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광교산 종주 (해발567m.582m 경기도 의왕시.수원시)


때 : 2004 년 2 월 3 일


누구와 : 해리포터.쿨.나



a.m 07 : 30 분 송내역


09 : 00 분 인덕원역



안양 인덕원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학의 2리 마을로 들어가니
택시기사가 길을 몰라 갔던길을 돌아오는 바람에
택시비는 4400원이나 나온다.




오전 9시 6분~산행들머리인
학의동교회 팻말을 따라 오르니
저택(?)이 나오고 임도를 따라간다.




오늘 산행은 바라산옆428봉을 지나
고분재~백운산~광교산~비로봉~형제봉~경기대입구
까지가 산행계획이다.




십여년전부터 222산 책을 보며 바라산까지의
종주를 하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오늘 사정상 바라산재부터 바라산만 빼고 시작이다.



유비무환이라고 아무리 낮고 도심속의 산이라도
숙지해야할 일이 많아
유명한 청계산님과 김영도님 외 몇분의
한국의 산하의 청계~광교종주기를 읽고 새긴다.


그곳의 산행기에서 임도로 들어가면
심산유곡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여
눈이 제법 쌓인 임도로 계속 가니
정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우리는 모처럼만에 한가롭고 여유있게
눈길을 걸으며 수다를 떤다.



구비구비 돌아 가는데 너무 완만하여 힘은 안들지만
지루하고 지름길이 안나와 조바심이 난다.
사십여분만에 임도종점에 이르러 작은 지능선에 오르니
이제야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는것 같다.



쿨이 내놓은 뜨거운 녹차 한잔을 하니
영하의 차가운 바람도 상쾌해지고~




오늘은 날씨가 꽤추워 목도리로 귀와 입을 가리는데,
안면모를 가져 왔지만 답답해서 착용하게 되질 않는다.


바람이 매섭게 볼을 스친다~



겨울산을 좋아하는 나는 ,
지난 겨울 눈내리는 소백산을 홀로 산행하며


쨍~하고 깨질것 같은 추위속에서
나의 누추한 일상을 털어 버리고


순수와 순백의 세계로 돌아가
사색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얼어있는 겨울산에서는
조정권님의 詩 '산정묘지'가 떠오른다.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누르지 않는다면.





고분재에 오르니 나뭇가지에
희고 작은 팻말의 이정표가 친근하게 손짓한다.


이제 주능선을 따라 백운산을 가는 산길에서
도심의 겨울이 희뿌옇게 전망되고
그래도 시야가 확~트여 제법 고산인듯한 기분도 들고~



오전 11시~백운산 정상에 제법 많은 산행객들이 있다.


제멋대로 멋지게 울긋불긋 차려 입은
나이 지긋한
산행객들은 대장님을 찾으며 떠들석하고.....



통신대 좌측 철망옆을 보니
반질반질 얼음길에 급경사다.


흐~미 잘못 내려 갔다간 어디까지
구를지도 모르는일이라,
이미터쯤 전 길을 보니
누군가 길을 내어 놓았다.고마워라~


통신대를 좌측으로 돌아 능선에서 뒤돌아보니
우측으로는 통나무 난간도 있는 길이 있는데
저 길이 통신대 전 우측길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고~





우리는 아이젠을 꼈다 풀렀다 하는데
대부분의 빈몸 산행객들은
아이젠 없이 가고 있어 감탄하며 간다.


여기 오는 분들은 축지법을 쓰는지 걸음도
예사 발걸음이 아니네



억새밭에 놓인 나무의자가 다정해 보여
우린 잠시 쉬며 사과 한입 베어물고


녹차와 쵸콜렛도 먹고 희희낙낙 하다.



정오~12시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에 도착했다.




시루봉에 관한 안좋은 추억이 하나~


작년 수지에 사는 언니집에서 자고 새벽 6시 30분
기회는 이때다 싶어 혼자서 산을 올랐다.
수지 맨끝자락에 위치해있어서 (아파트)능선 끝인듯 싶은데


그때가 구월이었다.
이정표를 보며 계속 가는데 도중에 목이 마른거다.
물도 못먹으며 힘들게 간 나는 애써 오른곳이
광교산이 아니라 시루봉인것에 실망하고...
건너편 통신대 (백운산)가 정상인줄 착각 하고
시간이 늦어 왔던 길을 돌아가
집에 도착한 시각9시 30분 이었다.


언니생일이라 모두 상을 차려 놓고
나를 기다리는데~첫마디!


