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화산(覺華山) 1177m, 왕두산(王頭山) 1046m


위 치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소천면


산행코스 : 각화사 – 각화산 – 왕두산 – 동암 – 각화사


산행일자 : 2004년 5월 26일/나홀로  


◐각화사 가는길


08:43 집(풍기) 출발 09:42 각화사 주차장도착


◐산행기록


10:06 각화사 출발


10:18/10:23 능선길 (초입부터 등산로를 잘못 찾아 10여분 고생함)


10:32 등산로 만남 (아란야 암자와 서암에서 올라오는 등산로 만남)


10:49 갈림길 우측 사고지, 좌측 각화산


11:21/11:25 샘터도착


11:12/11:20 큰헬기장


11:24/11:29 각화산 정상 (작은 헬기장)


11:36 갈림길 우측은 각화사 가는길, 좌측 능선으로 올라감


11:54 4거리 갈림길 진행방향 우측은 동암, 좌측은 왕두산, 나머지 하나는 소천면 고선리


12:01 갈림길 (우측은 동암, 좌측은 왕두산)


12:11/12:16 왕두산 정상


12:23/12:26 동암


12:39 각화사


◐집으로 오는길 14:15 각화사 15:30 집도착 (두내약수탕 들렀다 집에옴)


◈ 망상만 안고 떠돌다 온 각화산, 왕두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산에 갈 궁리를 해보지만 요사이 몇주 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부득이 혼자 산행한 것이 마음에 걸려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다행이도 아내가 먼저초파일날 어디 갈 계획이 있냐고 묻습니다.


선뜻 대답하려다가 이내 꼬리를 내리고 아내가 하자는 데로 하겠다고 말을 하니 어른들 모시고 잠시 각화사나 다녀 오자고 합니다.


각화사! 각화사 소리를 듣는 순간 각화산이 문뜩 떠오르니 그럼 각화사 가는 길에 등산을 하면 될것같습니다.


부랴부랴 산행기를 검색해보니 평상시에 등산을 통제하는 산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오지의 산이라서 그런지 산행기를 찾을수 없습니다.


하는수 없이 여기 저기 옮겨가며 2시간 정도를 투자하고서야 지도와 대략적인 등산로에 대한 자료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느긋해야 할 공휴일 아침을 평상시처럼 보낸 후 어른들을 모시고 부석, 물야를 거쳐 1시간 만에 각화사주차장에 도착합니다.


낭랑한 독경소리가 울려 퍼지는 각화사 경내에는 화려한 연등과 밝은 표정의 신도들로 가득합니다.


부지런한 신도들이 자리를 꽉 채운 대웅전엔 들어설 엄두도 내지 못하고 문밖에서 예를 표한 후, 아내와 어른들이 쉴 방을 하나 구하여 모셔 드리고 스님께 등산로를 여쭈니 서암까지 가지않고 바로 오르는 길이 있다며 손짓을 하십니다.


대충 눈짐작으로 헤아려 보고 감사의 마음을 표한 후 각화산 등산을 시작합니다. 각화사에서 서암쪽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10여m 정도 가니 산쪽으로 조그만 나무계단이 서있고 그 위로 언뜻 길이 있어 보여서 여기가 등산로 인가 보다 하고 올라서니 30m 정도 후에 길이 끊어져 있습니다.


당연히 내려가서 등산로를 다시 찾아야 겠지만 왠지 모르게 빨리 다녀와야 겠다는 급한 마음도 있었고 위를 쳐다보니 조금만 올라가면 등산로를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무작정 치고 오르니 급경사에다가 발목이상 빠지는 부토와 낙엽은 여간 산객의 힘을 빼놓는게 아닙니다.


금새 쏟아지는 땀과 거친 숨을 헐떡이며 10여분 이상을 올라 정상적인 등산로를 만나니 초반에 벌써 지친 몸은 아무 곳에나 털썩 주저 앉아 물을 벌컥벌컥 마셔 댑니다.


