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지룡산(경북 청도)
2. 높 이 : 650m
3. 산행일 : 2004. 4. 1
4. 코 스 : 운문사주차장(12:45) – 갈림길(13:01) – 능선안부(13:30) – 정상(13:45, 휴식 10분) – 무명봉(14:13) – 무명봉1(14:20) – 갈림길(14:35) – 810봉(15:10, 휴식 10분) – 807봉(15:20) – 무명봉(15:30) – 큰골(16:40, 휴식 10분) – 주차장(17:45) ----- 총소요시간 5시간(휴식시간 30분 포함)
5. 동 행 : 2명
6. 후 기 :

청도 선의산와 용각산을 향하여 들머리까지 갔다 되돌아 나오면서 지룡산으로 향한다.
들머리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다음에 날씨가 좋으면 찾기로 하고 간단한 산행을 택한 것이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가능하면 일찍하산할 수 있는 곳이 낫겠다 싶어서이기도 하고…

12시 45분. 운문사주차장앞.
들머리를 찾지 못해 매표소를 지키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모텔 뒤쪽에서 오른다며 주차비는 내야 한단다.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지도 않는데(식당가 주변에 온통 공터와 텅빈 도로가 한산하여 외진 곳에 주차)
무슨 소리나며 핀찬을 주며 주차장 건너편 후레쉬모텔 왼편으로 붙어 보니
리본 두어개가 보인다.
당초 계획했던 들머리를 찾지 못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여기를 통과하기로 한다.
산님들이 많이 드나드는 길은 아닌 듯.
5분여 다소 가파른 길을 따르자 마자 코를 박을 듯 급한 경사길이 초반부터 산님을 괴롭힌다.

13시 01분. 갈림길.
더운 김을 뱉어내며 올라선 곳은 산사면으로 난 갈림길.
운문사 방향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하는 지점으로 보인다.
왼쪽길을 따라 잠시 산사면을 돌아나가는 길이 다행이다 싶었는데 왠걸
또다시 길은 급한 경사를 이루며 가쁜 숨을 몰아 쉬게 한다.

13시 30분. 능선안부.
비지땀을 흘리며 능선에 올라서자 길은 다시 좌우로 열린다.
당초 계획은 신선봉 능선을 따라 정상을 넘은 후
사리암으로 하산할 계획이었는데 들머리부터 차질이 있다보니 정확한 방향을 찾기 힘들다.
다시 왼쪽방향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꾸역꾸역 오른다.
짐작대로라면 오르는 봉우리는 신선봉이 아닐까 생각하며 또다시 10여분 땀을 뺀다.

13시 45분. 정상.(10분 휴식)
봉우리에 올라섰다고 생각하는 순간 검은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이럴수가… 지룡산이다.
허탈한 기분.
도대체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고 만다.
사방을 자세히 둘러 보자 조금씩 눈에 들어 온다.
돌아나가는 길은 북쪽방향으로 난 내리막길이 분명해진다.

14시 20분. 무명봉.
급한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며 첫번째 무명봉(삼각점 동곡313 지점)과
두번째 봉우리(돌비석)를 연속해서 오른다.
좌우의 조망이 열리기는 하지만 날씨가 흐려 먼 곳까지 조망은 어렵다.

14시 37분. 갈림길.
제법 스릴이 있는 암릉지대와 능선을 따른 후 급한 내리막아래 안부에 도달한다.
희미한 삼거리의 오른쪽 길은 내원암으로 내려가는 길.
810봉을 오르는 길은 다시 가팔라진다.

15시 10분. 810봉.(10분 휴식)
바로 눈위에 걸려 있던 810봉의 정상에 오르는 길은 그리 만만치 않다.
정상에는 콘크리트로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다.
잘 다듬어진 운문사 전경이 한 눈에 들어 오고,
내원암은 수줍은 듯 조용한 자태를 숨기고 있다.
문복산, 쌍두봉, 상운산, 가지산, 운문산, 억산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다음에 올르고 싶은 대비사에서 억산 코스를 가늠해 본다.

15시 20분. 807봉.
810봉에서 내려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그리 힘들지 않게 807봉에 서자
여기에도 헬기장이 있다.

15시 30분. 무명봉.
10분만에 다시 무명봉에 도착.
돌탑 하나가 정상을 지키고 섰다.
오른편에는 TV안테나가 걸려 있고 희미한 등로가 보인다.
다른 산님들의 산행기와 정보 를 알아본 바에 의하면 재가 나타나고
사방으로 길이 열리는 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사리암에 당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좀더 직진해야 하나 보다 생각하고 10분 정도 진입해 보지만 길은 전혀 아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직감으로 다시 무명봉으로 원위치하여
안테나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하산길을 따른다.
결국 20분을 알바하고 만다.

16시 40분. 큰골.(10분 휴식)
약간의 경사길을 내려오다 갑자기 급하게 길이 떨어진다.
아차하는 순간 굴러 떨어질 듯 급한 내리막은
하산길의 다리근육을 더욱 긴장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닌 길은 아닌 듯하고 나와야 할 사리암은 서쪽방향 저 건너에서 힐끗 보일 뿐이다.
하산길 조차 잘못 들어선 것이다.
자갈깔린 길에 이리저리 미끌리 듯 내려가는 길은 영영 끝날 것 같지 않다.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무에 의지하지 않고는 도저히 몸이 온전한 채로 당도하기는 힘들 정도.
긴숨을 몰아쉬며 하늘과 자연을 담고 흐르는 큰골에 닿는다.
뒤집어 쓴 흙먼지를 털어내고 땀을 씻어내자 이제사 고른 땅을 딛고 있음을 실감한다.

17시 45분. 주차장.
사리암 입구 주차장을 거쳐 콘크리트 포장로를 따라 먼 길을 동행한 친구와 함께
오늘 산행에 대한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운문사 경내로 들어선다.
1000년을 훨씬 넘는 고찰의 옛스러움을 찾기에는 다소 모자란 느낌이 드는 것은
너무도 잘 다듬어진 모습때문일까…
비구니의 법고 소리가 낯설지 않고 정겨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