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전망의 구례 오산(531m) 산행기




산행일 : 2004. 3. 14(日).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산행들머리 (09:20)


 ☞너덜지대 (09:30)


 ☞활공장 (10:17~10:23)


 ☞오산 정상 (531m 10:33~10:50)


 ☞사성암 (해발 약 470~480m. 10:57~11:22)


 ☞산행들머리 (11:50)


총 산행시간 : 2시간 30분


찾아가는 길 :


  *서울, 순천방면 : 순천, 남원간 4차선국도에서 구례읍 동남쪽의 861번 지방도로 빠져나간 후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문척교)를 건너 0.5km정도 문척면쪽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사성암가는 입간판과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그 길로 들어가면 왼쪽에 보인는 산이 오산이고 이길로 1km정도 가면 죽연마을이 나오고 마을을 지나 조금만 더가면 시멘트로 포장된 산행들머리가 나온다.


  *부산방면 : 하동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수려한 섬진강을 끼고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남도대교가 나온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여 19번 국도를 타고 간전면, 문척면을 지나면 얼마 안가서 사성암 입간판이 나오고, 그 길로 좌회전하여 1km쯤가면 죽연마을에 이른다.
등산안내도




 


 


산행기



 


 ♥ 3월 7일 (日) ♥


 


  인터넷 게임 머니 충전“


  지난주에 산 친구 Ⅰ,Ⅱ,Ⅲ(초등 1, 3, 5학년)를 산행에 동참시키게 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바로 게임머니 충전해주는거다. 그동안 잔머리 굴리며 산에 안 가려던 큰 녀석이 제일 좋아라하며 산행에 앞장선다.




 중부지방은 100년만의 폭설로 굉장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곳 남부지방은 적당한 적설량과 맑은 날씨로 산행하기에 좋은 조건이라 마지막 겨울 산에 가게 되었다.


산행지는 구례 오산. 그다지 높지도 않고 아이들에게 부담이 안 될 듯해서 택하게 되었다.




 산행들머리를 사진 찍으려고 보니 아뿔사! 카메라를 안가지고 왔다. 게다가 고도계 시계도 안차고 오다니 이런~~~.




 시멘트길을 오르니 설중매가 추위에 바르르 떨고 있고, 시멘트길이 끝나며 오른쪽으로 본격적인 등산로가 보이고 왼쪽으로 밤나무 과수원이 이어진다. 5분쯤 갔을까 너덜지대가 나오고 너덜지대를 통과한 것 같으면 다시 너덜지대가 나온다. 이렇게 지그재그로 너덜지대를 완전히 벗어나며 산을 오른쪽으로 휘감아 오른다. 오르면 오를수록 너덜지대와 섬진강, 구례시가지,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조망이 일품이다.




  대숲사이로 사성암이 보이기 시작하고 시멘트 포장도로에 올라서니, 이런~~~ 여기까지 차들이 올라와서 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절에만 가려는 사람들을 위해 절 밑에까지 길을 닦아 놓은 모양이다. 이렇게 높은 곳까지 차가 올라올 수 있게 길을 냈으니 실로 엄청난 자연을 훼손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언뜻 보기에 암자라기보다는 웬만한 큰절로 보이는데 원래는 작은 암자였을 터, 공사차량만이 절까지 출입할 수 있다는 푯말이 보이는 걸로 보아 지금도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암자는 암자다워야 운치가 있는 법인데…….




  왼쪽 나무계단을 올라 활공장에 오르니 조망 한번 장관이다.


지리산이 4부능선쯤부터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는 모습이 웅장, 장엄하기 이를 데 없다. 아! 사진기를 가져왔더라면 정말 멋진 지리산(노고단)을 담을 수 있을 텐데 안타깝구나. 노고단, 왕시리봉, 반야봉, 삼도봉, 명선봉....... 장엄한 지리 주능선이 멀리 천왕봉까지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채로 말없이 굽어보고 있다.




