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 올라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그림같이 아름다운 합천호










합천군대병면새터마을-금성산-합천호휴게소-악견산-합천군대병면평학마을




 


일시: 2004.02.08 일요일

날씨: 맑음(쌀쌀한 바람 불고 약간 흐림)

산행자: 나와 아내

車의 길: 통영-사천IC-서진주-단성IC-합천군 대병면 새터마을 봉화산 빙어가든 앞

산행코스: 새터마을(의령군 대병면)↗ 밤나무밭 ↗정상옆의 암봉↗금성산 (정상) ↘ 대원사↘합천댐 휴게소→무학대사 출생 사적비→악견산 입구 ↗철계단↗악견산 (정상)↘ 평학마을(합천군 대병면)

산행시각

11:25 새터마을 초입 (등산 시작)
12:20 안부
12:45-13:00 금성산 정상 592.1m
13:40 대원사
14:00-14:25 합천댐 휴게소
14:35 무학대사 출생 사적지
14:40 악견산 등산로 입구
15:00-15:20 첫번째~다섯번째 철계단
15:45 악견산 정상 620m
16:37 광산김씨 묘
16:50 평학마을 (날머리)

17:10 택시타고 새터마을 도착 (지나가는 택시 잡아 타고옴 )
18:40 고성 해수목욕탕
19:50 통영도착


1.산행거리 약10km
2.산행시간 5시간 25분
3.나의 만보계 21,000步

산의내력

▲ 금성산 錦城山 592.1m →위치 : 경남 합천군 대병면 회양· 장단리

금성산은 옛 고려시대부터 통신수단의 하나로 봉화대가 이곳 정상에 있어서 一名 '烽火山' 이라고도 하는데 南으로 丹城 입암산(笠岩山)에 응하고 北으로 상현산(霜峴山)에 연락 했었다. 대병면 소재지에서 正東쪽에 위치한 산으로 東北쪽으로는 악견산, 東南쪽으로서 허굴산과 더불어 三山이라 하며, 서쪽의 군립공원 황매산을 주봉으로 하고 앞으로는 수려한 합천호 관광지를 한눈에 볼수있어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산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으며, 서쪽 벼랑에는 수백척이나 되는 암벽이 있고 중간에 넓은 반석으로 널따랗게 펼쳐져 있어 이를 가르켜 금반현화(錦盤懸花)란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이는 비단 소반에 꽃을 단것 같다는 뜻으로서 그 유래와 전설이 담뿍담긴 곳이다.

▲ 악견산 岳堅山 620m →위치 : 경남 합천군 대병면 성리

대병면 동북방에 위치한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져 있는 산으로서 옆으로 금성산 허굴산과 더불어 三山이라하며 서북으로는 군립공원 황매산을 곁에두고 앞으로는 수려한 합천호와 관광지를 한눈에 조망할수 있어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산 정상에 축성된 악견산성은 임진왜란때 권양, 박사겸, 박엽 등 합천의 의병이 축성하여 주민과같이 왜적을 맞아 치열하게 싸웠으며 왜적이 장기전을 꾀하자 금성산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매어 戰笠에 홍의를 입힌 허수아비를 띄워 달밤에 줄을 당기니 흡사 神像이 하늘에서 내려와 다니는것같아 이것을 본 왜적은 청강홍의 장군이 왜적을 전멸 시킬것이라고 겁에질려 패주했던 곳으로서 유래와 전설이 담뿍담긴 곳이다.






