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ㅍ--------------------- [원본 메세지] --------------------- 산님모임(http://cafe.daum.net/sansu772 게 시 판 : 산행기 번 호 : 1 제 목 : 아! 덕유산...... 글 쓴 이 : 산사람 조 회 수 : 17 날 짜 : 2004/07/18 21:50:59 내 용 :



2004. 7. 11.
덕유산 향적봉
등산코스 - 삼공매표소 - 백련사 - 오수자굴 - 중봉 - 향적봉 - 백련사 - 삼공매표소
일행 : 산사람부부. 금빛님부부. 은빛님(솔로)



 


부산출발 24: 15


7월의 장마철이라 자정을 넘긴 밤하늘은 온통 먹구름이다.
약속장소인 사상 E-마트 앞에 도착하니 금빛님 부부도 막 도착하고 있었다
갑자기 변경된 산행이라 모두들 허겁지급 나온 모양이다
밤잠자지 않고 출발하는 일정이라 여편내들 땜에 약간의 긴장도 되지만
어찌되었던 우리일행이 탄 차는 시원스럽게 뚫린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목적지인 무주구천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03:40분(물론 길을 잘못 들어 용추계곡 입구까지 간 시간 포함).
아직 이른 시간대라 일행은 주차장에서 빈속을 채울 준비를 하고 있는데 벌써 부지런한
산님 두분이 산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대충 배속을 채우니 은빛님 왈,
"쎄기 올라가자마"
오늘은 저 손∼이 얼마나 떠들는지 하는 생각으로 매표소로 올라가니,
매표소 불은 꺼져 있고 출입문은 닫혀 있다.
월담은 할 수 없고, 이리저리 입구를 찾고 있는데, 우리 마누라
" 야! 문이 열린다"
이어지는 은빛님의 고성
"야! 오늘 돈 버∼릿다"
이어지는 소리
"모두들 나오세요"
"왜 닫혀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요"
은빛님의 고성에 잠이 깬 관리인 부시시한 모습으로 우리 일행 전부 출입문 밖으로 나오란다. 관리인에게 입장료(입장료1600원 + 문화재관람료1600원)를 지불하고 출입문을 통과하니 시계는 04:40분,
은빛님 왈
"야 우리 관람료 냈신께 애리애리 바라"



 


삼공 매표소 출발 04:40분 (매표소- 백련사 5.6 k/m)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산길,
귓전을 때리는 물소리는 계곡이 깊음을 암시하고
새벽을 깨우는 산새소리가 우리들의 발길을 재촉하는데,
"에이 오늘 돈 버∼릴 수 있었는디"
"앞에 올라간 사람들은 공짜로 간 거 아이가∼ (우리보다 앞서 4명의 산님이 올라감)
"이사람아 그런께 산에는 조용히 다녀야제"
은빛님, 공짜로 못 들어 온 것을 못내 아쉬워 하자
조용히 가던 금빛님 일침을 가한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계곡의 물소리는 계속된다.
여명(黎明)이 시작되면서 뿌옇게 보이는 안내표지판은, 쏟아지는 폭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장관을 이룬다는 구천동 33경중, 15경인 월하탄이다. (14경까지는 삼공매표소 아래쪽에 위치)바쁜 일정이라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니, 폭포와 반석들이 조화를 이룬 16경 인월담,
사자목에 살던 사자가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17경 사자담, 18경 청류동,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고 비파를 뜯으며 놀았다는 19경 비파담, 20경 다연대, 형형색색무늬의 암반이 조화를 이룬 21경 구월담, 바람과어우러진 물소리가 마치 탄금소리와 같다는 22경 금포탄, 칠불산 호랑이가 산신령 심부름을 가다가 이곳에서 미끄러져 낙상했다는 23경 호탄암, 24경 청류계, 25경 안심대, 26경 신양담, 거울같이 맑다는 27경 명경담, 쏟아지는 2단폭포 아래서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놀았다는 28경 구천폭포, 29경 백련담, 30경 연화폭, 사바세계를 떠나는 중생들이 속세와 연을 끊는다는 31경 이속대를 지나 신라 신무왕때 백련선사가 숨어살던 곳으로 흰 연꽃이 솟아 피어나 절을 세웠다는 32경 백련사입구에 도착하니 시간은 06: 25분. 조용하던 은빛님 백련사 대웅전을 향해 합장하고 절을 한다.



