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5. 3. 19(토) 맑음

 

- 산행자 : 고요, 풍경소리가, 연꽃, 프라임, 숨은벽, 강석천, 솔나무, 광명, 쑥부쟁이, 한용석, san001 등 11명

 

- 산행요약

■ 산행코스 : 천흥저수지~성거산~태조산~흑성산~독립기념관

■ 산행시간 : 산행시간 4시간51분, 총시간 6시간58분

■ 구간별 시간

천흥저수지~(17분)~대원정사~(14분)~지능선갈림길~(17분)~전망봉우리~(13분)~성거산~(21분)~원위치~(11분)~만일고개~(12분)~주택은행연수원갈림길~(6분)~유왕골고개~(14분)~각원사갈림길~(4분)~각원사갈림길~(10분)~359.6봉~(5분)~구름다리(청송사)갈림길~(2분)~태조산수련장갈림길~(23분)~교보생명울타리~(4분)~태조산~(7분)~교보생명연수원갈림길~(8분)~전망좋은곳~(6분)~능선분기점(흑성산갈림길)~(18분)~아홉싸리고개(도로)~(22분)~샘터~(9분)~MBC중계소~(5분)~흑성산(KBS중계소)~(5분)~독립기념관갈림길~(14분)~C코스등산로입구(순환도로)~(17분)~순환도로입구~(7분)~독립기념관매표소


 

(출처 : 김영식님 홈페이지)


 

 

- 산행기

 

산행을 떠나며

얼마 전 광덕산, 망경산, 설화산 종주 후 그 기분을 연장하여 성거산, 태조산, 흑성산 산행에 나선다. 막상 산행을 떠나며 자료를 찾아보지만 의외로 자료가 빈약하다. 다행히 아산에 사시는 김영식님의 산행지도 및 자료가 비교적 상세하여, 그 자료를 토대로 나름대로 연구 검토하여 산행계획을 세운다. 바위산의 현란함은 없지만 봄나들이의 부드러움을 맛보기에는 적당한 산들이 아닐까. 출발 시간이 이른 까닭인지 같이 산행을 할 분들이 많지는 않다. 최종 참석자는 11명. 적당한 인원에 기분 좋은 출발이다.   

 

성거산, 태조산, 흑성산이란

성거산, 태조산, 흑성산은 능선으로 연결된 산이다. 이 중 성거산과 태조산 구간은 금북정맥구간. 높이가 낮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별 특징이 없는 산들이지만 역사의 발자취가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 산이다.

태조산은 천안주민의 진산으로 독자적인 산행이 많이 이루어지지만, 성거산은 금북정맥종주하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산으로, 흑성산은 정상까지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관계로 관광객들을 위한 산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성거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삼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천안시 직산면 산헐원을 지나다가 동쪽의 이 산을 보고 신령이 있다면서 성거산이라고 부르고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태조산은 고려 태조가 후백제와의 전쟁을 앞두고 이곳에서 군사를 양병, 훈련했다는 설에서 유래하였다. 흑성산은 1983년에 세워진 독립기념관의 뒷산. 독도 문제로 시끄러운 지금 일부러라도 한번쯤 찾아 볼만한 곳이다.   

 

들머리로 가는 길

서울역에서 7시50분 출발하는 급행전철에 몸을 싣는다. 평일과 달리 자리에 여유가 많다. 안양역에서 풍경소리가님, 연꽃님, 광명님이 합류.

천안역에 약10분 정도 연착하여 9시20분에 도착한다. 잠시 짬을 내어 각자 간식을 준비한다. 특히 천안호도과자는 빠질 수 없는 천안만의 명물. 톡톡 씹히는 굵은 호도알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던 맛과는 분명 비교가 된다.

시간을 아낄 겸 택시로 이동을 한다. 천안시내를 벗어나 성거읍에서 성거산 들머리인 천흥리로 접어든다. 택시를 타고 오길 잘 했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외로 거리가 멀다(₩11,300). 천흥저수지 앞에서 길은 둘로 갈라진다. 직진하는 길은 천흥사지를 거쳐 가는 길, 좌측은 구림골을 거쳐 만일사로 가는 길이다.

