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八公山)   1192.9m
위 치 : 대구시 동구, 군위 부계면, 영천 신녕면
산행코스 : 파계사 – 서봉 – 동봉 – 갓바위

산행일자 : 2004년 5월 1일/나홀로
 
◐팔공산 가는 길
05:10 집출발
05:17 풍기IC
06:11 가산IC
06:36 파계사 주차장 (아침식사)

◐산행기록
07:00 파계사 주차장 출발
07:22/07:32 파계사(조용히 둘러봄) 1.2km
08:10 파계제 1.2km
09:14/09:19 143번 봉우리 2.9km
10:22/10:36 서봉 2.1km
11:10/11:20 동봉 1.1km
12:15/12:45 55번 이정표지점(동화사 방향 알바30분)
13:08/13:30 헬기장 점심식사, 동봉에서 3.7km
14:06 능선재(은혜사 갈림길 : 은혜사 5.5km) 1.7km
14:58/15:10 갓바위 1.8km
15:57 갓바위 주차장 2.0km
◐차량회수
16:00 갓바위 주차장 104번좌석버스(1,300원)
16:15 파군제 삼거리 하차
16:30 도보로 지묘동 참마트앞 버스정류장이동
16:38 401번버스(700원)
16:48 파계사 주차장
◐집으로 오는길
16:55 파계사 주차장
17:14 다부IC
18:14 풍기IC
18:22 집도착
 
◈ 팔공산 산행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동봉과 서봉을 거느리고 있으며,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편것처럼 뻗쳐있다는 대구의 진산 팔공산을 등반하는 날입니다.

팔공산은 학명에서 은해사의 종주코스 외에도 파계사코스, 수태골코스, 동화사코스, 갓바위코스등 다양한 등산로가 열려있어서 여러날 전부터 어디로 오를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교통편 산행거리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구간종주코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젠 제법 무더워진 날씨탓에 서늘한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걸어볼 생각으로 4시에 알람을 맞춰두었지만 혼자 떠남이 싫었던지 오늘따라 20여분을 뒤척이다 겨우 일어납니다.
늦은 기상에 준비하는 손길마저 한없이 느려지니 계획했던 시간보다 40분이나 지난 5시10분에야 겨우 집을 나섭니다.

이른 시간이라 한산한 거리를 막힘 없이 달려 1시간 30여분 만에 파계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텅빈 주차장이 썰렁하기까지 합니다.
홀로 먹는 아침이 내키지는 않지만 의무감으로 간단히 끝내고 입구에 있는 산행안내도 앞에서서 잠시 오늘의 여정을 따라 눈으로 한번 걸어 본 후 나만의 파계사 길을 열어갑니다.

언제나 처럼 산사를 여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길을 홀로 걷노라니 발끝엔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숨소리조차 조심스런 깊은 정적이 감도는 파계사를 조용히 둘러보고 좌측 계곡으로 난 등산로를 더듬어 오릅니다.

풋풋한 숲의 냄새를 맡으며, 아름다운 숲의소리를 들으며, 보기만해도 편안한 연초록의 숲속을 걸으니 몸도 마음도 금새 초록으로 물드는 것 같습니다.
진하게 물들은 초록의 눈으로 바라보는 등산로는 온통 초록의 세상이고 흐르는 땀마저 초록빛을 띤듯하니 싫지만은 않습니다..
초록의 공기를 마시며 초록이란 초록은 모두 모인것 같은 초록의 길을 걸어 파개제에 오릅니다.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동봉 6.2km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오릅니다.
이른 시간이지만 등로에 바람이 거의 없으니 땀은 줄줄 비오듯 흐르기 시작합니다.
오늘따라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의 느낌이 좋아 땀을 훔칠 생각은 하지도 않은 체 흐르는 땀을 오히려 즐겨 봅니다.

파계봉을 오르니 희뿌연 시야와 나무에 가려 조망이 좋지 않아 오래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길을 재촉해 149번 이정표가 설치된 봉우리에 오르니 멀리 안테나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을 대충 가늠해보고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10여명의 등산객이 휴식을 끝내고 막 출발하고있습니다.
무건운 배낭을 메고 힘겨운 오름을 오르는 그들의 뒤를 묵묵히 따르며 가만히 살펴보니 일본인 관광객들입니다.

고등학교시절 제2외국어로 일어를 배웠음에도 대화내용을 한마디도 못 알아듣고 단지 그들이 말하는 언어가 일본어란 사실과 당연히 일본인이란 걸 알아 낸 데서 일어를 배운 보람(?)을 느껴봅니다.

답답한 걸음으로 천천히 뒤따르니 뒤를 의식한 후미의 한분이 앞을 향해 알수 없는 소리를 지르고, 등로에서 비켜선 그들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지나쳐 오릅니다.