잠시 땀을 식힌 후 뚜렷한 길을 따라 오르니 금새 오른쪽으로 북암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각화산 정상을 향한 좌측길을 따라 10여분을 오르니 서암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마주칩니다.


여기서 부터는 춘양면새마을 지도자 협의회에서 부착한 태백산 사고지 가는 길이란 노란리본이 등산로를 따라 촘촘히 붙어있고 등산로도 뚜렷하니 문제 될게 없어 보입니다.


등산로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던 터라 리본에 대한 반가움은 그만큼 더했고 마음이 편해지니 내딛는 발걸음에 여유가 묻어납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독경소리를 뒤로하며 잔뜩 찌푸린 날씨로 더욱 고독함이 베어 나는 등산로를 걸으니 나만의 분위기에 급격히 쓸려 들어감을 느낍니다.


나는 누구인가?


진정한 나 자신은 무엇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풀리지 않는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금새 의문의 꼬리를 쫓던 생각은 저만치 달아나고 엉뚱한 망상만이 가득 머리에 맴 돌뿐입니다.


다시금 정신을 차려 의문의 꼬리 쫓아가기를 몇 차례 계속해보지만 아둔한 중생은 의문을 금새 잊어 버리고, 어느 틈엔가 들어온 망상만이 머리에 가득하니 어리석은 중생은 버리지 못한 망상만을 무겁게 짊어 진 체 태백산 사고지 갈림길을 지나 각화산 정상으로 보이는 헬기장에 올라섭니다.


잠시 앉아 복잡해진 머리도 쉴 겸 주위를 둘러보니 뒤쪽으로 더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어리석은 중생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헬기장이 두개라더니 저쪽이 정상인 모양이다 싶어 얼마 않되는 길을 부지런히 오르니 작고 오래된 헬기장이 있는 각화산 정상입니다.


정상을 알리는 어떤 표식도 없고 나무에 가려 조망도 전혀 안되니 지체할 이유가 없어서 큰 헬기장으로 바로 내려섭니다.


큰헬기장에 다시 서니 정상보다는 조망이 좋지만 역시 별로 신통한 조망은 없어서 능선 사진 찍는걸 포기한체 각화사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 생각에 왕두산으로 발길을 재촉합니다.


어디쯤이 왕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인지 대충 방향을 가늠해본 후 급하게 내려 꽂히는 등산로를 따라 5분 정도를 가니 갈림길이 나옵니다.


우측 길은 제법 급한 내림 길이니 아마 각화사로 바로 내려 가는 길인 것 같아 좌측 길을 따라 능선에 살짝 올라서니 잠깐 급경사의 길 뒤에 순한 능선길이 열려있습니다.


등산로 양 옆의 빽빽한 참나무와 무수한 낙엽만이 가득할 뿐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을 제대로 찾을 수 없는 길이 계속 이어 집니다.


다시 삼거리로 보이는 길을 무심결에 지나쳐 내려가는데 등산로 진행방향이 다른 것 같아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좌측 능선을 치고 오르니 왕두산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이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길을 빨리 찾아 다행이기는 하나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알아야 겠기에 내려온 길을 되짚어 올라가니 언뜻 삼거리로 보이는 길이 사거리 길입니다.


진행방향 쪽으로 좌측이 왕두산 가는 길인데 보지를 못하고 무심결에 우측으로 내려섰던것입니다.


후답자를 위하여 꼼꼼히 시간과 갈림길을 체크하며 진행하다 보니 다른때의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며 하던 산행은 아쉽지만 포기해야만 합니다.


사거리에서 7분정도 진행을 하니 다시 갈림길이 나오고 당연히 좌측 방향으로 접어드니 정상이 가까웠음을 알리는 건지 그린산악회를 비롯한 제법 여러 개의 리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각화산 오름에서 발견한 리본보다 훨씬 더 반가운 리본을 일일이 확인하며 잠깐의 오르막 등산로를 올라서니 춘양태백산악회에서 세운 정상 표시목이 자리한 왕두산 정상입니다.


