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04.04.04 (일)
▣ 날씨: 맑음 후 구름
▣ 산행참석: 나 홀로 산행
▣ 산행코스 및 시간
   07:00 표충사 출발
07:41 홍룡폭포
08:34 층층폭포
08:39 군사도로
08:55고사리 분교
10:07 재약산 수미봉
10:30 삼거리
11:05 재약산 사자봉
11:08 정상 출발
12:14 너덜지대
12:55 은류폭포, 금강폭포 (한계암)
13:44 표충사 입구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부터 산에 올라 경치를 카메라에 담는 것이 좋아지게 되었고
또한 번잡하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고약한 성격인지라 새벽에 사람들 많이 없을 때
산에 가는 것이 한결 마음이 편하고 좋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새벽에 살금살금 마눌님 행여
수면을 방해하지 않을까 조심조심 일어나 가방 챙기고 장비 챙기고 훌쩍 산으로 가는 것이
거의 매주 주말 일과로 굳어져 버렸으나 산에서 부부끼리 금슬을 자랑하며 노니는걸 볼 때면
와우~~ 나는 언제 저런 날이 있을까? 하면서 반문하기도 하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감언이설로 마눌님 산으로 납시기를 간곡히 간청하였으나 아직 정성이 부족한지 들은 척도
하지않고..


 다음 번 건강검진 때는 의사선생께 자알 말씀 드려 “중년이 될수록 특히 여성은 뻬(?)가
약하지므로 등산을 적극 추천합니다."라고 작전을 써 볼일이다. 이 좋은걸 모르니 참말로
답답하기가 그지 없다. - 선배님들 조흔 방법 있으시면 살짝 알려주세요.
극진히 모시겠습니다 ^^; 각설하고….


 어김없이 새벽출발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창원에서 밀양까지 시간 반이면 족한 거리이기에 
천천히 5시에 기상해서 지난 밤 준비해놓은 배낭을 메고 살며시 여정을 떠난다. 집 근처
24시 김밥집에 들러 한 덩어리 부탁해서 둘러메고 신나게 밀양 표충사로 방향을 잡는다.
확실히 계절의 변화가 있어 여섯시가 넘으니 벌써 사위가 밝아지고 이내 온 사물이 눈에
잘 들어오고 최악의 밀양 교통 체증도 없으니 한 시간만에 표충사 입구에 도달하고..


 10여년전 와 본 기억밖에 없는지라 입구가 많이 생소하다. 무료주차장이 보이고.. 에라
모르겄다. 무료가 있으면 유료가 있것지 끌구가기야 할라구.. 하면서 계속 올라가니
표충사 입구가 보이면서 매표소가 보이는데.. 보통의 경우 새벽에는 공짜로 입장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그 재미가 쏠쏠하다. 어릴적 서리하는 기분이 이럴까?…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차가 접근하니 매표소 아자씨 쏜살같이 달려 나와서 하시는 말씀,
주차료 이천 입장료 이천 합이 사천… 묵묵… -.-‘ :


 자… 이제 차도 파킹했으니 실실 올라가 볼 까나? 표충사 바로 오른쪽으로 나아가니
층층폭포 방향 표시판이 보이고 많지 않은 계곡물을 건너니 바로 여러 우리 야생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이구 이쁜것들.. 등산초입이지만 긴 밤 나를 기다려 온 놈들을
기냥 보낼 수가 있나? 삼각대 꺼내고 바로 몇 컷 담는다.


★오늘의 첫 모델 : 눈괴불주머니
 


★ 개별초 


기타 현호색, 양지풀 등등 계곡 습지 주변에 많은 봄 꽃이 나를 반긴다. 잠시 우리 들꽃과
놀기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다람쥐가 내 노는 모습을 다 훔쳐 보고 있었구먼…


★ 다람쥐 : 청설모는 많이 보여도 다람쥐는 오랜만인 듯..


산책로 같은 등산길을 계속 따라 오르니 다시 계곡을 건너야 하고 계곡 상류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 계곡의 모습


 드디어 지그재그 오르막을 20분 정도 오르니 첫번째 홍룡폭포가 눈앞에 보이며 주변
진달래와 어울려 선경을 이루고있다.


