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일 : 2004년 2월 29일 일요일 03:13~ 16:13

- 인원 : 3부부(6명)

- 이동 : 봉고


- 비 때문에 일주일을 연기한 오늘,

낮에는 흐리기만 하던 날씨가 또 비를 내린다.

아마 설악은 비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인것 같다.

지난주와 같은 방법으로 서울을 출발한 시간이 20:30...


- 6번 경광국도로 접어드니 빗줄기가 꽤 굵어진다.

하지만 지난주 보다는 약함에 안도를 한다.

단월면에 잠시 들려 지난주 두고온 옷을 챙기고 장모님께 인사를 드린다.


- 44번 국도로 접어들어 홍천을 지나니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 지고

안개만 순간순간 다가 왔다가 사라지곤 한다.

아직 확장공사가 끝나지 않은 신남 구간을 힘들게 지나

한계령에 접어드니 오가는 차량 하나 없이 우리만 한계령을 누빈다.


비는 완전히 그치고 하늘엔 별이 초롱초롱 한데

차창 밖 또한 너무나 선명하고 깨끗하다.


- 00:45 오색 주차장에 도착하여 잠을 청하니 설레임에 쉽게 잠이 오지않는다.

약 2시간 휴식후 일어나 컵라면과 김밥으로 이른 아침을 먹는다.

입맛도 없고 배가 고프지도 않지만 김밥 하나에 몇걸음이라 생각하고

모두들 열심히 잘 먹는다.


- 03:13 오색매표소에는 몇명의 등산객들이 모여있을 뿐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이다.

예상밖이라 생각하고 표를 끊는다.(인당 1,600원)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일렬로 올라가는데

시작 부터 만만치 않다. 벌써 땀이 흐른다.

저 만치 앞에 그리고 저 아래에 한무리의 불빛이 보인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니 수많을 별들이 우리에게 쏟아질듯 가까이 모여서

우리의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고 있다.

'이런 밤하늘을 본지가 언제이던가...?'... 모두들 감탄을 한다.


- 05:30 2시간 여의 오름 끝에 설악폭포에 당도하니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너무도 깨끗하고 반가워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로 물을 들이키니

과연 설악의 물이로다... 신선이 마시는 물이로다....

자연이 준 최고의 물맛인 것 같다.


- 또 다시 강행군을 한다. 몇년만에 찾은 설악이라 지형이 낯설고...

전에 없던 나무계단들이 잘 정비되어 있다.

무릎엔 무리가 가지만 그 덕분에 시간은 많이 줄어든 듯 하다.

얼마나 왔을까?... 바람소리가 커지며 기온이 떨어진다.

눈도 제법 쌓였다. 아마 어제온 비가 눈이 되었나 보다.





- 06:30 경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어듬에 쌓였던 설악이 이제 어둠의 옷을 벗는다.

설악의 아침이 열리는 순간인 것이다.

주변의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서 뒤돌아 본 남설악의 운해가 말문을 막아버린다.

너무나 아름답고 장엄한 풍경에 힘든줄도 모르고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 07:10 일출이 시작되어 벌써 해가 많이 솟았나 보다.

나무사이로 붉은 빛을 가늠하며 좋은 자리를 찾아본다.

이제 막 오른 아침 햋빛에 수많은 보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눈이 녹으면서 얼어 붙은 얼음들이 보석보다 더 아름답게 반짝인다.

눈꽃, 얼음꽃, 상고대, 운해.... 모든 겨울 경치가 한자리에 모인 이곳을

빨리 지나칠려니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가능한 많이 카메라에 담자니 저 멀리 대청이 보인다.


























- 07:20 대청을 지척에 둔 대청대피소 주변의 경치가 내 시야를 앗아가 버린다.

온통 흰눈에 덮인 눈의 세계 그 자체였다.

이 아름다운 세계를 잃어 버릴까봐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대피소의 낡은 굴뚝도 그 운치를 더해 주고...
































- 07:43 드디어 대청에 올랐다.

감격도 잠깐 엄청난 바람과 추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바람에 몸을 가누기도 힘들고, 추위는 살을 에는듯 차갑다.

대청은 항상 그러하듯이 다른 여유를 주지 않는다.

신속한 동작으로 기념을 남기고 이어밴드, 방한복으로 몸을 감싼다.

대청에서 내려다 보는 공룡능선과 울산바위가 아스라이 보이고..

동해바다 수평선에 걸친 구름대가 만리장성인양 끝없는 멋을 선사하고 있다.

저 아래 중청산장에는 개미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