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동 버스터미널~투구봉(1274.7m)~갈미봉(1210.5m)~시루봉(960.1m)~虎音山(929.8m)~농산삼거리 산행기

•도상거리: 약 20.2km
•일시: '04년 5월 29일
•날씨: 흐린 뒤 갬, 22-30℃
•오전 8시 47분 경 무주구천동 버스터미널 출발

오늘 저녁 대구에 일이 있어 내려가는 길에 덕유산 능선을 따라 동쪽 편에 거의 평행하게 이어지는 무주 투구봉(△1274.7m, 1/50000 지도에는 池峰이라 표시되어 있으나 백두대간 황경재 동쪽 봉우리가 池峰 또는 못봉임)~거창 호음산(△929.8m) 능선을 답사해보기로 하였다.

동대전버스터미널서 7시 10분 발 무주行 직통버스로 무주터미널에 이른 시각은 7시 50분 경이었다. 8시에 출발하는 상오정行 완행를 타고 가노라니 가는 비가 내려 우중산행이 되지나 않을까 불안해졌으나, 구천동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비가 그쳤다. 터미널은 개축 공사를 하려는지, 문이 닫혀 있었다.

(08:46) 이리저리 투구봉 능선으로 붙는 길을 찾아보다가 터미널과 ‘MOTEL 힐사이드’ 사이의 옹벽을 올라 북쪽으로 난 길을 따르니 곧 길은 끊어졌다. 오른쪽 사면을 치고 오르니 작은 골짜기 오른편으로 흐릿한 족적이 보였으나 이내 그 자취를 잡목 속에 감추었다. 동남쪽으로 급경사를 오르니 왼쪽에서 흐릿한 소로를 만났고, 이어 오른쪽에서도 흐릿한 소로를 만났다. 아침에 내린 비에 젖은 풀잎에서 물이 떨어져 옷과 신발을 흠뻑 적신다.

아차! 싶은데, 초입을 찾느라 신경을 쓰다보니 간식, 특히 식수를 물병에 채우는 것을 잊어버렸다. 갈길이 먼데…, 어쨌든 내려갔다 다시 올라올 수는 없는 일이었다.

(09:03) 왼쪽으로부터 삼공리에서 올라온 듯한 흐릿한 능선길 흔적을 만나 남남동쪽으로 나아갔다. 조금 뒤 왼쪽으로부터 역시 삼공리에서 올라온 듯한 뚜렷한 길을 만났다.

(09:12) 무덤에 이르니 길 흔적이 묘연하였으나 무덤 뒤 잡목을 헤치니 다시 뚜렷한 길이 이어졌다. 완만한 참나무·소나무 우거진 숲길을 가니 모처럼 붉은색 ‘마창 달마산악회’ 표지기도 눈에 띄었다. 산죽 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길 흔적은 다소 흐릿해졌다. 물기에 미끄러운 바윗길을 어렵사리 올라 바위 둔덕에 닿았다.

(09:42) 둔덕은 시야가 트일 곳이나 지금은 가스 때문에 조망이 안 된다. 남동쪽으로 바위를 내려서니 길 흔적은 여전히 흐릿하였다. 이즈음 날이 개기 시작하여 주위가 조망되기 시작하였다.

(10:10) 왼쪽에서 흐릿한 소로가 합류하는 언덕에서 남쪽으로 나아가노라니 빨간색 ‘부산 길동무산악회’와 조금 뒤 ‘산사랑산악회’ 표지기가 눈에 띄었다. 이 일대에는 취나물 등의 산야초가 무성하였다. 날씨가 완전히 개어 젖은 옷이 마르기 시작하였으나 산죽이 무성한 오르막길에 옷이 다시 젖었다.

(10:45) 삼각점이 설치된 투구봉(△1274.7m) 정상에 도착하니 나뭇가지 위 동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 남남서쪽으로는 기백산·금원산·월봉산이, 서남서쪽으로는 덕유산 향적봉과 스키 슬로프가 바라보였다.

(10:52) 정상을 출발, 남쪽으로 내려서니 잡목 덤불 사이로 흐릿한 길이 이어지고 ‘부산 길동무산악회’ 표지기가 간간히 보였다.

(11:20) 헬기장에 이르니 시야가 다소 트여 향적봉, 적상산, 성지산, 투구봉, 그리고 나뭇가지 위로 삼봉산, 가야산, 등이 바라보였다. 이어 오른쪽으로 보이는 사면길을 무시하고 직진하니 오른쪽에서 흐릿한 갈림길이 다시 합류하였다. 이어 두 갈래 길이 나왔는데, 무심코 뚜렷한 길로 직진하니 동쪽으로 이어져 모도먹골로 내려서는 듯하였다. 되돌아 다시 갈림길에 이른 뒤, 보다 흐릿한 남쪽으로 나아가니 곧 대간 능선봉이다.

