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행 지  :  벽방산(碧芳山) 650.3m, 천개산 524m


 


○ 위     치  :  경남 통영시 광도면, 고성군 거류면


 


○ 출     발  :  2004. 3. 14. 07:30. 롯데백화점 정문앞 출발(두암동 경유)


 


○ 차량운행  : 3시간(광주 - 남해고속화도로 - 김해 - 통영(고성) - 대우조선소앞 - 벽방산


                       주차장)


 


○ 산행시간


  ☆ 1 코스  : 4시간 40분(안정사 - 의상암 - 의상고개 - 망바위 - 정상(벽방산) - 안정치(남부능선) - 500m봉 - 천개산 (524m) - 435m봉 - 384m봉 - 매바위 - 관대바위 - 노산리)


  


☆ 2 코스  : 3시간(안정사 - 의상암 - 의상고개 - 벽방산 - 안정치 - 은봉암 - 안정사 주차장)


 


 


산행을 떠나는 창밖으로 따스한 햇살이 가득하다. 산아래 투박한 밭뚝과 고요한 민가 담벼락에 간간이 매화나무와 산수유 나무들이 환하게 꽃을 피워 겨울 부스러기들을 떨쳐내고, 냇가에는 윤기잃은 억새잎들이 새순을 돋우기 위해 반짝이는 비늘을 뿌리며 흐르는 새냇물에 발을 담근채 산들바람을 희롱하고, 버드나무는 연록빛 새순이 제법 푸르러 얼마지나면 가지가 휘영청 늘어지겠다.


 


금방이라도 향기나는 나물바구니를 옆에 낀 예쁜 아낙의 환한 미소가 한가로운 들녘에서 유혹할 것 같다. 창밖을 바라보는 마음이 한결 여유가 넘쳐난다.




사천 비행장을 지나 통영 고성방면으로 가다 대우조선소앞 신호등에서 우측으로 회색빛 바위봉우리인 벽방산이 보인다. 차는 그 봉우리를 쫓아 좁은 도로를 따라 초등학교앞을 지나 벽방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10:30경.




[10:40경 산행시작]


전열을 정비하고 주차장입구 우측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 좌로 내려다 보이는 안정사를 둘러보며 지나치다 임도를 버리고 산행길을 잡는다. 완연한 봄날씨다. 서둘러 달려온 진달래 꽃 몇송이가 반갑게 인사한다. 산위에서는 의상암에서 틀어놓은 듯한 독경소리가 크게 들려오나 귀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의상고개 6부능선쯤에 다다르니 보랏빛 작은 제비꽃이 앙증맞게 피어 반기고, 산수유꽃같은 생강나무꽃이 진노랑색의 환한 얼굴로 맞이한다. 의상암은 우로 의상봉과 좌로 벽방산을 사이에 두고 7부능선 쯤에 자리하고 있다. 잠시 들러 합장한 후, 둘러보지만 고찰분위는 느낄 수 없다. 샘물 한모금 마시고 잠시 휴식한후 몇걸음 오르니 의상고개이다.




안정사에서 의상고개까지는 계속하여 경사진 오르막길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육산이고 비교적 잘 다듬어진 길이어서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의상고개에서 좌측 벽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비록 바위능선이 있기는 하나 위험하거나 오르기 힘든코스는 없다. 오히려 키작은 나무숲과 조망바위 등이 사방을 두루 살피며 걷기에 적격이다.






[11:35경 벽방산 도착]


서너평 정도의 암봉에는 정상임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이 있고 먼저 도착한 산객들이 땀을 식히며 이리 저리 살피고 있다. 나 또한 이리 저리 살피니 정상을 오르는 길은 의상고개에 오르는 길과 안정치방면에서 오르는 길, 그리고 고성방면에서 오르는 길(레미콘 공장이 보임)이 있다. 고성방면에서 올랐다는 분이 그 길도 부드럽고 좋다고 한다.




점심식사를 여기서 하기는 시간이 너무 이른데 고압전선 철탑이 서있는 천개산 바로 근처에 넓은 헬기장이 보이므로 우린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걸음을 옮겼다. 정상에서 안정치까지는 급경사로 바위가 많고 짧지만 서너군데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 굳이 로프에 의존할 필요은 없었다. 안정치와 정상 중간쯤에는 커다랗게 쌓아올린 첨성대 모양의 돌탑 두개가 세워져 있고 주변에는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통영시에서는 벽방산을 벽발산(碧鉢山)이라 부르는데 이 산죽군락이 있어 그리 부르는지 싶다.




안정치 삼거리 갈림길에서 은봉암 뒤쪽능선으로 곧바로 무찔러 올라 천개산으로 향한다. 역시 부드러운 육산으로 산행에 불편이 없다. 곳곳에 진달래 꽃망울이 보이는데 4월 중순경이면 만개하겠다.






[12:10경 500m봉 헬기장 도착 / 점심식사]


햇빛을 피해야 할만큼 날씨가 따스하다. 일부는 그늘에서 식사하신다고 자리를 피하고 일부는 넓은 헬기장의 황금빛 잔디위에서 성찬아닌 성찬을 펼쳐 즐겁게 식사를 한다.


 


이곳 헬기장에서도 안정사 방면으로 하산길이 나 있다.


 


2코스로 11명이 떨어지고, 환자 2명, 하나 둘 셋......한분이라도 무리에서 떨어지신 분이 계신지  세어보니 이상무.


