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04년 5월 23일 (일)


▣ 산행지 : 북한산 숨은벽릿지


▣ 산행인원 : 산너울외 3명


▣ 산행코스 및 시간 : 총 5시간 10분 (휴식 및 점심시간 포함)


 효자비(08:30) - 숨은벽 전망대(10:35) - 대슬랩(11:15) - 2차슬랩(11:30) - 콧잔등바위(11:55) - 숨은벽 정상(12:25) - 점심식사(13:00) - 도선사(13:50)


▣ 숨은벽은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에 북서쪽으로 뻗어있는 암벽으로 서울 방향에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숨은벽이라 부르며, 수직절벽위로 첨탑과 같이 솟아있는 암릉길의 등반 묘미가 매우 뛰어난 곳입니다.


▣ 5월중 가평지역 산행(운악,명지,호명산)을 마치고 오늘은 숨은벽릿지 등반을 계획한 후 얼마전 북한산 연가팀 skkim님의 산행기를 참고로 숨은벽 릿지 등반에 나서기로 합니다. 지난 4월 만경대릿지 등반 이후 북한산의 3대 릿지중 2번째 등반이며, 평소 여러 작은 암릉길을 다녀 보았지만 숨은벽을 기다리면서 다소의 긴장감과 설레임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 또한 이번 숨은벽 릿지등반 산행기는 저와 함께한 일행이 있지만 순수히 저의 등반 능력과 관점에서 느낀대로 작성하였으며, 경험과 준비가 부족했던 일부 일행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 산님들께 깊이 감사 드리며, 저역시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


▣ 효자비 ~ 숨은벽 전망대


주말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금요일 밤을 넘기며 기상이 변화하여 일요일에 맑은 하늘을 대하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오전 8시 구파발역에서 일행을 만나 효자비 입구에 하차한후 박태성묘를 지나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개천변을 지나니 움막같은 집이 나오고 곧이어 북한산 관리공단 직원 2명이 등산로에 서서 입장료를 받는데 공단측의 정성(?)이 대단합니다.


입장료를 내고 한참을 오르는데 아무래도 숨은벽으로 향하는 접근로가 아닌듯하여 하산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이곳은 원효봉으로 가는 등산로 이므로 길을 잘못들었다 합니다. 그래서 다시 하산하다가 그분이 알려주신 길로 진입로를 수정한후 지능선을 넘으니 밤골 계곡으로 연결됩니다.


※ 따라서 숨은벽전망대로 향하는 진입로는 다른 님들께서 올리신 산행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밤골계곡에서 능선길을 따라 30여분을 오르면 숨은벽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전망대 오르기 직전의 넓은 슬랩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과거에는 밧줄이 묶여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밧줄이 없어지고 볼트도 뽑혀있어서 오르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바위옆의 나무를 이용하고 아래서 발받침을 도와주면서 한명이 올라서고 먼저 오른 한명이 위에서 확보하는 방법으로 가능합니다. 물론 바위아래로 내려서서 돌아오르는 우회로가 있습니다.


▼ 박태성 묘



▼ 등상로 표지판을 따라 (여기서 길을 잘못 들은듯)



▼ 이런 곳도 지나는데...



▼ 계곡



▼ 한참을 올라가다가 다시 하산하여 이곳 좌측으로 능선넘어 밤골계곡길을 찾았습니다.



▼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로 숨은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숨은벽 가는길에 긴 슬랩(연습용으로..)



▼ 더욱 가까이 뚜렷한 모습을 보이고..



▼ 큰 바위 두개가..



▼ 전망대 직전의 슬랩바위 (오르기가 까다로와 위에서 도와 줘야 합니다)



▼ 전망대를 향하여 슬랩바위를 올라서시는 산님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숨은벽



▣ 전망대 ~ 대슬랩


전망대에서 대슬랩까지의 등산로는 그다지 어려운 구간없이 암릉길을 따르게 되는데 눈앞에 점차 크게 다가오는 대슬랩의 모습이 참으로 장하고, 첨탑같은 수직 바위의 미학이 극치를 이루는듯 아름답기만 합니다. 고개를 돌려 좌측을 바라보면 상장능선 너머로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와 오봉이 이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대슬랩이 높고 넓은 전체의 모습을 자랑하고 이미 많은 분들이 등반중에 계십니다. 요즘 릿지등반이 확대 보편화 되면서 이곳도 정체현상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대슬랩 아래 대기장소에 도착하니 조금전부터 잔뜩 구름이 많아지더니 바람까지 강하게 불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대슬랩을 오르기로 마음먹고 힘차게 첫발을 내딛고 앞으로(위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경사는 가파르지만 생각보다 미끄러움이 없이 바위 사면에 살짝 손을 대면서 슬랩 정상부까지 한숨에 올라서는데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이 슬랩등반에만 정신을 집중하여 정상부까지 오른후 마지막 부분은 좌측의 크랙처럼 골이파인 바위턱을 밟고 마무리합니다.


