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04-22(목) 오후 1:40 - 6:00

 

산행코스 : 무수골-보문능선-우이암-만장대-마당바위-금강암-무수골 (약 8 km)

 

날    씨 : 잔뜩 흐리더니 비가 오다가 갠 후 차차 맑아짐...

 

선배 형이랑 둘이서...


 

목요일 산에 가는 날이다.

나보다 나이가 두 살 많지만 대학을 같이 다녔기에 동기이면서도 형님인 선배가 미국 LA에서 살다가 한국에서 살고 싶으셔서 미군에 지원을 하여 2주전에 귀국을 하여 모처럼 둘이서 산에 가게 되었다.

대학을 다닐 때 산에 함께 간 기억이 별로 없으니 어쩌면 처음인지도 모른다.

 

좀 서울에서 떨어진 경기도 산에 가고 싶었지만 날씨가 비가 온다고 하여서 그냥 가깝고도 멋진 도봉산에 가기로 했다.

선배가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는데 이런 날씨에도 산에 갈 수 있냐고 물어서 나는 비가 올 때는 오히려 꼭 산에 간다고 했다.

사람들은 비가 오면 산에 간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가려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다.

대개 산에 가서 생각지 않게 비가 와서 산에서 비를 맞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비가 오고 있거나 곧 올 것 같으면 산에는 안 가는 것 같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는 비가 올 때 산에 가면 너무 좋은 점이 많다.

비가 올 때는 산에 운치가 있고, 호젓하여 붐비지 않아 좋고, 건조하지 않아 흙먼지 안 날려서 좋고, 우비 보다 우산을 쓰고 오르면 낭만도 있고...

 

그러나 가장 좋은 점은 비 올 때 산에 가면 뜻밖에 얘기치 않은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구름과 어우러진 산의 모습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신비로운 광경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둥 번개가 칠 때를 제외하고는(일부러 벼락을 맞을 필요는 없으니까...) 비가 오면 산에 꼭 가고 싶어지고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면 비가 오면 오히려 꼭 산에 가곤 한다.

물론 북한산과 도봉산은 바위가 많고 험하니 비가 올 때는 상당히 조심을 하긴 해야 한다.

 

선배랑 점심을 사 먹고 차를 몰고 동부간선로를 달리는데 벌써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많이 올 비 같지는 않아 보여서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도봉역을 지나서 무수골쪽으로 가다가 북한산 국립공원 그림이 있는 다리에서 우측으로 해서 가다 보면 임시매표소가 하나 나오는데 평일에는 매표하는 직원이 없어 돈을 받지 않는다.

이곳은 차 대기도 좋고 보문능선을 쉽게 탈 수가 있고 그래서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

 

차를 대고 산에 접어드니 진달래는 이미 다 지고 이젠 철쭉이 연한 꽃 색깔을 자랑하며 수줍은 듯이 피어 있다.

걷기 아주 좋은 평평한 길을 가다 보면 약간 좌측으로 능선을 타게 되는데 이 능선을 타고 좀 오르다 보면 바로 도봉매표소에서 올라오는 보문능선과 만나게 된다. 

보문능선을 타고 열심히 올라가서 전망대 바위에서 잠깐 쉬면서 도봉산 주봉들을 바라 보는데 날씨가 잔뜩 찌푸려서 좀 희미하게 보인다.

선배가 미국에서 마라톤을 즐겨 하여 왔고 full course도 이미 뛴 경험이 있어 산을 엄청 잘 오른다... 심폐기능이 완벽해 보인다.

모처럼 함께 스피드를 내면서 걸어 땀이 송송 맺히고 숨도 좀 가쁘구나. 보문능선을 지나서 우이암에 올랐다. 간간히 떨어지던 빗방울이 이젠 재법 굵어지고 많아 진다.

 

우이암 부근 계단에 있는 전망대에서 오봉을 바라 보면서 또 감탄을 한다.

자주 와서 보지만 언제 보아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오봉과 도봉산 주봉들은 신비롭기만 하다. 이런 멋진 조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서울의 자랑이요 특권이다.

비가 제법 많이 오기 시작하여 자켓을 꺼내 입고 도봉산 주능선을 타고 만장대를 향하며 중간 중간에 주위를 조망을 해 보는데 오늘 같이 비가 올 때만 볼 수 있는 환상적인 구름이 계곡에서 능선쪽으로 밀려 올라오는데 그 모습이 정말 기가 막힌다.

