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의 2004년 혹한기 백두산 여정-4

+++ 여정 +++

혹한기 백두산과 연길 그리고 훈춘여행

여정코스:속초항-러시아,자루비노항-중국,훈춘-권하대교-안중근의사,유적지-도문-연길-이도백하-백두산천지-백두산장백폭포-
일송정-연길-중국,훈춘-러시아,자루비노항-속초항

날짜:2004년2월23-29일 (6박7일)

인원:17명
김홍규,서점숙,유한웅,권태주,하종국,서안종,서영종,서정종,정규찬,김종식,이태옥,김영구,임광현,임덕진,김희숙,장현우,김종국.

2004년2월26일
날씨:눈


= 혹한기 백두산등반 =

오전5시15분
백두산천지의 산장안이 소란스럽다.
(예전에는 중국에서 관리하는 백두산 기상관측소 였으나 지금은 산장으로 개조해 사용중이라한다.)

예나, 지금이나 새벽잠이 많은나는 냄새나는 모포안에서 꼼지락거린다.
그래도 나보다 더 늦게 일어난 친구도있다. 임덕진이다.


= 동계 백두산천지-1 =

이곳 산장 방안에서 천지까지 걸어가면 약 10분정도의 거리이다.
동료들은 모두일어나 모포를 개고 준비들을 하고있는데 일어나기가 싫다.

어제밤 늦게 산장관리인들의 끈질긴상혼이 잠시 떠올라 웃음이나온다.
(전혀 무관심 해야지, 조금만 관심을 보이면, 찰거머리라고 해야하나?)

백두산천지의 날씨는 어떨까?
과연!
그런데 일찍 일어나 천지주변까지 갔다온 동료들의 이야기는 최악의날씨를 보이고 있다고한다. 지금 현재 기온은 영하50도!


= 동계 백두산천지-2 =

온도계는 영하40도를 넘고있고 눈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50도 이상이라고 한다. 왠지 걱정이 앞선다.

오전7시10분
우리는 둘러앉아서 컵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

오전7시40분
산장문을 열고 나서는데 장난이 아니다. 나설수가없다. 악천후로 인해 다시 대기한다.
차갑지않은 방바닥에 누워있으면서 대화도 나눈다.

그래도 이제껏 산에 늘 다니던분들은 준비가 잘되어있지만 부산에서 오신 김홍규,서점숙부부는 무언가가 부실하게 보인다.
괞찮을까?

오전8시50분
산장밖의 눈보라가 약간 주춤해졌다. 그렇다고 계속 방안에서만 머물수가 없다.
이젠 출발한다. 완전무장한 산꾼들이간다.


= 휘몰아치는 체감온도는 영하50도 =

거센눈보라에 눈을 뜰수가없다.
동료들의 속눈섭에 고드름이 생긴다.
안경을 쓰고있는 친구들은 렌즈에 성애가 끼어 앞을 분간못하겠다고 한다.
(렌즈자체가 얼었으니??) 대책이안선다. 안경을 쓰지않은 친구가 길안내를 할 수밖에...

김영구선배님도 길을 못잡아... 장현우씨가 함께 진행을한다.


= 동계 백두산-1 =

백두산천지에 섰다.
뿌우연날씨와 눈보라! 그렇지만 간간히 백두산천지는 보인다. 푸르고 청명한호수가 아닌 호수위의 하얀 눈가루가 덥혀있다.
(천지는 얼어있고 눈이 계속적으로 내리고있으니 다른 동료들은 안보일수도 있겠다.)

백두산천지의 표시석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 애를 써본다.
백두산 눈보라! 대단하게도 불어댄다.

이제껏
해외트레킹중에 이렇게까지 악천후는 만나지 않았었는데... 기가막힌다.
그러나 하얀눈의 세계는 최고인 하루였다.


= 동계 백두산-2 =

서안종,영종,정종 3형제의 모습은 흡사 최고의 히말라얀 알피니스트로 변해있고,
유한웅,권태주,정규찬님도 하얀눈가루를 뒤집어쓰고 있어 누가누군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번팀의 젊은동료인 이태옥,김종식씨는 햐!!! 대단하다! 하면서...
덕진이아빠 부자는 말없이 눈속을 뚫고 있다.


