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란 이름은 우리들에게는 '아름다움'이라는 이름과 '아이거 북벽' 등으로 대변되는 '험준함'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일본의 북알프스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알프스'의 시조라 불리는 '영남알프스'를 배내천을 중심으로 세 개의 권역 즉 가지산, 운문산 지역의 '북영알', 신불산, 영축산 권역의 '동영알' 그리고 사자평, 재약산, 천황산 권역의 '서영알' 등으로 나눌 수 있다면 규모면으로 볼 때나, 산내천, 운문천 그리고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의 한 지류를 내보내는 수원(水原)의 역할을 수행하는 암봉으로 형성된 가지산이 그 중심에 있는 북영남알프스가 영알의 대표격이라고 보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중심 축에 있는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낙동정맥의 중심축에 있는 산-신라 9산선문 가운데 하나인 가지산파는 호남정맥 상의 가지산에 있는 보림사에서 일어난 선문으로 이 가지산과는 관계없음-이기도 하고, 운문지맥이라는 큰 줄기도 하나 가지치고 있기도 하며 정상에는 1등급대삼각점(언양11)도 자리하고 있으니 그 상징성은 충분하다고 할 것입니다.

지난 번 영알태극 종주는 북영알 중의 구만산~억산~운문산을 잇는 코스를 진행하였고 이번에는 운문산~가지산의 운문지맥 코스와 가지산~능동산의 낙동정맥 코스 여기에 천황단맥과 재약산~햔로봉으로 이어지는 재약단맥 코스를 잇고는 사자평을 통과하여 죽전마을로 내려오는 루트는 영알을 고루 다 맛보는 코스로 영알 최고의 코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물론 낙동정맥을 간월산~영축산으로 이어가는 코스도 순수한 억새만으로 따질 때 이곳에 결코 뒤지지 않는 환상적인 코스이기는 하지만 그곳은 인위적인 맛이 가미된 곳이고 이곳 사자평은 비록 우회하게 되어 진면목은 살피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옛 그대로의 맛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껏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이번에는 온라인산악회에서 진행하는 1무1박3일 코스의 이 구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어 산행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이와 함께 진행하게 되어 약간의 걱정이 수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제 손이 아직 완치되지 않은 철심이 박혀 있는 상태라 깁스를 한 상태에서 진행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4. 10. 04. 토요일

2. 동행한 이 : 온라인산악회 대원

3. 산행 구간 : 석골사~운문산~가지산~능동산~천황산~재약산~867봉~죽전마을

4. 산행거리 : 29.84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308.33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석 골 교

04:58

운 문 산

4.97km

07:30

152

가 지 산

5.90

11:08

218

80분 휴식

능 동 산

5.51

13:28

140

천 황 산

5.99

16:05

157

40분 휴식

재 약 산

1.63

17:05

60

867 봉

2.99

17:55

50

파래소숙소

2.85

19:02

67

29.84km

14:04

12:04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지도 #1

04:53

11:55 죽전을 출발한 버스는 휴게소에 두 번을 정차한 다음 지난 번 산행을 마친 석골사 입구 그러니까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 동천교 앞에 정차를 합니다.

차에 놔둘 짐을 정리하고는 행장을 갖추고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은 밀양시 산내면 안에서 시작을 하게 됩니다.

지난 번 하산길에 보아서 낯익은 기념비를 보고,

05:10

수리봉~사자봉으로 오르는 길을 지나,

05:13

석골사에 도착합니다.

순해 터진 견공(犬公)은 자는지 얼굴도 안 보이고 새벽 예불을 끝낸 절집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05:22

억산으로 올라가는 삼거리에서,

등산 안내도를 보고,

05:33

이내 팔풍치(재) 삼거리도 통과합니다.

05:44

범봉입구를 지나,

06:01

선녀폭포 뒤 지난 번 내려온 운문산으로 오르는 능선 삼거리를 지납니다.