비가 올 때 산에 와야만 이런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오늘도 역시 운이 참 좋구나.

이런 비경을 또 볼수가 있으니 말이다.


선배가 연신 감탄을 한다.

주능선에는 진달래가 얼마전에 만개를 하였다가 이제 져 가고 있고 대신 철쭉이 간간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오르락 내리락을 하면서 주능선을 가는데 비가 그치기 시작한다.

신선대  바로 아래에 도착을 하니 비는 완전히 그쳤고 간간히 햇살이 보일 정도이다.

신선대를 오르는데 좀 전에 내린 비로 바위가 젖어서 좀 위험하구나.

조심 조심 바위를 올라 정상인 신선대에 올라 서니 황홀한 비경이 우릴 반긴다.

 

구름과 어우러진 도봉산의 기묘한 바위들, 그리고 멀리 북한산, 사패산, 수락산...

신선대! 이곳에 서 있는 내가 바로 신선 이로구나...

마구 마구 사진을 찍어 댔다.

가장 좋은 것을 골라서 산행기에 올리려고...

선배랑 둘만이 차지 하고 있던 신선대에 학교 동아리에서 온 것 같은 대학생 열 명 정도가 올라오니 정상이 꽉 차는 구나...

어쩌면 주변에 보이는 바위들이 이렇게 기기묘묘 할까...

게다가 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에 그저 감탄에 감탄을 할 뿐...

 

간식을 하고 한참을 감상하면서 쉬다가 조심조심 마당바위쪽으로 하산을 하여 마당바위에 도착을 하니 활짝 핀 복사꽃이 우릴 반긴다. 잠시 쉬었다가 등산학교, 금강암으로 하산을 하는데 이미 도봉산은 신록이 우거져 간다.

나는 일년 중에 이즈음의 산의 색깔이 가장 싱그러워서 제일 좋아 한다.
정말 싱싱한 옅은 연두색의 잎파리들...

좀 있으면 나무는 더 무성해 져서 녹음은 우거지지만 나뭇잎의 색깔이 연한 연두색에서 짙은 녹색으로 변해 가기에 덜 상큼해 보이기 때문이다.

금강암에서 무수골로 향하여 보문능선을 넘는 길을 이용하여 무수골에 도착을 하니 여섯시...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틈만 나면 늘 가는 도봉산, 북한산 이지만 오늘 이 싱그러운 계절에 멋진 구름과 함께 하늘에 붕 떠 있는 느낌이 드는 환상적인 경치 속에 빠져 본 즐거운 오후 였다.

 

아래 사진들은 제 블로그에 가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방문하셔서 감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syuanatomy/4320466

 

산에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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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은 이미 푸르러졌고.. 철쭉을 통해 바라 본 도봉산 주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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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능선에서 바라 본 우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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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고... 빗속의 도봉산 주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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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주능선의 진달래... 비와 구름에 휩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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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계속 내리고...진달래와 함께 본 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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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주능선의 진달래... 빗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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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바위 ... 멋진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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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북한산은 구름에 쌓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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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쌓인 오봉... 진달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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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주봉과 구름위에 떠 있는 희미한 수락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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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주봉 들을 가까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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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뜀바위를 지나서 신선대 못 미쳐에 있는 기묘한 바위...그리고 멀리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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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바위를 가까이서... 정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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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멋진 바위... 진달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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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바라 본 포대능선쪽...  봉오리가 구름위에 떠 있고... 멀리 사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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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 주능선쪽도 구름에 쌓여 있고..  멀리 북한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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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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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에 쌓인 선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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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광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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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광경들... 아주 점심 먹기는 최고의 명당 자리... 멀리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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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능선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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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휩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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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우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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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쌓이는 선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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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송추계곡을 보면서... 멀리 사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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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멋져서 또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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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봉이 넘 멋져서 또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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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함께 포대능선을 바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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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선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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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봉은 한폭의 동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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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수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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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봉의 멋진 바위의 조화... 그저 신비롭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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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구름에 떠 있는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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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바위에 활짝 펴 있는 아름다운 복사꽃과 함께...  희미하게 우이암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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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빗방울이 맺혀 있는 철쭉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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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에는 셀수 없는 올챙이들이 헤엄을 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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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암 부근...)

