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능선 버금가는 지리산 단풍 - 2005년 10월 1-3일

지리산 천왕봉-세석 사이 천왕봉, 중봉, 연하봉, 토끼봉, 세석평전에 설악 버금 가는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노고단에서 연하천 까지는 단풍이 들지 않았고, 연하천에서 세석까지는 가끔 단풍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세석에서 천왕봉 까지 주능선에는 단풍이 많이 들었습니다.

천왕봉, 중봉 제석봉 구간은 단풍이 완연하였습니다.
인산인해의 설악 보다  지리산 단풍을 즐겨보심이...


가을비 속 지리산 종주일정
9월 30일

21:52 영등포역 출발

10월 1일(오전 가을비가 오락가락) 
02:15 구례구역 도착
03:00 택시로 성삼재 도착(30분 소요 3만원)
04:30 산행시작
아침식사 : 노고단
13:30 연하천 산장 도착, 점심식사후 1박

10월 2일(지리산의 속살을 드러내기가 수줍은 듯 곧 비라도 내릴 듯 구름 잔뜩 낌)

점심식사 : 세석산장
16:30 장터목 대피소 도착  2박

10월 3일(별빛 쏟아 지는 천왕봉 올라 일출)
04:45분 장터목 대피소 출발
06:20 천왕봉 일출
08:30 장터목대피소에서 아침식사후 출발
12:00 백무동 도착 점심식사
13:50 동서울행 버스출발(백무동-동서울행)
18:00 동서울터미널 도착

천왕봉-제석봉 구간의 아침 단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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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


연하봉 아래 단풍


연하봉 능선



천왕봉 일출

  

지리산 더 많은 단풍 사진보기

"산마다 물이 들어 하늘까지 젖는데,
골짜기 능선마다 단풍이 든 사람들,
그네들 발길따라 몸살하는 가을은,
눈으로 만져다오 목을 뽑아 외치고,
산도 타고 바람도 타고 사람도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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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산행 후기

설악산 단풍은 구석구석 보았기에 금년에는 지리산 천왕봉 주변 단풍을 보러 종주산행을 떠났다.
천왕봉에서 세석에 이르는 구간의 단풍은 설악의 공룡능선 단풍시기와 거의 같아 10월초가 적기이다.

9월 30일 서울에는 비가 내리고 10월 1일 지리산에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이지만 가을비 속에

지리산 종주도 낭만일 듯 비가 오는 것에 관계없이 영등포역에서 일행 4명이 밤9시 52분 열차를

탄다. 산장예약 만큼이나 주말 열차표  구하기도 힘들다. 2주전 산장예약과 동시에 열차표를

예매해야 했었는데 그만 며칠 지체하다 보니 원하는 시간대 기차표가 없다.

어쩔수 없이 한시간 앞당겨 21시 52분 열차를 타게 되었다.  22시 57분 열차를 타면 구례구역에서

구례터미널 가는 버스가 있지만 21시 52분에 출발한 우리일행은 02시 15분에 구례구역에 도착하고

보니  버스가 없어 구례구역에서 3만원에 택시로 성삼재를 오른다.

  

성삼재 오르는 길은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 택시 기사는 도로가의 희미한 흰선 만을

보고 간단다. 이보다 안개가 더 심할 때는 앞차의 미등만 보고 운전을 한다고 한다. 사고라도 날까봐

왠지 가슴이 섬뜩하다.

성삼재 매표소에 이르니 입산시간이 4시 30분이라 1시간 30분을 기다리라 한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피할 만한 곳도 없다. 어둠 속의 팔각정 아래를 선점하고 있으니 산행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노고단 취사장은 예나 지금이나 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오락가락하던 가을비가 연하천 가까이 가서나 그친다. 1시 30분에 연하천에 도착하여 예약확인을

하니 산장에는  5시부터 들어갈 수 있단다. 느긋하게 점심겸 저녁식사를 한다. 물이 풍부한 연하천

산장은 그대로 이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 악취가 심하던 화장실을 깨끗하게 새로 지어 놓았다.

 

연하천 산장 야외에서 자는 사람이 더 많아
밤새 열차에서 잠을 설친 탓에 5시에 산장에 들어서자 이내 골아 떨어진다. 실내가 숨이 막힐 듯

답답하고 더워 밖을 나오니 이게 왠일인가, 산장 밖 야외에서 자는 사람이 더 많다. 연하천산장

수용인원은 40명, 밖에서 자는 사람이 50여명이 넘는다. 그것도 텐트를 못치게하니 어떤이는

비닐을 덮고 잔다.