143번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팔공산이 한층 가깝게 보이고 확 터진 사방조망이 정말 시원스럽습니다.
도심의 산같지 않게 구비구비 흘러내린 초록빛 물결치는 능선을 한동안 조망해보고 정상을 향하는 길은 이제껏 걸어온 길과는 사뭇 다른 암봉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우회로로 지나치기 싫어 칼날 같은 바위끝도 디뎌가며 암릉길을 걸어 서봉에 오릅니다.
여태 잠잠하던 바람이 한꺼번에 몰려와 확 터진 조망만큼이나 시원한 서봉엔 등산객 두분만이 계실뿐 의외로 조용한 모습입니다.

오히려 가까이 서있는 동봉에서 외치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고 파계봉쪽으로 흘러내린 등산로도 훌쩍뛰면 한걸음에 닿을 듯 발아래 아득히 펼쳐져있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피곤한 몸을 잠시 맡겨두고 빵한조각과 베지밀로 간단히 허기를 때우고 차가 도로에 빼곡히 메우고있는 수태골쪽에서 오셨다는 분에게 부탁하여 증명사진 한장 찍곤 능선을 따라 마애석불을 둘러 동봉에 오릅니다.

동봉은 예상대로 서봉보다는 훨씬 많은 등산객들로 복잡하기 그지없습니다.
잠시앉아 산행기를 정리하고 갓바위쪽 길을 물으니 이정표를 따라 1번까지 가면 갓바위가 나온다 하십니다.
조금전에 99번을 본 것 같은데 1번(?)까지 가야한다니..
서서히 지치기 시작하는 몸에 1번까지 가야 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더 멀어 보여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미련 없이 떠납니다.
번잡함을 피해서...

동봉에서 7.2km의 갓바위 길은 초입부터 암릉미와 조망이 훨씬 뛰어난 길이 열립니다.
잠깐 잠깐씩 암릉을 타고 내리는 재미가 쏠쏠한 길을 걷다가 홀로 산행길에 나선 산꾼 두분을 만나 갓바위까지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홀로 걷던 길을 동행인과 함께하니 발걸음에도 활력이 넘치고 산행에 관한 이런저런 예기로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혼자 걷던 길 동행이 생겨 기분에 취해서일까요?
지나는 길에 연달아 보이던 이정표가 꽤 오래 보이지 않음이 이상해서 등산로를 천천히 살펴보니 능선길이 아니고 어디론가 하산하는 길입니다.

동행하던 한분이 등산로를 잘 아신다는 분에게 전화를 걸어 56번 이정표를 본 후 이정표가 안보이고 길을 잘못 든 것 같다고 하니 동화사 하산길이라는 겁니다.
온 길을 되돌아 보니 능선이 저만치 높이 보이지만 목적지가 갓바위 이기에 지친 몸을 이끌고 오르니 55번 이정표가 커브진 등산로에 서있습니다.

잘못 든 길을 빨리 알아차려 30분 밖에 알바 하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갓바위로 향하는길엔 많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보이는 철쭉이 활짝 피어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카메라에 담고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동행하던 두분이 점심상을 펴놓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간단한 점심식사를 끝내고 나즈막한 봉우리를 오르는데도 숨은 턱까지 차고 발은 천근만근입니다.
산행한지 6시간이 넘어서니 피로감이 밀려오고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등산로 주변 넓은 바위에 앉아 쉬니 때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계곡 바람에 몸은 날아갈 듯 하고 달콤한 휴식을 맛본 지친 몸은 시간이 흘러도 움직일 줄 모릅니다.

아직 갓바위 까지 꽤 많이 남은 거리를 생각하며 아껴온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힘을 내어 출발을 하지만 오르막만 나오면 예외 없이 힘든 걸음을 겨우겨우 옮깁니다.
1번 이정표는 언제쯤 만날 수 있는 건지...

갓바위가 가까워 올수록 활짝 핀 철쭉의 모습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니 힘든 건 잠시 잊어버리고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조금은 가벼워진 걸음으로 은혜사 갈림길을 지나니 선본사가 정면에 보이고 불경소리가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들려옵니다.

이젠 정말 얼마 안 남은 길이니 다시 다리엔 힘이 솟아납니다.
14번 이정표 지점에서 멀지 안아보이는 선본사까지 참을 수 있을 것 같아 아끼던 물을 완전히 바닥내고 1번을 향해 걸어갑니다.
동봉에서부터 그렇게 고대하던 1번이기에 보기만하면 반가움에 와락 포옹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별로 길지않은 선본사계단을 길게 올라 선본사에서 물을 채우고 잠시쉰후 갓바위로 올라서니 언제나 처럼 수많은 참배객들이 저마다 소원을 빌고 있는 듯 합니다.
간단히 예를 올리고 하양쪽의 경치를 만끽해 봅니다.