 



[13:05경 출발]


천개산은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믿음직한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산행시간도 짐작으로 예정하고 왔는데 안내표지도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천개산 정상에서 지도를 살피고 능선길을 잘 잡아야 한다.  천개산 정상에는 철탑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철탑공사를 하면서 연결된 길인듯 고압전선을 따라 뻗은 원산리 방면의 능선으로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이 노산리 방면으로 가는 길보다 쉽게 눈에 띄어 방심하면 그길로 가버릴 수 있다.


 


그러나 노산리 방면은 헬기장에서 철탑이 위치한 곳으로 연결된 길을 기준으로 하여 좌측(낮지만 석축이 쌓여 있어 길이 얼른 눈에 안띈다)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가야한다. 서너개의 리본이 달려있다.


 


[13:50경 395m봉(옹녀봉)도착]


간간이 강한 해풍에 뿌리째 뽑혀 길을 가로 막고 있는 해송들을 뛰어넘고 동네 뒷산같은 포근한 능선길을 따라 435m봉을 지나 395m봉에 이르니 우뚝 바위봉우리가 낡고 굵은 밧줄을 내리고 우릴 맞이한다. 밧줄을 타고 오르니 두평정도의 암봉이 쉼터를 제공하고 우동저수지 방면으로 짧게 뻗은 능선에도 커다란 바위가 있어 역시 사방을 살피기에 충분하다.




잠깐 만난 현지인은 이 봉을 옹녀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른단다. 서서히 지친모습을 보이는 회원분도 눈에 띤다. 후미가 완전히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5분간 더 쉬다가 14:05분 출발.


 


노산리까지는 1:3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


얼마를 갔을까 역시 거대한 바위가 봉우리끝에 자리하고 갈길을 막는다. 매바위봉이 아닌가 싶다. 바위는 매끄럽지 않아 암벽타듯 올라서면 올라갈 수 있을 성 싶다. 길은 암봉 좌측아래로 돌아가게끔 되어 있는데 '그냥 올라가 볼까요?'했더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염주동에 사시는 김여사님께서 선두로 암벽타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위험하다 판단하고 다시 내려와 좌로 돌아 가니 굵은 로프가 손을 잡아주기 위해 기다리고, 그래도 불편하니 발을 짚고 오르라고 굵은 통나무 두개를 엮어 사다리처럼 받쳐 두었다. 줄을 타고 올라보니 내려오는 방면의 암벽은 더 위험하다. 무리하게 오르지 않았던 것이 천만다행이다 싶다.


 


능선 길은 작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계속 연결하며 스폰지 처럼 푹신하고 부드럽다. 해풍에 쓰러진 소나무 아래로 앙증맞게 이쁜 연분홍 노루귀꽃이 환하게 피어있다.


 


'오! 너 벌써 피었구나'


 


작년 거제도 노자산, 가라산에 갔을 때 비로소 봄이 왔는가 하고 느끼고 있는데 노자산 능선에서 이꽃을 보았었다. 어찌나 이쁘고 앙증맞던지 '이 꽃이름이 무얼꼬' 많이도 궁금해 했던 꽃이다. 두손으로 따스한 기운을 모아 꼬옥 감싸주고 싶은 생각으로 가슴이 울렁인다.


 


또 한참을 가니 이번에도 역시 커다란 바위가 있어 바위에 올라 살피니 호반휴게소가 보이고 그속에서 우리 차량이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다. 이 바위가 관대바위가 아닌가 싶다. 관대바위를 지나고 철탑을 지나고 쌍무덤을 지나니 거의 하산지점에 다다른 듯 싶다.


 


[15:20경 하산완료]


이 길은 산악인들이 그리 즐겨찿는 길은 아니가 보다. 능선을 완전히 내려오니 매달려 있는 리본이 네댓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큰길로 내려서니 가락김씨 종친회 문중회관이 있고 길건너 호반휴게소가 보인다. 선두와 후미가 거의 시간차 없이 도착한다. 등산로가 지루하지도 않고 피곤하거나 위험하지도 않아 다들 기분좋게 산행을 마친 듯 하다.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정말 괜찮은 코스이다.


 




▣ 김정길 - 나는 금요일에 경북 문경에 운길산~단산~배나무산~오정산 12시간 종주를 하고 밤 10시 넘어서 귀가하여 밥먹고 목욕하고 답글들에 답장쓰고 지금12시59분인데 잠도 안 자고 아우님의 벽방산 천개산 산행기를 읽어본다네. 아우님 의견대로 벽방산~천개산은 좋은 산이었네, 3년 전 나도 같은 코스로 천개산까지 갔다가 자가용 땜시로 헬기장으로 빽 해서 남쪽 능선을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왔었다네. 지난번에 어느 산에서 내 표찰을 보고 반갑다며 전화했었는지 그 산 기억이 안 나네, 앞으로 산행기 계속 올리면서 나랑 가깝게 지내기를 소망하네. 아우님 늘 건강하시고 안전산행 하시기를 바라면서.
▣ 빈들 - 낼 벽방산 가는데...좋은 자료 되었습니다..^^
▣ 조송훈 - 김정길 선배님! 반갑습니다. 이곳에 들르면 선배님 향기를 느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거제도 계룡산과 선자산을 갔을때 선배님의 발자취를 보았었죠. 너무 반가워 전화를 드렸는데 마침 통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때 1227번째 산이라고 하셨던 듯 한데.... 또 다시 그런 행운이 있길 기대합니다.
▣ 조송훈 - 빈들님! 제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왜 가슴이 떨리죠? 항상 좋은 산행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