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 북한산 의상능선 -




오늘 함께 할 동행자들을 전철 안에서 만나게 되어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구파발에 도착한다.


이미 도착해 있는 다른 한 명을 만나 오늘 인원은 여인 5명.




오후 늦게부터 비 온다 해서 그런지


봄볕이 내리쬐는 날씨는 아닌 듯 싶다.


산님들로 가득한 버스를 타고서


우리는 백화사 지나서 흥국사에서 하차한다.




흙먼지 가득한 도심의 거리를 벗어나


북한산의 높은 봉우리들을 우러러 보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숲으로 들기 전에 


봄내음을 한껏 느끼게 하는 쑥이며,


고개 내밀어 이제 돋아나기 시작한 이름모를


여리디 여린 잡초들의 파릇함에서


상큼함의 싱그런 공기를 맛본다.




숲 속 작은 오솔길로 접어들어


검불들 사이로 연분홍빛 띄우며 이제 갓 피어나기 시작한


진달래 꽃과 꽃망울을 보며


서서히 산에 묻히면서 백화사 매표소를 통과하여 ,


점점 더 오르막을 더해가며 우뚝 솟아 있던 의상봉 밑에 다다라


올라가기 위한 힘을 보충하자며 쉬어가자 한다.




* 의상능선을 밟으며 -


같이 한 이들이 바위의 오름길이 익숙치 않아,


제일 힘들어 하는 한 명을 가운데 두고서


먼저 올라간 내가 손잡아주며 뒤에 있는 다른 분이  밀어주고


서로 힘을 돋아가며 격려하면서


발을 밟는 곳과 손 잡을 곳 바위틈새를 찾아 올라


조금은 편편한 곳에 이르니 힘들다면서 주저 앉아 버린다.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일행이기에 뒤에서 오시는 다른 분들한테


수없이 길을 양보해 드리면서,




가야 할 높은 봉우리들을 쳐다보며


양 옆으로 펼쳐진 우람한 산세의  봉우리들 모습에 감탄을 하고,


빙 둘러쳐진 산성 주능선, 저 높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는 동장대와 황사로 가득해 가물거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성문들과 그 안으로 여러 사찰


성곽 밖으로 쭉쭉 뻗어 있는 부드러운 능선들의 경치에 그저 황홀해 하며


그 사이사이의 깊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폐부 깊숙이 들여 마신다.




산세의 우람함과 아름다움에 기웃거리는 시간으로 쾌 지체되기에


문수봉까지 가야 하니까 어서 가자하니


그냥 이 자리에서 놀다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하산하자 하여


보조를 맞추어서 갈 수 밖에...




하긴 산행시는 나도 항상 힘드는데


나보다 다들 연장자들이신데 오죽하랴...




의상봉 다음 봉우리부터는 어렵지 않게 우회하는 길이 있어


비록 느리지만 천천히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나는 저만치 앞서서 가다가도 다시 뒤돌아서서  기다리며


5명이 다 모여지면 또 출발하고...........



어쩌면 그렇게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는지


분재같은 수많은 소나무들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시선을 한없이 머물게 하여


그저 바라만 봐도 이렇게 좋은 것을...




삼각점에서 그다지 넓지 않은 [남장대]터로 향한다.


오솔길처럼 편안한 행궁지를 향하여 내리막길 하는데,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 같이 간 일행들 나보고 혼자서는 절대 이곳으로 오지 말라는


엄명을 내린다.................이궁.......걱정도 해 주시고,,,,,,,,


“그래서 평일에는 절대 저 혼자 산에 안오잖아요~ 주말에는 혼자 가곤 하지만!”


“그래~ 그래야지....!! 앞으로 언니들 말 안 들었다간 너 혼날 줄 알아!...ㅎㅎㅎ”


이쪽으로 올라오자면 꽤 힘들거 같은 생각이 든다.




내려 가다보니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주춧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좀더 내려간 곳에 약수물이 흘러 나오고 그 옆에  [행궁지]였던 터라고


표기되어 있는 글이 보인다.


전란시 임금의 임시 거쳐가 되는 곳...


산성 안에 깊숙이 자리 잡아 보호를 받았을거 같은 요새 같은 자리..?




처음으로 보는 행궁지 터...


길섶의 이름모를 잡초에 묻혀 있지만


제법 사람이 살았을 흔적은 뚜렷해 보인다. 