이제는 내려서는 길..
쉼 없이 염불을 외는 스님의 목탁소리를 뒤로 하고 갓바위를 내려서는데 뭔가 모를 허전한 생각이 들어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하루종일 산행하면서 그토록 보고싶었던 1번 이정표를 보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내려 온것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올라 갈수도 없는 길이기에 반가운 1번과의 상봉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고 관암사를 거쳐 갓바위 주차장에 내려서서 동행한 좋은 산행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다.


파계사 일주문


팔공산 정상 비로봉


서봉에서 본 동봉


서봉에서 증명사진


팔공산 마애불


동봉에서본 갓바위쪽 능선


팔공산 철쭉


되돌아본 정상


팔공산 철쭉


멀리보이는 선본사


팔공산 철쭉


팔공산 전경


팔공산 전경


갓바위 부처님


▣ 산초스 - 이번에는 혼자 대구의 팔공산까지 원정산행을 하셨군요. 저는 군시절 외출나와 여름에 파계사 곅곡에 갔더니 무척 시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팔공산의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수고하셨습니다.^^**
▶산하가족 모임 잘치루셨겠지요? 5.2일 친척결혼식이 있어서 5.1일 등반을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산세가 유순하여 걷기에 참편한 산이더군요. 하시는 사업 번창하시고 좋은일만 계속되길 바랍니다.

▣ 김정길 - 다부IC~풍기IC, 교통이 참 좋다. 안산에서는 풍기까지만 가도 두 시간이 걸리는데. 나좀보게 풍기와 다부는 같은 경북인 것을.... 그나저나 혼자서 전국명산을 거침없이 다니시는 아우님께 안전운행과 무탈산행만이 계속되기를 소망합니다. 동봉~병풍능선 위험하제?
▶아직 산행 초보라서 남들 다닌 발자취만 쫓고있습니다. 대구는 풍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이니 부담없이 다녀올수있는 곳이기도하구요. 형님의 열정에 비하면 전 10분의 1도 못따라 갈껄요. ㅎㅎㅎㅎ 건강하시고 금연 꼭성공하시길....

▣ 코스모스 - 혼자 다녀가셨군요, 55번에서 알바를 하셨다니 하산길로 들었던 모양이시군요.그코스로 하산 하면 팔공산 대불 이 있는 능선길입니다.무사하게 안전 산행 하시고가셨다니 ....지척에 두고도 봽지 못했군요.^^
▶그렇지않아도 팔공산 능선을 걸으며 코스모스님, 산사랑방님, 이송면님 모습을 혼자 그려보았습니다. 님들의 발자취가 산 구석구석 남아있을테니까요^^* 언제 좋은날 한번 뵐날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좋은산행 이어가세요.

▣ 산사랑방 - 의상봉에서 만나뵙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전날 팔공산을 다녀가셨군요 작년에 제가 파계사에서 갓바위까지 10시간30분이 걸렸는데 반초죽음이 되었지요 근데 9시간만에 주파하셨으니 봉황타고 날아가신듯 합니다. ㅎㅎㅎ.. 건강하세요~^^*
▶산 고수님이 초보를 놀리시는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저도 한번 뵙고 싶었는데 잘 안되는 군요. 아직 초보걸음을 떼고있는중인 저는 님들의 산행기 참고해서 열심히 걸음을 옮겨 볼랍니다. 님도 건강하세요^^

▣ 주영혜 - 안녕 하세요 이제사 산행기를 보네요 잘 가셨느지 궁금 했었는데 ,,,좋은 산행 이였죠 ,,늘 즐산 하시길 ,,,
▶안녕하세요? 주영혜님! 외로운 산행길 동행이 되어주셔서 힘들지않게 잘다녀올수 있었습니다. 또다른 산에서 반갑게 만나뵙길 바라며... 즐산하세요^^*

▣ 브르스황 - 20여년전 파계사 밑 계곡에서 야영을 하며 파계사에 흠뻑 빠져든적이 있을정도로 아직도 파계사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번 가봐야되는데 하면서도 대구 지리를 잘 몰라 미루고만 있습니다. 님 덕분에 팔공산에 가고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안녕하세요? 브르스황님! 아드님과의 다정한 산행모습 부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파계사에 오실려면 88고속도로로 대구까지 오셔서 중앙고속도로를 갈아 타시고 다부IC로 내리면 금방 도착할수 있습니다. 옛추억을 더듬어 한번 다녀가시길....
▣ 초보好山者 - 지난달에 저는 동화사->동봉->갓바위 를 님처럼 혼자다녀왔습니다. 등산경험이 많지않은데 만만하게보고 갔다가 꽤 고생하였습니다. 특히 암봉은 경험이 일천하여 겁도 나더군요.다음에는 저도 님과 같은 코스를 다녀와봐야 겠습니다. 종주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