차창으로 바라보는 천흥사는 최근에 세워지듯 하지만 절 아래의 너른 터(천흥사지)에는 예전 대사찰인 천흥사의 영광을 보여주는 오층석탑(보물 354호), 당간지주(보물 99호) 등이 남아있다. 멀리서 보아도 옛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성거산을 향하여

저수지를 돌아 동굴가든 입구에서 산행을 준비한다(10:02). 입구에는 대원정사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 우측으로 도로를 계속 따르면 만일사로 가는 도로길이다. 군부대 시설물이 있는 성거산의 정상부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고속도로에서 보면 군시설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성거산이다. 

대원정사까지 연결된 너른 길을 따른다. 주위에는 동굴가든(10:05) 등 식당이 띄엄띄엄 자리잡고 있다. 희한한 식당이름이라 생각하며 5분쯤 오르면 길옆에 동굴(10:11)이 있다. 아! 그래서 동굴가든이구나... 열려있는 문 안으로 들어서면 의외로 끝이 보이질 않는다. 잘 다듬어진 인공 동굴은 분명한데... 저온 보관을 위한 창고인 듯하다.

동굴을 지나 조금 오르면 계곡 옆에 있는 거대한 바위를 만난다. 일명 거북바위. 계곡에서 바라보면 거북모양이지만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이다. 

대원정사 갈림길(10:19)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이 길은 구림골 계곡을 따라 만일사까지 이어진다. 만일사에서 주능선으로 오르면 만일고개. 성거산은 주능선 좌측에 있어 태조산을 가려면 성거산을 갔다가 다시 내려와 우측으로 가야하는 다소 불편함이 있다.

완만한 길에는 낙엽이 수북하다. 약10분 정도 올라가면 「→소방도로」라는 안내판(10:29)을 만난다. 산중에 웬 소방도로??? 나중에 위에서 바라한 바로는 임도를 뜻하는 듯.

좌측에서 내려오는 지계곡과 만나는 지점(10:33/10:38)에서 잠시 옷을 정리한다. 흘러내리는 땀이 산행 초반이지만 장난이 아니다. 올해 처음으로 느끼는 봄이다.

이제부터는 아주 급경사의 오르막. 금방 계곡이 저 멀리 발아래 떨어진다. 어! 이 길이 아닌데... 지도상으로는 계곡을 계속 따라 올라가야 한다. 길 자취가 흐려 길을 놓친 듯하다. 하지만 오히려 잘 되었다. 이 능선은 성거산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지는 지능선이다. 돌아가지 않고 막바로 성거산을 갈 수 있으니 마음속으로 찾던 그 길인 것이다.

힘겨운 발걸음을 약17분 옮겨 전망봉우리(10:55/11:11)에 오른다. 성거산 정상부가 코앞에 펼쳐지고, 태조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꽃님을 기다리며 잠시 막초를 돌린다. 초반 다소 삭막했던 산행길을 벗어나 한고비를 넘긴 여유가 넘친다.

 

성거산 정상과 알바

능선길은 성거산으로 직접 향하지 않고 정상을 우측으로 빙 둘러 주능선(11:18)에 오른다. 군부대가 있는 정상은 갈 수 없어 우측으로 향한다. 성거산을 대신하는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봉우리(11:23/11:27)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그런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11:28)는 여기서 1분 더 나아간 지점. 정상석이 있고 군부대 방향으로는 군사보호지역 진입금지라는 안내가 걸려있다. 정상을 대신하지만 전망은 전혀 없다.

다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직진하는 평탄한 길을 따른다. 여기서 사실 착각하기 쉬운 지점이다. 주능선길은 우측 내리막길. 직진하는 길은 성전리로 하산하는 지능선길이다. 직진하는 방향과 평탄한 능선이라는 조건에 잠시 마음이 홀려 알바길에 접어든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주능선과 분명히 멀어지고... 다시 발걸음을 돌린 건 12분을 내려온 지점(11:40). 발걸음이 무겁다.