경사가 심하고 높은 슬랩은 많은 분들께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게 마련입니다. 슬랩을 오를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며, 보폭을 너무 넓게 내 딛으면 마찰력이 감소하고 몸의 중심을 잃을 우려가 있으므로 약간 짧은 보폭으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손바닥으로 바위면을 살며시 짚어주면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대슬랩 상단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까마득하게 빨래판을 세워놓은듯 하고 멀리 전망대에서 부터 지나온 암릉길이 눈에 들어오는데, 아래는 슬랩등반 준비하시는분 또는 구경하시는분 산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 상장능선 너머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와 오봉이 보이고..



▼ 오른편으로 수락산의 모습도 보입니다.



▼ 숨은벽에 점점 다가서는..



▼ 숨은벽 대슬랩



▼ 사진한장 찍고 힘차게 치고 오릅니다.



▼ 아래를 바라보고 한장. 자일이 내려지기도 하고..



▼ 지나온 암릉



▼ 오봉과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가 더욱 멋진 자태를 뽐내고..



▣ 2차슬랩 ~ 정상


대슬랩을 오른후 바로 이어지는 2차슬랩은 약 20여 미터로 슬랩 가운데 부분은 약간 오목하게 파여있고 슬랩 왼편으로는 둥그스러운 둔덕처럼 휘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오목하게 파인 루트로 미리 확보해 놓은 자일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오르지만 경험이 많은 분들은 왼편의 둔덕같은 루트로 오르기도 하는데 균형감각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2차 슬랩은 크게 어려운 구간이 없어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했지만 마지막 콧잔등 바위 루트가 가장 까다롭다고 평가합니다. 우선 첫걸음부터 기존의 슬랩과 같은 생각으로 발을 밟으면 미끄러지기가 쉽상입니다. 


콧잔등 바위 루트의 첫마디부터 다소 미끄럽지만 발바닥 앞부분과 지면을 많이 접하고 몸의 균형을 잡으면 쉽게 올라설 수 있습니다. 첫마디를 지나면 가장 난코스인 콧잔등바위 상단부에 올라서는데 자일 확보가 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좌측편 거칠한 부위에 오른발을 대고 왼발로 순발력있게 올라서는게 요령인듯 합니다.


콧잔등 바위를 마치면 만나는 테라스 같은 바위에서는 몸을 뒤로돌아 테라스 바위위에 크렉같은 손잡이를 잡고 다리를 밑으로 내려서 아래부분에 돌출한 바위를 딛으면 쉽게 마무리 됩니다.


이후 정상까지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대슬랩을 지나 정상까지 오르며 바라보는 설교벽과 상장능선, 멀리 도봉산, 수락산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정상에는 추모비 하나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산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유명을 달리하신분의 명복을 마음속 깊이 기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제는 외롭지 않겠지요.


▼ 2차 슬랩을 오르시는 산님들 (사진 우측의 둔덕으로 올라도 되는데 균형감각이 필요할듯)



▼ 2차 슬랩 상단부의 둥근바위 (산님들이 참 많았습니다)



▼ 인수봉에서 뻗어내린 설교벽의 멋진모습



▼ 콧잔등 바위 (하얀모자 쓰신 님이 서계신곳에서 왼발을 위로 딛고 오르는것이 정석이라 합니다)



▼ 콧잔등 바위를 올라 뒤돌아 보니..참으로 많이 계십니다



▼ 콧잔등바위를 올라 테라스 바위를 내려서는 요령



▼ 숨은벽 정상이 가까이 보입니다.



▼ 설교벽과 그 뒤로 수락산의 모습



▼ 정상의 추모비



▣ 정상주변 ~ 하산


숨은벽정상에 도착하여 여러 일행들 안도의 큰숨 몰아쉬고 잠시 주위의 모습을 둘러본후 V자 안부를 거쳐 하산길에 점심식사를 아주 맛있게 합니다.


