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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가 떨리고 악에 바친다는 치악산의 설경에 매료되어...


 


□ 일     시 : 2004. 1. 18 (일) 12:50 ∼ 17:10

□ 지     역 : 치악산(황골매표소∼구룡매표소)

□ 산 행 자 : 나홀로

□ 날     씨 : 흐리고 가끔 눈

□ 산행코스

○ 08:00 부산 시민회관 출발(20,000원)

○ 12:40 황골매표소입구(주차장) 도착·출발

○ 12:50 황골매표소(산행시작)

○ 13:30 입석사

○ 14:00 능선

○ 14:40 무명봉(헬기장)

○ 14:45 산불감시 초소(점심식사)

○ 15:15 치악산 정상(비로봉)

○ 15:25 산불감시 초소(→계곡길 하산)

○ 16:30 사다리 병창과 갈림길

○ 16:35 세렴통제소

○ 17:00 구룡사

○ 17:10 구룡매표소(하산완료)

□ 산행거리 : 9.5㎞

○ 황골매표소(1.2㎞)→입석사(0.5㎞)→능선(1.5㎞)→무명봉(헬기장)(0.2㎞)→초소(0.3㎞)→비로봉1,288m(0.3㎞)→초소(2.6㎞)→사다리병창 갈림길(0.1㎞)→세렴통제소(1.9㎞)→구룡사(0.9㎞)→구룡매표소(하산완료)

□ 준 비 물

배낭, 배낭카바, 모자, 스틱 2개, 장갑, 우의, 여벌옷, 양말 2컬레, 라면 1개, 도시락, 수저, 생수(500㎖ 2개), 아이젠, 스패츠, 카메라, 선글라스, 헤드랜턴, 손전등, 여유 건전지, 바나, 코펠, 사과 2개, 자유시간 2개, 연양갱 2개, 상비약, 수건, 손수건, 화장지외 기타 소품 등


□ 소요시간 : 4시간 20분(휴식·식사시간 포함)


□ 산행후기

 눈이 많은 겨울 설경은 어디라도 멋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태백산에도 가보고 덕유산에도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남북 14km에 걸쳐 주능선 양쪽으로는 깊은 계곡들이 부채살처럼 퍼져 있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대봉(1,181m), 향로봉(1,043m), 매화산(1,085m) 등의 고봉들이 솟 가봤지만 올해는 유난히 눈이 적게와서 설경을 제대로 볼수없었는데 저번주 강원 산간지방에 많은 눈이 왔다는 기상예보를 접하고 산행지를 찾던중 안내산악회에서 치악산행이 있어 동참하기로 하고 당일 시민회관앞에서 겨우 치악산행 안내산악회 차를 탈수있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장거리 버스타는 것은 산을 올라가는 것 보다 더 괴롭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거의 5시간만에 원주시내를 거쳐 산행지의 입구에 도착했다.


 치악산은 단일 산이라기 보다는 1,000m 이상의 고봉들이 장장 14㎞나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치악산맥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주요 봉우리는 주봉인 비로봉과 남대봉(1,181m), 향로봉(1,043m), 매화산(1,085m) 등이며 오늘은 안내산악회와 함께 산행을 하는관계로 비로봉만 올라갔다 오기로 한다. '치악산에 왔다 치를 떨고 간다'는 속설이 나돌 정도로 치악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험하다.


 주봉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남북 14km에 걸쳐 주능선 양쪽으로는 깊은 계곡들이 부채살처럼 퍼져 있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대봉(1,181m), 향로봉(1,043m), 매화산(1,085m) 등의 고봉들이 솟구쳐 있고 4계절마다 그 모습을 달리하여 많은 산악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곳이 여기 치악산이다.


 그리고, 치악산은 단풍으로도 유명하다. 우뚝우뚝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림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치악산 단풍빛은 신비하리만치 오묘하다. 그러나, 뭐라해도 겨울 치악산이 최고가 아닐까 한다. 겨울의 치악산 정상 일대는 온갖 설화와 상고대가 장관이다. 가지에 눈 내린 것이 두툼한 눈꽃(눈과자), 눈가루와 서리가 내려 녹다가 다시 얼어서 투명하게 된 상고대 등 특히 눈꽃과 상고대로 이름난 산이 바로 소백산, 덕유산, 치악산 등이다.