 

만일고개

정상(10:49)에서 우측 내리막으로 향한다. 「태조산주등산길」이라는 119안내판이 태조산 가는 길임을 확인하듯 나타난다. 급경사 내리막은 만일고개(12:00)에서 끝난다.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이정표(↑태조산 3.4km, 취암산 9.2km, →만일사 1.1km, ↓성거산 1.7km, ←송전리 1.3km).  천흥저수지에서 계곡길을 따라 계속 올라오면 만나는 지점이다.

만일고개에서 태조산까지는 대체로 부드러운 능선길. 작은 오르내림이 있지만 마지막 태조산 오름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편안하다. 멀리 흑성산 정상의 안테나가 보인다. 아득히 먼 거리. 성거산에서 볼 수 없던 소나무지대가 가끔 나타나며 다소 무미건조한 능선길에 생기를 붇돋운다. 「소나무가 있어야 생기가 있고 살아있는 것 같아요.」 쑥부쟁이님이 힘을 얻는 듯하다.

 

주택은행연수원 갈림길과 유왕골고개

주택은행연수원갈림길(12:12)까지의 한차례 오름길을 지나면 대체로 완만하다. 잠시 후 이정표가 없어지고 이정표 기둥만이 남아있는 고개. 유왕골고개(12:18)인 듯 하다.

봄볕을 느끼며 5분 정도 가면 잘 관리되고 있는 무덤(12:23/13:18)을 만난다. 남원하씨묘. 석상과 제단 등 상당히 지위를 가진 분의 무덤이다. 묘 앞은 탁 터지고 잘 가꾸어진 잔디는 쉬어가기 안성맞춤. 장소가 너무 좋아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자리를 편다. 따스한 봄볕을 연꽃님이 너무 좋아한다. 펼친 밥상은 진수성찬. 날씨와 어우러져 봄나드리 기분을 느낀다. 한숨 자고 갔으면 좋겠다는 대화가 오갈만큼 아늑하다. 55분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각원사 갈림길

태조산관광단지로 가는 갈림길(13:27)을 지나면서 길은 넓어진다. 이 길은 각원사 북쪽능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으로 각원사를 관광 온 사람들이 가볍게 산행을 할 때 올라오는 길이다.

조금 더 가면 또다시 갈림길(13:31). 역시 각원사(좌불상)으로 내려가는 길(←용연저수지 6km, 독립기념관 9.3km, →망향의 동산 5.9km)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태조산으로 가는 안내가 없다. 태조산이라는 이름은 태조산 정상석에서 비로소 확인할 수가 있으니...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길답게 기분 좋은 상쾌한 길이 이어진다. 수풀 사이로 각원사가 내려다보인다.

각원사는 전통사찰은 아니고 1977년 5월에 세워진 사찰이지만 이 절에 있는 좌불상으로 더욱 유명한 절이다.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뜻에서 세워진 사찰로 좌불상은 높이 12m, 둘레 30m, 무게 60t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이며, 대웅전은 목조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현재 이 일대는 현재 각원사 관광단지를 조성되어 천안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어느덧 천안 시가지가 옆으로 보인다. 성거산에서 시작할 때 앞으로 보이던 천안시가 태조산에서는 옆으로 흑성산에서는 뒤로 보여야 산행이 끝난다.

 

구름다리(청송사) 갈림길

운치 있는 정자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10분 정도면 359.6봉(↑성불사, ←덕전야영장, ↓좌불상 1km)에 도착(13:41)한다. 여기서도 주위를 해야 한다. 직진하는 성불사 방향은 하산길. 주능선길은 덕전야영장 방향이다. 여기에도 태조산이란 안내가 역시 없다.

