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가득 느낀 산행의 여운... - 도봉산 -








전철 1호선 회룡역에 내려 유토빌 아파트를 가로질러


회룡 매표소까지 걸어간다.




매표소 앞 마을


수령 410년 된 회화나무의 보호수는


파릇한 이끼만 고목에 가득한 채


옆으로 많이 기울어 보인다.




회룡 매표소


매표 하면서 주고받는 인사에서


산행의 첫 대면은 시작되고,




인사는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에게


기분 좋게 하는 단어라고 한다.




회룡사 가는 길


계곡을 사이에 두고


조금은 넓은 포장된 도로와 흙길을 밟으며


약수터를 지나 회룡사까지 가는 동안,



물이 조금 흐르고 있는 계곡의 맑은 물과


회룡사를 둘러싸고 있는


담장에 피어 있는 노란 개나리가


잠시 시선을 머물게 한다.




회룡사를 지나


좁은 산길로 이여지는 등산로로 접어들면


계곡마다


켜켜이 쌓여 있는, 무리를 이루고 있는 돌탑들이


어쩌면 회룡계곡의 진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 없는 계곡에 바닥까지 훤히 드러나 보이는


돌탑들을 뒤로하고


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넌다.




햇볕 따뜻이 내리 쬐이는 낙엽 우거진 곳에서


부스럭 거리며  들려오는 소리는


나 말고 누가 지나가는 이 있나 싶어 주위를 보건만


아무도 없는데....??




소리나는 곳을 유심히 바라보니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동물?들인지


수북이 쌓인 낙엽이 따스한 방패마냥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쾌 크다.




이 움직임은


잠깐 바깥으로 나왔다가 다시 또


낙엽 사이로 꼬리를 감추기도 한다.




나를 추월하여 저 만큼 가 버린 사람은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


가끔 들려오는 푸드득 거리는 산새 말고는


적막하기만 하는 이곳...




계곡 길을 걸어가는 동안 나 혼자 이기에,




말라 있는 낙엽 속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날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곤 하니


겁이 많은 내 탓도 있으리라.




스틱을 꺼내어 돌부리며, 길게 연결된 철다리를 오를 때에는


소리를 듣고서 도망가라고 일부러


툭툭 치기도 해 본다.




능선 오름길을 올라


사패능선에 닿아 숨을 고르니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 송추 쪽에서 불어와


등에 베인 땀을 날린다.




사패산을 뒤로하고 포대능선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뒤돌아서 보면


도봉산 끝자락에 우뚝 솟아나 있는


사패산이 멈추어 있고


저 ~ 아래 회룡계곡과 회룡사가 자리잡고 있다.




길다랗게 놓여진 나무계단 옆으로 우회하며 올라


원효사 갈림길 산불초소를 지나고부터는


저 멀리 보이는 만장대의 모습들이 서서히 다가오고,


철 난간 잡고서 내려가는 곳


망월사로 가는 길의 갈림길이다




포대능선으로 올라서면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신선대등을 비롯한 크고 작은 봉우리들...


깍아지른 암벽들이 많아 시선을 머물게 하는 것들이 많기에,


항상 무언으로서 느낌을 많이 받는 곳이라


발걸음은 얼른 떼지를 못하며


주위를 조망하느라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며칠 전에 산불이 일어난


다락능선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포대를 향하여 올라오는


울긋불긋한 옷차림새의 모습들이 끊임없어 보인다.




포대능선의 Y계곡


바람은 불지 않지만 조심스럽기도 하고,


혹시라도 나도 모르게 잡고 있던 철 난간을 놓칠까봐


시선을 가리는 모자는 벗어 배낭에 넣고서


저 건너편으로 가기 위하여 일렬의 대열에 들어선다.




이곳은


[산]이 매개체가 되어


찾는 이들이


양보하는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는


협곡이기에


우리 서로가 만남과 동시에 어긋나지만


때로는


기다림의 미학을 일깨워 주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 가득한 신선대


사람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는


차라리 산울림을 한다고 해야 할까...




신선대를 내려와 주봉을 우회하여


등로를 이탈하여 쉴 곳을 찾아


돗자리까지 깔고 누워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자연의 소리 춘풍을 맞이하면서


가없는 하늘만 응시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오늘도 이렇게 산과의 만남은


영원한 자연 앞에서는


어쩌면  찰나에 불과하지 않을까..






짐을 챙겨 바위를 더듬어 볼 생각에


뜀바위를 올랐다가 조심스레 내려와 보고...




오봉으로 가는 길과 우이암 갈림길에서


칼바위 건너편 바위로 잠시 올라서


칼바위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내려와 우이암으로 가기위해


나무계단으로 내림길 한다.




