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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매화마을 산능선에서 바라본 풍경, 매화가 만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쫓비산<매화(梅花)구경 가는 길목의 금비(金雨)>원망이냐! 환영이냐!!
2022026026호           2022-03-13()

자리한 곳 : 전남 광양시
지나온 길 : 관동마을-섬진강자전거길-매화마을-꽃대궐-290m고지-수월정-섬진매화로-신원리(섬진교300m전방)-수월정-매화마을
거리및시간: 6시간 52(07:44~14:36)       보행거리  11,8km       보행수(步行數)  :  21,872
함께한 이 : E-산악회원    :  14
산행 날씨 : 비 종일토록 오락가락 <해 뜸 06:48     해 18:37     /    ‘최저 11,     최고 16>

사군자(四君子)중 으뜸인 매화(梅花)구경 가는 길목 단비(金雨)
마음먹고 장기계획으로 3월 중순 사군자(매화·난초·국화·대나무)중 으뜸인 매화꽃구경을 야심차게 계획했는데 주초부터 주간날씨예보는 주말 비를 예보해도 무덤덤했다. 주후만 예보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남해안엔 천둥번개를 동반해 요란하게 비가 오겠다는 예보와 강원, 경북도 산불소식에 무거운 마음인데 주말저녁 보도를 통해 비 소식을 접하는 마음은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역대급 겨울가뭄으로 각지에 기상특보(건조 경, 주의보)발령에도 전국곳곳에 산불이 발생했고, 강풍을 타고 확산하는 산불을 막기 위해 산불진화헬기 수십 대와 산불진화대원 수천 명을 투입해 진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불길을 잡지 못해 특수군부대까지 동원했는데도 불길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주말 예보된 비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소식에 우울할 따름이다.

손익분기점(損益分岐點)에 크게 못 미치는 적자에도 약속을 지킨 뚝심
기본비용에 크게 미치지 못한데다 날씨까지도 어긋난 현실이라 경제논리로 따지자면 취소가 당연한 상황이라 걱정이 앞서 비상조치가 내려지지나 않을까? 주의 깊게 살폈으나 예상을 넘어서 상당한 적자를 감수하면 까지도 약속을 지켜낸 다음매일 산악회의 뚝심에 경의(敬意)부터 표해야 순서일 듯하다. 일요일 새벽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밤새내린 비에 젖은 아스팔트가가 깨끗하고 한산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무심(無心)으로 판초우의, 우산(3단)을 챙겨 배낭을 꾸려 현관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는 않음 날씨 보다는 우등버스(28인승)에 신청자가 절반에도 못 미친 겨우 13명 예약이란 현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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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촉촉하게 젖은 경작지가 인상적이다, 2,000여개의 장독대가 장관이다-

농민에게 봄비란 삶의 모든 것이며 생명수 그 자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초중학교까지 부모님슬하에서 자라는 동안 농번기에 미약한 고사리 손으로 어설프게나마 미력이나마 미력을 보댔던 촌놈의 눈으로는 느낀 봄비(춘우)란? 농부에겐 밥줄이고 쌀이며, 삶의 모든 것임을 알기에 이맘때, 더군다나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봄비를 나는 감히 그냥라고 부를 수 없어 금비(金雨)라고 말한다. 봄이면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 미세먼지가 좀처럼 거치지 않고 있는 마당에 하늘에서 내려주신 봄비인데 농민이 아니고 도시에서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찌 금비(金雨)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겠는가? 목적지인 쫓비산행과 매화마을(관동마을-갈미봉-쫒비산-섬진강매화마을-대형주차장)은, 지금으로부터 15년전 호남정맥(2007.11.29.)종주 후 처음 찾은 산행지라 조금은 설레는 기분으로 지도정치에 몰두해 준비했지만, 우중산행이 내키지 않아 단호한 마음으로 산행을 접고 섬진강자전거길 걷기로 코스를 변경한다. 계획하고도 접은 쫓비산은 백운산군에 속한 무명봉이었으나 언제부턴가 매화마을에 3월 중순이면 매화가 만개하며 축제가 열리면서, 매화여행만으론 부족함을 가볍게 쫓비산행과 매화여행을 한몫에 묶어 즐기는 사람들에 의해 매화산행이라는 신조어(新造語)를 만들어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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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매화꽃과 주막 풍경에 전설이 숨어 있을 것이란 느낌이 든다-

쫓비산  전남 광양시 다압면 에 자리한 높이 537m산이다.
쫓비산은 광양 매화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으로, 호남정맥 백운산에서 갈래 쳐진 산이며 섬진강을 끼고 앉은 산이다. 호남정맥이 끝나는 백운산 동편 산줄기에 솟은 것이 갈미봉 쫓비산 자락으로 평소에는 일반적으로 찾지 않는 산 이지만 섬진강 매화마을의 매화가 만개하면 멀리서 매화 여행만으로는 아쉬움이 있는 산꾼들이 산행도하고 매화도 즐기는 매화산행 코스이다.
섬진강 섬진교를 사이에 두고 하동과 광양으로 갈라지는데 섬진교 주변 마을과 마을 뒤편은 대부분 매화를 가꾸고 있다, 3월 중순 매화개화시기에 매화축제가 열린다. 섬진교에서 섬진포구에 이르는 다압면은 매화로 유명하다. 이중에서 청매실농원이 있는 매화마을이 유명하다.                 -한국의 산하-