 

산행기

오늘은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소재한 삼총사 산인 허굴, 금성,악견 의 三山 중, 금성산과 악견산만 오르기로 한다. 하루 만에 각자 떨어져있는 세 개의 산을 오르기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합천호를 바라보고 있는 이 두 산을 먼저 오르기로 한 것이다. 이곳의 산은 각자 독립된 산이므로 두 산 중간에 한 30분 정도 아스팔트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 흠이지만 대원사에서 합천댐 휴게소까지는 車의 통행이 금지되어 아무도 다니지 않아 호젓한 임도를 내려오는 느낌이었으며 (도로공사중) 휴게소에서 악견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15분 거리 인데 합천댐을 바라보며 시원한 아스팔트길을 걸으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가뭄이어서 그런지 합천댐은 물 한방울 방류하고 있지 않았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5시간~5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하므로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 참조) 오늘은 평일과 같은 7시에 일어나 8시30분경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하니 9시 40분에 집을 나선다. 젊은 ’하이트’ 는 힘차게 달려 10시 43분경에 단성IC 까지 우리를 올려준다. 단성을 지나 가회면으로 들어서니 저멀리 하얗게 눈으로 덮인 큰 형님 격인 황매산이 나타난다. 이미 이곳은 부암산, 황매산 등산으로 낯이 익은 곳이라 다시 논스톱으로 대병면쪽으로 내달리니 30여분 후 ..회양리마을이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회양교를 건너니 잠시 후 봉화산 빙어가든의 간판이 보인다. (들머리 도착)

11시 20분 봉화산 빙어가든 앞 금성산 슈퍼

5분 후.. 11시 25분 ‘화이트’를 금성산 슈퍼옆 콘크리트 포장도로에 쉬게 하고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아무런 등산안내 표시도 없는 마을길은 눈이 내려 하얗게 덮여있다. 아무도 다니지 않은 눈길은 강아지 발자국만이 몇 개 보일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밤나무 천지다.

마을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첫 번째 갈림길이다. 동네분에게 물어보니 오른쪽으로 가야 한단다. 그리곤 이어 나타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오르면 금성산으로 향하는 정상 등로와 만나게 된다. 이 밤나무 과수원을 벗어나면 소나무 숲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등산길..눈 앞에 펼쳐진 바위산이 점차 다가온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산세였지만 자꾸 올라갈수록 산세가 험해진다. 어제 눈이 내렸는지 올라가는 등로는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처녀등로(?)다. 그런데 무언가 허전하다 싶더니.. ---가만..스틱을 잊어먹고 가져오지 않았다. 아침에 어머니께 감기약 갔다드리느라 그것에만 정신을 쏟은고로 정작 스틱 소지는 깜박 한 것이다. 서로를 탓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 오늘같이 험한 등로에는 아이젠과 스틱은 꼭 필요할 것 같은데..쩝..

그래도 아이젠은 챙겨왔으므로 다행이다. 한 30여분 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아이젠을 착용한다. 우리가 진행하는 등로를 따라 등로의 하얀 눈 위에는 짐승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자세히 보니 커다란 멧돼지 발자국이다. 녀석도 이 등로를 이용하는 모양이다. 멧돼지는 보이지 않지만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지, 아내는 호루라기를 간간이 불라한다. 크으..(사실 나도 좀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명령대로 한번 짧게 불어본다.) 된비알을 스틱도 없이 오르니 무척 힘도 들고 땀도 많이난다. 아내는 방한복을 벗었지만 나는 감기기운이 여전히 있어 그대로 입고 오르니 더욱 땀이 난다. 에고..헥헥..;; ;;



새터마을 밤나무 밭과 합천호

마을에서 올라오니 밤나무 밭이 나타난다. 밤을 채 따지 않아 밤나무에 밤송이가 매달려 있는 것도 보인다. 하지만 이 밤송이에 들어있는 밤은 먹지 못하는 썩은 밤이다.



금성산 올라가는 바위길

스틱도 없이 오르는 눈덮인 바위는 무척 힘들고 미끄럽다. 자칫 잘못하면 부상을 입기 십상이다.



금성산 등로에서 바라본 눈덮인 황매산 (서쪽방향 조망)

12시 20분 안부
등산을 시작한지 근 한 시간 후 안부에 올라선다. 아직까지 사람은 한 사람도 구경 못하고 금성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후 정상같이 생긴 암릉에 도착하니 전방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부부조 4명인데 경남 진주에서 오신 산님들이다. 처음으로 만나는 반가운 사람들이다. (오늘 금성산을 독채로 전세 얻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산이다. 허허..)

