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을 함께한 해인사와 더불어...- 가야산 -
아침과 하루의 식사를 준비하고
6시 정각에 투표장에 갔더니 웬 줄이 저리 긴~~지....
지레짐작으로 줄잡아 50 여명은 넘어 보인다.
조금 있으면 좀 줄어들겠지 싶어 20분 후에 도착하니 아니...이번엔 두 줄로?
아고....그래도 투표는 해야 하겠기에
조바심나는 마음으로 줄서서 15 여분 후에 투표를 하고 뛰다시피
집에 와서 남편한테 동대문 종합시장 주차장까지
데려다 줄 것을 요청하니 허락해 준다.
산에 보내줘서 고맙다는둥..조금은 미안하다는 둥 말하니
알고 있으니 다행이라 한다.
10 여분 달렸나...갑자기 돈 이야기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엄마야!! 돈을 하나도 안가져왔다.!!???이런~
남편도 호주머니 뒤지더니 머니가 없는지
차를 돌려 집으로 향한다.
집에 딸애한테 전화해서 어디어디에 돈이 있으니
가지고 경비실 앞까지 가지고 나오라고 주문해놓고 집 앞에 도착하여
돈을 받아 동대문으로 향하면서도 제발 신호등아 나를 방해 말아다오...
조금은 빨리 달렸기에 늦지 않게 버스에 승차하여
자리 찾아 앉는다.
어휴~ 한 숨 돌리고,
한 가지씩 빠트리고 다니는 걸 보면 나이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만약에 무일푼으로 버스 승차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산악회 주체 측에 말하기엔 너무 사람이 실없어 보이고....
혹시라도 이런 당황스러움을 당하게 된다면.....?
어쩌면 해프닝이 일어 날 수도 있었던 아침의 일~
이궁....생각만 해도....좀.........창피하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밭고랑의 이름모를 꽃들, 농촌의 부지런한 농부의 손놀림,
산야에 탐스럽게 피어 있는 하얀 조팝나무,
천연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산줄기에도 햇살 가득히 퍼져나가니 그 모습들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 내내 차창 밖만 응시하게 된다.
버스는 조금은 골짜기 인 듯 한 곳으로 접어들더니
성주 방향의 백운동에서 산님들을 내려놓고서 해인사 쪽으로 이동하여
산님들을 다시 기다리기로 하며,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햇살은 온 누리에 퍼져 있으니
산행하기위한 발걸음만 재촉하게 만든다.
등과 이마엔 비지땀 흘러 내려
계곡의 작은 물이라도 적셔 시원함을 느끼고 싶지만
마음만 앞설 뿐 3개의 백운교를 지날 때마다 깊은 숨을 고르며
잠깐씩 쉬는 것 만으로 족함이니 늑장 부리지 못하고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겨야 한다.
돌부리등 때로는 삐걱 거리는 나무계단들을 오르며
주위의 키 작은 산죽과 야생화는 흩어져 있거나 때로는 군락으로 모여 있어
오름길의 힘든 행인에게 눈길을 머물게 하여
야생화는 보랏빛의 고운 자태로 유혹하는 듯,
살며시 다가온 바람과 더불어
가야산[伽倻山]의 진귀를 맛보게 하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쌓아져 있는 돌단들이 있는 백운암지 터를 지나
1시간여 가파른 오름길의 고갯길을 만나니 여기가 서성재인가 보다.
칠불봉으로 향하는 그 길은 처음은 편안한 흙길인가 싶더니
이내 너덜길로 이여 지는데
너덜길이라도 걸을 수 있음이 좋으니 천천히 올라간다.
얼마만큼 올라 왔음인지 뒤돌아서서 보면 지나 온 길도 보이고
아직은 앙상하게만 보이는 가느다란 나무줄기 많은 키 작은 나무들이 많으니
하늘이 좀 더 훤히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암봉들이 뽀족하게 솟아 있는 모습이 왕관모양이라고 했는데...
저 멀리 칠불봉에서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틈에서 자라나고 있는 분재같은 키 작은 소나무들의 생존에서
오랜 세월동안 무한한 생명력을 가늠해 본다.
때로는 고사목이 되어있으니 그 남음도 천 년 세월인가.
몇 차례의 쇠 난간을 의지하며 가야의 전설이 담긴
칠불봉[七佛峯 - 1433m]이르고.....
산정에 서면 우리의 산하가 그러하듯 지역만 다를 뿐
멀리로는 산의 능선들의 이음새가 하늘과 맞닿으며
산 사이로 밭과 농가의 모습들이 보이고.....
우리들의 삶은 이렇듯 산줄기와 산자락으로 이여져 있으니
분명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다.
저 아래 해인사가 보이고
건너편 소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거대한 바위봉인 우두봉[牛頭峯- 1430m 일명 상왕봉]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끼니를 해결한다.
근접 할 수 없는 바위에 웬 이름들이 그리 새겨져 있던지...
가파른 너덜길 같은 곳을 조심스레 내려와
공사함인지 조금은 정리가 안되어 있는 상태로
쌓아져 있는 돌들이 보이기도 하다.
유난히 산죽이 많아 보이고
계단길 내려가니 편편한 헬기장이다.
건조한 날씨라 먼지만 일어나는 흙길,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야생화,
여러 줄기로 뻗어나 있는 키 큰 소나무들
산정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활짝 핀 분홍빛 진달래,
서로 다르게 들려주는 산새들의 청아한 맑은 소리,
아직은 피어나지 못한 꽃망울 등에서 숲속이란 느낌 받으며
주위가 정갈하게 치워져 있는
커다란 바위에 새겨져 있는 입석 마애불로 다다른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현상에 감응 받으며
우리 서로 말이 없어도
전혀 지루 한줄 모르고
산에 파묻혀 있으니
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까
이방인이기에 그리움 되어
언제나
산을 찾아와
연모의 정을 느끼리라...
해 그림자 드리운 시간에
물 흐름이 많지 않은 계곡의 다리 건너
법보사찰의 총림인 [해인사]로 향한다.
되돌아 가야 하는 시간이 있어
반나절이지만 가야산과 해인사와 함께 한
아쉬운 하나의 매듭을 지으며,
활짝 핀 목련과 벚꽃이 무수히 떨어져 있는
차도를 따라 주차장까지 걷는다.
.가야산[伽倻山 -1430 m] - 경남 합천군 ,경북 성주군
.코스 : 백운동 주차장 (11:40) - 백운동 매표소 (12:00)-백운사지-서성재-
칠불봉(1:50)-우두봉(2:5 - 30분 휴식) -입석 마애불-
해인사에서 30분 소요-
치인리 주차장 (5:00) 그리고 서울로
.교통 - 안내 산악회 따라서
.산행거리 : 약 10 km
.2004년 4월 15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