왕두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역시 좋지않아 아쉬운데로 최대한 줌을 활용해 청옥산쪽 능선을 찍고 올라온 길 바로옆에 난 등산로를 이용해 무엇엔가 쫓기는 사람처럼 고요한 동암을 거쳐 각화사로 뛰듯이 내려섭니다.


법회를 모두 마친 각화사 경내에는 이미 많은 신도들이 빠져나가고 뒤늦은 사람들만이 한참 점심 공양중입니다.


얼른 맛있어 보이는 비빔밥을 한 그릇 받아 단숨에 쓱쓱 비벼먹고 아침에 잘못된 서암쪽 등산로도 다시 확인한 후 각화사의 아름다운 풍경과 은은한 녹차의 향에 오래도록 취해있다가 두내약수탕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참고의 말


오늘 산행기는 등산로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기에 후답자를 위해서 등산로 소개위주로 썼으며 각화사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서암가는 오솔길을 따라 30m정도 가면 우측 산쪽으로 난 등산로를 이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각화사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모두 통제가 되므로 각화사 들어오는 입구에 위치한 석현2리에서 아란야 암자를 찾으셔서 암자에서부터 등산을 하시면 될듯싶고 암자에서 각화산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 40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각화산에서 왕두산으로 가는 등산로는 등산객들이 별로 지나다니지 않았음에도 뚜렷한 등산로가 나있으며 진행하면서 나오는 갈림길에서는 계속 좌측 길로만 진행을 하시면 왕두산에 어렵지 않게 도착을 할수 있습니다.


각화사


 


각화산 오르는 등산로에 달린 리본



각화산 야생화1


 


왕두산 정상


 



왕두산에서 본 청옥산 쪽



고요한 동암



동암 문앞에 달린 글



각화사에서 본 석현리마을



각화사에서본 각화산



아늑한 서암



서암 앞에핀 작약꽃



서암쪽에서 본 왕두산



엉겅퀴



꽃과 벌



민들레



야생화2



또 엉겅퀴(하두 이뻐서.....)



클로바 인지?



각화사



각화산 등산로 지도





▣ 김정길 - 4년 쯤 지났는데도 각화산~왕두산에 대한 산행 기억이 아련합니다. 아우님과 같은 코스로 다녔는데, 당시 등산금지는 없었던것 같고, 동암부근 능선근처와 내려오는 중간에 왠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아 각화사로 내려오면서 약간의 알바를 했던 기억입니다. 그나저나 정선 평창지역에 다니느라 봉화지역의 청옥산 비룡산 문수산과 통고산은 언재나 가나요? ▶형님! 산하가족과 하신 시계종주산행 축하드립니다. 저의 마음같아서야 하루빨리 뵙고 싶지만 모든일은 순리대로 되는게 좋으니까 계획하신 산행하시다가 남는시간 내어 오시면 반가운 만남이 되겠네요.... 항상 안전산행이어가시길 아우가 빌어 봅니다.^^*



▣ 운해 - 민들레 홀씨되어 훌훌 날아가 버리고 싶은게 산님들의 똑 같은 마음일진데.... 춘양의 좋은산 가보고 싶어 집니다.( 이 무엇인고?) 민들레 같은데 저도 지난 번 가리산에 같다가 똑같은 사진 산행기에 올렸는데 확실 치 않습니다. 건강 하세요. ▶민들레 맞습니다. 운해님! 소백산에 오셨다가 철쭉은 못보시고 서운하셨을 텐데 제가 이번주에 다시 한번 올라보고 철쭉이 좋으면 사진올려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요?



▣ 산초스 - 정말 경북 오지 봉화의 각화산,왕두산이니 처음 들어보는 곳이지만 조용하고 부드러운 산 같군요.덕분에 가기 어려운 산을 잘 봤습니다.^^** ▶산초스님! 반갑습니다. 봉화는 진짜 오지로서 아직 산객들의 발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등산로도 정비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상태여서 걷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수 있답니다.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라며....



