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04.10.08/9(무박2일)
누 구 랑  : 나 홀로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중청-소청-희운각-양폭산장-비선대-소공원(21:00)
교     통  : 갈때(산악회버스) 올때(대중교통:소공원-터미널12,000 속초-부산27,200)

그냥 여러 산님들이 올리신 사진으로만 보던 설악산 단풍이라!
그래 이몸도 지기 전에 구경한번 해야지 암. 누가 가져 갈지도 모르니 퍼뜩.!
8일날 저녁 10시에 모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싣고 속초로 향합니다.
자정을 지나04:40경 오색에 도착하니 많은 산님들로 매표소 입구는 시장터를 방불케 합니다.
비가 온다던 하늘은 별만 초롱초롱 떠있고 산행하기에는 아주 그만인 날씨랍니다.

약간은 싸늘한 체온도 이내 오름길 등로에 접어드니 가뿐 숨을 몰아쉬며 헉헉댑니다.
대청봉기준 최단 코스이다 보니 산행로는 경사가 매우 심하군요.
칠흙같은 어둠이라 단풍은 볼 수가 없군요. 2k정도 지난 설악폭포에는 수많은 산님들로
북적이네요. 오르막 등로를 치고 오르니 많은 인파로 정체가 아주 심하답니다.
토요일에 오면 덜할 것 같아 왔는데 단풍철의 설악은 몸살입니다.
 

5시간의 허덕임으로 대청봉에 오르니 심하게 부는 바람에 몸은 한기가 들고 넘나드는
안개로 시계는 제로이군요. 바로 앞에 보여야할 중청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컷 찍으려니 많은 산님들로 둘러 쌓인 대청봉 정상석은 여유가 전혀
없습니다. 포기를 하구 중청 안내 표시기에 겨우 붙어 한컷 촬영하고 이내 중청 대피소로
곧바로 내려갑니다. 넘나드는 안개와 바람 부는 중청 대피소엔 빈자리가 없습니다.
대피소 건물 바같쪽 모퉁이에 자리 잡고선 준비해온 아침을 먹습니다.
 

심한 바람에 숟가락 소리가 나는군요. 도저히 못 먹겠다 싶어 소청으로 바로 내려섭니다.
커피 팔고 사발면도 파는 소청에도 역시나 많은 산님들로 북적거립니다.
단풍철의 설악은 단풍이 아니라 붉게 차려 입으신 산님들의 등산복이 단풍인 듯 합니다.
가끔씩 보이는 바로 앞의 공룡은 어서 오라고하고 그림 같은 부채바위(?)는 환상적이네요.
희운각 내려서는 하산 길은 산행인파로 인해 꿈쩍도 하지 않는 정체랍니다.
한시간 정도면 다다를 희운각이 두시간은 족히 걸리네요.
 

한폭의 그림이군요! 희운각을 내려서면서...
 

희운각 직전 경사 심한 계단 길을 내려서니 흡사 구포 장날 같군요.
잔치국수라는 메뉴! 한 그릇에 거금 5천원에 먹어봅니다. 잔치국수 좋아하네...이게 무슨
시끌벅적한 희운각을 뒤로하고 무너미재 올라선 뒤 공룡의 들머리에서 도둑 댐배(죄송)한대
살짝 피면서 붉게 물든 단풍을 바라봅니다. 이쯤에다 집을 짖고 저넘에 단풍과 산다면...
아이고! 가자. 천불동으로... 이 해가 가기 전에 다시 와서 넘어가리라! 공룡능선을...!
 

 

심하게 내려서는 돌계단 길을 한시간 가까이 지나오니 좌우 모두 그림 같은 바위와 단풍에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납니다. 이-야! 과연 설악이로다.
양폭 산장에서 오이&사과 한개씩 묵고는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많은 산님들과 같이갑니다.
비선대까지 3k의 계곡 길은 아득하지만 보는 눈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무릎에 이상이 오려나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줸장 또 시작하려나 봅니다. 통증이...
에라이 모르겠다 싶어 조금 내려오다 계곡으로 이탈하여 시간을 보냅니다.

가져온 백쐐주를 반컵마시고 김한장 넘기니 어!  내가 설악이네. 그랴. 마눌만 있으면...
울마눌님은 지난8월 울가족 지리 종주때 눈물나게 고생했다고 산과 인연은 뚝 했답니다.
비선대에 도착하니 시계는 7시가 거의 되어가고 소공원까진 아직도 3k가 남았는데...
그냥 여기서 자고나 갈까. 그러나 내일은 초등모임(69졸)이 있어 곤란하겠고...
우선 밥이나 먹고 보자 하여 산채비빔밥 6천원! 희운각에 잔치국수 보다는 훨신 좋구만...
와선대에 가면 택시가 있을수도 있다는 식당 알바 학생의 말대로 와선대에 오니 줸장

있기는 뭐가 있어.  아이구! 이왕 늦은거 쉬며쉬며 가자고 또 주져 앉아버립니다.
식당 주인 아저씨랑 평상에 앉아 쉬면서 소공원까지의 택시편을 물어봅니다.
이제는 다리도 풀려서 걷는것도 무리인것 같고...
그분 말씀이 조금 있으면 자기도 갈거니까 조금만 계셨다가 같이 가자고 하네요.
아주머니 저거 뭡니까? 참기름 잉교? 
예- 머루주입니다. 드실랍니까? 드세요 하시면서 한잔을 건네주시네요 크으--

아니 그냥 한병주이소. 집에 가서 울집사람과 술잔 박치기 할낍니더!
소공원에서 통화 이탈지역이라 그간 연락도 해주지 못한 마눌님에게 한통 파악 때리니
지금 어딘데요?하네요. 여기 소공원인데 낼 새벽에 도착할거니까 쿳션 껴안고 그냥 자이소!
10:40분발 심야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06:30분 마눌은 살아 돌아왔다고 희죽하네요.
그렇게 쩔뚝거리면서 산에 가는거 보니 숨겨놓은 늙은 애인이 있냐고 하는군요. ㅋㅋ

소문난 설악 단풍에 지체된 인파속의 산행이였지만 마음은 붉게 물든 단풍마냥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젖어본 하루였답니다. 지체되고 밀리는 10월 단풍철의 설악이라 해도 아름답고
신비스러움에 그래도 다시 찾아 올 겁니다. 설악이 오지 않으니...
읽어주심에 감사드리고 울님들의 즐건 산행 기원합니다. 건강하심도 함께... 이대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