5분후 다시 이정표(→성불사, 태조산 수련장 2.5km)(13:46)가 나온다. 계속 비슷비슷한 갈림길에 약간은 헷갈려 마침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길 확인을 한다. 예상 했던대로 청송사 갈림길. 즉 왕자봉, 구름다리를 거쳐 올라오는 길이다. 접근성이 좋아 천안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태조산 등산로이다.

 

태조산 정상부의 흉물... 교보생명 철책 울타리

태조산 수련장으로 가는 두 번의 갈림길(13:48,13:59)을 지나 한차례 오르면 긴 울타리(14;11)가 나타난다. 교보생명연수원 부지를 둘러싼 울타리이다. 산 능선에까지 저렇게 자기 땅이라고 표시하고 싶을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스친다. 그런데 순간 독도는 자기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사람들이 떠오르는 이유는...

울타리는 태조산 정상을 지나 한참동안 이어진다. 태조산으로 가는 길은 한창 녹아내린 땅으로 상당히 미끄럽다. 4분만 오르면 정상(14:15/14:27).

 

밋밋한 태조산 정상

태조산 정상은 정상석이 없다면 그냥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뭉툭한 능선상에 있다. 동쪽 방향은 울타리와 숲으로 전망이 완전히 가려 있고 서쪽 방향으로만 트여 있다. 교보생명연수원이 정면으로 내려다보인다.

점심 이후 처음으로 휴식을 갖는다. 간식과 남은 막초를 들며 의지를 가다듬는다.   

이제 멀리만 보이던 흑성산도 어느새 가까이 와있다. 아쉽게 흑성산과 태조산 사이에는 도장도로가 허리를 끊고 있다.

 

흑성산 능선 분기점... 금북정맥과의 갈림길

교육보험으로 내려가는 갈림길(14:31)은 울타리로 가로 막혀 있다. 역시 자기네 땅이네...

제2포스트라는 안내판(↓태조산 0.6km, ↑제3포스트 1230m, →교육원삼거리 1670m)이 있는 지점(14:34)에서 울타리는 끝이 난다. 철문을 지나면 긴 오르막.

「전망좋은 곳」이란 이정표(제3포스트 850m, 제2포스트 380m)가 있는 지점(14:42)에서는 백석대가 잘 내려다보이지만 아름만큼 전망은 없다. 이제 흑성산도 바로 좌측에 우뚝 서있다. 능선갈림길을 찾기 위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며 진행한다.

이정표에서 약6분 내려가면 능선분기점(14:48). 이 지점에서 직진하는 방향은 금북정맥길, 좌측 능선은 흑성산으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가 없지만 확실히 능선이 구분되어 별 어려움없이 찾을 수 있다.

 

아홉싸리고개... 흑성산과 태조산을 동강낸

태조산 정상에서 볼 때 흑성산으로 연결되는 고개가 한참이나 떨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성황당흔적이 있는 안부(14:55)를 지나면 이제 흑성산은 거대하게 전면으로 들어온다. 고도를 낮추어야 하는데 평탄한 길이 계속되어 도리어 불안하다. 그 우려에 걸맞게 등산로는 고개의 절개지에서 끊어진다. 가파른 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려 드디어 아홉싸리고개(15:06)의 에 도착했다. 동강난 맥. 사람도 이렇게 힘든데 하물며 동물들은 얼마나 길을 건너기가 힘들까. 동물이동통로를 만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흑성산을 향하여

절개지 양쪽에 세워진 울타리를 건너 잠시 지도를 확인한다.

흑성산을 다녀온 다른 분의 산행기를 보면 고개에서 목천 방향(고개 남쪽 방향)으로 내려가, 무당집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고 되어 있다. 다행히 건너간 지점(고개 북쪽 방향)에서 고개 방향으로 조금 위에도 리본이 달려있다.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흑성산으로 붙는다. 생각보다는 고개의 고도가 높아 안심이다. 리본이 달려있는 길은 원래 등산로라기보다는 선답자들이 능선에 붙기 위해 임의로 만든 길이다. 솟아질 듯 가파른 길은 10분 정도 오르면 우측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길(15:17)을 만난다. 아마 이 길이 무당집에서 올라오는 길인 듯 하다.