◈ 황골매표소 12:50 출발


 


들머리인 황골매표소


  주차장에서부터 처음 올라가는 길은 시멘트 도로다. 시멘트 도로위에 다시 온통 눈밭으로 포장이 되어 눈속에 묻혀 올라간다. 입석사까지 이어지는 1.2㎞ 시멘트 도로가 급경사 길인데 아이젠없이 올라가기가 만만찮다. 바람도 없는 오늘 날씨는 정상에는 어떻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올라가는 이길은 포근하다못해 덥다. 땀을 제법 흘리며 오른다. 조금 올라가니 좌측에 화장실이 나오고 여기에서 자켓을 벌써 벗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시멘트 포장길이 점점 가팔라진다. 이렇게 가파른 경삿길을 차가 올라오겠나 싶지만 이 길은 분명 차가 다닐수 있도록 임의로 만들은 길이다. 땀을 흘리면서 가파른 포장길을 겨우 올라 입석사에 오니 말 그대로 정말 절간이다. 산좋고 물좋은 치악산의 계곡을 자연그대로 두지 왜 조그만 이 절까지 도로를 왜 만들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


◈ 입석사 13:30 도착, 출발



입석사(사방천지가 온통 눈이다)


 입석사부터는 된비알 치를 떠는 경삿길이 능선까지 이어진다. 다들 아이젠 착용하고 자켓 벗어 배낭안에 넣고 호흡 조절후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까지 온통 바위 너덜길이지만 눈속에 파묻혀 오직 눈만 밟고 앞사람 등산화만 보면서 올라간다.

 좌우 숲길은 하얀 눈밖에 없다. 상고대와 설화로 인한 환상의 세계다. 바람도 없으니 땀이 계속 흐른다. 한참 올라가니 표지판이 나오는데 보니 겨우 400m 올라왔다. 1㎞이상 올라왔다 생각했는데... 기가 찬다. 이 길은 온통 바위로 된 너덜길인 모양인데 깊은 눈속에 파묻혀 있다. 처음부터 몸이 무거운게 배낭도 묵직한 것 같고 힘이 무척 든다.


◈ 능선 14:00 도착, 10분 휴식후 14:10 출발

 저 위에서 '얼마 안남았으니 힘내라'라는 독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다들 그 소리에 힘을 받았는지 쉬지않고 올라가니 능선이 나온다. 일부는 앉아 식사를 하고있다. 이제 숨좀 돌리고 올라가도 될성싶다. 능선에서 좌측으로 완만한 능선을 타고 계속 올라가니 설화가 죽여준다.



천상천하에 보이는건 눈밖에 없다  



나무가지 사이로 난 눈 터널(발목이상 눈이 빠진다)


 능선까지는 그래도 별로 안추웠는데 이제 서서히 추워진다. 스패츠를 하여 선답자의 러셀길 따라 올라가지만 무릎까지 오는 눈밭에 속도가 더욱 더디다. 곧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오니 이제 정상은 얼마 안 남았다. 이걸 봉우리라고 불러야 할지 안부라고 불러야 할지 안개속에 가려 주변을 볼수없지만 비로봉 가는길도 일단은 조금 내려가야 하니까 무명봉이라 해두자.



헬기장이 있는 무명봉(바람에 눈발이 흩날리는게 굉장하다)


 여기서 쓰레기를 모아 헬기로 가져가는 모양인데 산에와서 쓰레기는 되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든다.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는 날씨가 맑으면 원주시뿐만 아니라 능선길의 남대봉까지 조망이 좋다는데 뿌연 안개구름으로 한치앞도 안보인다. 추위가 엄습해오면서 눈도 제법 내리기 시작했다. 헬기장은 눈을 동반한 강한 바람으로 코와 볼이 얼얼하고 손이 시리다.


 평소 날씨가 좋을 때 무명봉에서 올려다 보는 비로봉은 시루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던데 혹자는 비로봉을 시루봉이라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단 생각도 들고 진해가면 꼭 시루같이 생긴 시루봉(웅봉)이 있는데 비로봉을 볼수없어도 짐작은 간다.