여기서 바라보니 서쪽에 눈 덮인 황매산이 맏형답게 의연히 빛나고 남쪽은 허굴산이 동생처럼 방긋 웃고 있다.
또한 북쪽은 아름다운 합천호와 우리가 올라온 새터마을과 회양리 풍경이 전개되고 북동쪽으로 가야산 인지 매화산 인지 하얗게 눈이 덮인 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금성산 등로에서 내려다 본 대병면 회양리 마을 풍경

우리가 올랐던 들머리인 새터마을은 합천호가 생기는 바람에 집들이 수몰되어 새로 생긴 마을 이라 하여 '새터마을' 이라 불리운다.



금성산 정상 못미쳐 정상같은 암봉

아기자기한 암릉을 타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 하지만 싸늘히 불어오는 추운 바람은 우리의 몸을 움츠러들게 하고..



↑좌-금성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 우-철계단 옆에있는 정상석 592m↑

12시 45분 금성산 정상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곧 거대한 암봉이 나온다. 금성산 정상인 거대한 암봉이다. 크고 험해 타고 넘을 수는 없다. 우회하면 산죽이 나타나고 산죽군락 사이로 난 길로 빠져나가면 이정표와 정상으로 향하는 철계단이 보인다. 철계단을 올라가면 마치 통천문 같이 생긴 문이 나오고 이곳을 통과하면 정상이다. 정상의 암릉에는 경남진주에서 오신 부부 등산객 두분이 보인다. 산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다 하였으나, 지금은 없었고 서쪽 벼랑에는 수백척이나 되는 암벽이 있고 중간에 넓은 반석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어 이를 가리켜 금반현화(錦盤懸花)라 하였는데 과연 허굴산을 바라보는 남쪽에 넓은 반석이 있다. 아내는 겁도 없이 이곳을 지나다닌다. 내가 다가가 내려다보니 반석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라 간담이 서늘한데 정작 본인은 태연하다. (이런 사람이 바퀴벌레는 어찌 그리 무서워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금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허굴산 (남쪽방향 조망)

진주에서 오신 부부등산객은 아이젠도 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보고 어디에서 왔냐고 묻는다. 우리가 이곳을 거쳐 다시 악견산을 등산하려고 한다하니 부인되시는 분이 “악견산은 좀”..하고 말끝을 흘리는지라 초행인 우리로는 무척 궁금하다. “혹시 위험한 산 인가요?” 하고 물으니 “아직 젊으니 가도 괜찮을 겁니다.” 한다. 속으로 나도 그리 젊은 나이는 아닌데..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나이 50인 나를 보고 젊다고 하니.. “저도 그리 젊지는 않습니다.” 하고 말하니 그래도 50은 안 넘었잖아요 한다. ^^



금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악견산 (동쪽 방향 조망)

하산은 이정표까지 되밟아 내려가 주차장 방향을 따라간다. 그런데 금성산 정상석은 금성산의 정상인 암봉위에 있지 않고 이정표가 있는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자칫 놓칠 수도 있는 그런 위치에 있었으며 정상석 뒷면에는 경상남도 합천군 대병면 장단리 산 31 이라 적혀있다. 왜 정상석을 정상인 암봉위에 세우고 않고 이곳에 세웠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려서는 길에 악견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금성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눈덮힌 험로

하산하는 길은 눈이 덮여 무척 까다롭다. 다리를 잘못 딛어 왼쪽 발목을 좀 삐었는데 다행히 괜찮은 것 같다. 계획대로 라면 다가오는 2월 29일과 3월 1일 에 지리산 종주를 할 작정인데 큰일 날 뻔 했다. (산장 예약도 하지 못했는데 무작정가도 될런지 걱정이다. 예약은 하려고 해도 이미 자리가 없었다. 도대체 지리산 산장 예약은 언제해야 하나 한달전에 해도 안되니..정말이지 현재 우리나라 국립공원 산장은 수요에 비해 너무도 산장 규모가 작은 것 같다.)



