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이 골짝 저 능선을 돌아다니며 속살을 샅샅이 들추어 보는 재미에 푸~욱 빠져 무중력 상태의 희열에 정신을 잃어 가고 있었다.
무상무념 무아지경 내가 이 하늘 아래에 존재 한다는 사실 조차 망각되어 가는 그 무렵. 눈앞에 전개 되어지는 상황은 한 순간 번개 불이 지나가는 것처럼 심장을 멎게 하는 것이다.
이 땅을 다녀 가는 마지막 정리의 징표 인 묘.
이 묘자리가 모든 사람들은 망자가 가는 길의 편안함을? 후손의 부귀영화를? 위한 것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명당이란 곳을 찾는데 명당의 효험? 글쎄 .............요?
누군가 명당을 찾아 흙이 되어진 조상의 유골을 이장 한 몇 년 후에 나라님이 됐다고 하든가? 그래서 다른 이도 흙을 이장 했는데 나라님은 안됐다지요?
이렇게 우리네에게는 묘자리가 소중한 것이다.
죽은 조상님께 하는 마지막 효. 죽어 흙이 된 조상이 내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음덕.
그래서 돈과 권력으로 악을 쓰고 명당을 찾아 옮기고 묻히고 하는 모양인데.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묘,
양지바르고, 좌청룡 우백호, 이산 저산의 정기가 죄다 모여드는 곳에 자리한 이묘. 풍수지리의 풍자도 모르는 사람 누구든 이 곳이 명당자리일 것 같아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이묘가 마구 파 헤쳐졌는데 이장을 위해 판 것이 아님은 누가 보더라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상황.
아무튼 사람이 판 것이 아님은 확실 한 것이 밭고랑을 만들 듯이 파져 있으면서 그 고랑 여기저기에 웅덩이처럼 깊이 파진 곳도 있어 한 마디로 표현 하면 난장판을 벌려 놓은 것이어서 이것은 분명 어떤 동물의 소행인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