'미쳤구나.미쳤어' 졸지에 미친@이 된거다.


아~하 !오늘 오니 이곳이 정상이었네~




토끼재를 지난 좌측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 12시 45분 출발한다.


비로봉을 지나 형제봉에 오르니
조망권이 정말 좋다.



오후 세시에 문암골에서 승용차를 대기 시키겠다는
향기님의 고마운 배려에
부지런히 내려와 문암재 도착 ~
이정표를 보며 쿨과 해리포터를 기다리는 찰라!!!



세상에나~이런일이~내게??


문암재에서 문암골로 내려서는 통나무 밑에 서서
우측에서 내려오는 벗들을 보며
이정표를 다시보는 순간 !!


미끌 하면서 발목이 휙~돌아가는게 아닌가?



오른손에 꽉쥔 스틱때문에 몸은 그대로~
뒤축에 실린 체중이 뒤축이 다닳은 등산화때문에
그만 발목만 돌아가며 그대로 주저 앉았다.


나는 한동안 영문을 몰랐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일이라~


아무래도 뼈가 골절 됐지 싶었다.


소리도 못낼만큼 통증이 오고 옆에서
덩달아 놀라 미끄러진 해리포터는 손목이 아프다고 하고.....



정말 기가 막혔다.어떻게 하산할것인가?


그동안은 우리 귀연산악회에선 내가 조치를 취하고
수습했지만 여기 세명만 왔는데 내가 이렇게 될줄이야~


스틱 두개를 집고 내려오는 하산길은
고통과 차라리 지옥이였다.


그래도 가야 하니까.....




산행객 한분이 초보자는 겨울산이 위험하다고 한다.


속으로 '저,산행경력 17년이얘요'


아고고~ 십칠년이면 뭐하고 삼십년이면 무엇하나~
한순간에 이렇게 되는걸~


자만심에 대한 경고로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인천에 도착해 병원에가니
복숭아뼈 골절~입원조치하고 한달이상 깁스라고.....




그동안 보다만 책이나 실컷 읽어야겠다.


'낙신부'윌든''인듀어런스'등~~~~~~~


2월 중순 계획했던 지리산종주를 하지 못하는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산이좋아(another - 정말로 순간의 방심이 이런 일을 만드는것 같습니다...저도 다리가 접질려 한달이상 고생 한 적이 있습니다..그때 일주일만에 깁스를 풀러서리 암튼 의사 조치를 잘 따르시고 앞으로도 평생을 해야할 산행이니까 의사말씀을 잘 듣기를 부탁합니다...더불어 빠른 쾌유를~~~
▣ 김용관 - 02.09.08 화창한날 "광교산-백운-바라산 종주" 다음 고기리 유원지로해서 다녀온게 생각 납니다. 감사 합니다.
▣ 산이좋아(another - 정말로 순간의 방심이 이런 일을 만드는것 같습니다...저도 다리가 접질려 한달이상 고생 한 적이 있습니다..그때 일주일만에 깁스를 풀러서리 암튼 의사 조치를 잘 따르시고 앞으로도 평생을 해야할 산행이니까 의사말씀을 잘 듣기를 부탁합니다...더불어 빠른 쾌유를~~~
▣ 안나푸르나 -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어제는 눈이 내리는데 관악산 간 향기가 문자멧세지를 보내는데 미치겠더라구요~산이 이사는 안할테니 기다려야겠죠?ㅎㅎ
▣ 권경선 - 빠른 쾌유를 빕니다. 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조심해야 겠군요... 봄옷으로 갈아입은 산이 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제가 알아보니 대부분의 산이 님의 말씀처럼 이사계획이 없다고 하도군요.^^
▣ 최병국 - 대단하십니다. 입원중에 산행기를 다 쓰시고...무지 아플텐데요... 제가 발등삘때는 순간적으로 오한이 나서 덜덜덜 떨었는데...그고통은 말로 표현이 안돼요. 산에서는 경력에 상관없이 무조건 조심조심...어제(2.8) 일요일 오후 3시30분경 불암산에서도 사고가... 사고난분의 부모가 우리부부 앞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안타깝더라고요. 지론 "모든 사람이 다 지나가고 모든사람에게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부디 빠른 쾌유를 빕니다.
▣ 안나푸르나 - 감사~감사~전치 8주의 중상이지만 지난 지리산종주며 산행때를 생각하며 잘견디고 있습니다.특히 산하의 산행기를 읽으며 상상의 산행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