대원사 풍경 (전방에 보이는 산이 악견산)

13시 40분 대원사
금성산 정상에서 한 40여분을 내려오니 대원사에 도착한다. 대원사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본당을 비롯하여 두개의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다. 본당의 문은 굳게 닫혀 있어 안을 볼 수는 없었고 본당은 채색이 되지 않은 원목 상태이고 현액도 걸려있지 않다. 하지만 주위의 조경은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본당의 계단을 내려서면 두개의 요사채가 있다. 이곳에서 내려오면 잠시 후 100m 전방에 아스팔트 도로가 나타난다.



전면에서 본 대원사


13시 45분 아스팔트 도로

대원사에서 내려와 아스팔트 도로의 삼거리 길에서 아래로 내려서는 길을 택한다.

(여기서 두 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 길은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 길인데 왼쪽 길로 가면 된다.)
여기서 합천댐 휴게소까지는 1.1㎞인데 도로공사중이라 車는 물론이고 사람도 다니지 않아
아스팔트 도로에 내린 눈은 아무도 밟지 않았다.
이 도로를 내려오는데 아내랑 둘이서 너무 오붓한 느낌이 들어 콧노래가 다 나오려 한다.
한 15분 걸어 내려오니..
아까 금성산 정상에서 주차장만 크게 보였던 합천댐 휴게소가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시야에 나타난다.



↑좌-합천 임란 창의 기념관 종합 안내도 우-오뎅도 먹고 볼일도 보았던 합천댐 휴게소↑

14시 합천댐 휴게소
이곳에 도착하니 맨 먼저 거대한 주차장이 눈에 들어온다. 車들은 별로 많지 않고 오토바이 동호인들이 여기서 굉음을 날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XX넘들..흐미.. 그리고 합천 임란 창의 기념관이 우뚝 솟은 돌탑과 함께 건립되어 있다. 호기심에 올라가 사진만 찍고 이내 휴게소로 내려온다. (기념관 관람은 시간 관계상 생략한다.)

오늘은 따로 점심을 준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차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 이곳에 도착할 것이고 이곳에서 해결하면 되겠다 싶어 그렇게 한 것인데 내 생각이 옳았다. 이곳에서는 우동 오뎅 국수 족발 라면 김밥 어묵 만두 등 메뉴도 다양하다. 우리가 이곳에서 먹은 것은 오뎅 5꼬치와 빵2개 커피한잔씩이다. 물론 수세식 화장실 이용도 잘 하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4시 25분까지 머뭄..



무학대사 출생사적지

14시 35분 무학대사 출생 사적지
한 10분 걸어오니 오른쪽에 빙어회를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스머프집 같이 생긴 관광농원이 요란한 플래카드와 함께 보이고 (‘TV 맛자랑에 나온집’ 이라 선전하고 있다. 아니다 다를까 주차한 차들이 제법 많다.) 건너편에는 자연석에 글자를 새긴 무학대사 출생지 기념석이 보인다.

태조 이성계를 도와 王師의 지위까지 오른 無學대사는 이곳 탑동에서 출생하였으며 이름은 자초 (自超 )요 호가 무학이다. 18세에 출가하여 경기도 파평 용문산 용문사에 들어가 혜명국사에게 법을 배운 후 묘향산 속리산 등 유명한 산사를 순례하며 수도중 1392년 태조 이성계에 의해 왕사가 되고 회암사에서 살았다. 수도를 옮기려고 태조와 함께 계룡산 한양 등지의 지세를 살펴 지금의 서울로 수도를 옮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곳 향리에는 출가 전에 남긴 무학천 무학탄 학항령 여원우 등 많은 유적과 일화가 있으며 여기 감나무도 출가하면서 심은 것이라 한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니 잠시 후 악견산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자! 지금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등산을 시작한다. 야구에서 말하자면 더블 헤드 게임인 셈이다. 하루에 몇 개의 산을 오르내릴 수 있지만 이렇게 독립된 산을 오르기도 처음이다. 하지만 기껏해야 500~600m 의 산 이므로 큰 부담은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아까 금성산 정상에서의 진주에서 오신 여성 산님의 말씀이 자꾸만 떠오른다. "악견산은 좀"...이상한 늬앙스가 풍긴다..