습기에 약한 카메라를 사용하며 신경 쓰기보다는 방법을 바꾸기로 한다.
비오는 날 산행에 나서자면 오래전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는 카메라 이야기다.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N사제품 카메라는 습기에 취약한 전자제품이라 습한 날이면 더더욱 조심해서 사용했었으나 비내리던 어느날 산행중에 갑자기 작동이 멈춰버려 난감했었고, AS 진단에 따르면 회로가 습기에 녹아내렸다는 결론을 내렸고, 수리기간 10일과 보증수리 기간이 지나 거금의 수리비를 지불했던 기억 때문에 비오는 날에는 가능하면 카메라 사용을 자제했고 촬영이 필요할 때에도 사용할까말까 노심초사(勞心焦思)했었는데, 오늘은 스마트폰으로 대신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카메라를 비닐로 꼼꼼하게 포장해 버스 선반에 안전하게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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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섬진강 맑은 날이나 설경도 아름답지만 비오고 흐린 풍경이 더욱 정겹다-

섬진강자전거길  :  섬진강댐에서 배알도 수변공원까지 8개 인증센터를 통과하는 154km의 대장정 코스다. 남도대교를 출발해 매화마을을 거쳐 배알도 근린공원에 이르는 광양 구간은 향기로운 매화가 장관을 이루며 라이더들을 들뜨게 한다. 지친 일상을 벗어나 질주를 꿈꾸던 라이더들도 아름다움에 끌려 저절로 속도를 늦추게 되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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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관동마을 연혁,  꽃비산 입구에서 만난 비구름 풍경-

관동마을에서 비구름 속에 숨은 쫓비산은 눈으로만 감상하고 섬진강변을 따른다.
금비(金雨)에 촉촉하게 젖은 섬진강변에 자리한 서정적인 광양매화마을은 말 그대로 지금 막 피어나고 있으므로, 너무도 싱그러운 꽃들이 아름다움을 키재기하는 꽃 대궐의 풋풋한 풍경을 욕심껏 감상하며, 걷다 보니 매화 밭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쫓비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능선(해발290m)에서 올라서, 바라본 쫓비산은 아직도 구름 속에 깊숙이 숨어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섬진강을 바라보다 잠시 내고향(하의도) 바다 분위기와 흡사해 향수에 젖어 감상주의(感傷主義)에 순간적으로 빠졌던가 보다. 주책없이 생존을 위해 경주하듯 다이내믹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나온 과거사를 돌아보고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이제야 겨우 주어진 시간의 반을 사용했을 뿐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쫓비산을 찍을까? 섬진강을 따를까? 잠시 고민하다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정하고 매화마을로 하산해, 섬진강자전거길 대크에 내려서 수월공원을 경유해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따르며 사색에 젖어 걷다가 섬진교 300m에서 발길을 돌려 매화마을로 향한다.
img.jpg-매화마을 주차장의 비에 젖은 홍매화는 화사하기만 하다-

매화마을  :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령사로 차가운 추위에도 꿋꿋하게 피는 세한삼우로 일컬으며 결기 있는 선비의 상징으로 비유되곤 한다. 2월부터 홍매가 피며 청매와 백매의 본격적인 개화는 3월 중순경 섬진강 550리 물길 따라 천천히 북상하며, 봄이 왔음을 처음 알리는 축제가 열리는 다압면 일대는 이맘때면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찾는다. 그 중심에 홍쌍리라는 여인이 50여년 손을 호미삼아 일구어낸 청매실농원이 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한그루 한 그루 심은 것이 10만평이 되었고 이제는 사방 30리길 산비탈이나 마을담장에도 매화나무 한 두 그루 이상 흔하게 보인다. 쫓비산은 탐매를 위한 봄나들이 산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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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사군자 중에서도 으뜸인 매화가 화사하게 개화를 시작했다-

사군자(四君子 :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네 가지의 식물을 일컫는 개념이다. 각 한자를 따서 매란국죽(梅蘭菊竹)이라고도 부른다. 많은 꽃과 여러 식물들 중에 이들을 선택해서 학식과 인품, 덕이 높은 사람에 비유하여 '군자'라 불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네 가지 식물들의 아름다움을 높이 산 까닭도 있지만, 각각 높은 기상과 품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군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었던 유교사회에서는 어떠한 고난과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사군자가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즉 사군자를 통해 변함없는 신념과 굽히지 않는 마음을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고아하고 탈속한 경지를 추구하고자 했기에, 많은 시조와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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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jpg-지날 때는 비가 그쳤는데 돌아올 때는 비를 피했던 수월정 풍경-

섬진강자전거길을 바라는 재충전의 기회
선입견으론 비오는 날 산행하면 지저분하거나 불편함뿐이라 결론짓기 쉽지만 잠시만 생각해 보면 잘못된 생각임을 알게 된다. 동전의 양면처럼 비 때문에 불편함도 분명 있으나 반드시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우중산행 하려면 옷이 젖고 산길이 미끄러워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깔끔하지 못해 찝찝하다. 하지만 날씨가 화창하고 맑은 날이면 산행하기엔 편한반면 주차장에 가득한 차량들은 물론 호수처럼 몰려드는 상춘객으로 몸살을 알았을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는데 오늘은 고마운 단비 덕분에 덜 복잡한가운데 운치 있는 꽃대궐을 여유롭고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며 행운인가? 오늘은 비(金雨) 핑계로 육신을 필요이상 힘들게 보존하며 평지나 다름없는 섬진강변을 걸으며 바닥을 드러낸 육신의 휴식으로 심신의 피로를 풀었고 명상을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은 유익하고도 알찬 하루였노라 자평한다.           --.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라 만족도가 조금 떨어짐을 죄송그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 찾아서 ~

2022-03-1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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