▣ 맷돌 - 석현이 우리 집성촌입니다 저는 거기서 태어나지않아서 각화사 입구까지만 갔다왔어요 덕분에 잘봤습니다
▣ 맷돌 - 소백산 철쭉제때 저는 구인사에서 희방사쪽으로 산행하려구합니다 혹시 뵐수있으려나 항상 안산 ,즐산 하세요. ▶맷돌님 안녕하세요? 저번에 월간 산 지에서 실버산행 취재에 동행하신다더니 아직 안다녀 가신모양이군요? 저도 30일 아내랑 상월봉쪽으로 등반할 예정인데 뵐수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제폰번호는 016-9776-6611입니다.



▣ 김학준 - 각화산, 왕두산이라 전혀 새로운 이름이군요!!! 하여튼 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은것을 배웁니다. 저는 26일 풍기에 가려했는데 못가고 관악산 육봉능선 다녀왔습니다(사진은 많이 찍었는데 올리기가 뭐해서...). 아마 가까운 시일에 소백산에 갈것 같습니다 . 아직 초보산행꾼이라 언제 한번 뵐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안녕하세요 김학준님! 고향에 못다녀 가셨군요? 저도 아직 초보 산꾼이지만 한국의산하에서 고수님들 올리신 산행기 참조하여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위에 전화번호 있으니 혹시 서로 시간이 되면 한번 뵐수 있겠네요^^* 



▣ 안동댐 - 안녕하십니까. 늘 좋은 산행하시네요. 각화산 - 3년전 두번의 시도 끝에 각화사 스님들의 제지로 결국은 포기를 하고 언제나 기회가 오려나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데 저도 그날 꼭 각화산을 오를까 결심을 했는데 집사람에 가까운 절에 다니는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는 바람에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지요. 계획데로 산행을 했더러면 어디쯤서 뵐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며칠전 그 길을 가다보니 길가에 "태백산사고지 가는길"이라는 작은 간판이 있는걸 본 것 같은데 각화사 길을 말하는 것인지 다른 길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항상 좋은 산행 계속하세요 ▶안녕하세요? 태백산사고지 갈려면 각화사를 거쳐서 가야 하기 때문에 각화사 가는 길입니다. 안동댐님은 댁이 안동이신가 보군요. 가까운 곳에 계시니 뵐려고만 하면 한번 만나 뵐수 있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요^^*



▣ 웃자 - 각화산....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작년에 갈려고 기차를 알아보았는데...다시 알아보니 요즘엔 춘양역에 서는 기차가 거이 없다시피하더라구요....언제 기회 되면 다녀와야겠네요...대신 사진산행기로 잘 보고 갑니다.^^ ▶교통이 불편한 곳이라 자가용을 이용하는것이 편합니다. 대중교통은 워낙~~~   평상시에는 각화사에서 등산을 하지 못하고 위에 말씀드린 아란야 암자에서 등산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좋은날 잘다녀 가시길....



▣ 주영혜 - 각화산 말만마니들엇는데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언제나 가볼기회가잇을련지 ,,,,,,,,,,늘 즐산하시길,,,,, ▶주영혜님! 저보다 더왕성한 산행하시면서 엄살은..... ㅎㅎㅎ 언제고 한번오세요



▣ 이수영 -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식구들은 각화사에서 불공을 들이고 문주님은 각화산을 오르시면서 조용히 본인을 생각하실 수 있었던 좋은 하루였군요. ^^ 야생화 꽃이 참 곱습니다. 그리고 이번주는 소백산 산행은 하지않으려고 합니다. 길도 멀고 운해님 말씀과 여러 정황상 다음이나 다음주로 연기해야 할듯 해서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수영님! 오늘(29일) 소백산 폭포 탐방길로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길을 잘못들어 엄청 헤맸지만요. 나름대로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헌데 오늘 비로봉에 올라보니 철쭉이 거의다 피었던데요? 그리고 소백능선중 제일경치가 좋다는 국망봉~상월봉사이는 아직 조금 덜피었고요. 아마 다음주면 늦을겁니다. 저는 내일은 아내랑 철쭉구경 갑니다.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