두번째 철계단에서 바라본 합천댐 산아래 스머프 집 같이 생긴 관광농원

15:00-15:20 첫번째~다섯번째 철계단
악견산은 멀리서 보았을 때는 두리 뭉실하게 생겼지만 실제는 바위로 된 骨山이다. 한 20분 다시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첫 번째 철계단이 나오고 잠시 후 두 번째 철계단이 나온다. 여기서 합천댐쪽을 바라보니 합천호와 합천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지난 12월 7일 황매산 등산때 보았던 합천호의 물빛은 너무도 푸르렀는데..오늘은 일기 때문인가 개스로 시계가 좋지 못해 너무도 안타깝다.

사진을 찍고 헐레벌떡 다섯 번째 철계단을 올라가니 매우 숨이 차다. 내가 사진을 찍고있는 사이에 아내는 저만치 앞장서 달린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내가 고맙다. 만약 하체가 부실하여 제대로 걷지 못하거나 등산에 취미가 없어 같이 다니지 않는다고 하면 나 홀로 이곳에 와야 할 것이고 아내가 없는 이 자리.. 무슨 흥이 나겠는가..



악견산 정상 주위의 아름다운 암봉들

15시 30분..
안부 같이 생긴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저만치 떨어진 곳의 암릉은 깍아지른 절벽이다. 아내가 이곳을 내려다보며 하는 말.."자, 지금 기회를 줄게요."---농담으로 하는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만약의 경우 본인이 실수하여 실족했다고 하면 누가 본 사람도 없으므로 완전 범죄도 성립될성싶다. 흐흐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둘이서 나누며 올라오니 안전 시설물이 나타나고 다시 마지막 여섯 번째 철계단이 나타난다. 아까 산행초입시는 등로에 눈이 하나도 없어 금성산과 대조를 이루었지만, 지금부터는 눈길이 나타나면서 올라가는데 무척 까다롭다.



정상의 높이가 잘못 기재된 악견산 정상 (실제 높이는 620m)

15시 45분 ..
어느 듯 바위에 둘러싸인 암봉 인데.. 바위와 바위사이에 리본들이 많이 보이 길래 그곳으로 가니 아!.. 이곳이 바로 악견산 정상이다. 정상석은 시건 하지 않고 암반 위에 그대로 올려놓은 상태다. 아까 금성산의 정상석은 정상이 아닌 곳에 설치해 놓았고 이곳은 시건도 하지 않은 채 올려놓은 폼이 영 어색하다. (이해가 또다시 안됨.) 또한 정상석에 새긴 정상의 높이가 491.7m 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정상의 높이는 620m 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도저히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고 합천군의 무관심과 무성의에 비록 멀리 타관에서 온 손님이지만 분개가 생기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다.



악견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험로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니 바위에 닿은 손이 무척 시릴 정도로 춥다. 지금부터는 하산을 해야 하는데 악견산의 정상에서 내려오는 암봉은 희한한 곳을 통과해야 한다. 리본이 있었기 망정이지 만약 리본이 없었다면 도저히 길이라고 생각지도 못할 그런 바위와 바위 틈새에 길이 나 있었다. 과연 이런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으니 악견산성이 존재했나 보다. 지도상에는 491m봉이 있었지만 내려오는 등로가 무척 험해 그런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로프를 타고 조심조심 내려온다. 오늘의 등산코스는 그야말로 세미 릿지를 해야하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등산코스다. 물론 조심하면서 내려와야 함은 물론이다. 내려오는데 땀이 다 난다. 오늘 악견산은 말 그대로 우리가 독채 전세를 얻은 셈이다. 등산초입 부터 등산이 끝날때 까지 우리 둘만의 악견산 이었던 것이다.



