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1,068m)산행후기


★참가자
도관방 회원 (20명)

★산행일
2004년,5월23일 일요일

★날씨
기상대 예보와는 달리
쾌청하고 약간은 더운 날씨..
하늘엔 뭉게구름이 피어나고....

★총 산행거리
10.9km

★시간대별
뚝섬유원지역 출발(08:35)-마일리국수당주차장(10:35)
우정고개(11:10)-노송암(11:50)-우정봉(12:15)
점심식사(13:20)-정상(13:30)-사진촬영30분간-정상출발(14:00)
우정고개(15:30)-국수당하산(16:00)-디푸리후 출발(17:10)
뚝섬유원지역도착(20:20)-마무리디푸리(21:30)-해산(21:40)

★특기
개별출발한 불곡산장님과
국수당 주차장에서 상봉.
멀리 강릉에서 올라와
소망능선으로 올라온
맑은공기님 일행 6명과 정상아래
철쭉꽃단지에서 감격의 상봉...


벅찬 원정 산행날
찬란한 오월의 태양이
강물 위에 부숴져 쏟아지는 화창한 날
우리 일행 18명은
2대의 승합차량에 분승하여
10시 35분 뚝섬 유원지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한결 푸르러진 녹음진 가로수를 제치며
두대의 승합차에 분승해서
나란히 이어 달리는 우리 일행은
강변도로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 덕소로 향한다.
비교적 소통이 원활한 주일 아침이다.
덕소를 지나 월문리를 거쳐 고개를 넘어 마석을 통과한다.
오랫만에 다시 와보는 수동계곡길..
왼편으로 축령산을 바라보며 경치 수려한 수동계곡을 거쳐
제법 높은 고개를 넘어 현리로 향한다.
게곡을 통과하는 순간
나는 야릇한 감정에 휩싸인다.
오래전,
15년은 실히 지났을 그 오래 전 어느 날
안개비가 내리던 이 길을
그니와 마지막으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작별을 앞에 둔 무거운 침묵속에
묵묵히 달리던 날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얄풋한 그리움이 잠시잠깐 스쳤다.
그것도 일순간
회원들의 요란한 떠듬 때문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현리로 들어선다.
수없이 천렵을 왔던 현리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우회전하여
마일리 초입의 개천을 건너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국수당을 향한다.
길 안내 표지판엔 마일리(연인산)이라고
병기해 두었다.
철쭉제는 끝났지만
가평군의 대대적인 홍보 탓에
몇대의 관광차와 승용차들이 수많은 등산객들을 토해낸다.
작은 국수당 입구의 주차장은 차량들로 만원이다.
우리는
하산 후 뒤푸리를 해주겠노라고 약속하고
주차장 위의 간이음식점 비슷한 개인 땅에 차량을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10시35분,
산판도로였던 듯한 너덜길은 군청측에서
위험표시를 해놓고 커다란 돌들을 쌓아
사람과 차량의 통행을 막아놓았다.
그 너덜길 옆으로 작은 등산로가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닦아져 있었다.
가파른 길이었다.
처음부터 진땀이 온몸을 적신다.
방금 전 관광버스에서 내린 한패거리 어느 산악회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산나물 채취에 여념이 없다.
단한번 휴식을 취하고
우리일행은 막바로 우정고개에 이르렀다.
산행시작하고 거의 40분 뒤의 일이었다.
깨끗한 산행길 안내표지판이 서 있다.
우리는 계획대로 가장 좌측길인
우정능선길을 택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한숨 몰아쉬며 힘겹게 오르고나서 한참을 편안히 걷다보면
또다른 깔딱길이 나타난다.
걸으면서도 힘쓰고 쉬고를 반복할 수 있어
산행이 그렇게 벅차진 않았다.
능선을 따라 나있는 등산로는
흡사 8m도로를 연상시키듯 잡목하나없는 넓은 초지로 덮힌
온사방이 탁트인 시원한 길이다.
바닥은 낙엽부스러기와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진
약간의 쿳션을 느낄 수 있으리만치 편안한 길이었다.
모두들 한마디씩 던진다.
아하~! 이래서 연인산이구나...~~!!