  활공장에서 정상에 오르는 길은 눈 때문에 상당히 미끄럽다. 첫째와 둘째가 먼저 올라가고 제일 후미에서 막내 녀석과 같이 오르는데 위쪽에서 둘째 놈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울음소리가 들리고 다급한 첫째 놈의 “아빠!~~~~”소리가 들린다. 막내보고 천천히 올라오라고 이르고 얼른 올라가보니 급경사 구간에서 둘째가 호되게 넘어진 모양이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니 오른쪽 정강이를 가리키며 울음을 그치질 않는다. 옷을 걷어 올려보니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위에서 큰놈이 잡아끌고 밑에서 내가 밀어 올려주어 간신히 난코스를 통과한다. 눈만 쌓이지 않았어도 약간의 급경사 구간일 뿐 지극히 평범한 등산로인데, 눈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진 것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산불감시초소와 폐허가 된 건물 사이로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서 몇 미터 동쪽에 전망과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에서 아이들과 간식을 먹으며 주변의 조망을 아이들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각각 아이젠을 채워서 하산준비를 마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다.




 역시 아이젠을 채워주길 잘했다. 세녀석 모두 한 번도 안 넘어지고 활공장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사성암으로 오르는 시멘트길에서 아이젠을 모두 벗기고 바위에 눈을 털어낸 후 주머니에 넣고 아이들의 뒤를 따라 사성암에 오른다.




  웅장한 약사전건물에 압도되어 약사전으로 오른다. 약사전 건물 안에는 금물을 입힌 찬란한 마애불이 유리 뒤에서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 이 마애불이 조성되었는지를 설명한 안내문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근래에 조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이 암자의 건물들이 모두 요즈음 다시 지은 것 같이 한결같이 새 건물이어서 이 궁금증은 더해만 간다.




  왼쪽 기암을 돌아 산신각에 이르러 도선굴을 통과해본다.


사성암을 모두 돌아보니 참으로 절묘한 곳에 암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이 암자가 없었다면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이곳이 우리 산님들에게 빼어난 명소로 더욱더 사랑받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하산은 서두르지 않아도 30분이면 족하다.




 


  ♥ 3월 14일 (日) ♥


 


   “오산 2차 산행”


  이번 주 내내 큰 녀석이 오산에 다시 한 번 가자고 먼저 설치고 난리다. 녀석의 속내는 분명 내가 산에 갔다 온 후 게임머니를 충전해 줄것이란걸 모를 리가 없다. 내심 반기면서도 안그런척 하면서 다시 오산을 찾았다.




 지난주와 달리 많은 산행객으로 북적거린다.


오랜만에 산친구와 오붓하게 둘이서하는 산행이어서인지 발걸음이 가볍기만하다.


자세한 산행기는 지난 7일의 산행기로 대신하며 그때 못 담은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산행기를 대신하려 한다.


  


오산 서쪽 섬진강변에서 바라본 오산과 사성암.


 



산행들머리


 



등산로 초입에 있는 매화. 지난주에는 설중매였었는데.....


 



농가의 과수원에 있는 산수유꽃과 매화. 산동에는 산수유꽃이 만개해 하늘아래가 노랗게 물들었을 것이고, 광양 다압의 매화마을에는 온 천지가 활짝핀 매화로 하얗게 물들었겠다.


 



첫번째 너덜지대


 



너덜과 생강나무꽃(꽃향기가 너무 좋다.)


 



생강나무꽃과 너덜지대 그리고 남도의 젖줄인 섬진강


 



너덜지대와 돌탑


 



활공장. 정상에 오르려면 맨뒤에 있는 건물의 왼쪽으로 오르면 된다.


 


 


활공장에서 본 섬진강과 구례읍 전경


 



산행객들이 활공장에 앉아 구례읍내와 섬진강을 바라보고 있다. 맨뒤의 희미한 산이 지리산 노고단부근.


 



정상 못미처 능선에 나뒹굴고 있는 어느 높으신분의 비석. 실제로 십 미터정도만 더 오르면 무덤이 하나 있는데 이 비석의 주인인지는 모르겠다. 


 



정상(가운데 봉우리)일대.


 



정상에서 바라본 섬진강건너 토지면일대와 왕시리봉. 그 뒤로 노고단이 보인다. 약한 황사때문인지 먼곳은 시계가 좋지 않다. 실제로 지난주에 볼 수 있었던 천왕봉이 오늘은 보이지도 않는다.


 



오산 정상바위. 누군가 오르기쉽게 소나무의 가지를 쳐 놓았다.