가파른 오르막은 계속된다. 다시 10분 정도 오르면 메말라버린 샘터와 집터 흔적(15;28/15:37)이 나온다. 고개를 쳐들면 단숨에 올라갈 수 있을 듯이 능선도 가깝다. 사과 한조각으로 나누어 먹는다.

태조산 능선을 눈으로 가늠해본다. 흑성산까지의 고도차가 약150m 정도 됨직하다. 「150m 정도면 5분이면 가능하지 않습니까」 농담처럼 한마디를 던진 프라임님. 그 말을  확인하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능선으로 솟살 같이 내뺀다.

 

정상으로 착각한 공터

드디어 MBC흑성산중계소가 있는 너른 공터(15:46/16:00)에 오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른 체면이 무색하게 공터에는 몇 대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행글라이더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있고, 무슨 제를 지내는 무당이 향을 피우며 주문을 외고 있다.

공터에서는 지나온 능선길이 훤히 보인다. 생각보다 먼거리. 처음 봄나들이라 생각하며 산행시간을 5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벌써 5시간이 걸렸다. 광명님에 의하면 운길, 예봉보다 긴 것 같다고...

정상이라 생각하고 사진도 찍고 정상주도 나누며 여유를 갖었는데, 한용석님이 정상이 여기가 아니라 한다. KBS중계소가 있는 곳이 정상이라 한다. 산행을 계획하면서 성거산과 태조산만 집중 연구하고 흑성산은 마지막 넘어가는 산이라 쉽게 생각한 것이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결과가 되었다.

 

천혜의 전망대... 흑성산 정상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자 정상으로 가는 길(16:02)이 나온다. 마침 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는 관광객들이 한마디 던진다. 자기들이 로비해서 흑성산 정상에 있는 성문을 열러놓았으니 지금 빨리 가면 성안을 구경할 수 있다고...

정상(16:05/16:13)은 아주 널찍한 공터이고 그 중앙에 성문이 있다. 성문 안쪽에는 KBS 대전방송총국중계소와 노대, 정자 등 복원된 흑성산성의 흔적을 볼 수가 있으며 주차장이 있는 공터 반대편에는 미극동공군의 통신대를 비롯한 군사시설 등이 있다.

열심히 달려가 문을 닫으려는 관리인에게 부탁하여 문안으로 들어간다.   

흑성산성은 조선시대의 성곽. 꼭대기에 테뫼식으로 쌓은 석성(石城)이지만 산성의 대부분은 훼손되어 원형을 찾기 힘들다. 대신 지금 만들어진 성벽 형태의 울타리는 수원성을 모방하여 흑성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주도에서 가져온 검은색의 화강석으로 쌓은 성이다. 하지만 이런 해석도 잘못된 것이다. 흑성산의 원래 이름 검은성(儉銀城)이다. 즉 색깔이 검다는 뜻이 아님에도 일제시대 때 검다는 의미를 담아 흑성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예로부터 이 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김시민, 김좌진, 이동녕, 유관순, 이범석, 조병옥 등 많은 구국 열사가 배출되어 독립기념관이 이 지역에 건립된 것이 우연이 아닌 듯하다.

흑성산은 천혜의 전망대. 사방 어딜 쳐다보아도 막힘이 없다. 정상에서 보면 독립기념관이 정 중앙에 내려다보인다. 흑성산을 주산으로 한 명당의 인위적인 배치가 놀랄 따름이다. 특히 독립기념관 광장에서 바라보면 흑성산 정상을 중심으로 독립기념관이 정확하게 가운데 위치하고, 기념탑 두개의 기둥 사이로 정상의 송신탑이 정 중앙에 위치한... 참으로 절묘한 배치에 감탄을 하게 된다.