(11:34) 능선봉에서는 시야가 트여 가야산을 위시하여 시계 방향으로 기백산, 금원산, 월봉산, 남·북덕유산, 나뭇가지 위로는 대덕산, 삼봉산, 등이 바라보였다. 이정표에는 ‘←신풍령 3.6km, →황경재 4.2km·송계삼거리 7.4km’로 표시되었다.

(11:38) 동남쪽으로 나아가니 이내 ‘덕유 07-07’ 구조 표식이 보였고, 안부에 이르니 좌우로 내리막길이 보였다. 직진하니 이내 ‘건설부’ 표석이 보였고, 조금 뒤 ‘덕유 07-06’ 구조 표식이 보였다.

(11:54) 언덕에 이르니 ‘갈미봉 1210.5m 거창군’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표에는 ‘신풍령 2.6km, →황경재 5.2km·송계삼거리 8.4km’로 표시되었다. 신발을 벗고 양말의 물을 짜내며 조금 쉬었다.

(12:03) 갈미봉을 출발, 동쪽으로 몇 발자국 나아가니 노란색 ‘대전 장영록’ 표지기가 걸린 데서 남남동쪽으로 흐릿한 갈림길이 보였다.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임을 확인하고 그 쪽으로 내려서니 그런대로 뚜렷한 길 흔적이 이어졌다. 이쪽에는 조금 전 비가 내렸는지 젖은 잎이 다시 옷을 적신다.

(12:12) 무심코 내려서니 뚜렷한 길은 방향이 남서쪽으로 휘어 내리막인데, 방향이 소정리 쪽으로 이어졌다. 되돌아 다시 갈림길을 찾아 동남쪽으로 내려가니 흐릿하고 가파른 내리막길 흔적이 이어졌다.

(12:25) 오른쪽으로 보이는 흐릿한 길을 동물이 다니는 길이라 무시하고, 뚜렷한 내리막길을 따르니 수내마을 쪽(동북쪽)으로 이어진다. 되돌아 몇 분 올라 무시하였던 갈림길에 다시 이른 뒤 흐릿한 남남서쪽 길로 내려서니 가파른 내리막이다. 절개지를 오른쪽으로 비껴 내리면 임도이다.

(12:36) 임도에 닿아 동쪽으로 내려서니 남쪽으로 휘어 거의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왼쪽으로 내리막 임도가 갈라지는 데서 ‘임도시설 고제개명 북상소정지구 연장 9.85km’ 표석이 설치되어 있었다. 고갯마루에 이른 뒤 절개지를 올라 남쪽으로 나아가니 폐무덤에서 길 흔적이 묘연하였다. 능선 약간 오른쪽 잡목 사이로 나아가니 노란색 ‘(부산)가경천지산악회’ 표지기가 눈에 띄었으나 여전히 길 흔적은 없었다. 잡목 덤불을 헤치며 남쪽으로 나아가니 흐릿한 오르막 흔적이 남동쪽으로 이어지면 점점 더 뚜렷해졌다.

(13:00) 헬기장에 이르니 △861.3m봉인 듯하였는데, 삼각점이 안 보여 이리저리 살펴보니 바로 헬기장 옆 풀섶에 자리하였다. 주위는 덤불이 둘러 조망은 막혔다. 여기서 동쪽 능선길로 나아가야 하는데, 길이 안 보였다.

(13:04) 삼각점서 동쪽으로 치고 내리니 왼쪽으로 능선이 보여 그 쪽으로 옮겨 타니 동쪽으로 흐릿한 길 흔적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삼각점서 북쪽으로 몇 발자국 간 뒤 동쪽으로 내려서야 되는 모양이었다. 노란색의 ‘대구山사람들’, ‘준·희’ 표지기가 보이면서 길 흔적이 다소 뚜렷해졌다.

(13:13) 안부에 이르니 오른쪽으로 산판길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어 절개지를 오른쪽으로 비껴 내리니 수내와 갈항촌을 잇는 고개길인데, 오른쪽은 포장이 되어 있고, 왼쪽은 고갯길 확장포장 준비중이다. 맞은 편 절개지를 잡목 사이를 치고 오르니 능선길이 보였으나 잘려진 나뭇가지들이 다소 성가셨다. 동남, 이어 남동쪽으로 휘면서 빨간색 ‘마·창 팔도산악회’ 표지기가 눈에 띄었는데, 이후 자주 보였다.

