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을 시도한 끝에 작년 12월에 팔각산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아침부터 부실부실 오던 비가 산행 시작하자마자 눈으로 바뀌었지요.

바람도 제법 불고 눈발은 슬슬 날리고 ...

어쨌든 얼굴의 와 닿는 상쾌한 감촉을 즐기며 1봉부터 별 무리없이 올랐습니다.

산행을 빠른속도로 잘은 못하지만,

암릉타는 즐거움을 느낀뒤에는 로프등 보조물이 설치 된 곳은 기분 좋게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정상아래에서 573봉과 산성골 옥계계곡으로 하산했었지요.

독가촌에서 나무에 지천으로 달린 감도 주인의 허락아래 배가 부르도록 따먹었습니다.

벌거벗은 겨울 산 속에 고스란히 자신을 드러낸 옥계계곡에서 너무나 감탄사를 연발

하다가 나중에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해 애를 먹을지경이었지요.

그래서.........

그래서..........

어제 다시 팔각산을 찾았습니다.

입산금지도 해제되었다구해서요..

그런데..

지난 겨울에는 못 보았던 황당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573봉지나 파평윤씨 무덤도 지나 산성골로 하산하는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수령이 적어도 백년은 되어 보이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이상한 문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똑같은 모양이었지요.

나무 껍질을 두껍게 파낸 속살에다가 빗살처럼 칼로 쭈욱쭈욱 그어서 뭔가를

나무에서 얻어낸 모양입니다.

고로쇠나무라면 채취한 후에도 나무가 계속 자랄 수 있고 그 물 또한 사람들에게

좋다고 하니 가엽긴 하지만 그런대로 대부분 인정하지 않나요?

하지만,

이 소나무들은 그 자리의 상처로 인해서 말라죽어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누군가가 무슨 목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죽어서 흉물스럽게 넘어져 썩어가는 나무도 상당수였고,

암튼 크고 튼실한 아름드리 소나무만을 골라서 그런 이유가 무었이었을까요?

내려오는 내내 불쌍한 나무들 땜에 아주 심란했습니다.

혹시...

이유를 아시는 분 계실까요?

이런 일은 어디에다 알려야할까요?

영덕군에다 해야되나...

이 곳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

일단 글을 올려봅니다.

팔각산 갈 계획이 있는 분들 ..

한번 직접 보시고 그 참담함을 좀 알려주세요.

걱정되는 건... 다른 산도 그런지.... 여태 본 적은 없었습니다만...휴우~~~


참!!

옥계계곡은 제 개인 소견으로는 여름에는 주위풍광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더군요.

협곡의 아름다움이 나뭇잎에 온통 가려져서...

오히려 단풍이 떨어질 즈음이 가장 아름다왔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모데미풀 - 그소나무흉터는일제시대송진을체취한흔적입니다불쌍한소나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