즉 운문산으로 오르는 길은 오늘 우리가 오르고 있는 상운암을 거쳐 올라가는 코스와 1108.3봉을 통해 오르는 코스 등 두 가지가 있는데 이 이정표 뒤로 오르는 코스가 얼음골~1108.3봉으로 진행하는 입구라는 이야기입니다.

계곡으로 오르는 코스답게 온통 돌 투성이입니다.

부쩍 고도를 높입니다.

철로 침목으로 만들어 놓은 나무 계단도 부족했던지 로프도 매어져 있고....

06:32

이정표 상으로는 상운암까지 0.8km 남았다고 하고....

돌이 많은 지역이라 이렇게 누군가가 쌓아놓은 케언의 숫자도 만만치 않습니다.

낡이 밝아 드디어 우리가 올라온 원서천 계곡도 눈에 들어오고.........

06:59

그러고는 지도 #1 '가'의 상운암입니다.

샘에서는 시원하다 못해 얼음물이 나오고,

소박한 관음전에서는 불심이 솟게 만듭니다.

바람이 드세 계곡 건너편 멀리 가운데 구만산과 그 앞의 사자봉 일대를 보는데 한기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 우측으로는 깨진바위와 억산이 보이고,

그 억산에서 넘어온 범봉 줄기가 바로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그 범봉을 지나 923.8봉의 바위 위를 걸어오는 몇 명의 산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07:18

상운암 삼거리 안부에 오릅니다.

이제서야 운문지맥에 접속하게 되는군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청도군을 만나게 됩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공인된 것은 아니지만 산꾼들 사이에는 정설로 굳어진 우리 산줄기 개념.

대간이나 정맥은 산경표에 나온 것이니 그대로 적용이 되면 되는 것이고 그 하위 개념인 기맥과 지맥은 분류하는 분 즉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 선생님과 '수체계'의 자하 신경수 선생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기맥(岐脈)의 경우 조석필 선생님의 주장대로 100km급 이상을 기맥으로 보고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그 하위 개념으로 지맥(枝脈)은 30~100km를 그리고 30km급 이하의 줄기는 단맥(短脈)으로 분류하는 게 통설입니다.

그럴 경우 기맥을 분류하는 개념에 따라 18기맥에 140개 정도의 지맥 혹은 9기맥 158지맥으로 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 지맥 중의 하나가 낙동정맥 상의 가지산에서 분기하는 이 운문지맥입니다.

운문지맥은 가지산~운문산을 지나 이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억산~구만산 삼거리 ~ 오치고개~낙화산을 지나 밀양강으로 잠기는 약34.7km의 산줄기입니다.

지난 번 구만산 삼거리에서 오늘 가지산까지 했다고 보고 다음에 와서 구만산 삼거리~비학산까지의 약 20km구간만 하면 되겠군요.

아름다운 줄기라 꼭 와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

한편 산줄기가 아닌 산맥이라고 우기고 있는 우리나라 지리학자들에 따르면 지금 이 줄기가 태백산맥이 되는 건데 도대체 요사이 누가 지금 이곳을 태백산맥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책상 앞에만 앉아 있지 말고 직접 답사를 해보면 알게 될 것을.....

우리나라 지리교육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지리학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 923.8봉 부근을 지나오던 사람들 일행을 봅니다.

어제 오후 4시에 비학산을 출발하셨다는 '무한도전' 클럽 회원들인데 100km를 목표로 진행하신다고 하는데 성공하셨기를 기원드립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울트라급 산행을 하는 모임이 배병만 방장의 J3, 태달사, 감마로드, 수원의 드림팀 그리고 이 무한도전 등이 잇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밤에 바람이 워낙 세어서 고생 좀 하셨겠습니다.

이제부터 밀양시와 청도군의 군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07:30

운문산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유별나게 외국인도 한 분 참석하셨습니다.