점심식사후 하산길의 백운산장부터는 그야말로 장사진을 방불케 합니다. 화창한 휴일을 맞아 형형색색 다양한 복장과 모습으로 열심히들 산행을 즐기십니다. 인수산장을 거쳐 도선사에 도착하니 아직도 산행을 시작하시는분 많으시고 도선사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우이동으로 내려가시려는 분들이 길게 줄을 서 계십니다.


▶▶▶ 오늘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마무리한 숨은벽 릿지는 나름대로 아쉬움도 남고 반성도 됩니다. 그래도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었던건 산을 사랑하시고 사람을 사랑하시는 많은 산님들이 함께 하심이라 생각하며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주에는 푹신한 육산으로 철쭉산행 예정합니다. 한국의 산하 여러분들 건강하시고 안전한 산행 늘 이어지시기를 머리숙여 기원합니다.


▼ 백운대 슬랩과 왼쪽의 만경대


 


▼ 오봉 왼쪽 멀리 불곡산이 희미하게..



▼ 장흥 유원지 주변의 낮은 산줄기



▼ 점심후 디저트 (제가 산에서 제일 좋아하는 방울 토마토)



▼ 하산길의 파란하늘과 인수봉



▼ 인수대피소



▼ 하루재 쉼터



▼ 도선사 (부처님 오신날이 다가오니 버스에 꽃무니까지 예쁘게..)



 


 


 


 


 


 



▣ 자연 - 요즘 많이 피어 있는 정열의 꽃 장미는 유혹의 자태지만 가시가 많아 얼른 손 내밀기가 어렵듯.. 숨은벽 결코 범접을 허락치 않아 안전에 안전을 요하는 곳 , 무사히 다녀오심을 축하합니다..다시 한 번 숨은벽의 감동을 느껴 봅니다. 늘 좋은 산행 되시기 바랍니다.   ### 쉽게 마음 결정하기가 어려운 코스이긴 합니다. 안전에 유의하면서 마치고나니 성취감에 기분이 좋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성기 - 대단하신 큰일 해내셨습니다. 일반등산객도 숨은벽 갈수 있나요? 우회길로 해서...말입니다.보기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늘 안전산행 기원합니다.   ### 대슬랩 입구까지는 등산로 상태가 양호하니까 갈 수는 있는데 대슬랩 이후로는 우회길이 없겠지요. 님께서 올리신 산행기 항상 열심히 참고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san001 - 낄끔하게 잘 정리된 산행기가 보기 좋습니다. 수고 많으셨네요. 특히 테라스 바위를 내려오는 요령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좋은 사진입니다. 감사합니다. ### skkim님 san001님등 연가팀의 북한산 사랑과 산행모습에 항상 감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 산초스 - 이제는 숨어있기를 포기하고 들킨벽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만 워킹위주의 산님들은 반드시 전문가들의 도움과 자일이 필요한 곳 입니다. 멋진곳 좋은산행 사진 잘 봤습니다. ### 안녕하세요. 사업은 어떠신지요. 요즘 숨은벽이 더이상 숨어있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항상 안전산행이 우선임을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번 뵐 기회가 있을지... 건강하세요



▣ 김찬영 - 안타갑습니다.일요일날 염초봉까지갔다가 일행은 숨은벽으로 나는 염초봉에서 우측으로 가느라고 헤어져 숨은벽을 못갔는데 후회가 막심합니다. 님의 산행기를 보니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안산 하시기 바랍니다. ### 염초봉에서 우회하셨군요 님 산행기 읽어보고 대단하시다는 생각 했습니다. 그 먼거리 열정적으로 다니시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항상 즐산 이어가세요



▣ 수객 - 가지는 못하고 사진으로 대리만족합니다.수고했습니다. ### 그나저나 수객님 한번 뵈어야 하는데.. 기회를 만들어 보지요. 덕유 명산 무사히 다녀오심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사루비아 - 숨은벽은 넘오래전에 해봐서 사진을보는내내 가슴이 설래였습니다. 자주는 못해서 가끔한번쯤은 해볼만한 곳입니다. 가슴이 많이 떨리셨을 친구분 축하합니다. ### 치악산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제 개인적으로는 겨울 치악이 더 매력적입니다. 조만간 북한산 종주 한번 하시죠. 고맙습니다.


▣ 산꾼 - 숨은벽의 바위난이도는 첫번째 빨래판이 5.1, 콧잔등이 5.3이랍니다. 통상 5점대 이상의 바위는 항상 안전 확보한 후에 하도록 해야 됩니다. 요즘 숨은벽 자주들 오르시는데 항상 전문가와 같이 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