오봉과 우이암 자운봉 갈림길을 지나


우이암으로 가는 길에 바라보는 다섯 봉우리 오봉과 만장대쪽과


신선대 뜀바위 칼바위의 위용 또한 놓칠 수 없는


그 멋스러움이 장관이다.




앞에 보이는 북한산 백운대를 중심으로


양쪽 옆으로 뻗어 있는 능선들...


앞쪽의 상장능선?의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


그 앞으로 뻗어있는  오봉과 이여진 오봉 주능선...계속 연결된


지나 온 길의 만장대쪽의 우람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바위에 걸터앉아 살짜기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있어


이 모든 것을 담은 가슴은 한껏 부풀기만 하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길을 걸으며


우이암 못미쳐 도봉매표소(2920m)쪽으로 하산에 접어든다.




흙으로 된 편안한 길


아직은 삭막감마저 드는 나무들속에서


가끔은 노오란 산수유들이 피어있는 것을 보건만,


아직은 만개하지 않은 봄에 피는 꽃들...


아직도 햇살이 더 간지럽혀 주어야 활짝 필 듯 .....




흙먼지 일어나는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가


거북샘으로 가는 길의 갈림길을 지나고


용어천교를 지나면서는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계곡으로 내려가서 발을 담구고


바지에 묻은 흙먼지도 털어내고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셔보는 여유를 즐기면서


이 또한 가슴 가득 기쁨을 느끼는 산행의 여운은


분명 내 삶의 다른 활력소가 될 것이다.






.도봉산 -


. 회룡역- 회룡매표소(9시40분)-사패능선(10시35분)-포대능선(12시)


   Y계곡(12시10분부터 25분 걸려서 통과) - 신선대 -주봉우회 - 뜀바위


   - 우이암 능선길 - 용어천교 - 도봉매표소 (3시20분)




.2004년 3월 27일 토요일.


 















▣ 김현호 - 가장 편안함! 글속에서 그 편안함을 느낄수 있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 산초스 - 여유롭고 편안한 산행을 함께하는 느낌입니다. 숨은벽같은 긴장감도 덜하면서 산행의 묘미를 만끽하며 봄을 즐기셨습니다.
▣ 삼포친구 - 진정한 산꾼이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 최윤정 - * 김현호님` 산에서 언제 한 번 뵈어야 맛나는 커피 한 잔 따라 드리지요...한국의 산하에 유포된 사진으로서는 제가 알아 볼 수가 없어서리...항상 좋은 산행되시기 바래요^^* // ... * 산초스님 반갑습니다. 혼자 하는 산행이기에 여유롭죠..세상사 일은 잠시 접고서 산행하는 시간만큼은 오로지 산과 교감 할 수 있니까요. 요즘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라서 더욱더 좋은지 모르겠어요. 일행의 팀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때로는 혼자 하는 산행도 참 좋더만요. 좋은 분들과 늘 안전과 기쁨 넘치는 산행 되시기 바랍니다..^^* // * 삼포친구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산꾼이라뇨 언감생심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서울근교만 맴도는 풋내기에 불과합니다. 발걸음하여 주셔 감사드리고요 님도 항상 좋은 산행 되시길 바래요..^^*
▣ 산하 팬 - 글자 크기도 좋고 글도 좋고 느낌도 좋고...이런 산행기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감사합니다.
▣ 황연숙 - 우연히 님의 북한산 산행기를 읽고부터 너무 편하고 여유로운 산행 스타일과 산행기에 저절로 님의 팬이 되었읍니다. 고맙습니다.
▣ 최윤정 - 답글을 쓸려면 가끔은 비번이 틀리다고 나오네요.. ** 산하팬님 안녕하세요. 부족함이 많은 저한테 과분한 말씀을 남겨주셨군요.. 님 또한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랍니다.^^ ** 황연숙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좀 빠르지 못해요. 그러다보니 산에 가면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마음에 담는 시간은 많아지거든요. 특히 여름에는 바위에서 많이 머물기도 하며, 산악회따라서 지방산행 한 번씩 갈때면 자주 못가는 형편이라서 주어진 시간을 거의 채워서 하산하기도 하고요.. 발걸음 하여주셔 감사드리고요 님도 언제나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래요.^^
▣ 초행 - 회룡사 지나고 사패능선지날때가지 느낌이 어쩜 저랑 똑같으신지...6시 반정도에 회룡역에서 올라가는데 정말 호젓하더군요 한마리 다람쥐도 어찌나 반갑던지 ^^ 한편의 시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