 



휘돌아 흐르는 섬진강위로 멀리 다리건너 구례구역일대가 보인다.


 



정상에서 하산하면서 능선에서 내려다본 사성암.


 



사성암 산신각. 왼쪽에 도선굴이 보인다.


 



도선굴 내부. 길이 10여m정도의 굴로 관통되어 있다.


 



굴의 내부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수많은 낙서로 보기 흉하다.


처음에는 무슨 벽화가 그려져 있는줄로만 알았다.


 



컴컴해서 무언가 있는줄로 짐작만 했었는데, 사진을 보니 공들이는 공간도 있었다.


 



산신각 주변의 기암


 



수려한 경관을 찍기위해 전문가들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서쪽에서 바라본 사성암


 



서쪽에서 본 약사전. 보기보단 웅장하다.


 


 


밑에서 올려다본 사성암


 



깎아지른 절벽에 붙여 지은 약사전. 왜 저곳에 지었는가는 올라가보면 알 수 있다.


 



사성암의 유래


 



약사전 마애여래상


 



하산길에 내려다본 산행들머리. 수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 永漢 - 아기자기하면서 가족과 함께 할 수있는 코스 개발에 일가견이 있어 보입니다.사진으로 보아도 눈맛이 시원합니다.인터넷 게임 머니 충전전술...배우고 갑니다.
▣ 김정길 - 보고싶은 부르스황님의 오산 산행기와 사진 깜짝 반가웠으며 언잰가 활공장에서 최 정상까지 뒷편(북서쪽)으로 오르는데 매우 까다롭고 위험하기도 하였던 생각이 납니다. 오산 정상부는 정말이지 기암절벽으로 전국에서 몇 번 째 안가는 좋은 산이지요, 님의 말씀대로 올라 가 봐야 알게 되는 산이 오산 입니다. 수고하셨어요.
▣ 브르스황 - 허허! 비장의 무기(게임머니충전)를 누설하고 말았군요. 남녀노소 가족산행코스로 좋은 산입니다.
▣ 브르스황 - 김정길 선배님이 어느새 다녀가셨군요. 관악산 한국의 산하 가족 상견례 산행(김용관님, 산초스님의 산행기)에서 선배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포항 죽장면 산행은 잘 다녀 오셨는지요.
▣ 김현호 - 남도엔 훌륭한산이 많이있네요 오산? 첨 들어보지만 넘 멋있어요 덕분에 좋은산 하나 알고가네요 (아참 근데 왜? 브르스황이세요? 탱고황님또는 차차차황님도 멋있는것 같은데요 그냥 궁금해서요) 브르스황님 늘 건강하시길..
▣ 브르스황 - 브르스황이라는 닉네임은 대학때 친구들이 지어준 것이고요. 춤을 잘추어서 지어준것이 아니고 홍콩의 쿵후 스타 이소룡 미국명이 브르스리인지라.... 그리고 브르스는 사람이름이지 춤이름이 아닙니다. 춤이름은 불루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 이름이 너무 촌스러워서 닉네임을 브르스황이라고 하고 있지만 저도 외국어닉네임으로 산행기를 올릴때마다 산하가족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좋은 우리말 닉네임으로 바꿀생각도 있습니다.  현호님! 제 말씀 오해하지 마시고, 제 짧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늘 좋은 산행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헌데 요즈음 현호님의 산행기가 통 안보입니다그려.


▣ 불암산 - 너무 늦게 댓글을 올립니다. 산하 모임의 열정으로 아직도 후끈후끈 하다 보니....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하여 주십시요. 수직 절벽에 가까운 높지 않으면서 전망은 둘째 가라면 서운한 오산 이지요. 19년전과는 (제가 대학때임) 너무도 다른 모습입니다. 그때는 거의 오지에 가까웠는데, 언젠가 한번은 산행시 스친것같은 낯설지 않은 브르스황님! 안산하시고 건강을 기원 드립니다. 행복하십시요! "사랑합니다"
▣ 브르스황 - 감사합니다. 어떻게 그 먼데서 이런 잘 알려지지않은 오산엘 다녀가셨습니까? 그것도 20여년전에요. 산을 무지하게 좋아하시는가 봅니다. 저도 님을 뵙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