(13:30) 오른쪽 내리막길이 뚜렷한 사거리에 이르니 ‘국제신문’외 표지기들이 다수 걸려 있으며, 남남동쪽으로 옛 산판길 자취 사이로 능선길이 뚜렷하게 이어졌다.

(13:46) 언덕봉(×867m)을 지나니 한참 뒤 왼쪽에 밭과 움막이 보이고 철조망도 함께 이어졌다.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언덕 직전에서 왼쪽(남동쪽)으로 휘어 오르막이고 철조망도 한동안 능선을 따라 이어졌다.

(14:29) 둥근 삼각점이 설치된 시루봉(△960.1m)에 도착하였는데, 참나무가 시야를 가려 서쪽으로 향적봉~남덕유산에 이르는 덕유 능선만이 바라보였다. 왼쪽(동쪽)으로도 표지기가 걸린 뚜렷한 길이 보였으나 호음산으로 가기 위하여 남쪽으로 나아갔다. 갈증과 허기로 기력이 빠져 완만한 오르막길도 힘들게 올랐다. 특히 오늘은 초반부터 옷이 젖었고, 한나절 여름 같이 더운 날씨여서 평소보다 더 빨리 기력이 소진된 것이다. 막바지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보였으나 직진, 남동쪽 가파른 길을 올라 몇 발자국 왼쪽(동쪽)으로 가니 산불감시초소 두 동이 붙어서 설치된 호음산 정상(△929.8m)이다.

(15:09) 사방으로 시야가 거의 트여 덕유 능선, 갈미봉, 삼봉, 대덕산, 수도산, 단지봉, 가야산, 의상봉, 비계산, 오도산, 황매산, 구름에 흐릿한 지리산, 기백산, 금원산, 월봉산, 등이 바라보였다. 동쪽 건너편 산자락으로는 흉한 채석장이 몇 군데 자리하였다.

(15:13) 정상을 출발 동북쪽으로 나아가니 표지기가 걸린 외딴 소나무를 지나 평지 같은 완만한 길이 이어졌다.

(15:31) ┤자 형 갈림길이 나왔는데, 왼쪽 길에는 ‘국제신문’ 외의 표지기 몇 개가, 직진하는 길에는 ‘어울뫼’ 표지기가 걸려 있었다.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리고 왼쪽(북북동쪽)으로 내려서니 임도를 만났다. 맞은 편의 표지기를 따라 임도를 가로지르니 북북동쪽으로 계속 이어지며 오래 전에 잘린 나뭇가지들이 성가셨다. 산판 흔적을 만나 동북동쪽으로 나아가니 결국 표지기와 함께 임도를 다시 만났다.

(15:39) 대략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르니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전 갈림길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갈걸… 하는 후회가 들 정도였다. 모처럼 물이 조금 흘러내리는 계류를 만나 물을 들이키니 좀 살 것 같았다.

(16:24) 큰 저수지 댐 옆에서 도로(37번 국도)를 만나 옷을 갈아입을 겸 쉬다가 (16:50) 다시 출발하였다. 우회도로를 벗어나 구도로를 따라 (16:58) 고제면소재지인 입석마을 농산삼거리에 이르렀다.

버스시간표를 보니 거창行은 …, 17:00, 17:30, …에 있다. 인근 가게에 확인하니 17:00 버스는 이미 갔다고 하였다. 생각밖으로 일찍(17:12) 도착한 다음 버스에 혼자 달랑 타고 거창으로 향하였는데, 기사에게 17:30 버스인데 왜 그리 일찍 오느냐고 물으니, 요즈음은 통학 시간외에는 승객이 없어 열 몇 개나 되는 버스승강장을 그냥 지나치는 관계로 아무리 느리게 운전해도 시간이 그렇게 된다고 한다. 스러져 가는 농촌의 현실인데, 거창에 도착할 동안 학생 한 명이 더 탔을 뿐이었다.

▣ 김정길 - 여기도 있다, 또 이곳도 좋다, 하시며 나에게 새로운 산 정보를 몸소 고생하신 산행기를 통하여 알려주시는, 유종선아우님은 내가 감히 흉내도 낼수 없는 판단력과, 뱃짱과, 체력과, 정신력을 갖으신 산도사 이십니다. 여름엔 강원도에 살아야함으로, 아우님이 알려주신 여러 정보를 금년 늦가을 쯤에 실사하고자합니다. 감사하오며 언재난 건강하시고 무탈산행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