평학마을 밤나무밭(떨어진 밤을 주우려는 아내, 하지만 성한 밤은 없었다.

16시 37분 광산 김씨 묘..
근 40분을 쉴새없이 내려오니 눈도 없어지고 산세가 누그러진다. 잠시 후 마을 어귀에 도착하고 여기도 밤나무 천지다. 아내는 이곳에 와서도 밤나무에 달린 밤송이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묘지들이 몇 기 보이는데 모두 호사스럽기 짝이 없다. 이 동네 어귀에 있는 묘는 물론이고 아까 악견산 등산 초입시 보았던 호화묘는 입을 떡 벌리게 만들었다. 세상에 묘 위에 채광시설은 물론이고 석문에다가 환풍구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먹고살기 힘들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다 있는가 하면 이렇게 죽은 자를 위해 수 천만원의 돈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이런 것을 보면 실소가 나온다. 물론 그들이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사람들이라면 또 모르지만..



평학마을 헬기장과 빙어회와 튀김을 파는 악견산 가든

16시 50분 평학마을..
마을은 아늑하고 조용하다. 아까 정상에서 본 헬기장이 보인다. 그리고 물을 얼려 얼음조형물을 만들어 놓은 집이 보이므로 다가가니 빙어회와 빙어튀김을 만들어 파는 악견산 가든이다. 아내는 빙어튀김을 먹고 싶은지 주인에게 다가가 가격을 물어본다. 20,000원짜리 빙어 튀김이 비싸서가 아니라 왠지 민물고기라면 알레르기 반응이 오는지라 입맛만 다시는 아내를 달랜다.(아까 악견산 등산초입시 보았던 스머프집 모양의 TV맛자랑에 나온 집이라면 또 모르지만, 이 집은 손님이 하나도 없는지라 내키지 않고 통영가면 맛있는 감성돔 회가 기다리는데 멸치보다 작은 빙어가 내 눈에 찰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아내는 생각이 다르다 그곳에 가면 그곳의 특산물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귀가길에 다시 바라본 황혼의 금성산 줌-촬영

이제 오늘의 등산을 마무리 할 시간이다. 만보계를 보니 21,000보를 가리키고 있다. 여기에서 새터마을까지 가야하는데 지나가는 車들에게 아내가 손을 들어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도 태워주지 않는다.
잠시 후 ..
지나가는 택시가 우리를 보더니 차를 세운다. 택시를 U턴하여 우리 ‘화이트’가 기다리는 새터마을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한 10분 걸렸을까? 택시 기사님은 새터마을이라 하니 잘 모른다. 하마터면 알바할 뻔했지만 제대로 찾아왔다. 반갑게 맞이하는 젊은 ‘화이트’를 채찍질해 내달리니

약 1시간 30분 후.. 아내의 뜻대로 해수탕에서 뜨끈한 목욕을 하게 되고..

다시 1시간 30분 후.. 감성돔 회 한 접시와 시원한 맥주 한잔이 우리 앞에 차려지니..

오늘 산행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아!.. 감성돔의 그 고소한 맛과 맥주의 시원한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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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8 합천호가 보이는 합천 금성산과 악견산에 다녀와서..




 

사랑-유익종




▣ 산초스 - 합천호와 어우러진 금성산,악견산의 암봉이 위험하셨겠지만 보는 사람은 참 예쁘고 멋지다는 느낌입니다.^^ 경남의 산들 덕분에 잘 보고갑니다.부부께서 수고하셨습니다.좋은기회 아깝지만??^^
^^ 하하하..기회를 주었는데도 실행에 옮기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늘 이렇게 아름다운 댓글을 남겨주시니 그저 ㅠㅠ 나올 따름입니다. 