 


향적봉 --- 중봉---오수자굴--- 백련암 --- 향적봉
( 5.2k/m) * (2.5k/m)


 


백련사 출발 06:30분 (백련사-오수자굴2.8k/m)


백련사 갈림길에서 우리는 오수자굴 코스를 정하고 오솔길로 들어섰다.
산행하기에 적합한 약간의 구름 낀 날씨
날은 밝았지만 깊은 계곡이라 아직까지 어두운 기운이 감돌고 이때 은빛님 왈
"야 산돼지 나오몬 어쩌노 "
본인 왈 "잡으몬 되제"
앞서던 금빛님이 거든다.
"궁딩이를 받아비는디"
금빛님 마누란 무섭단다, 맨 뒤에서 걷는 나도 진짜 멧돼지라도 나올까 무서운 건 사실이다.
백련사에서 한참을 걸었는데도 계속되는 계곡은 끝이 없고 산등성이도 보이지 않는다.
시계를 보니 07:10분
"야 너그 아침 세수 안 했제 세수는 해야 되꺼 아이∼가"
은빛님 힘이 드는지 쉬었다 가잔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를 잡고 힘껏 기지개 켜니 나무가지 사이로 비친 하늘은 맑은 빛이 돈다. 우리의 호프 금빛님 부부, 준비해온 간식거리를 풀기 시작한다.
오이, 콩국, 커피, 자두, 영양갱 ... 등,
갑자기 출발해 오너라고 바빴을 텐데 많이도 챙겼다 싶다
세수하고 대충 배를 채우고 산행을 시작하니 약간의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마누라도 이제 힘드는지 거리가 멀어진다.
물론 도가니 친구는 더더욱 말이 없고 금빛님 부부는 선두에서 잘도 올라간다 이 몸은 후미에서 혹시 산삼이라도 있을까봐 수색 아닌 수색을 하고 ^ ^
약간을 걸었다 싶으니 옛날 오수자라는 스님이 득도하였다는 오수자굴 이다.
시계를 보니 07:35


 


오수자굴 출발 07:40 (오수자굴 - 중봉 1.4 k/m)


처음 맞는 침목계단.
금빛님 마누라 겁을 먹기 시작한다. (지리산 천왕봉 오를 때 계단에 혼이 남)
모두들 힘이 드는지 조용해지고 조금을 올라가다 위쪽을 보니 약간의 공제선이 보이고 뒤에 오던 마누라 얼굴에도 약간의 생기가 돈다
아마도 정상이 가까워 졌음을 느끼는가 보다
중봉이 가까워지면서 조망이 잡히고 이름모를 야생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어이 이기 뭔 꽃이고"
이 몸이 심심하던 차에 이름모를 연보라색 꽃의 이름을 묻자
은빛님,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쳐다보지도 않고
"부채∼꽃"
이어지는 금빛님 왈
"저 사람이 헛소리 허느것 본께 힘이 드는갑-네"
"시끄럽다 배가 고푼께 아무것도 안 밴다 묵을 것 좀 주라"
은빛님 배가 무척 고픈가 보다.
일행은 잠시 휴식 겸 배속도 약간 채우고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중 봉(1594M)에 도착하니
08:25분
동엽령 넘어 무룡산이 한 눈에 가득하고, 삿갓봉을 지나 남덕유산, 그리고 희미하게 지리산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내는 저길로 가고 싶은디"
"그럼 우린 저길로 갈낀께 은빛님 자넨 여편네들과 주차장에 가서 차 끌고
남덕유산쪽으로 오이라"
"씰∼데 없는 소리 허지 마라"
금빛님이 중봉에서 삿갓봉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코스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따라서 이 몸도 한마디 거들자 은빛님은 관심 없단다


