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종주기

 

일시 : 2004.5.16(일) 나혼자

◎산행기록 :  한계령매표소통과(04:20)⇒귀때기청봉 갈림길(05:55)⇒한계령 4.1km(07:00)⇒한계령 5.1km(07:30)⇒끝청(08:05)⇒중청대피소(08:35)⇒ 대청봉(09:45) ⇒다시 중청대피소(10:05)⇒소청(10:20)⇒희운각대피소(11:15)⇒무너미고개(11:30)⇒양폭산장(12:40)⇒귀면암(13:30)⇒잦은 바위골(13:45)⇒문수담(14:00)⇒비선대(14:30)⇒신흥사 일주문(15:15)


  

  원래 이번주 토요일(15일) 1박2일 일정으로 설악산 종주를 하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눈치보다 토요일 휴가를 내지 못해 하는 수없이 다음에 갈려고 마음을 정하고 퇴근 후 집에 있자니 설악산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집에 있는 것으로 대충 짐을 꾸리고 저녁 8시쯤 차를 가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동서가 강릉에 살고 있어 잠시 신세를 지기로 하고...(동생네 집에 간다니 집사람도 따라 나서네요)

  강릉에 밤12시 도착하여 잠시 눈을 붙이고 들머리인 한계령에 도착한 시간이 04:00 였습니다. 집사람과 처제도 한계령까지 같이 왔으니 나 때문에 여러 사람 고생시킵니다.

  제가 다녀온 코스를 시간대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04:20 한계령매표소통과⇒ 집사람과 처제 돌려보내고 한계령에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출발하니 아무도 보이지 않고 지루한 오르막이 1km가량 이어지는데 어느 분이 말했던가요!!!  저 역시 등산시작 한 시간 정도가 가장 힘든 시간입니다.

05:55 귀때기청봉 갈림길 ⇒ 초반 오르막길을 지나고 조금 평탄한길을 걷다가 내리막이 나오더니 조금을 다시 오르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지도를 보니 여기가 귀때기청봉과 서북능선으로 가는 길입니다.(한계령 2.3km, 끝청 4.2km,대청1.8km라는 표지판 있음)

07:00 한계령 4.1km, 중청대피소 3.6km

07:30 한계령 5.1km, 중청대피소 2.6km

08:05 끝청 ⇒ 여기까지 오는길에 주위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여뉘산과 다를 바 없으나 멀리 보이는 봉우리들이 한폭의 그림같이 솟아있어 여기가 설악산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08:35 중청대피소 ⇒ 오면서 간식을 먹지 않았더니 배가 고파 도착하자마자 아침 준비부터 시작했습니다. 즉석우거지국에 김치와 햇반을 넣은 잡탕밥과 소주 한팩을 처치하고 나니 세상 부러울것이 없네요.

09:45 대청봉 ⇒ 배낭은 대피소에 두고 카메라만 들고 대청봉에 올랐습니다. 멀리보이는 봉우리들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사진을 몇 컷 찍고 내려오면서 올라오는 분에게 공룡능선이 어느 것이냐고 물어보니 바로 앞쪽에 보이는 봉우리들이고 그리 힘들지는 않는데 시간이 많이(8시간 정도) 걸릴 것이니 잘 판단 해보시라 합니다. 오늘이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소문과는 달리 대청봉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군요.

10:05 다시 중청대피소

10:20 소청 ⇒ 갈림길이 있는 소청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한계령에서 올라오면서도 중청 도착 할 때까지 거의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소청에서 내려가면서도 간간이 올라오는 몇 사람만 눈에 뛸 뿐입니다.

  11시쯤 철계단을 내려오면서 보니 공룡능선을 넘어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이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대청에서 내려오다 만난 부부의 말로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는데!!! 공룡능선으로 갔을 경우 시간을 계산해보니 해질 무렵에나 소공원에 도착할 수 있는데…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같이 가려고 강릉에서 기다리고 있을 집사람(중학생인 아들도 같이 갔었음)을 생각하니 최대한 빨리 내려가는 것이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11:15 희운각대피소 ⇒ 여기에도 아무도 없습니다. 잠시 쉬자니 두 사람이 내려옵니다.