도명님 일행이셨는데 인상이 젊은 시절의 Arthur Garfunkel이 연상되는 아주 잘 생긴 청년(Neils)이었습니다.

이 청년을 보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떠나면 잊지 못하는 두 가지가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하나는 김치이고 다른 하나가 한국의 산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생각할 때 우리나라의 산은 mountain이 아니고 hill 정도의 개념이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오를 수 있는 인간 친화적인 곳이라 자기들 나라에 가면 이런 산들이 많지가 않아 자연스럽게 그리워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이라는 곳은 자기들이 생각하는 거칠고 탐험가나 등반가 아니면 오르기 어려운 곳인 mountain과는 개념이 틀리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산맥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낮거나 높거나 무조건 산이라고만 하니, 산하면 mountain 따라서 산맥하면 모조리 mountains 혹은 mountain range입니다.

그러나 실제 500m급 정도 되는 산맥들은 ridgeline이 맞고 그 정도 산맥의 산이라면 hill이라고 본다는 것이죠.

이는 대싱안링산맥이나 히말라야, 안데스, 로키, 알프스 등 그래도 길이가 1000km ~ 4000km급 정도 이상이 되고 평균해발도 1000m가 넘고 그 산꼭대기에는 사람도 살지 않는 곳 정도가 되어야 그래도 산맥이라는 족보에 낄 수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 같이 500km급에 평균높이 800m도 안 되는 태백산맥이나 250km도 안 되고 평균 고도도 500m도 채 안 되는 차령 산맥 정도 가지고 산맥이라는 족보에 올린다든가 하는 것은 어쩌면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산맥이라는 이름을 도입하여 우리나라에서 대간이니 정간 그리고 정맥 이름을 없애버린 고토 분지로도 "광주산맥이나 차령, 노령산맥 같은 것들은 분수계로서 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지세적인 측면에서 산맥으로 인식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고, 실제 미국의 지형학백과사전(Fairbridge, 1968)에는 "Mountains are commonly classified in physical geography according to scale and contiguity, without referance to genesis. Nevertheless, the geologist finds it difficult to resist recognizing a common genesis on the basis of common scenery."라고 기술하고 있기도 합니다.

즉 "산맥이란 보통 지형의 생성원인과는 상관없이 규모와 연속성에 따라서 물리적 지형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질학자들은 지형의 근간이 되는 그 성인(成因)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렇다면 우선은 산맥이라는 것은 그 산맥의 생성 원인과는 무관하게 외형을 가지고 판단하면 될 것이고, 그 외형은 선상으로 가늘고 길게 늘어선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진 것이라는 정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성인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사람들은 지리학자가 아닌 지질학자 곧 고코 분지로 같은 사람들이로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GEOGRAPHER 즉 지리학자들은 자신들이 GEOLOGIST들도 아니면서 왜 그리 산맥에 목을 매면서 우리 산줄기들은 경원시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 카페 - 산줄기 따르기'로 미루기로 하고....

국악인 김동진 선생님이 생각 나는군요.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각설하고 운문산을 지나는데 낯익은 얼굴을 만납니다.

지난 치악산 종주때 함께 했던 박선생이 부인과 함께 이 멋진 코스를 함께 하신 것입니다.

덕분에 산행 내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24번 도로 건너편의 천황단맥 줄기가 구름에 덮여 있군요.

아랫재로 내려가는 길에 제 자리를 잃어버린 작은 정상석 하나를 더 보고....

나무 계단을 이용하여 아랫재로 내려갑니다.

백운산 뒤로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24번 도로 가운데로 남명리 일대가 눈에 들어오고 만등이 고개로 올라가는 도로좌측의 천황산은 아직 구름이 다 걷히지 않은 반면 우측의 실혜산 능선(천황단맥)은 이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능동산 방향도 아직 시커멓기만 하고..........

07:54

아랫재 내려가는 길에 심심하여 꽃 안내판이나 보고....

