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조봉(635)-중원산(815)-도일봉(864)..............용문산 보석 용조봉에서 뱀과 대결하다.


 

날짜: 2004/08/15(일)

동행: 여여와 마눌 (최원철 안귀여루)

날씨: 맑은 후 흐름

산행경로

용조봉(635)~중원산(815)~770~778~싸리재~811~815~도일봉(864)~830~중원계곡


 

산행거리:13.3km( ? 어프로치포함거리 )

산행시간(총 9시간)


 

0615 집출발(차몰고)

0715 용문사주차장

0730 산행시작

0800 용조봉 전망바위

0855 가짜 용조봉 2

0925 용조봉(635)

0935 가짜 용조봉 5

0945 가짜 용조봉 6(15분휴식)

1000 출발

1015 안부로 하산시작

1025 안부

1115 중원산 능선안부공터

1130 중원산(815)

1140 다시공터

1150 삼거리(용문산 도일봉 갈림길)

1210 778봉(30분 점심)

1240 출발

1255 싸리재

1320 싸리봉(811.9)

1335 안부3거리(중원계곡)

1355 도일봉(864)

1530 중원계곡(치마폭)

1600 출발

1630 중원계곡 주차장

 


 


 

1. “용문산의 꽃” 용조봉을 찾아내다.

 

마눌의 생일이 다가왔는데 불경기라 좀 소박한 선물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다. 생일날 혼자 산에 간다고 하기도 그렇고 님도 보고 뽕도 딸 겸 산행을 같이 하기로 한다. 어디를 갈까? 과거 산행기를 들춰보는데 산초스 님의 산행기중 “용문산의 꽃 용조봉”이 눈에 띤다. 용조봉이라? 용문산은 알아도  용조봉은 처음 들어본 이름인데 산행기를 읽어보니 가보고 싶어진다. 용조봉만 가기에는 좀 짧을 것 같고 용문산 줄기 중에 도일봉과 연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멋도 모르고 용조봉 중원산 도일봉을 종주해 보자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렇게 맑다는 중원계곡에서 피로를 푸는 알탕을 해보자는 완벽한(?) 결심을 하는데............

 

↗용조봉

 

2.용문산 주차장에서 보이는 작은 공룡을 우습게 보다.

 

용문산으로 출발하는 발길은 가볍다. 마눌과 함께 가는데 오늘 코스가 좀 길기도 길고 처음가보는 데라서 약간의 걱정은 되지만 소풍가는 어린이처럼 설렌다. 날씨도 오늘은 받쳐주려는지 하늘은 파랗고 흰 구름은 높이 떠있다. 팔당대교를 넘어 양평을 거쳐 용문산 주차장에 들어서려니 주차 요금소 아저씨가 없는 상태  ....“크크 2000원 벌써 벌고 들어가는군!”... 주차 요금소를 지나치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차를 댄다. 용조봉을 오르려면 주차요금소 바로 우측 한옥마을 뒤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용문산기지가 선명하게 정면으로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용문봉(951)이 우람하게 버티고 있다. 용문봉 우측에는 한옥마을 뒤쪽으로 공룡의 작은 톱니 모양의 등짝 같은 용조봉이 보인다. 작지만 날카롭게 서있어 호락호락해 보이지는 않지만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나중에 큰 코 다치게 될 줄이야.......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고 그 너머로 공룡이 계속된다.)용조봉 우측으로는 중원산의 전위봉인 605봉이 자기가 마치 용조봉인 양 뽐내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용문산주차장

↗작은공룡 (발톱은 뒤에 안보임))

 

 

3.뱀탕가게 우측으로 들머리를 찾아 전망바위에 오르다.