▣ 永漢 - 더블헤드 멋지게 치루었네요.사무실에 있는 악견산 사진 액자를 다시 한번 보게되네요.^^*
^^ 사무실에 악견산 사진 액자가 있다니요? 아니 무슨 사무실이기에??  궁금 해지네요??

▣ 이두영 - 중년 부부의 구혼 여행기라 해야 하나요 샘이나군요 정말 멋 있읍니다 지난주 자굴산과 한우산을 다녀 오실때 이미 오늘의 산행이 머리속에 들어 있어군요 언제 보아도 사진과 설명 너무나 상세해 다른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겠읍니다 계속해서 수고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다음 산행기를 올릴땐 부부의 다정한 산행 모습을멋있게 한장 올리시면 좋겠읍니다 샘이나서 보고 싶읍니다
^^ 회장님 언젠가는 새 한솔 산악회와 조우하게 될 날이 있으리라 사려됩니다. 실물은 그때 보심이..그리고 항상 잊지 않으시고 관심과 사랑을 주시니 그 은혜 백골난망 이옵니다.   굽벅..

▣ 김현호 - 산도 산이지만 작성하신 산행기가 더 호감이 갑니다 사진배치며 글솜씨 많이 배웁니다 느을 안전산행하세요..
^^ 저도 머하유님의 산행기 형식을 본따 만든 것 이랍니다. 한국의 산하 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호감을 가져주시니 쓴 보람을 느낌니다. 고맙습니다. 

▣ 물안개 - 두분이 가신곳을 한번 다녀와야겠네요.사진과 글을 보니 안가본산이라 구미가 댕기는군요,사랑이 샘솟는것같은 부부의 멋진산행 보기좋네요.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사랑이 샘솟는 부부..그렇게 보였나 보지요 감사합니다. 제 입장에서 보면 아내랑 산행하는 것이 제일 좋더라구요. (八不出 이라해도 나는 좋아~ ♬ 끝까지 부인님이랑 갈테양~♬)

▣ 최병국 - 산자락의 논, 아름답습니다. 부부가 함께 다니시는 모습이 있어 더욱 아름답고요...즐산하세요.
^^ 에구 또.. 이번에는 어찌 답변해야 할 지.. 에라 모르겠다..넵! 즐산 하겠심더!!

▣ 지나다가 - 산행기 잘 봤심더. 새터마을은 댐공사 그 훨씬 이전부터 새터라고 불려왔지예. 그리고 산의 높이가 무에 그리 중요한가요? 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맘이 넓고 이해심이 많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뭐! 분개심까지야........
?? 우선 허접한 제 산행기를 꼼꼼히 정독해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새터의 내력까지 잘 아시는 것으로 보아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임을 짐작하게 됩니다. 물론 님의 말씀대로 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맘이 넓고 이해심이 많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정상을 시건도 하지 않은채 적당한 곳에 올려 놓은 무성의함과 정상의 높이도 오기로 새겨놓은 무지(?) 내지는 무관심에 님처럼 군자 타령만 하다가는 백년이 흘러도 시정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과연 누가 더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은지는 네티즌님들이 판결 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산행기 속의 제 말꼬리를 잡고 흔드시는 님도 그리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으신 분으로 생각 되지 않는군요. 아울러 한 멀씀 더 앞으론 지나다가 라는 엉터리 이름을 쓰시지 말고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본명을 떳떳이 쓰면서 댓글을 주심이 어떠하올런지요..