지도 #2

08:08

지도 #2의 '나'의 곳으로 일반 등산지도에 아랫재라고 표기된 곳입니다.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좀 더 이따가 백운산 갈림봉 부근에 있는 고개가 아랫재라고 표기되어 있음을 인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1195.1m인 운문산에서 724.5m인 이곳과는 470m 정도 차이가 나니 한참이나 내려온 것입니다.

여기서 가지산 방향으로 우선 1080고지까지 치고 올라가야 하니 다리 품 좀 팔아야 하겠습니다.

이 사거리에서 좌틀하여 1시간 40분 정도 진행하면 운문사가 나오고 우틀하면 하양마을이 있는 삼양리로 떨어지게 됩니다.

직진을 하여 치고 올라갑니다.

08:39

동굴도 하나 지나고...

오늘은 사실 초보 정도의 일행이 있어 산행 속도가 좀 안 나기는 합니다만 따라오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깁니다.

살짝 고개를 내민 능동산 방향도 보고,

08:54

백운산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등산지도에는 아까 지나온 '아랫재'라고 한 곳이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곳이 아랫재라고 표기되어 있군요.

국토지리정보원 지도가 다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권위가 있는 것이고 모든 것은 이 지도에 근거하여 측량이 되고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나라의 말을 따르기로 합니다.

아랫재를 통과하고,

1081.2봉을 넘으니,

드디어 오늘의 최고봉이자 영남알프스의 대장인 가지산의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우측으로는 간월산 넘어 신불산도 보이기 시작하고...

바로 앞으로는 잠시 후 통과하게 될 능동산도 보이고.......

사실 이제부터는 룰루랄라 하면서 걸으면 됩니다.

이렇게 암봉 구경도 하고,

..............

그 가지산에서 흘러내려가는 낙동정맥의 스카이라인도 보고,

바로 아래로는 24번 도로가 석남터널로 힘겹게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으며 우측으로는 능동산이 우측으로 힘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바위봉으로 가서 지나온 운문산을 보고 그 우측의 억산 그리고 멀리 깨진바위까지 봅니다.

가지산에도 추색이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뒤를 돌아 지나온 줄기를 봅니다.

줄기 왼쪽으로 아까 본 만등이고개가 보이고, 그 고개 우측으로 실혜산으로 진행하는 천황단맥 줄기가 시원스럽게 보입니다.

아침을 먹어야지요.

20분 정도 숲에 숨어 바람을 피하면서 찬밥을 먹고...

운문산을 다시보고,

1131.8봉이 암봉으로 이루어졌음도 확인하면서,

..................

그 가지산도 코앞으로 다가올 무렵 헬기장에서 야영을 하고 있는 텐트 두 동을 지나니,

10:07

실로 오랜만에 들르게되는 가지산장입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기는 좀 그렇고....

박선생 일행과 함께 들어가서 막걸리 한 통과 꼬치 하나만 먹고 간다는 게 조금 시간을 지체하게 됩니다.

한 통이 두 통이 되고....

결국 정확하게 1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길을 나서게 됩니다.

산장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이곳에서 갈라지는 운문지맥 줄기를 감상합니다.

운문산과 그 우측으로 줄기는 쉼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11:08

그러고는 1등대삼각점(언양11,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산1-4)이 있는,

가지산에 오릅니다.

이 가지산이 우리에게 주는 역할이 몇 가지 있군요.

즉 여기 오름으로서 울산광역시를 만나게 되므로 이 가지산이 밀양시와 청도군 그리고 울산광역시의 삼시봉(三市峰) 역할을 함을 알게 되며, 이 봉우리에서 우리나라 13개 정맥 중 하나인 낙동정맥을 만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우리가 지금까지 진행해 온 운문지맥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위풍도 당당하게 서 있는 가지산 정상석을 제대로 봅니다.