흑성산 구경을 마치면서 서울 가는 전철 시간이 걱정된다. 전철이야 많지만 급행은 띄엄띄엄 배차되어 있다. 특히 저녁때 출발하는 시각은 18:31, 19:56 등 그 간격이 넓다.

 

독립기념관으로 하산하는 등산로를 찾아

하산은 포장도로를 따라 가야한다. 몇 사람들에게 등산로가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오직 도로로 내려가라는 한가지뿐이다.

약5분 정도 내려가면 도로가 좌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조수특별보호구역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느낌상으로는 독립기념관으로 하산하는 등산로가 있으리라 예상되는 지점. 독립기념관 사유지라 하여 출입을 금지한다고 하지만 길은 너무나 뚜렷하다.

가파른 길에는 동앗줄도 걸려있고 가끔 안내판도 있다. 사유지라 출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공짜로 독립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17분 정도 내려오면 갈림길(16:30/16:34). 좌측으로 하산하는 길이라는 안내가 있다. 그런데 우측을 보면 독립기념관 도로가 보인다. 버스 타기가 쉬운 독립기념관으로 방향을 잡는다. 잠시 내려오면 순환도로. 흑성산 정상까지 1050m, C코스 입구라는 안내판(16:36)이 있다.  

 

독립기념관

순환도로를 독립기념관의 너른 터를 빙 둘러가며 이어진 길. 부지런히 내려갔지만 순환도로 입구(16:53)까지도 17분 정도 걸린다.

독립기념관 안으로 들어갔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관람을 포기한다. 기념탑을 지나 뒤돌아본 흑성산. 정상을 중심으로 날개처럼 펼쳐진 능선의 흐름도 비슷하고, 정중앙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의 배치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을 연신 솟아낸다.

 

다시 천안역으로

매표소(17:00)를 지나 버스 타는 위치를 찾는 도중 마침 매표소 좌측으로 출발하려는 버스가 보인다. 부리나케 달려 간신히 탑승한 버스. 천안까지 서서가야만 하는 길이지만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선열의 혼이 깃든 독립기념관을 볼 수 있던 보람에 마음은 흐믓하다. 

천안역에 도착한 시간은 17:40. 급행전철 시간까지는 50분이 남았다. 역 앞 호프집에서 시원한 맥주로 산행을 마감한다. 산하님에게서 바빠 자리를 같이 하지 못하겠다는 메시지가 날라온다. 아쉬움은 남지만 모든 분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는 뿌듯함이 엿보인다.

 

산행을 다녀와

성거산, 태조산, 흑성산 종주를 하였지만 정맥종주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성거산을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듯하다. 천흥리에도 산행안내를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반면 태조산 일대의 능선길은 상당히 뚜렷하고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각원사의 관광을 겸한 가족산행지로서 적당해 보인다. 흑성산은 연결된 능선이 도로로 인해 절개가 되어 아쉬움이 남지만 정상에서의 전망은 그 어느 산보다도 뛰어나다.

특별히 멋진 산들은 아니지만 교통편 연결이 편리하여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하루를 즐기기에는 더없이 적당한 산이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독립기념관을 하산지점으로 삼는다면 상당히 보람된 산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일정

   09:20   천안역 도착

   09:39   천안역 출발

   10:01   천흥리 동굴가든(식당) 입구 : 택시비 ₩11,300

  

   10:02   천흥저수지 산행시작 : 대원정사, 동굴가든 안내판

   10:05   동굴가든

   10:11   동굴

   10:15   거북바위

   10:19   대원정사입구, 갈림길 : 계곡건너 직진(리본)하면 등산로 시작

   10:29   소방도로 갈림길 : ↑성거산(표시 없음), →소방도로(이정표)

   10:33   지능선갈림길, 휴식 : 좌측으로 지계곡

   10:38   출발

   10:54   우측으로 갈림길

   10:55   전망봉우리, 휴식

   11:11   출발

   11:18   능선 : ←군부대, 성거산 정상, →태조산 (이정표 없음)