11:30 무너미고개 ⇒ 여기가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군요. 사정상 아쉽지만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조금을 내려오다 12시쯤 계곡으로 들어가 세수도하고 바위에 걸터앉아 음료수와 떡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12:40 양폭산장 ⇒ 산장이 아니고 음식점인 것 같습니다. 이 깊고 맑은 계곡에 막걸리,전, 기타 등등 이런 것을 파는 곳이 있다니…그냥 지나칩니다.

13:30 귀면암 ⇒ 귀신 얼굴 바위인가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말로만 듣던 천불동 계곡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공룡능선으로 못간 것이 아쉬웠었는데 이제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좌우로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몇 십 미터 아니 몇 백 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끝도 없는 바위들!!! 폭포, 문수담 같은 담수, 유리알 같이 투명하고 맑은물… 도저히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13:45 잦은 바위골

14:00 문수담

14:30 비선대 ⇒ 아이스케키 하나 사먹고… 막걸리 한사발 하고 싶은데 빨리 내려가야 하니까 목적지를 향해 또 걷습니다.

15:15 신흥사 일주문 ⇒ 신흥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소공원으로 내려오면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사실 무박 종주는 첨이라 내심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해내고 나니 다리는 뻐근하지만 나름대로 또 다른 자신감이 솟아납니다.

  소공원 주차장에서 집사람과 다시 만나 초당골 순두부집에서 점심인지 저녁인지 애매한 식사를 한 후 미시령을 넘어 국도를 타고 인천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10시 10분경이었습니다.

  이렇게 첨시도한 저의  설악산 무박종주 산행을 마감합니다.




▣ 포도사랑 - ★ 항상 안전한 산행을 바라는 님의 산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안전산행" 아무리 이야기 해도 지나침이 없는 단어입니다. 가끔가다 객기로 일을 치르고 나서는 항상 후회하지요...세상에 목숨은 하나뿐인데^^ 공릉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위험구간에는 우회로가 잘 되어 있구요...예전 공릉길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은 길을 잘 못들어서 가야-동 계곡이나 잦은 바위골로 떨어지는 조난 형태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부 표시목이 있어서 그럴 위험은 없습니다. 체력 안배와 시간 조절만 잘 한다면 무난히 산행하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비가 심하게 오거나 하면 과감히 포기하셔야 합니다.

### 경방기간 해제후 처음으로 공룡능선 넘으신 분이시군요. 가기전에 님의 산행기 읽고 갔기 때문에 가고싶었던 공룡능선인데 시간때문에 결국은 천불동계곡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천불동계곡도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운해 - 13시간에 걸친 대 장정길 축하 드립니다. 언네나 혼자서 하시는 산행길 안전에 주의 하시길 기원 합니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 입니다. 감사 합니다.

### 운해님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댁이 인천이신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쪽이신가요? 저는 동춘동에삽니다. 산경력이 일천하여 같이 산에가기는 어렵더라도 어디서 만나게되면 소주라도 한잔 같이 하고싶습니다.


▣ 김정길 - 홀로산행을 잘 하시는 김학준님이 좋아요. 함 만나고 싶고, 산행도 함께 해 봤으면 합니다. 제 전화번 아시죠?

### 선배님이시군요! 전 산행을 시작한것이 올해들어서 부터 입니다. 운동삼아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점점 산에 푹 빠져버리는 느낌입니다. 산행을 하고부터는 그 좋아하던 바둑도 거의 끊어버렸지요ㅎㅎㅎ  아직은 걸음도 느리고 산에 대해 아는것도 별로 없어 감히 연락을 못드리고 있습니다. 다음 산하 모임이 있으면 꼭 참석하여 뵙고 쉽습니다.

 


▣ 미시령 - 한계령에서 오르는 코스를 가끔 맘으로 엿보기만 하였는데, 무사히 완주하신 님이 부럽습니다. 난 강릉에 동서 하나 없으니... 귀가시에는 미시령을 넘으셨군요. 좋은 산행 이어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