★ 진달래와 어울어진 홍룡폭포의 모습
 


다시 오르는 등산로 주변의 많은 나무들이 지난 태풍 매미로 인하여 쓰러져 있고
계속되는 오름으로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지금쯤이면 보일듯한 층층폭포는 보이지
않고 계곡소리가 너무도 청아해서 계곡으로 내려가보니 역시 풍경이 만만치 않다.


★ 임도가 보이는 계곡의 풍경


 다시 오르기를 시작하니 드디어 남성적인 층층폭포가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서고..
위에선 푸른나무 한 그루가 운치를 더한다.


★ 층층폭포 모습
 


층층폭포를 뒤로하고 다시 출발하니 채 3분도 안되어 임도가 나타나고 그 도로를 따라
오르니 아까 층층폭포를 이루던 그 물줄기가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아니 여기가 그 유명한 사자평..? 그리고 이 높은 지대에 정말로 저렇게 많은 물이
흐르고 있단 말이지???? 
이렇게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지척에 있음을 몰랐단 말이지??? ^^;


★ 층층폭포의 원류 그리고 수미봉쪽 모습


 


이제 그 유명한 고사리 분교 터가 나타나지만 건물은 없고 예전의 학교를 증거하는
표지만 보인다.


★ 고사리 분교터


 이리저리 학교터를 둘러보는데.. 여기저기 파헤쳐진 모습이 보인다. 아직은 들꽃에 대한
지식이 짧은지라 이 식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분명 파헤쳐진 모습들이 보인다.
그렇지않아도 고사리 분교 입구 임도에 쌓아놓은 쓰레기 봉지를 보면서 어떻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런 행동을 했을까? 하면서 혼자 신나게 욕을 해댄터…
또 혼자서 재탕을 한다.


★ 고사리 분교터2 
 


다시 수미봉으로 향하는데..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듯한 돌길이 정말 끝이 없다.
이럴 땐 아무 생각없이 고개 숙이고 내 앞 발치만 바라보며 걷는 것이 상책..
너덜지대가 끝나고 삼거리가 나타나고 수미봉으로 수미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길옆 노랑제비꽃들이 만발하여 웃음을 보내고 있고 어이 친구.. 하면서 부르는데
또 안 놀아 줄 수 있나…


★ 너덜 오르막길


★ 노랑 제비꽃


드디어 수미봉.. 울산서 오셨다는 산님과 영축산 간월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뒤에 오시던
산님들이 수미봉을 먼저 점령…. ^^*;


★ 수미봉에서..


★ 수미봉에서 바라본 사자봉 모습
 


 


★ 사자봉을 향하여 먼저 출발한 산님들의 멋진 산행 모습


수미봉을 뒤로하고 안부로 내려오니 여기저기 자동차가 할퀴고 간 흔적들이 보이고…
우울한 마음이지만 뒤 돌아본 수미봉은 말이 없이 서 있을 뿐;…


★ 안부에서 바라본 수미봉


 암반으로 이어진 오르막으로 고도를 높이니 다시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고 어느새 봄볕은
따갑게 얼굴을 비친다. 그러나 오르면 정상은 있는 법, 이내 정상이다.


★ 재약산 사자봉 정상
 


재약산은 일제에 의하여 天皇山으로 불리 우다가 이내 재약산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정상석은 천황산으로 기록되어 남아있을까???


★ 재약산 사자봉 정상석


 


 그러나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영남 알프스는 장쾌하기 그지없다. 지난 겨울 올랐던
가지산의 모습도 보이고 이제 꿈을 꾸면서 우리산하 여러 산님들의 산행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영축산-간월산-재약산의 길도 한 눈에 들어오고 역시 축복 받은 아름다움이
여기에 다 모인듯하다.


★ 가지산 방향 능선


 


★ 간월산 영축산의 장쾌한 능선 

 


 서쪽으로 눈을 들어 바라보니 표충사가 발아래 보이고 아기자기한 우리의 산하가 정겹게 서있다.


★ 서쪽방향의 조망1


★ 서쪽방향의 조망2


★ 서쪽방향의 조망3


찬찬히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비행기 한대가 나타나 영남알프스와 재약산 사이로 묘기
비행하듯 빠져나간다. 왠 횡재수!! 영화의 한 장면을 감상하고...


★ 비행기


이제 또 올랐으니 내려감이 있어야 할 시간 정상에서 몇 발자국 내려와 아쉬움에 위를 쳐다보니
정상으로 다가서는 아주머니 산님의 모습이 너무나 정겹다.


★ 사자봉 정상을 향하여 마지막 힘을..