▣ 산사랑방 - 설경에 취하지 않고.. 그저 욕심없이 부지런히 걸으시는 님의 걸음이 좋아보입니다. 악견산, 금성산, 모두 다 가는 황매산도 저는 아직 답사하지 못했는데 님의 걸음이 부럽네요..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건강하소서..
^^ 님이랑 꼭지님이 다녀오신 태백산 산행기 잘 읽어보았습니다. 무박산행을 다녀올 정도로 산에 대한 정렬이 식지 않으셨더군요 무척 부럽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화이팅! ^^*

▣ 이우원 - 오래전에 다녀온 금성산과 악견산을 오늘 님이 다녀오셨군요. 가야산, 매화산, 황매산, 허굴산 정수산 등과 함께 합천의 대표적인 산들이지요.정상에서 바라보는 툭 트인 시원한 전경과 합천호의 푸른 물결을 가슴에 담고 오신 님이 부럽습니다. 악견산 등로입구에 있는 찜질방은 성업중이던가요. 합천은 자연산 더덕이 많은 곳인데ㅋㅋㅋ 아뭏튼 옛날을 되새기게 하는 님의 사진 잘 보았습니다.
^^ 찜질방이라면? 관광농원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성업중 이었습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바깥에 주차한 차들이 무지 많은것으로 보면.. 그리고 고맙습니다. 늘 관심을 주시니..^^

▣ 윤도균 - 그리고 보고픈 이수영님 언제나 "부창부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산행을 떠나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뒤늦게 늦깍기 공부한답시고 매번 나홀로 산행을 떠나보내는 나의 아내가 조금은 야속하기도 하답니다 두분이 평상적인 일상생활에서도 마주 하시면서도 어쩌면 그리도 줄기차게 끈끈한 사랑의 정을 산에까지 이어가실수가 있는지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금성산 악견산 2개의 산을 거의 두분들많이 호젓하게 산행을 하셨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사람이 부부로 인연되어 만나 일생을 함께 하면서 이렇게 찰떡궁합으로 혼연일체를 이루기가 정말 쉽지않은 일일진데 님은 정말 행운남 이십니다 내내 두분 즐거운 산행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의 산행이야기를 기대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큰형님.. 저도 형님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감성돔 회와 소주 한잔 같이 하면서 산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그날이 꼭 올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못난 동생을 위하여 항상 이처럼 향기로운 백합화를 듬뿍 안겨주시니.. 아~ 너무도 행복 합니다.  굽벅.. 형님 늘 강건하소서..

▣ 지리 - 항상 다정하게 산행하시는 모습 너무 부럽습니다. 제처가 산을 좋아하지 않아 주로 친구들과 산행하곤 합니다. 멋진 산행기 잘았습니다.
^^ 저런..죄송합니다. 님의 염장을 질렀군요 ..하지만 친구들과 다니는 등산이 아내랑 다니는 등산 보다 좋은 점도 많지요. 음..첫째..산에 가서 한잔 쭈욱~~ 둘째..생각이 잘 안나네요..많이 안다녀봐서..^^;;

▣ 권경선 - 오랫만에 보는 계단식논의 풍경이 정겹습니다. 산행기 내용을 보니 형수님의 중독증세가 선배님보다 더 중증으로 치닫는것 같습니다. 방심하지 마시길.....^^
^^ 이번 산행시..산하 산장에 있는 후배님이 도안한 패찰을 복사해 양면 코팅지로 입혀 구멍을 뚫어 배낭 뒤에 달고 다녔습니다. 패찰의 도안이 심플하고 채색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후배님의 노고에 치하를 드립니다. 언젠가는 이 패찰을 보고 서로 인사하는 날도 올겁니다. 패찰에 이름까지 적었더니 아내가 좀 궁시렁 하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이수영. 심영남  확실히 적었습니다.^^*
▣ 지금당장 - 아 선배님 ! 통영분이셨군요! 역시 통영에는 멋진분들만 계신다니까.그 연세에 산뿐만 아니라 컴도 고수이시고... 배울게 정말 많으신 분입니다.그리고 항상 형수님이랑 함께 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부럽습니다.저는 언제 그런날이 올까요...ㅎㅎㅎ
▣ 창원51 - 산행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저희 모임은 고성/통영 벽방산이라는데 가는데 혹시 참고할만한 정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