 

읽어 주시고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성주 - 매일몰래 보기만하구 그냥갔는데...넘 멋진모습이군요..맘 설레면서 잘봤습니다.나도 언젠가는..할수 있으리라 ...  *** 비온다고 겁내지 마시고 누구나 우산 하나 들고 그냥 산에 가시면 됩니다. 물론 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시구요...


▣ 동백 - 사진이 넘 멋있어요......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사진보다 실제는 더 환상적인데 제 디카가 320만 화소라서 아쉽더군요...


▣ 쟌제스칸 - 비오는 날의 산 너무 멋지네요. 맑은 날과 다르게 색다른 비경이 되는 산 오묘합니다. 늘 즐거운 산행 되시길...   *** 맑은 날과는 확실히 나무색깔도 다르고 구름도 있어서 비경이지요... 비온다고 늘 그런건 아니구요 오늘은 제가 좀 운이 좋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 산초스 - 산모퉁이 바로 돌아가니 송학사 대신 기가막힌 도봉산의 구름에 쌓인 신비로운 선인봉을 비롯한 절경이 있군요. 함께하신 선배님도 대단히 만족하셨겠습니다.비오는 날의 멋진 도봉산 잘 보았습니다.    *** 저도 송학사 노래 좋아합니다... 선배가 미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바위산과 어우러진 구름으로 만들어진 비경을 보더니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표정이더군요.. 감사합니다.

▣ 산너울 - 비오는날 구름에 쌓인 도봉산!!! 정말 신선이 노닐듯 심비롭기만 합니다   *** 마치 제가 신선인 듯한 착각이 들었지요... 감사합니다.

▣ 권경선 - 형광빛 연두색의 새잎들과 비구름 .... 궁합이 잘맞는 풍경 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바야흐로 신록을 맞이 하겠지요? 신록을 재촉하는 봄비는 참으로 운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산행사진은 성능좋은 카메라, 사진기술보다는 8할이 변화무쌍한 자연이 만들어 준다고 믿습니다. 오는 봄비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좋은 사진 보여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제 카메라로 어찌 자연의 오묘한 신비를 충분히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감탄할 따름이지요... 감사합니다.

▣ 우중 산행 - 그 맛을 아는 그대가 부럽구려!   *** 누구나 맘만 먹으면 맛 볼 수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 돌 - 가까이에 이런 멋진 산이 있다니...   *** 서울에 사는 특권이자 행복이지요... 감사합니다.

▣ 손님 - 아휴!!! 너무 멋있어요! 잘 감상 했읍니다.....   *** 잘 감상해 주셨다니 제가 오히려 감사할 뿐입니다...

▣ 물안개 - 우중산행의 멋 구름위를 산책하듯 멋진 그림을 얻으셨네요.잘 감상하고 갑니다.   *** 북한산을 어느 누구 보다 많이 다니셨을테니 물안개님께서는 이미 구름위를 많이 산책하셨겠지요... 감사합니다.

▣ 첨단산인 - 정말 한폭의 동양화 아니 표현해 내기 어려운 자연의 예술 이군요 나도 언제나 이런날 산을 올라가 가까이서 이런 장관을 볼수있을지 부럽습니다. 바위와 연푸른 연두색의 조화 거기에 소나무와 진달래 정말 비경중 비경이요 선경중 선경입니다.이런 좋은 사진을 보여주심 감사합니다.   *** 한폭의 동양화에 가장 어울리는 산이 도봉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부근의 바위가 넘 멋지니까요... 감사합니다.

▣ SOLO - 수고하셨습니다. 흡사 달력에 나오는 명화 같군요. 가까이 있어서 소흘히 하기 쉬운 우리의 명산... 다시 한번 보니 진짜 아름답고 기가막힌 산입니다.   *** SOLO 님께서는 이런 산 바로 옆에 사시니 행복하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일호 - 환상적인 仙界......,감동 그자체 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 잘 읽고 봐 주셔서 제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말 환상적이고 멋진 산이지요...


▣ 이두영 - 날씨가 좋지못한데도 산행 수고 했읍니다 암릉에 덮힌 운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읍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