한계암으로 방향을 잡고 재미없는 하산길을 50여분 내려오고 공포의 너덜길이 나타나고 땀을
쏟으며 올라오는 마산 장수산악회 산님들이 보인다. 힘내시라는 격려도 아끼지않고..


★ 공포의 너덜길.


대략 한계암에 다 왔을 시간인데 보이지않고, 올라오는 분께 물으니 바로 지척이 한계암이란다.
들고 내려오던 삼각대도 정리할 겸 잠시 앉아 눈을 들어 보니 병풍 같은 필봉이 눈앞에 서있고
암릉 사이로 서있는 소나무는 그 기상을 자랑한다. 바로 앞의 진달래와 생강나무는 봄의 정취를
말해주고..


★ 필봉


정말로 열댓 발자국을 뜨니 한계암의 붉은 스레이트 지붕이 보이고 폭포 물소리가
귀를 두드린다.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달려가니 은류폭포가 나타나고,


★ 은류폭포


 아쉬운 마음으로 위험천만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내려오니 아니 또 다른 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은류폭에서 떨어진 물줄기와 한계암 건너편쪽에서 떨어지는 금강폭포가 합류하는
것이 아닌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참을 서있는다.


★ 금강폭 두물머리


 표충사로 내려오는 계곡길은 봄내음으로 가득하고 깨끗한 계곡은 선경이 따로없다.


★ 계곡1..
 


★ 계곡2..


★ 계곡의 모습 : 싹이 돋아나고 있는 나무


 유리같이 맑은 계곡에서 소풍을 마치고 돌아가는 연인들의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끼고..
또한 숲길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 연인들의 이야기



 이내 표충사 입구가 나타나고 봄을 맞이하는 상춘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 표충사
 


 표충사 경내에 들어서는 석탑과 어울어진 재약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아쉬운 마음이


더한다. 그런데 절에 들어서도 산이 먼저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 표충사 경내 풍경1
 


 ★ 표충사 경내 풍경2


 ★ 표충사 경내 대웅전과 재약산 풍경


 이제 6시간 50분의 산행을 마무리 할 시간…


짧고 굵게 써볼락켔는데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졌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한국의 산하 여러분 감사합니다.


▣ 최하용 - 좋은 구경 많이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아직 초보이지만 집사람 산에 데불고 가는데 돈좀 들었습니다. 옷이랑 배낭이랑 하여튼 좀 비싸다 싶은 걸루만 준비했더니 그게 아까워서인지는 몰라도 지금 열심입니다. 평일에도 가까운 뒷산에 혼자서 갈 정도로... 그리고 어떤 카메라를 쓰셨는지 궁금하네요
▣ 와룡산 - 저두... 님께서... 어떤카메라를 쓰셨는지...아니면 포토샵으로 수정하신건지 궁금하네요...^^
▣ 오늘도 산 - 반갑습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하구요.. 제가 쓰는 카메라는 Nikon D100입니다. 꽃 접사는 Tamron 90mm macro를 사용했고, 나머지 풍경은 Sigma 15-30렌즈를 사용했습니다. 또 액자 및 Resize는 Photoworks를 사용하면서 autocontrast, sharpen이 들어갔습니다. 답이 되었는지요? 궁금하신 점이 더 있으시면 답글 바랍니다.
▣ 산사랑 - 사진이 너무좋아 보고 또 보았습니다.사진과 함께 쓰신 산행기도 재밌구요. 저는 10년전쯤 늦가을에 사자봉만 다녀왔습니다.오늘 사진으로 다시 보니 새롭네요. 구경잘했습니다.
▣ 브르스황 - 작년에 아들녀석과 같이 님과 반대방향으로 오른적이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사진을 진짜 잘 찍으시네요. 잘 보았습니다.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 산거북이 - 이번주 바빠서 혹 놓친 산행기가 있나싶어 다시 훑어보는데 정말 맛깔나는 사진산행기가 여기 숨어(?) 있었군요. 산행기를 보면서 야~ 이건 틀림없이 니콘블루 느낌인데.... 디카같기도 하고... D100 이었군요.^^ 제가 가장 많이 가는 재약산을 새로운 느낌으로 잘 보았습니다.
▣ 산초보 - 4월17일에 같은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갔다와서 님의 산행기를 보니 어제 산행한 느낌이 다시 살아나 더 좋네요.좋은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