 


13.8k/m 3.2k/m * 1.0k/m
남덕유산--- 동엽령 --- 중봉 --- 향적봉








 


중 봉(1594m) 출발 08:35 (중봉 -향적봉 1.0k/m)


향적봉을 향해 올라가니 주위가 온통 야생화로 울긋불긋하다.
"반갑십니더" "예 수고많습니다"
누군가의 인사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예쁜 아가씨 산님 3명이 하산 중이다.
"우찌그리 쎄기 갔다 오는∼교? "조심해서 내리 가이소"
모처럼 만나는 산님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물으니 향적봉 대피소에서 1박 하고 온단다.





온통 야생화밭에 심취되어 발길을 재촉하는데 우리들 앞길에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나무의 하얀 속살들이 덕유산의 인고(忍苦)의 세월에 대한 증좌(證左)가 되어 주고 있었다.







 



힘들어하는 마누라를 이끌고 향적봉에 도착하니 무주리조트에서 케이블카로 올라온 산님
아닌 산님들이 향적봉 푯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란다.
힘겹게 올라온 우리들의 어깨는 축 쳐지고 시계를 보니 09: 40분
대충 기념사진 한 장 찍고 바로 하산 시작





 


향적봉(1614m) 09:50 출발 (향적봉 - 백련사 2.5k/m)


향적봉에서 백련사 하산길은 급경사로 대부분 침목 계단으로서,
조심하여 하산을 시작하니 지친 모습으로 올라오는 산님들을 쉽게 만난다.
"반갑습니다. "
"수고하십니다."
"정상까지는 얼마나 남았습니까? "
"정상 생각하지 말고 시나브로 올라 가이소"
"자신이 산을 정복 할 것이라고 생각 말고 산에 자신이 흡입 당한다는 생각으로 산행을
하라 켔는데 "
어느 유명 산악인이 한 말을 인용하자 은빛님,
"내 그말 97번 들으몬 백번이다∼ "
계속되는 침목 계단으로 인하여 고전을 면치 못하는 마누라를 이끌고 백련사에 도착하니
시간은 11:10분
백련사에 도착하니 한 방울 두 방울 빗방울이 우리의 발길을 재촉하는데 불교신자인 은빛 님 대웅전을 그냥 지나 칠 리는 없다.
대웅전 옆 약수터에서 마른 목 축이고 이슬비의 재촉을 받으며 빠른 걸음으로 하산하니 삼공리 매표소에 12:35분에 도착.
"어이 우리 배는 채우고 가야 안되건나"
은빛님 배는 채우잔다.
"그건 내 맘인디"
한잠 자지 않고 산행을 한 덕분에 몸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8시간 덕유산과 함께 한 가슴 벅찬 보람은 산님이 아니면 그 누가 알리오.
핸들을 잡은 나의 두 손엔 힘이 더 가해지고,
뒷자석에서 뽀루퉁해 있는 은빛님에게 한 마디,
"가면서 배는 채워야 것 제"




▣ 윤진연 - 산사람님 부인하고 기여이 덕유산을 올라군요 축하합니다. 다음에 저랑 덕유산 종주산행 어떠한지요
▣ 금빛 - 한국산하에 산행기를 올리고 산하가족이 되신겄을 축하합니다. 앞으로 즐산안산 하시고 재미있는 산행기와 멋진 사진 기대됩니다.
▣ 금빛 - 한국산하에 산행기를 올리고 산하가족이 되신겄을 축하합니다. 앞으로 즐산안산 하시고 재미있는 산행기와 멋진 사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