈련소에서 2주간의 가입대(假入隊)를 거쳐 신병훈련에서 12주간의 전반기 신병기본교육을 기간 몸으로 때우는 힘든 훈련과정은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었으나 훈련병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동물정도로 취급한 교관(훈련소 교관은 하사소대장은 중사다지금도 그들의 이름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의 행위 두 가지만 지적하자면, 첫째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새벽녘에 비상소집해 훈련병 누군가가 내무실(內務室)앞에 똥 쌌다며 훈련병들을 한 줄로 세우고 억지로 오물을 핥아먹으라고 강요했고 나는 서너 번째 줄에 위치했다서슬 시퍼런 교관의 발길질에 앞에선 동기들이 분변(分辨)을 핥았고 내 차례왔다. 맞아죽을지언정 못하겠다는 생각에 머뭇거리며 숙달된 교관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시면 따라하겠다고 버텨 오물은 먹는 불상사는 피했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했다.  두번째 600명이 동시에 식사가능한 식당에서다. 오후훈련이 끝난 저녁식사 개인배식을 끝낸 추라이()판들이 나란히 식탁위에 도열하고 있는 진해훈련소 왕()자 식당에서 문제의 교(하사)관이 무엇이 불만인지 군화발로 식탁위에 올라서 식판사이를 뚜벅뚜벅 걸어 다니며 일장연설을 시작하는가했는데 느닷없이 군화발로 식판을 걷어찼고, 밥과 국물이 훈련병의 몸을 뒤덮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궤변을 이어갔다. 원인은 굶주림에 지친 훈련병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식판에 손을 대려다가 교관과 눈이 마주치며 징벌로 행해진 행위였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는 속담도 있지 않는가아무튼 기억하기조차 힘들고 부끄러운 사건과 시간들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어 시쳇말로 ‘50년이 넘도록 진해고을 방문은 고사하고 그쪽으론 오줌도 안 쌌다는 신념으로 살아오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얹혀 강산이5번이나 변했을 긴 세월이 지난 반세기만인데도 지도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아무런 준비 없이 찾았아온 진해도심은 몰라보게 변했지만 장복산에 올라서니 부끄러운 과거를 양심상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는 없었던지 나쁜 단계의 미세먼지로 인해 온 세상이 뿌연 하고 흐릿했지만 내려다본 훈련소를 중심으로 바다풍경은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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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에서 만난 봄 풍경-
장복산(長福山)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과 진해구 여좌동 경계로 진해만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높이 582m산이다.
산세가 벽처럼 솟아있어 장벽산이라 부른다는 이야기와 삼한시대에 장복(長福)이라는 사람이 말타기로 무예를 익혔다는 전설에서 지명이 유래하였다 전해오는 주능선안부에 이르고정상에 오르면 남해바다의 거제도·잠도·저도·삼섬·가덕도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일품이며조각공원내 휴게소에는 인어 여인상장복교의 사자상수해비 등이 있다또한 진해여고 입구에서부터 공원에 이르는 1.5km의 산책도로는 아침저녁 등산객과 아베크코스로도 유명하며 대광사진흥사등 사찰이 있다울창한 송림과 만여 그루의 벚꽃이 조화를 이루며 봄이면 진해는 벚꽃천국이 일경이고, 4월초 10만여 그루의 벚꽃이 일제히 피어오르는 국내 최대의 벚꽃일번지창원시 신촌동부터 시작된 꽃길은 진해관문 장복터널을 지나며 화려하게 펼쳐진다정복산공원일대제황상공원안민도로해군사관학교 및 해군기지사령부 등이 벚꽃 명소들 중에서도 제황산공원의 벚꽃동산과 해군통제부 일원이 가장 아름답다.                   -옮겨와서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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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고을 봄철에 만날 수 있는 두 얼굴(산과 벚꽃)-
군항제 보다는 목적에 충실하려고 문화센터에서 장복산으로 향한다.