 

한옥마을 뒤로 넘어가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어떤 생사탕 가게주인 인 듯한 분이 광복절을 기념하며 태극기를 달고 있다. 용조봉 들머리를 물어보는데 자기 뱀탕가게(용문산 보령건강원) 우측으로 가라며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용문산이 뱀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확실히 그런 연유인지 뱀탕가게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나중에 뱀을 보려고 그랬나?  뱀탕가게 주인에게 길을 물어보다니...........  가게우측 골목으로 들어서서 조금 올라가니 바로 용조봉 들머리가 있어 바로 오른다. 처음부터 좀 가파르다. 확실히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은 길임에 틀림없다.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고 거미줄이 있으며 등로가 어수선한 것을 보니....................  한 20분정도 된비알을 오르니 전망바위가 나온다. 풍광이 대단하다. 한옥마을이 까마득히 저아래 보이고................좌측에는 중원산가는 능선이, 우측에는 우람한 용문봉(951)이 좌우를 호위하며 서 있다. 용문산너머에는 마테호른 백운봉(940)이 걸상한 자태를 뽐내며 뾰족하게 저 멀리 보인다.

  

↗보령건강원 우측으로

↗용조봉 오르는 길

 

4.전망바위에서 배 깔고 죽기 살기로 오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오르니 첫 번째 암릉이 나타나 밧줄도 없이 꼬랑지 뼈가 간질간질하며 올랐는데 마지막에 올라설 디딤발이 마땅치 않다. 아래서 마눌이 자기도 올라갈 수 있냐고 물어본다. 나도 어떡해야할지 모르는 판인데 마눌까지는 무리다. 마눌에게 우회하라고 해놓고 손으로 위의 바위를 짚어 노틀담의 꼽추처럼 바위에 붙어 안간힘을 써본다. 바위에 배를 붙이고 아래를 보니 끔찍하다. 에구구~에이씨 끙~끙 오금이 저리면서 간신히 오르니 우회했던 마눌이 온다. 내가 왜 이러나! 처자식 있는 사람이 이러면 안돼지~잉 속으로 생각하며 마눌에게는 “생각보다 위험하진 않더군. 당신도 올라와도 될 뻔했어” 라고 말하며 안심시키며 다음에 비슷한 케이스가 있으면 우회해야지 다짐한다.

  

 ↗백운봉 

  ↗한국의 마테호른

  ↗암릉

  ↗백운봉

 ↗? 

  

  5.가도 가도 끝이 없이 나타나는 봉우리.........진짜 용조봉은 어디에?

 

전망바위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한시간 오르니 용조봉 정상인 듯한 바위가 나타나는데 아무표시도 없다. 정상에서 진행방향 쪽을 보니 또 다른 봉우리가 있어 한참을 내려가 다시 끙끙대며 오르는데 ......겨우 올라 정상에서 앞으로 보니 다시 뾰족한 봉우리가 있다. 어디가 진짜 용조봉인가? 다시 아래로 폭 꺼져 다시 바위 봉우리를 오르니 돌탑이 쌓여있다. 그러나 앞으로 보니 다시 똑같은 봉우리가 보이고 .........아마도 여기가 용조봉 아닐까?.......... 무슨 표시가 없으니 알 수가 없는데........다시 한참을 내려 다시 오르고........정상에서 다시 봉우리 출현.........어휴! 미치겠네  바위를 넘기도 하고 바위사이로 하도 오르락내리락 했더니 마눌은 벌써 다리가 후들후들 풀린다한다. 한 6개의 똑같은 봉우리를 넘었나? 고사목지대가 나오며 봉우리의 출현은 막을 내린다. 좌우측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 사이를 봉우리를 넘으며 헤쳐 나가는 기분이다.

  

↗진짜? 가짜?

↗진짜일까?

↗암릉

↗용문봉(951)

↗암릉

↗용문봉과 폭산(992)

↗중원산 봉우리들

↗바위사이 암릉을 헤치고

↗바위사이로

↗또 복제품?

↗용조봉 정상?

↗암릉사이로

↗고사목 너머 백운봉

↗암릉너머 폭산

↗암릉너머 중원산

↗암릉

↗고사목과 암릉

↗용문봉과 폭산

↗고사목

 

 

6.뱀을 촬영하고 우회하다.