이제부터는 울산광역시와 밀양시의 시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이 줄기가 뻗어 내려온 낙동정맥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바로 앞에 바위가 불뚝 솟은 쌀바위 그리고 그 뒤로 상운산.....

진행방향으로는 바로 앞이 1167.4봉, 그 너머로 간월산, 신불산 등이 검은 구름을 이고 서 있군요.

그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능동산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보이고 우측의 천황봉과 가운데 뾰족하게 튀어나온 재약산도 보입니다.

왼쪽 으로는 멀리 신불산에서 진행한 줄기가 시살등, 염수봉을 지나 매봉산에서 밀양강으로 떨어지는 45.4km의 영축지맥이 세를 과시하고 있고......

내려가는 길은 온통 돌 투성이입니다.

이제 능동산도 지척이군요.

그만큼 가지산에서 멀어졌다는 이야기고.....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낙동정맥의 쌀바위와 상운산 줄기 즉 낙동정맥 줄기가 보이고,

그 줄기는 우측으로 921번 도로를 지나 고헌산을 지나 중간에 보이는 백운산으로 향하고.........

고헌산과 가운데 뾰족한 백운산(892.1m) 줄기를 다시 보고...........

가지산을 오르기 전 지났던 1088.4봉 연봉도 다시 감상합니다.

저기를 걸을 때는 몰랐던 맛을 건너편에 오니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내가 지나던 곳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자면 반드시 그 줄기를 거느니는 것 보다는 그 반대편 줄기로 가서 감상을 하여야 제 맛이듯...

우리가 설악의 공룡능선을 감상하자면 우측의 화채능선을 가야하고, 용아장성능을 보자면 서북능선으로 가거나 공룡능선을 타야 하는 원리와 같습니다.

예전에 출입이 통제되기 전인 1980년대 화채능선을 통하여 권금성으로 가서 하산을 하였던 주된 이유가 공룡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 였던 것이죠.

만경대나 집선봉에서 보는 공룡의 화려함이란.....

1088.4봉의 연봉은 좌측으로 흘러 백운산(891.3m)을 지나 산내천으로 잠기게 되는데 삼양리 건너로 천황산에서 이어지는 줄기가 살짝 보이는군요.

조금 조심해서 내려가냐 하는 길입니다.

바닥이 잔돌로 워낙 미끄러워서....

지도 #3

11:53

일단 석남터널로 방향을 잡습니다.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잠시 소란스런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는 매점에서 나는 소리인데 평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12:15

석남터널로,

12:19

석남터널 울산방향으로.....

12:25

여기서는 능동산을 따르고...

부드러운 정맥길을 걷습니다.

능동산을 향해 가는 길에 천황단맥에서 빠져 있어 지나지 않을 좌측의 778.1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우측으로 재약산, 천황산이 눈에 들아옵니다.

12:59

가지산터널을 지나 814.1봉에서 삼각점을 만납니다.

4등급삼각점(언양450,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산1-3)을 확인하고,

경상대 산악부 비박팀을 만나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나무계단을 오릅니다.

우측으로 운문산의 웅장함을 감상하고....

좌측 가지산에서 흘러온 줄기를 봅니다.

그 뒤로 상운산을 보고.......

13:24

배내고개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낙동정맥은 좌틀하여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곧 여기가 천황단맥이 시작되는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는 가지산부터 신세를 져 온 낙동정맥을 버리고 천황단맥 구간을 시작합니다.

13:28

바로 3등급삼각점(언양312)이 있는 능동산에서,

정상석을 확인합니다.

이 능동산에서 천황산으로 가는 루트는 두 곳입니다.

하나는 여기서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서 수량이 풍부한 샘터에 들러 물을 보충한 다음 임도를 따라 가는 방법과 '깔지'가 깔려진 방향으로 직진을 하여 마루금으로 진행하는 방법 등이 그것입니다.

마루금파는 직진해야겠죠.