진해란 지명을 일제가 가져오고해군기지사령부가 들어섰으니 쉽게 일제강점기 이후에 생겨난 항구도시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세종실록지리지 김해도호부의 기록에 의하면선군(船軍) 840영진군(營鎭軍) 120군정(軍丁)시위군(侍衛軍) 47주민 1,079명이라 기록되어 있다. 병사총원이 1,007명이고 주민이 1,079명이 있었다니 군인과 주민숫자가 비슷한 오래전부터 남해수군 주둔지기지였음을 기억하며문화센터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진해문화센터 건물 공연장을 돌아보고 주차장끝자락 등산로에서 목표했던 장복산으로 방향을 잡자 표지석(장복산 등산로 정보)과 흙먼지털이가 눈에 들어오며 안내를 자처한 둘레길 따라편백나무숲길-누리길임도-산애천약수터-장복산 능선삼거리-장복산(장산)-뒤돌아서-장복산능선삼거리-산불초소-마진터널삼거리-덕주봉-만인(눈물)고개-벚꽃터널-태백동시부락새마을복지회관-경화역공원에서 착실하게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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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야생동물 이동통로, 10리나 이어진 벚꽃터널-
안민고개 창원시 성산구와 진해구를 잇는 구25번국도 구간인 안민고갯길은 약 4Km 정도의 굽이진 벚꽃터널로 평소에는 양방향 통행이 가능하지만 군항제 기간 동안에는 진해 → 창원 방면 일방통행으로 운영 정차하지도 말고 눈으로만 보면서 계속 이동하라는 이야기다평소에는 업힐을 즐기는 자전거 라이더들과 경치를 조망하러 찾아온 소수의 차량만이 지나다니나 축제기간엔 은 차량들이 북적거린다특히 이 구간의 벚꽃은 일제가 군용도로로 뚫어놓을 당시 식재한 후 100여년이 넘게 전혀 가지치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벚꽃으로 하늘이 뒤덮인 최고의 벚꽃단지로 군항제기간은 자전거나 걸어서 올라오는 편이 현명하다.                -옮겨와서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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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화역공원 진해군항제 기간 풍경-
경화역 벚꽃명소로 유명해진 경화역은 진해구 경화동에 있는 작은 간이역으로 2006년부터 여객업무는 하지 않고 있다성주사역과 진해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철길 따라 쭉 펼쳐진 만개한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철길 위를 자유롭게 거닐 수 있으며벚꽃이 떨어질 때면 열차에 흩날리는 벚꽃이 환상적인 낭만을 느끼게 해준다영화 `소년천국에 가다`와 드라마 `봄의 왈츠촬영지인 경화역에서 세화여고까지 이어지는 약 800m 철로변 벚꽃을 한가로이 즐길 수 있어 연인들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꽃비가 흩날리는 광경은 말로는 표현이 불가하니 가히 진해의 최대의 명소라 할 만하다최근에는 철로의 양 끝에서 화관을 파는 상인이 급격히 늘었다.
진해선 정기 여객열차가 사라진 후에도 군항제 임시관광열차가 다녔지만 2018년부터는 이마저도 사라져서기차와 벚꽃이 어우러지는 터널풍경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관광당국도 많이 아쉬웠던지2017~19년엔 7181호 디젤기관차와 새마을호 객차1(2018년에는 무궁화호 객차1)을 전시했었다이 중 7181호는 2022년에 고철 매각되고 현재는 7212호 기관차와 새마을호 객차2(10041, 10042)이 경화역 구내에 유치되어 아쉬운 대로 포토존 역할은 수행하는 중으로새마을 객차는 좌석을 모두 탈거하고 창원시 홍보관으로 사용 중이며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편하도록 깨끗한 화장실도 설치했다.              -옮겨와서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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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에서 하산하며 만난 이색풍경-
여좌천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로 16 진해의 벚꽃명소로 잘 알려진 여좌천은 MBC 드라마 <로망스>에서 두 주연배우(관우와 채원)가 진해 군항제를 구경와서 처음 만남을 가진 다리가 있는 곳으로방송이 되자마자 일명 [로망스다리]로 불리워지며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4월이면 도심 전체가 벚꽃 물결로 일렁이는 진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벚꽃터널이 형성되는 곳이다진해를 찾는 관광객들의 벚꽃나들이 코스로도 유명하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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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공단 전경, 안민고개지나 이어진 산줄기(불모, 화산)로 마음은 달려간다-
장복산행과 진해군항제를 경화역공원에서 마감하며
전국주요 벚꽃단지에선 다투어 축제를 별이고 있는 것이 요즘 지자체들의 대세이나 국내 벚꽃축제는 1952년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지낸 것이 시초로 지금의 진해군항제로 발전한 것이 정설이다. 벚꽃보다는 산행에 목표가 있었으니 조금 짧지만 장복산행부터 진행하고 하산로는 만인고개다.  안민고개 도로에 내려서 태백동신부락새마을복지회관까지의 이른바 애칭 눈물고개를 진행하는 동안 기억은 반세기전으로 후퇴한다. 훈련일정상 삭막했던 눈물(만인)고개를 고통스럽게 넘나들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미 고목(古木)이라도 불러도 어색하지 않게 100년이 넘어버린 아름드리 벚꽃터널에 나풀나풀 흩날리는 새하얀 꽃비의 낭만길이 4km남짓이나 이어지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놓치고 싶지 않아 착실하게 고갯길이 끝나는 태백동까지 걸었고 조천북로(2차선)따라 경화역공원에서 장복산행과 진해군항제를 엉겁결에 매조지다.                    --.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 찾아서~

2023-04-04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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