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시 : 2012년 2월 5일 09시 34분 - 20시 48분

산행   구간 : 유학산 팥재에서 가산 여릿재

산행   거리 : 29km 

총소요시간 : 11시간 14분

   평균이동속도 : 시간당 약 2.6km

산   행   자 : 나홀로..

주요 구간별 산행 시간:

 팥재주차장(09:34)- 도봉사(09:46)- 유학정(10:21)- 다부동 전적기념관(12:21)- 황학산(14:36)- 백운산(15:16)- 현대공원(16:11)- 소야고개(17:00)- 오계산(18:24)- 가산산성 서문(19:42)- 가산바위(19:54)- 여릿재(20:48)

 

 

작은 아이가 내일 모레 군엘 간단다.

큰 아이와 달리 은근히 걱정이 많이 된다.

살아온 환경과 성격들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며 잘 적응하는 것도 걱정이 되거니와, 틀에 박힌 생활과 훈련들을 잘 견뎌낼 지도 우려되고..

정호야!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거들랑 더 나빠질 수 있음에도, 여기에 머무름에 안도하거라.

나라를 지키려다 죽어간 선배들도 있었음을 기억하거라.

매 순간 순간 존재함에 감사하며 생활하거라.

2년여의 복무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늠름하게 변해 있을 너를 상상해본다.

그때 소주 한잔 하자꾸나..

 

 

 

 

 

 

 

유학산 밑 팥재 주차장

오늘 산행은 이곳 팥재에서 6.25 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다부동 인근 산들을 걷는다.

이 유학산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투를 가장 치열하게 치룬 곳이다.

8~9월의 폭염 아래 수십여차례나 피의 탈환전이 이곳 유학산 자락에서 벌어져 피아간에 수만명을 헤아리는 젊고 고귀한 생명들의 희생을 가져왔고, 저 멀리 908호선 도로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함께 조국수호 최후의 보루지였다.

 

한가하여 보이는 임도길을 따라..

 

벌써 쉰질바위와 도봉사가 보인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도봉사를 가로질러 유학정으로..

 

이 계단길을 따라..

 

가까이 유학정이 보인다.

 

이 유학정이 있는 곳이 839고지이다.

상세한 안내문이..

 

날이 청명하다.

멀리 가야산이..

 

다부리로..

 

팔공산 비로봉과 레이다 기지가 손에 잡힐듯이 보이네.

 

가까이 황학산, 백운산, 매화산이..

 

도덕산, 응해산.. 그 뒤로 환성산도..

 

앞에 보이는 마을이 다부리이다.

6.25전쟁의 격전지.

인근의 모든 지역이 전쟁터였다.

 

이 표지판이 있는 곳이 837고지

 

674고지와 표지판

 

 

 

인근의 산들이 온통 파헤쳐져 있다.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이다.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죽은 이의 입장이 되어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ㅠ

 

 

이제 다부리로 내려서 앞에 보이는 고속도로를 지나 황학산으로..

 

유학산 등산로 시발점이자 종착점..

바로 앞이 다부동 전쟁기념관 주차장

 

다부동 전적 기념관

 

안내문

 

 

6.25전쟁 중 사용한 무기들..

가슴이 아프다.

왜 같은 민족끼리 이런 일들이..ㅠ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에게 묵념합니다.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정말 행복하게 사소서"

 

 

다부 요금소

이 요금소를 건너 앞에 보이는 산으로..

 

아무도 가지 않는 길에 멧돼지 발자국만이.

 

발도장을 찍으며..

 

앞에 황학산이 보인다.

 

황학산

 

황학산에서 보는 유학산.

 

황학산 옆 소학산

유학, 황학, 소학..

이름만으로는 학들이 한가로이 지낼 것 같은 이미지인데..ㅠ

 

백운산 밑에 위치한 한국예술대학교

 

전면에 보이는 산이 백운산

 

여기 저기 유해발굴지가..ㅠ

 

백운산

 

백운산에서 실미덤을 거쳐 현대공원으로..

앞에 보이는 산 8부능선의 정자를 목표로 간다.

현대공원 관리소 쪽으로 진행하면 전부 사유지라 철조망들이 겹겹히 쳐져 있어, 산으로의 진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속해 있는 지역산악회의 시그널도 보이고..

 

소야고개

이 고개를 중심으로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가.

백운산에서 이 소야고개까지 오는 길에 얼마나 많은 유해발굴지가 있던지..ㅠ

 

배가 고파 소야고개에 위치한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한다.

선지국이 참 맛나다.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신선한 바람을 느끼고, 맛있는 음식도 음미하고, 가족들의 염려로..

이곳 전쟁터에서 산화한 모든 영령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이..ㅠ

 

해주 최씨 세장지를 지나..

 

저 무덤들을 지나..

 

어라!

감마로드 시그널이..

 

하늘엔 음력 14일 보름달이 길을 비춰주고..

야간산행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다. 나홀로 꾼이 되어 오늘 한마리 짐승이 되어..

 

오계산

소야고개에서 가산산성에 이르는 길에도 온통 유해발굴지이다.

아마 유학산 전선을 뚫은 인민군들이 소야고개를 지나 가산산성으로, 그리고 여릿재로 진격을 하는 중에 피아 간에 엄청난 전투가 벌어졌는 것 같다.

 

가산산성이 시커멓게 객을 반기네.

 

 

가산산성 서문

서문을 지나 가산바위로..

 

 

전번 주에 다녀 간 가산바위 앞에 다시 섰다.

 

가산바위에서 보는 대구 야경

 

가산바위

인민군들도 이곳에 올랐을까?

 

여릿재로..

눈이 새로 내렸는지 길이 미끄럽다.

 

여릿재 지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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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평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

지난날 쓰라린 상혼이 점차 잊혀져 가는 유학산과 황학산, 백운산, 가산 여릿재 그리고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한국전쟁의 비극을 상기시키는 산길을 따라 나홀로 유유자적 걸어 본 하루 였다.

옛 호국영령들의 피와 땀과 고통과 죽음의 댓가로 내가 존재하는 게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너무 아리다.

여릿재에서 유학산 산길은  안보현장의 탐사 기회와 호국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한다면 얼마나 좋을 까?

 

산님들의 안산과 즐산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