 

중원산이 보이는 마지막 봉우리에서 커피와 계란을 먹고 안부로 하산한다. 많이도 내려간다. .....쩝...............올라야할 중원산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안부에 도착하니 용문산 주차장에서 출발한지 벌써 3시간이나 흘렀다. 용조봉의 공룡을 넘기가 그리 힘들었나보다. 물론 지리산의 고사목 지대를 지나기도 했지만...............  하여간 이 용조봉 능선에는 없는 게 없다. 중원산을 오르는 길은 수목이 우거진 부드러운 육산길이다. 바람이 어디서 차단됐는지 공기는 정지해있고 인적이 드문 탓으로 등로는 어수선하다. 용조봉을 통해 용문산의 깊은 곳 까지 들어온 것이다. 마구 솟아나는 땀을 닦을 필요를 못 느끼고 하염없이 무념무상의 심정으로 오르는데 무슨 문풍지 떨리는 소리가 난다. 본능적으로 멈추고 등로 좌측을 보니 낙엽색과 같은 빛깔을 한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놀란 나는 온몸에 소름을 일으키며 뒷걸음 질 친다. 비지땀이 아니라 식은 땀이 난다. 요사이 왜? 이렇게 뱀을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일까? 대야산 청계산에 이어 용문산까지............다른 뱀들은 피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놈은 소리를 내며 꼼짝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자기에게 다가오고 있어 경계경보를 발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마눌에게 뱀이라고 소리친 다음 한 2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꺼내 몇 장을 어떻게 찍었는지 모른다. (많이 긴장을 했는지 카메라의 모드를 원거리로 맞추어져 있는지도 모르고 마구 찍어 초점이 안 맞은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등로 바로 옆에 소리를 내며 또아리를 틀고 있어 한참을 째려보다 할 수 없이 산길을 우회하여 오른다. 마눌은 뱀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지만 다가올 엄두를 못내는 것 같다. 뱀 덕분에 중원산 오르는 지루한 길을 온몸에 닭살을 돋우고 나뭇가지를 온통 뱀으로 여기며 오른다.

  

↗독사 (당황하여 원거리 모드로 되어 있는지 모르고 촬영...아깝다)

↗중원산 공터 안부

 

7.중원산으로 가는 꽃길 그리나 허탈한 중원산

 

안부에서 50분 정도 오르니 중원산 능선 안부 공터가 넓게 나와 잠시 쉬면서 거리계(만보기)를 보니 아직 5km도 찍혀있지 않다. 에게!~어휴! 3시간 30분 이상 진을 빼며 걸었는데 요것 밖에..............용조봉 공룡능선이 쉽지는 않았나보다 여기며 우측 중원산 쪽으로 방향을 튼다. 중원산가는 길은 그야말로 꽃길이다. 좌우로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어 있고 “ㄷ”종주를 할 싸리봉과 도일봉이 맞은편에 유유히 서있다. 하늘은 맑고 푸른데 꽃길 속에서 우뚝 솟은 봉우리들을 마주 보며 걷는다. 이 기분을 그 누가 알 것인가? 중원산은 너무 싱겁게 나온다. 계속 직진하면 신점리 4km 라 이정표에 나와 있는데 799봉까지 여러개의 봉우리를 지난다한다. 아마 이 능선을 타면 용조봉의 멋진 측면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오늘은 아쉬움을 남기고 중원산을 뒤로 한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799봉에서 중원산으로 올라 폭산을 거쳐 어비산까지 한번 가봐야겠다는 꿈도 꾸어본다.

  

  ↗맞은편 도일봉 능선

  ↗중원산 가는 꽃길

  ↗중원산 정상

  

8.봉미산이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싸리재로........

 

아까 지나온 공터를 지나 조금 가니 폭산(용문산방향)방향과 도일봉 방향으로 갈리는 3거리 이정표가 나오고 도일봉 방향으로 20분을 오르니 멋진 소나무에 드리워진 전망바위가 나온다. 봉미산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암이다. 아침도 거르고 용조봉에 땀을 뺀 우리는 이곳에서 봉미산을 보며 점심을 먹는다. 비록 오늘 뱀을 보았지만 용조봉을 오르고 내리며 바라본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너무 잘 왔다는 생각이 들고 즐겁기만 하다.  30분간 맛있게 점심을 먹고 싸리재를 향해 출발한다. 가끔 단체 산행 팀 들과 스쳐 지나가며 가벼운 인사를 나누면서 “억겁의 인연이 있어야  이런 형태로라도 인사를 나눌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니 찰나의 만남도 소중하다고 느낀다. 싸리재에 도착하여 이정표를 보니 중원계곡에서 올라오는 길이 표시되어 있는데 도일봉에 오르는 산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인 것 같았다.