13:40

약수터 루트는 결국 이 임도에서 합류하게 되고.....

13:41

잠시 편한 길을 따르다 다시 작은 팻말을 따라 우틀하면,

13:53

능동2봉이라는 968.1봉에 도착합니다.

좁은 정상에 여러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어 정상석만 확인하고 바로 내려갑니다.

드디어 억새와 새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군요.

지도 #4

마루금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778.1봉이, 마루금 우측으로 흰건물의 케이블카 승강장이 그리고 그 뒤로 천황산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14:41

샘물상회도 가까워졌숩니다.

14:50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내려오는 길을 지나 잠시 쉬면서 고구마와 물을 간식으로 먹는데 영 먹은 거 같지도 않군요.

천황산을 배경으로 잠시 억새에 취해봅니다.

............

...........................

천황산...............

14:59

샘물산장입니다.

4년만에 들르게 되는 곳이군요.

반가운 표지띠 하나를 만납니다.

얼마전 이곳을 지난 산짱님이 달아놓고 지나간 우리 표지띠입니다.

'山自分水嶺'이라!

우리나라 산줄기를 얘기할 때의 대원칙이자 진리이기도 합니다.

북한의 백두대간도 몇 군데 답사하고 내려온 뉴질랜드인 로저 세퍼드는 이야기합니다,

Ridgeline is genuine in that it never crosses water.라고...

지금은 한국에 정착을 하여 속리산에 거주하면서 우리나라 산하를 담은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로저는 우리나라 산줄기에 푹 빠져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몇 안 되는 몇 안 되는 외국인들 중 한 명입니다.

15:30

샘물산장 주인장에게도 인사도 할겸 들어가서 막걸리 한 통에 라면 하나를 먹느라 또 30분을 까먹습니다.

오늘 두 시간을 막걸리에 빠져 시간을 보내게 되는군요.

그런데 4년 전에 이곳을 지날 때는 아마 여기서만 두 시간은 지체했을 것이니....

이 샘물산장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은 여기서 체력이 달리는 분들은 천황산을 오르지 않고 바로 좌틀하여 천황재로 가는 게 나을 것입니다.

힘들어 하는 일행을 여기서 천황재로 보내야 했을 것을 별생각 없이,

천황산으로 오르느라 후반부에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다음날 산행까지 망치게 됩니다.

15:40

1049.2봉 부근의 얼음골 삼거리를 지나고,

거기서 조망이 트여 길 건너 운문산과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줄기를 감상합니다.

배내봉에서 간월산,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줄기도 시원하고..........

바로 아래 주황색 지붕의 목장과 좌측의 샘물산장으로 오는 임도 그리고 가운데에는 배내고개로 올라가는 포장도로도 보입니다.

천황산을 배경으로...........

이 나무데크가 없을 때 봄, 여름에는 등산화 바닥에 떡칠을 하고 다녔었지요.

미끄러지기도 하는 날에는.....

16:02

여기서 천황단맥은 우틀하게 되고 사실상 재약단맥은 여기서 갈려 재약산~향로산을 지나 향로봉으로 진행하는 15.3km의 단맥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 주변의 산군만 다니려고 해도 즉 운문지맥 34.7km, 영축지맥45.4km, 천황단맥 22km, 재약단맥 15.3km 이것만 해도 120km가 넘으며 여기에 신불릿지나 구만봉 주위 줄기를 돈다하면 160km는 족히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일주일에 3회를 잡는다 해도 1달은 족히 걸릴 것 같군요.

바람은 점점 더 세져 가는데 일행의 무릎이 점점 더 아파오고.....

.........................

........................

샘물산장이 보이고.........

뒤를 돌아서 운문산~가지봉 마루금을 또 보고,

16:05

그러고는 천황봉입니다.

간월산,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 즉 낙동정맥.....

저 줄기를 예전에는 태백산맥이라 부르면서 다녔으니.....