◈ 산불감시 초소 14:45 도착, 점심식사후 15:00 출발


비로봉과 계곡 갈림길의 산불감시초소(자욱한 가스와 추위로 밥을 제대로 못먹음)

  헬기장에서 계단길로 초소를 향해 조금 내려가다 다시 약간 올라가니 안개속에 흐릿하게 초소가 보인다. 정상은 300m. 자, 여기서 식사를 하고 올라가야 하는데 초소문은 잠겨있다. 이럴 때 문을 좀 열어났으면 괜찮을텐데...

 아무데나 쪼그리고 앉아 밥을 먹는데 추워서 도저히 견딜수 없다. 바나 불 피우기도 귀찮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등 대충 끝내니 산행대장이 정상엘 갔다가 사다리 병창길은 위험하니 다시 돌아와 계곡길로 하산하라고 외쳐된다. 일부는 정상을 안밟고 바로 계곡길로 내려선다. 초소에서 정상까지는 계단에서 시작하여 몇 개의 계단을 지나면 정상이 나타난다.


◈ 치악산 정상 15:15 도착, 5분휴식후 15:20 하산



비로봉 정상(굉장히 춥다)



비로봉 정상의 3개의 돌탑중 하나



비로봉 정상의 3개의 돌탑중 하나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세계의 돌탑이 있는데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정상에서는 전망도 없고 아무 볼 것도 없지만 날씨 좋은날에는 서쪽으로 남대봉과 향로봉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매화산 천지봉 등 치악산맥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단다. 그렇지만 오늘은 완전 별천지로 온 세상의 하늘과 땅이 허옇다. 숲속의 나뭇가지에도 온통 눈옷을 입어 설국의 향연이다.


 사다리 병창으로 하산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무도 안 내려간다. 할수없이 다시 초소있는데로 내려간다. 병창이란 벼랑이라는 뜻의 강원도 지방 사투리로 벼랑에 사다리 놓은 것과 같다고 말하곤 하는데 사다리 병창의 계단이 무려 1,000여개가 훨씬 넘는다는데 오르내리기에는 기가 질릴만도하다.

◈ 산불감시 초소 15:25 도착, 출발


 초소에서 우측으로 계곡길로 접어든다. 계곡길은 가파른길이지만 내려갈만 하다. 이왕 올라온 것 내려갈땐 주변의 경치도 구경하면서 내려가기로 하고 천천히 하산을 시작했다. 이 길도 눈이 안 왔을땐 바윗길에 너덜길 이었으리라. 가다쉬다 반복하며 좌우 눈꽃도 불러보면서 하산하였다.



계곡길의 설경



계곡길의 설경



 계곡길의 셜경


 계곡으로 내려오는길의 눈은 정말 아름답다. 지난주의 덕유산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너무 하얗고 깨끗하여 순백의 세계에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아름답다. 하산길이 제법 미끄러웠지만 아이젠의 착용과 2개의 스틱으로 별 무리없이 내려간다. 계곡길이 표지판도 군데군데 있고 길도 좁은 외길뿐이라 길 잃어버릴 염려는 없겠다. 



◈ 사다리 병창길과 갈림길 16:30 도착, 출발 


  한참 내려가니 사다리 병창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이 나온다. 하산하는 사람은 이제 한시름 나도 되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람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사다리 병창 코스나 계곡 코스나 힘들기는 매한가지. 갈림길에서 다리를 건너니 세렴 통제소가 나오는데 오늘같이 눈 오는날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조용한게 인기척도 없다.


 안내판을 보니 오후 1시이후에는 산행을 하지 말랜다. 산행하는데 3시간이나 걸리고 왕복 5∼6시간이나 걸리니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이제 세렴통제소에서 주차장까지는 임도로서 탄탄대로다. 대곡야영장을 거쳐 좌측 대곡교 다리를 건너면 금방 구룡사에 도착한다. 작년에 사찰 일부가 소실됬다지만 별 흔적이 없고 일부 재건축한 건물은 보인다. 



적막에 휩싸인 구룡사


◈ 구룡매표소 17:10 도착(하산완료)



구룡매표소


 오늘 산행은 눈꽃 산행으로 올라갈 때 조금 힘들어도 설경에 매료되어 추위와 배고픔과 힘들은게 완전 해소되어 집에가는 내내 기분이 뿌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