연인과 단둘이 함께 걷기 좋은 호젓하고 편안한 산길이다.
정말로
함께 산책하듯 걷고 싶은 너무도 편안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문득 없는 연인이라도 만들어서
다시 이곳으로 와서 함께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능선길엔
맺힌 땀을 식힐수 있으리만치
보드랍고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주고 있었다.
들길같은 산길 한켠에
한 산객이 홀로 앉아
갓 채취한 듯한 푸성귀를 고추장에 찍어
소주잔과 함께 먹고 있기에 다가가 물었다.
무슨 나물이냐고 물었더니 참나물이란다,
한잎 얻어 씹어보니 향이 너무도 좋다.
한줄기를 얻어들고 같은 것을 찾아보려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걸어보았지만
하산하는 순간까지
단 한 잎도 내 눈엔 띄어주질 않았다.
만개한 철쭉이 군데군데 서 있다.
화사한 철쭉 너머
아련히 보이는 운악산을 배경으로
한 컷의 사진을 만들고 다시 걷는다.
무슨 목장길을 걷는 듯도 하고
언덕이 있는 푸른 초원을 걷는 듯도 한
그러면서도 폭신거리는 발 밑의 부드러운 감촉까지 느끼며
걸어가는 우정능선은
겨울 눈산행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정봉을 치고 올라 약간의 내리막 길을 지나
핼기장에 이르러
먼발치 바라뵈는 연인산 정상 아래로
불긋불굿한 철쭉꽃들이
유난히도 푸르러 보이는 잎사귀 사이마다
삐쭉삐쭉 피어나와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정상에 오르니
연이어 다다르는 산행인들이
연인산 돌 표지석 앞에서 사진들을 찍느라 정신들이 없다.
한참을 기다려
단체사진 몇장을 찍고 우측 장수능선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갈림길에서 우리는
우측의 연인 능선쪽을 택하여
가파른 급경사 길을 내려온다.
조심조심 좁고 가파른 길을 잠시 내려오니 넓은 자동차 도로가 나타난다.
이때부터 우리는 맑은 물이 흐르고있는 계곡을 끼고
이 자동차 도로를 따라 우정고개까지 마냥마냥 걸었다.
오전에 통과했던 우정고개에 이르니
시간은 산행시작한지 5시간정도 흘러있었다.
이제 우리가 타고온 자동차가 있는 국수당 주차장까지의
원점회귀를 위하여
오전에 숨을 헐떡이며 올라왔던 그 길을 이번엔
내려가기 시작했다.
거의 다 내려올 때까지 따라와 주는 계곡물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하산지점 도착 바로 전 지점에서 발을 담구니
온몸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하산완료 16시...
5시간 30분 간의 산행이 완료되는 순간이었다.
커다란 무쇠 솥단지에 장작불을 지피고
국수를 삶아 만들어 내온 잔치국수로 촐촐해진 아랫배를 채우고
밥알이 동동 뜨는 희뽀얀 동동주에 목을 추기니
아~! 이것이 세상사는 멋이 아니던가?
주인장의 맘껏 고조된 즐거운 기분에 맞춰
노래방기기까지 작동하여
한가락 멋진 노래를 쏟아내니
마당은 금새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갈길이 멀어 아쉽게 흥을 걷우고 출발한다.
어두워진 뚝섬 유원지의 부드러운 잔디밭에 앉아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동안
소설속자유인님이 합류해 주었고
바쁜 몇명의 회원들이 먼저 돌아간 그 이후에도
언제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몇몇 회원들의 뒷푸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 호천 - 우정이 변해 연인이 된다는 연인산 산행기를 멋진 글솜씨 덕분에 전에 한번 다녀온 산행때보다 더 실감나고 감칠맛이 있군요 감사합니다
▣ 유능 - 수삼년 전에 지금도 잊지 못할 그미와 같이 걸었던 연인산자락 님의 글로서 다시 되새김 해봅니다 너무도 그리운 그니~~지금도 건강하게 잘있는지 갑자기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말인 - 부족함 많은 저의 글에 대하여 과평하여 주시니 몸 둘바 모르도록 감사할 따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