지금 금방 비 올거 같은 날씨 탓일까...


웬지 스산함마저 감돈다.


살며 살아가며 역사의 뒤안길로 묻히는 것이 어디 이뿐이랴...




행궁지 터를 빠져 나오니 어떤 요새에서 갇혀 있다가 나온 느낌...




물 흘러가는 소리에 다시 또 생동감을 느끼며


싸리나무의 연두빛 잎사귀에서


조만간 흰 싸리꽃과 어우러진 계곡을 찾아 오리라....




먼지바람 일어나는 주차장을 지나


찾아오면 언제나 마음을 머물게 하는 산을 벗어나


북한산성 매표소로 나온다.




. 구파발 1번 출구에서 156번 버스 - 흥국사에서 하차


백화사 매표소 (10시15분) - 의상능선 - 삼각점에서 남장대터-


행궁지터 - 대남문 갈림길- 북한산성 매표소 (오후 4시)




.2004년 4월 1일 목요일.







▣ 김우근 - 마음씨 도 착하고 글 솜씨가 대단 하십니다
▣ 봄햇살 - 산에가면 마음둘곳이 참 많죠......그 맛에 산 중독이 되나봅니다..
▣ 황연숙 - 또 북한산을 찾으셨군요. 저도 내일 북한산 숨은 벽 코스로 홀로 산행할려고 해요.산은 여럿이 혹은 홀로 가도 언제나 한결같이 반겨주지요. 혼자가도 무섭지않은 주말 산행 저하고 똑같으시네요. 여유로운 산행기 반가웠읍니다.
▣ 산좋아 - 우와 북한산에 공룡능선 이라는 의상능선을 타시다니 대단들 하시네요 상당히 힘들다고 들었는데 나도 열심히 연습해 도전해 봐야지 혼자가면 길 잃어 버리지 않을래나^^* 잘 보고 갑니다
▣ 최윤정 - -김우근님 봄햇살님 ..부족함이 많은 저한테 댓글 남겨 주셔 감사드려요.. 늘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래요 ^.~ -산좋아님 의상능선 충분히 타실 수 있습니다. 쉬엄쉬엄 여기저기 조망하시면서 발걸음 하시다보면 힘들지 않을거여요.. - 황연숙님 오늘(토) 산행 어떠했나요? 저도 (토요일) 효자비에서 내려 얼덜결에 백운대까지 다녀왔거든요..수많은 인파중에 우리 혹시 스쳐 지나지 않았을까요? 산행기 기대해 봅니다..늘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래요...d(-_-)b
▣ 황연숙 - 어제는 늦잠때문에 집(분당) 근처 청계산을 친구와 둘이 다녀왔지요. 금토동~국사봉~이수봉 왕복으로..별 풍경은 없어도 길이 어찌나 편한지 무릎 안좋은 저에게 딱 맞는 코스같아요. 산행기는 아직 글재주가 없어서 님들의 산행기만 즐겨 읽지요.
▣ 산초스 - 의상봉능선이 북한산에서는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코스지요. 홀로 밤골계곡으로 올라 호랑이굴 구경하시고 V자안부를 넘으셨으니 다음에는 굴통과하여 백운대로 오르시면 되는데... 제 생각으로는 북한산연가에 가입하셔 매주 2번있는 번개산행에 같이 가시면 좋으실것 같습니다. ^^**
▣ 김우근 - 최윤정씨 번개는 전데요 북한산연가에 어떻게 가입 하죠?
▣ d(-_-)b - * 황연숙님 때로는 편한 능선 걸으며 상큼함이 밀려오는 산에 묻힌다는 자체가 좋을 때도 있죠? 언제나 끝이 없는 길..... ** 산초스님 그 계곡이 밤골계곡이군요. 큰길따라 올랐어요. 다음에는 숨은벽능선쪽으로 가 볼려해요. 저는 산행을 화/목/토 중에서 토요일은 거의 빠지지 않구요. 북한산 연가도 목/토..산행 하시나보던데..(제 짐작으로).. *** 김우근의 발걸음이 워낙 빠르셔셔 번개라는 칭호를 받으셨나봅니다. 북한산 연가 가입은 저도 확실히 모른답니다..^^*
▣ ** - 저 위에 김우근님으로 정정 합니다...이궁..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