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아름다운 雪花를 보려면 얼굴이 飛針雪의 타겟이 되어야..


- 언제 : 2004.1.18
- 얼마나:2004.1.18 10:45 ~ 18:00(7시간15분)
- 날 씨 : 흐림,간간이 눈내림
- 몇명:46명
- 어떻게 :산정산악회(http://mysanjung.co.kr) 따라서
▷안성매표소↗용추계곡↗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주차장
- 개인산행횟수ː 2004-3회
- 산높이ː향적봉 1,614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예년 같으면 벌써 작년에 적설등반다운 등반을 했을텐데 꾸준히 산을 찾았지만 올해는 눈과의 인연이 없는지 잔설만 밟고 다녔다.

그런 연유로 최근 며칠간 내리는 눈을 놓칠수 없어 덕유산을 찾는다.덕유산은 여러번 오른 경험이 있어서 다른 가보지 않은 산을 가고픈 마음 가득했지만 눈을 보려면 덕유산 만한 곳이 있는가?그래서 근처에 무주리조트도 있는 것 아닌가?

산행들머리에서는 습기를 머금은 濕雪이었고 동엽령에서는 잘 뭉쳐지지 않는 乾雪이었고 백암봉을 지나니 눈이 하늘에서 내리는 降雪이 아니라 날고 있는 飛雪이었다.중봉부터는 얼굴을 때리는 힘찬 눈발이 동방불패의 飛針같은 무서운 飛針雪이었으니 그 후덕하고 유순한 덕유산도 멋진 雪花를 그냥 보여 주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10:45
예상보다는 빠르게 안성매표소에 도착했다.도착하자마자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한다.얼마나 기다리던 눈꽃산행인가?내가 사는 부산은 좀처럼 눈이 오지 않는다.그래서 눈에 대한 기대치가 어떤 지역보다도 높다.그래서 벌써 눈싸움하는 사람까지 보인다.고도 100M를 오를때마다 기압때문에 온도가 0.6도씩 내린다는 사실을 알지만 눈을 목안에 까지 넣는 모습은 약간 긴장하게 된다.위로 올라가면 동태가 될터인데...그러나 어쩌겠는가? 강아지보다는 감정이 풍부하고 직설적인 사람들 아닌가?


:::안성매표소

11:06~11:41
눈을 밟는 느낌이 좋다.약간 구름이 낀 뿌연 날씨지만 바람 한점 없어 포근하다.눈은 습기를 가득 머금고 훔치면 바로 뭉쳐진다.다들 옷을 벗어 배낭에 도로 집어 넣고 연신 땀을 훔친다.등산하기엔 안성마춤이다.




:::산행들머리

11:49~12:09
용추계곡으로 들어섰지만 여기도 포근하긴 매일반이다.모두들 흡족한 표정으로 한발한발 걸음을 옮긴다.




:::용추계곡

12:33
비늘같은 설화가 붙어있다.앙증맞은 설화...위로 가면 좀더 뚜렷해지겠지..



12:36
점차 고도를 높이며 동엽령으로 갈수록 온도가 내려감을 느낀다.집어 넣었던 자켓을 도로 꺼내 입고 동엽령으로 향한다.




:::동엽령 가는길

12:47
동엽령에 이르자 멋진 설화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말이 필요없다.설화천국이다.


:::동엽령 설화

12:49~13:08
동엽령을 지나 백암봉으로 가는데 구불구불 휘어진 가지를 따라 눈꽃이 성화처럼 이글거린다.




:::동엽령에서 기념촬영하고 백암봉으로 간다.

13:15~25
점차 눈이 날리며 시야를 가린다.화이트아웃이다.10여M전방도 뿌옇고 점차 눈들이 얼굴을 때리는데 제법 매섭다.하지만 설화천국은 지금부터다.너무나 화려하게 매달려 있어서 백설기를 뿌린 듯,다이아몬드를 뿌린 듯 흰색이 이토록 화려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14:49
향적봉 가는길에서는 더욱 화이트아웃이 심하다.그래서 폼생폼사 집어치우고 바라클라바를 꺼내 얼굴을 가렸다.눈만 내 놓았으니 바로 은행강도 복장이다.



15:05~25
이곳 설화는 더욱 살이 도톰하다.그래서 더욱 사랑스럽다.공룡같은 주목나무를 지나니 향적봉대피소가 있다.




