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동안  만날수 없었던  죽마고우 강가네를 위해 세부부가 가볍게 산행을 하기로 했다

 

지난주 마눌과 함께 북한산 숨은벽을 찾았다가 날이 저물어 되돌아 왔던 아쉬움때문에 

다시 숨은벽에 가고 싶었지만 

아낙들에 대한 배려로, 코스가 비교적 온순한 송추계곡에서 오봉을 오르기로 했다

 

약속장소인 구파발역에 도착한 우리 부부는  먼저 정상주용?  막걸리를 챙겼다 

 <이것 없으면 무슨 맛으로.....>

조금후 강가부부가 도착하고  김가에게서 차가 막혀 늦는다는 핸드폰 연락이 온다

오봉매표소에서 다시 연락할테니 천천히 오라하고  우리는 먼저 송추쪽으로 차를 몰았다     

 

요즘 등산복패션...  검정색에 고어텍스... 

어두운 계곡에서 몇명 무리지어 스틱짚은 모습은,  멀리서 볼지라면 흡사 저승사자가 따로 없다

 

이년여 세속을 떠났었던 초보산행인 강가는 제법  요즘패션의 세련된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강가마눌의 세심한 배려이리라... 

 

그러나 그대...  강가는  장가 잘 간것을 아는지 모르시는지.. 시집만 잘 왔다고 늘상 우긴다. 

주변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오봉매표소에 도착하여 통화하니 김가네가 도착하려면 1시간여 이상 걸릴것 같고.... 

할수없이 우리가 먼저 오봉을 향해 출발하고 내려오는 길에 중턱쯤에서 김가네와 만나기로 했다 

 

 

오봉매표소 들머리 양편에선 이제 막 진달래가 수줍은 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막상  흐드러지게 핀 꽃보다는 뭔가 설레임과 기대감이 있는, 막 피기 시작하는 수줍은 꽃봉오리가 더욱더 좋다.

 

산과들은 어김없이 봄을 알리고 있으되 .....

오랜동안 마음속, 길고 지루한 겨울을 지나온... 강가의 저 깊은 계곡에도

꽃피고 물소리 정겨운 새봄이 어서 왔으면 ,,,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오늘도 산은 말없이 나를 받아 주고 마음속 응얼진 것을  아우러 주는듯하다

 

나 또한 직장일로 불의의 사건에 휘말려 꼬박 일년, 마음고생을 해온터라  동병상련의 심정이 되나보다.

 

 

그랫듯이 우리 마눌은 뒤에 쳐지고  강가부부는 초보답지 않게 씩씩하게 열심히 앞서 올랐다

 

여성봉에서 예의 오묘한 자태에 짖꿎은 농담이 오가고 

 < 모두 모두 동서라나...  뭐라나... >  

 

오봉을 바라보며 물 한모금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뒤 김가에게 연락하니 불통이다.  

시간상 내려가는 길에  김가네부부를  만나겠지 하며 서둘러 오봉으로 향했다

 

강가네 부부는,  이곳은 높이가 꽤 있고 기묘한 바위도 많아 아기자기 하다며 무척 즐거워 한다

 <사실 이곳은 그야말로 북한산, 도봉산에서 제일 초보용 코스인데....>

 

이윽고 오봉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산객들로 분주했다.

 

음식 먹는소리들...

기가 충천한 아줌마들의 웃음소리가 더크고 호탕하다

막걸리 나누는 모습도 보이고,  

 

오봉인데 어째서  봉우리는 여섯개냐고 다투는 사람들,  

사진찍는 연인들,  여하튼 눈과 귀가 분주해진다

           

우리도 준비해온 막걸리를 꺼내 김치와 나물무침을 안주로 함께  정상주 잔을 나눈다.

막걸리에는 뭐니뭐니해도  집에서 담근 김치가 제격이지...

벌~건 보리 고추장에 푹고추도 좋고 

 

강가 왈, 막걸리가 이렇게 맛있는데 겨우 한병을 준비했냐며 아쉬워 했으나

허겁지겁 올라 오고 있을 김가네부부를  생각하니 배낭속의 또 한병을 내놓을수 없었다.

하산길 여성봉에서 김가네와의 또 한잔을 위해  참자!  참자!

 

이제나 저제나 하며 산을 내려오는데 김가네는 보이질 않는다.

핸드폰도 불통이고,  여성봉에 이르도록  만나지 못해 여성봉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배낭을 내려놓았다   

십여분후 야호 소리와 함께 손을 흔드는 김가네부부의 모습이 저 아래 보인다           

 

 

드디어 도킹한 세부부는  양지바른 바위언덕에 둘러앉아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며

아껴 두었던 나머지 한병 막걸리를  나누었다 

 

그리곤 출석부용 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곧 저녁이 되었으므로,  맛으로 소문난  유황오리집을 찾았다.

조류독감인들 해당있으랴? 하는 배짱으로...  

 

산행후의 음식과 술은 더욱 맛이 나는법,      

오십고개 초입의 아자씨들은  아낙들의 눈치와 무릎 꼬집힘에도 굴하지 않고 용감하게 소주잔을 비웠다.

모처럼 화기애애하게.                  

 

오랫만에 맛보는 즐거움 이었다

그리고 굳게 약속했다.

다음달 마지막 일요일에 또다시 북한산에서 꼭~  만나자고 !!!    

 

  


▣ 산좋아 - 재미나고 보기좋은 산행기 잘 봤습니다 우정 어린 모습 참 좋군요 항상 즐~산 하시길^^*.........
▣ 삼도맨 - 정말 세부부 부럽습니다.그리고 사진과 산행기 잘읽고 갑니다
▣ 바람의딸 - 이런 섬세한 재주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날 본 진달래는 좀 더 피었겠죠? 세심한 배려 감사드리고, 북한산에서 뵐께요.
▣ 불암산 - 여유로움을 즐기시는 부부님들의 모습에 너무도 부럽습니다. 항상 지금처럼 여유로움으로 행복하십시요. 그리고 안산하시길.....
▣ 운해 - 강가가 멋있나요 김각가 멋잇나요? 재미있게 쓰신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건강 하시고 즐산 하시길 ............
▣ 운해 - 수정 바랍니다. 김각가를...감가가로..
▣ 북한산고주망회원 -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사진으로 만 감상할때 보다 산행기를 읽으니 차장님의 세심함과 친구에 대한 배려..우정..멋지십니다..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북한산고주망회원 홧팅!!!
▣ 북한산고주망 -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평화스런 섬 대마도 종주산행기... 금명간 올리겠습니다
▣ 이명희 - 재미나게 등산하시네요.. 대마도 올리셔도 되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
▣ 산들바람 - 잘읽었습니다.^^
▣ 산들바람 - 막걸리 안주는 집에서 담근 김치가 아니라 교하댁 오이지 겠죠^^;!
▣ 산들바람 - 마님 안면가리개를 안한게 아쉽내요ㅎㅎ▣ muse3142 - 산들바람????!!!! 움하하하하하
▣ 정안 - 북한산의 전경을 이렇게 다시 볼수 있음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