 

고생일까? 추억일까? 산에 가고 싶은 것은 막을 수 없고 산장예약은 어렵고..
10월 첫째 연휴, 산장예약을 하려니 동시접속자수가 많아서 인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서버가 일시

다운되었다.
우왕좌왕하다 가까스로 산장예약은 하였지만 컴퓨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산장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

아침식사를 일찍하고 연하천을 떠난다. 연하천산장을 내려서는 나무계단부터 보이기 사작하던

단풍이 연하천 주변에도 일부 물들어 있다. 벽소령과 선비샘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덕평봉에 이르니

바로 앞에 칠선봉, 제석봉 천왕봉이 가까이 보이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촛대봉, 삼신봉, 연하봉의 단풍 곱게 물들어...
형제봉을지나 세석에 이르니 철쭉군락지가 곱지는 않지만 붉게 물들어 있고 철쭉사이 군데군데

고운 단풍이 보인다. 연하천, 벽소령, 세석대피소 모두 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으로 짬밥통 이외에

쓰레기통이 없다.
물론 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 가야 하겠지만 취사를 할 수 있는 대피소에서는 젖은 쓰레기 정도는

버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종주시 젖은 쓰레기를 계속 갖고 다닌다는 것도 문제일텐데...
그렇다고 쓰레기 수거료가 포함된 국립공원 입장료가 내린 것도 아니고...
쓰레기통이 없어지면서 흡연 지정장소가 생겨났다.

 

촛대봉에 올라서니 삼신봉, 연하봉, 천왕봉에 이르는 능선에 답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천왕봉 주변은

고도가 높아 남부에 있지만 설악의 공룡능선 단풍시기와 거의 일치 한다. 몇 년전 10월 연휴 종주때도

이 지점이 단풍이 들어 있었다. 천왕봉부터 내려가는 지리산 단풍은  이름난 피아골, 뱀사골 단풍은

10월 25일 전후가 절정이다

 

네 번 종주에 천왕봉 일출 두번
장터목대피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취사장엔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 신분증을 제시하고 예약을

확인한 후 잠시후에 대피소 침상 번호를 배정 받는다.

장터목대피소의 침상 중 방하나는   예약을 받지 않고 배정한다. 8시가 지나자 방송으로 60대 이상

비 예약자부터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침상을 배정한다. 40대까지 배정이된다. 천왕봉 일출시각이

6시 15분,  산객 중에는 새벽 3시부터 일어나 불을 켜고 준비한다. 천왕봉까지 1시간이 소요되지만

일부는 4시부터 출발한다. 4시 50분쯤 출발하여 6시에 천왕봉에 도착하니 동녘이 붉은 빛을 띄고

있지만 20여분을 기다리니 드디어 지리산의 장엄한 태양이 떠오른다.

노고단에서부터 주능선을 걸어 한라산에 이어 남한 제2 고봉 천왕봉에서 보는  일출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리10경의 제1경이기도 하지만 종주의 대미이기도 하다.

여름종주, 두 번, 가을종주 두 번 네 번의 종주 중 천왕봉 일출을 두 번 보는 것도 행운일 수 있다.
지리산은 다우지역여서 삼대를 걸처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이원규 시/안치환 노래중에서---

천왕봉 부근 단풍 절정, 설악 공룡단풍이 별거드냐..
떠오른 햇살아래 바로 옆의 중봉의 곱게물든 단풍이 모습을 드러낸다. 일출을 보고 장터목대피소로

되내려 오는 제석봉까지 구간에 단풍이 절정이다. 공룡능선 단풍이 별거더냐, 일출과 어우러진 단풍이

성삼재로부터 걸어온 피곤함을 달랜다.


백무동에서 서울행 버스가 1일 9회...
장터목대피소에서 백무동까지 3시간, 12시에 백무동에 도착한다. 12시 30분 서울행은 예매가 끝나
13시 50분 서울행버스를 예매한뒤  지리 단풍과 천왕봉 일출까지 본 지리종주 완주주로 막걸리 한동이를... 
서울행버스는 함양을 들러가지만 백무동에서 자리가 꽉차 함양을 들르지 않고 바로 고속도로로 들어서
4시간 만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다.


서울에서는 백무동 가기가 쉽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1일 9회 백무동행이 있다. 한신계곡, 세석, 천왕봉
오르는 교통이 편리하다.


※ 지리종주기는 한국의산하에 많이 올라있어 있어 종주기는 생략하고 최근에 달라진 것 중심으로
후기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의산하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