천황재를 지나 재약산을 오른 다음 바로 전에서 좌틀하여 진행을 해야죠.

넘으면 고사리 분교로 떨어지고 그 길은 표충사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저 천황재에서 좌틀하면 샘물상회로 가는 지름길이고....

표충사가 보이는군요.

햇살도 멋진데 고통은 점점 심해진다 하고....

천천히 진행하는 수밖에....

지나는 분들이 천황산의 많은 돌들로 작은 케언을 만들어 놓았는데 아주 장관입니다.

지도 #5

표충사를 당겨보고......

16:32

재약산도 이제 바로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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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

속도가 아주 느려집니다.

여기서 좌틀하여야 하는데 일행은 박선생 부부와 함께 여기서 좌틀하고 저는 잽싸게 재약산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바위봉 하나를 지나,

17:05

재약산 정상에서,

우리 표지띠 하나를 반갑게 만납니다.

'산셩표야 뭐하니?'

빨리 깨어나라는 말입니다.

114년 정도를 잠자고 있었으니 그만 깨어나서 이 나라의 아이들에게 올바른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가르쳐 주라는 것입니다.

재약산에서 주암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보고, 배내골 건너 맞은편에는 간월산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다른 색깔로 보입니다.

바로 간월재입니다.

억새밭 때문이죠.

지나온 줄기를 보고...

다시 주암삼거리로 내려와 일행을 쫓아가서 합류합니다.

17:21

고사리분교(지도 상으로도 크게)로 우틀,

죽전삼거리,

17:23

나무데크가 아닌 숲 사이 길로 들어서고,

17:34

표충사 방향이 아닌 길로 좌틀.

사실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여기서 표충사 방향을 따라 조금 더 가서 옛 고사리분교로 진행하여 사자평 일대를 거닐고 싶은데 시간이 없군요.

이 일대가 사자평이라는 곳으로 약 120만평이나 되는 방대한 곳이 모두 억새밭이었고 고사리분교 옆에는 민박집과 매점 두 군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사람들에 의해서 많이 훼손되었다고 하는군요.

하긴 저도 예전에 이곳을 지날 때에는 이곳이 습지지역인지도 모르고 걸었으니...

향로산 방향 즉 재약단맥을 따릅니다.

억새밭 사이로 들어가면서,

지나온 재약산을 돌아봅니다.

사자평 일대가 이제는 황금물결이 아닌 초록색으로 바뀌었군요.

아직은 조금 이른 억새철인가 봅니다.

17:55

예. 알겠습니다.

보존에 앞장 서겠습니다.

17:55

여기서 죽전마을 방향으로 좌틀하여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재약단맥과도 작별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잠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지그재그로 진행하는 길을 예전에는 어떻게 내려갔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질 않는군요.

분명히 이 길로 내려가서 배내골 백련암 옆의 민박집에서 자고 영축산~신불산~간월산으로 진행을 했었는데 ....

하긴 이 루트로 진행한 건 30년 전의 일이니....

쏟아지는 졸음 속에서 위기감도 느끼며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진행합니다.

헤드랜턴까지 끼고.....

18:39

내려오는 데만 49분 걸렸군요.

여기서 우틀하여 아스팔트 길을 따라 숙소인 파래소유스호스텔로 가는 길이 왜 그리 먼지.

잠깐 눈이라도 붙이고 가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19:02분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씻은 다음 숙소로 들어가서 가지고 온 불고기에 소맥을 몇 잔 하였더니 그제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밤에 응급처치를 하느라고 했는데 일행은 익일 코스는 진행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군요.

하는 수없이 저도 산행을 포기하고 대원들과 함께 배내고개로 가서 대원들을 내려놓은 후 우리는 언양~울산을 거쳐 귀경을 합니다.

간월산과 신불산이 좀 아쉽긴 하지만 이미 했었고 또 영축지맥할 때 가면 되니까 별 아쉬움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