= 흑풍구 앞에서 =

흑풍구앞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하려 했으나 도저히 머뭇거릴수가없다.
자켓이 딱딱하게 얼어붙고 있으니...
간단하게 기념사진만 남기고 움직인다. (그래도 사진이라도 남겼으니 다행이다.)

삭도부근까지 진행을해서 하산길에 드는데 적설량이 엄청나다.
백두산천지에서 이곳까지는 능선안부를 진행했기에 바람이 불어 눈의깊이는 별의미없이 움직였으나 하산길은 그게 아니다.


= 눈속에서 헤엄치듯이 =

물속에 퐁당 빠지는것처럼,,, 해석해야하나!!
허리이상 빠지는 엄청난 눈속에 푹푹 빠져가면서 진행을 하려니 더디지만 내리막길이어서...
앞을 쳐다보니 김철군이 지쳤나보다. 이태옥씨가 앞장을 서며 러셀을 하고...
이어서 김종식씨도 러셀을 해나가지만,,,


= 눈도 뜨지못하는 이태옥,김종식님 =

백두산산문 까지 거의 내려올 무렵 잠깐씩 눈발이 멎기도한다.
주변의 침엽수는 눈과 어우러져 멋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장백폭포로 올라가는 도로에 도착했다.
이젠 지겨운것일까? 숙소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온다. 조그만 더 움직이세요. 했다.

12시20분
대우호텔에 도착했다. 방배정과 잠시의 휴식을 취한후,

오후1시10분
호텔내에서 점심식사를 마친다.
동료들의 얼굴에 동상의 기운이 얼뜻 보이기도하는데,,, 어느사이에 나도 동상이..

= 성인키를 넘는 적설량 =

오후2시20분
날씨는 흐려지고 간간히 눈발이 날린다.
장백폭포로 올라가는데 동료들 몇몇은 숙소에서 쉬기로하고, 오후트레일이 시작된다.

주변의 매점과 WC등은 거의 지붕까지 눈에 파묻혀있다.
장백폭포입구에 있는 노천온천의 계란파는곳에 사람이 보이고, 매표소에만 사람이 보인다.

매표소에서 다리를건너 철계단방향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모두 눈으로 덥혀있어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장백폭포 로 가야할 길로 가지를 못하고,
곧바로 매표소에서 장백폭포 방향으로 반듯하게 올라간다.
보이는것이라곤, 눈! 눈! 눈밖에 없다. 아니다. 우리친구들의 모습도 있다.


= 대우호텔 앞에서 =

장백폭포 올라가는 초소와 계단에 도착했는데 이곳또한 초소의 지붕만이 남아있다.
이태옥씨의 장백폭포를 보고난후에 하는말이 하계에 다시한번 봤으면 한다고했다.
매서운겨울의 장백폭포!
고드름과 사이,사이에 흘러내리는 폭포수!
정말 멋지다. 이 한마디밖에 할수없는 것에 안타까울뿐이다.

우리는 눈속에 갇혀있으면서도 즐겁기만하다.
오늘저녁부터 동상에 시달릴줄을 모르고,,, (하긴 아직까지도 감각이 없었으니 할말은없다.)

장백폭포를 돌아나온다.
늦은오후시간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할무렵,
하얀 눈세계 에서의 백두산주변이 가슴깊이 회한으로 다가온다.

오후4시35분
대우호텔에 귀환했다.
이태옥씨가 하얼빈맥주를 사온다. 바로 이맛이 백두산맥주인가? (이태옥씨 잘마셨어요.)
김영구선배님도 딱 한잔의 술이 맛있다고한다. 물론 김희숙여사님이야 꿀맛이라고,,,
시간이 훌쩍 지나고 있다.

오후6시
대우호텔내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는 백두산만찬이라고 해서 공동경비의 공금을 사용한다.
고량주와 맥주의 알코올에 빠져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하얀 백두산의 밤은 깊어만간다.

오후9시20분
오늘의 백두산하루는 하루종일 눈길의연속 이었다.
눈보라와 적설량, 그리고 사람들의 사랑이 보이는 혹독한 백두산이었다.

깜박 잠이들었나! 새벽이다.
백두산의 새벽!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