  

↗가야할 산

↗용문산과 도일봉 삼거리

↗봉미산

↗혈당보충

↗싸리재 가는길

↗싸리재

 

 

9.싸리봉을 거쳐 도일봉으로

 

싸리재에서 싸리봉 오르는 길은 마치 지리산 뱀사골에서 토끼봉 오르는 느낌과 똑같다. 용조봉에서 너무 빨리 진을 뺀 우리는 작열하는 뙤약볕아래 영역표시라도 하는 듯 땀을 마른 등로에 떨어뜨리며 거북이처럼 토끼봉을 오른다. 한 30분을 올랐을까? 싸리봉인 듯한 곳에 얼토당토하지 않게 나무로 만든 벤취가 나온다. “누가 이런데 나무벤치를 설치했을까?”란 생각이 들고 그 분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잠시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쉰다. 다시 일어나 조금 더 가니 진짜 원조 싸리봉이 나온다. 이 싸리봉에서 3거리로 갈라지는데 운무산 갈현산가는 방향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우리는 도일봉 쪽으로 직진하여 도일봉과 중원계곡에 올라온 길과 만나는 3거리 안부에 도착하여 바로 도일봉으로 오른다. 상당히 가파르게 20분정도 오르니 드디어 도일봉에 도착한다.

  

 

 

↗싸리봉에서 본 고사목

↗걸어온 길

↗중원산

↗백운봉과 용문산기지

↗도일봉

  

  

10.중원계곡에서 알탕하다

 

전망이 탁 트여 있어 마주 있는 중원산을 비롯 저 멀리 백운봉 용문산정상, 봉미산등이 파노라마처럼 보인다. 오전에 비해 날씨가 좀 흐려진 게 불만이면 불만이다. 사진하나 박고 바로 뙤약볕을 피해 내려선다. 능선을 타고 중원계곡 쪽으로 하산하는데 상당히 가파르다. 오늘은 알탕 준비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하산하는 기대가 크다. 중원계곡에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하여 치마폭포쪽으로 다시 오르니 아무도 없는 곳에 2인용 알탕 욕조(?)가 준비되어 있다. 물은 너무 맑아 깊은 바닥이 훤히 속살을 드러내놓고 있고..................자연욕조는 2인용인데 마눌은 알탕을 못한다하니 할 수 없이 옷을 벗고 혼자 들어가는 수밖에.........^_^*...................차가운 물에 목만 내밀고 앉아 있으니 인간의 경계를 뛰어 넘는다................물이 차가와 오래 있을 수가 없다. 유명계곡보다는 수량이 적지만 물은 오히려 더 깨끗한 것 같다. 알탕을 끝내고 중원계곡을 따라 30분정도 내려오니 여름 막바지 피서객들로 중원폭포는 북적된다. 주차장에서 택시를 불러 다시 용문산주차장에 도착 용조봉을 바라본다. 용문산의 숨은 보석 용조봉!  마눌의 생일 너를 좀 압축해서 줄 수 없을까?


 

↗알탕한 2인용 욕조
 

↗물이 너무 맑은 관계로 이것으로 대체

↗중원계곡

↗계곡

↗중원폭포?

↗중원 주차장 가는길

↗다시 용조봉

 

 

 

 

후기)


 

용조봉은 정말 용문산의 숨어있는 꽃이었습니다.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이어지는 6개의 봉우리는 그리 어렵지 않은 코스로 지루하지 않았고 좌우로 둘러싸인 산의 풍광을 관람하며 깊은 용문산 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용조봉을 넘어 중원산을 거쳐 도일봉에 이르는 종주코스는 암릉과 육산의 느낌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멋진 코스로 용문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중원계곡의 오염되지 않은 물에서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