:::설화와 공룡같은 주목나무

15:36
향적봉 대피소를 지나쳐 바로 북덕유 정상 향적봉으로 향한다.바람도 거세고 얼굴을 내리치는 飛針雪의 공격도 있지만 완전무장을 하고 나니 그저 바깥 풍경이 차창밖 풍경처럼 느껴지고 얼굴은 난로가에 앉은 것처럼 평온한 상태다.


:::완전무장으로 향적봉에 섰다.거의 에베레스트 등정(?)수준느낌이다.

15:47
하산길은 글리세이딩도 가능 할 만큼 눈이 많지만 푹신푹신 빠지는 느낌이 좋아서 성큼성큼 내려온다.


:::하산길

16:33
드디어 백련사에 도착했다.산사는 눈에 파묻혀 그 어떤 순간보다도 평온해보이면서도 신비한 형상을 하고 있다.








降雪 - 유자효

먼 하늘에서 오는
하얀 통신.
사람들은 그 내용에 귀기울이고
모두들 조심스러워지고
동심의 모습을 발견하며 가슴 설레고......

신의 얼굴은 희다.





백련사에서 삼공리까지 내려오는 길도 새하얀 눈으로 다시 도색을 한 상태로 계속 눈이 내리기도 하고 날기도 한다.따끔따끔한 느낌을 즐기며 빠른 속보로 걸었지만 쉽게 도착할 만큼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서 삼공리에 도착할 즈음엔 오후 6시가 다 되었다.매표소에 도착하자 마자 뜨거운 자판기 커피를 빼서 마시는데 얼얼하던 입이 풀리며 커피가 너무 맛있다.마약도 이처럼 달콤하고 황홀하지 않으리라.따뜻한 커피한잔의 위력을 느끼며 버스에 승차한다.


♬: 中島美嘉(Nakashima Mika) - 雪の華(눈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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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添: 김영한의 산행후기 모음 보기




오르내림의 美學을 찾는 行色수상한 사진산행
「배낭을 메고」...........................................
http://www.HangSack.com




▣ 허경숙 - 우선 별 다섯이 눈에 뛰어 들어옵니다. 얼마나 좋으셨으면 ... 습설에다 , 건설에다, 비설에다, 드디어 비침설까지 여하튼 부산사람들 눈엔 눈이 예사로운 눈이 아니지요. 은행강도 복장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해보는 것 또한 꿈이지만 영한님이 덕유에서 꿈꾸고 계신 설경은 말 그대로 황홀경이네요 멋진 글 , 그림 공짜로 감상해서 죄송하네요.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 많이 많이 만드세요!!!
▣ 덕유산객 - 사진이없음
▣ 덕유산객 - 사진이없음
▣ 이송면 - 사진을 보니 지난번 덕유산 생각이 나는군요. 18일 태백산을 갔다가 인파에 파묻혀 뭘 보고 왔는지... 님의 그림을 보고 다시금 덕유산을 가볼까 생각이 납니다. 허허..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 산초스 - 넉넉하고 포근한 느낌의 덕유산 설경이 멋집니다. 저희도 봄에는 덕유산까지 한번 원정할 예정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 김정길 - 허경숙님의 쓸쓸한 가을 덕유를 보았고, 이송면님 부자를 삼키려던 덕유를 보았는데, 영한님으로 부터는 濕雪, 乾雪, 飛雪, 飛針雪 까지 담아다 보여주시니 저는 따뜻한 방안에서 군것질 해 가면서 덕유의 모-든 것을 섭렵하게 되는군요. 영한님 축하드리며 감사합니다. 대신, 내내 건강하시길....
▣ 永漢 - 졸필에도 불구하고 덕유산의 위력에 하룻 사이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네요.덕유산객님..제글은 읽을 것은 별로 없어도 사진과 음악때문에 로딩이 좀 걸립니다.그래서 사진이 바로 안뜨고 조금 있어야 나타납니다.혹은 덕유산객님의 컴퓨터 사양이나 인터넷 속도가 조금 낮으면 사진이 안보일 수도 있습니다.참조하세요.^^
▣ 구기 - 멋찐 산행기... 또 가고 싶어진다....
▣ 이수영 - 어제의 향적봉 정상은 너무나 추웠고 앞을 잘 볼수없이 시계가 좋지 않았지요, 저도 어제 향적봉에 올랐다가 가려던 중봉쪽 길을 포기하고 설천봉으로 내려가 곤도라 타고 하산 했답니다. 같은 공간에 님과 있었다니 감회가 새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