   11:23   휴식

   11:27   출발

   11:28   성거산 정상, 갈림길 : 성거산을 대신하는 봉우리, ↑송전리, →주능선

   11:32   봉우리 : 내리막 시작

   11:40   길을 잘못 든 걸 확인 후 돌아섬

   11:45   봉우리

   11:49   성거산 정상

   12:00   만일고개 : ↑태조산 3.4km, 취암산 9.2km, →만일사 1.1km, ↓성거산 1.7km, ←송전리 1.3km

   12:12   주택은행연수원 갈림길 : ↑좌불상, ↓만일사, →주택은행연수원

   12:18   유왕골고개, 119(태조산 주등산길 24)

   12:23   남원하씨묘 : 점심

   13:18   출발

   13:27   봉우리, 119(21) : →호서대학교, 태조산 관광단지 2km, ↓만일사 ⇒각원사 북쪽능선으로 가는 갈림길

   13:31   갈림길, 119(20) : ←용연저수지 6km, 독립기념관 9.3km, →망향의 동산 5.9km

                ⇒직진하는 길은 태조산 가는 길이지만 이정표 없음, 망향의 동산 방향이 각원사로 가는 길

   13:34   봉우리, 정자

   13:35   갈림길

   13:39   봉우리

   13:41   359.6봉 : ↑성불사, ←덕전야영장(태조산으로 가는 주능선 방향), ↓좌불상 1km

   13:46   구름다리, 청송사 갈림길 : →성불사, 태조산 수련장 2.5km (청송사 방향)

               ⇒직진하는 방향이 태조산으로 가는 주능선, 우측 능선길이 천안지역 등산객 들이 주로 이용하는 산행코스

   13:48   갈림길 : ↑정상 1.4km, →태조산 수련장 2.2km

               ⇒정상이란 태조산을 의미하며, 태조산이란 명칭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음

   13:55   봉우리

   13:59   갈림길 : →태조산수련장 1.8km, ↑정상 0.8km

   14:01   능선 갈림길 : 덕전야영장 방향이 주능선

   14:07   능선

   14:11   울타리 : 교보생명 연수원 울타리가 길게 설치됨

   14:15   태조산 : 동쪽 지역은 전망이 없음

   14:27   출발

   14:31   이정표 : ↓태조산 0.4km, ↑취암산 5.4km, →교육보험(울타리가 있어 출입불가)

   14:34   봉우리,제2포스트,교보생명연수원갈림길 : ↓태조산 0.6km, ↑제3포스트 1230m,   →교육원삼거리 1670m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 철문이 있음, 이후 긴 오르막

   14:42   전망좋은 곳이라 표시, 119(태조산 목천길 7) : 제3포스트 850m, 제2포스트 380m

   14:48   능선분기점(이정표 없음) : ←흑성산, ↑취암산(금북정맥길)

   14:55   고개, 갈림길(이정표 없음) : ←마을, ↑흑성산  ⇒성황당 흔적

   15:06   아홉싸리 고개, 도로

   15:17   갈림길 : 무당집에서 올라오는 길로 추정

   15:28   샘터 흔적

   15:37   출발

   15:46   공터, 대전MBC흑성산 중계소

   16:00   출발

   16:02   갈림길 : ←하산길, →정상

   16:05   정상, KBS대전방송총국 흑성산중계소

   16:13   출발

   16:18   독립기념관갈림길,조류특별보호지역안내판 : ←포장도로, →등산로(독립기념관)

   16:22   계곡 : 흑성산 0.5km

   16:30   갈림길 : ↓흑성산 1km, ←등산로(하산길) 표시, →독립기념관 순환도로

   16:34   출발

   16:36   순환도로, 흑성산 등산로 안내판(C코스, 흑성산 정상 가는 길 1050m)

   16:53   순환도로 입구

   17:00   독립기념관 매표소 ; ₩2,000


 

   17:09   독립기념관 출발 (390번 버스, ₩950)

   17:44   천안역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