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타고 기차타고 와룡산 종주산행


용의 기운을 받으니 용기가 솟아나!

용머리로 갈까 용꼬리로 갈까 막상 신령스럽게 누워있는 와룡 앞에 서니 고개가 숙여

져 살며시 꼬리 쪽으로 접근하기로 한다.

2004. 5. 23. 10시

죽림사 대웅전에서 와룡에게 용서를 빌고는 옆 등산로로 들어서니 싱그러운 자연의

채취가 덤뿍 다가왔다.

나뭇가지에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두타산악’이라는 흔적을 두고 간다.

등산로 주변에는 취나물이 많이 자라나 있다. 종주산행을 하려니 시간을 아껴야 하기

에 그냥 지나쳤다.

울창한 조림지를 지나 능선에 서니 사천시가지가 남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다.

능선에는 잡목들이 자라서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 곳이 있어 주의하며 30여분을 가다

보니 가파른 꼬리등을 오르는 갈림길이다.

옆으로 바로가지 않고 능선을 치고 오른다. 자칫하면 등산로를 이탈하기 때문에 주의

를 요한다.

10시 50분

상사바위에 도착하니 하늘은 맑고 가시거리가 좋아 남해 바다에 떠 있는 많은 섬들

이 가까이에서 보는 듯하고, 상사바위의 웅장한 모습을 보니 애절한 전설에 얽힌 러

브스토리를 떠올린다.

부모의 반대로 부부의 연을 맺지 못한 젊은 남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것이 실감 날 정

도로 직벽에 가까운 암봉의 위용이 대단했다.

상사바위를 지나치려고 하니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는 즉 2000. 9. 29. 히말리아 다

울라기리Ⅰ봉(8167m) 등반도중 눈사태로 사망한 고 이수호 등반대장 추모비 이었다.

추모비에 잠시 묵념하고 도암재로 내려간다. 0.5㎞ 정도 갔을 때 사거리가 나왔다.

여기가 도암재였다.

방향 표지주를 보니 북쪽은 죽림동(3㎞) 남쪽은 와룡골(1.4㎞)·샘터 200m 서쪽은

새섬바위(1㎞) 가는 길이다.

김두법(78세)선생께서는 용의 기운을 받았는지 눈이 맑아지고 힘이 솟는다며 걷는다.

얼마 전 산악회 후배들이 영원히 쉴 곳을 대비해 어떤 산에‘자연이 머무는 곳’이

란 표지석까지 해 두었다고 한다.

12시

새섬바위에 도착해 먼 옛날 태고적 와룡산 전체가 물에 잠겼을 때 유독 새 한마리가

앉을 정도의 바위만 튀어나와 있었다고 해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일화를 들

려준다.

12시 20분
새섬바위에서 민재봉으로 암릉따라 걷다보면 전망대마다 돌이 놓여져 있어 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지만 참고 간다.

또한 조금 위험한 암릉은 우회로를 이용하면 되고, 자일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큰

애로사항을 못 느낀다.

가파른 능선을 20여분 올라가 헬기장에서 식사를 한다. 헬기장을 지나 완만한 능선길

을 15여분 지나니 臥龍山(旻재峰)799m 정상이다.

1.5m 정도 높이로 세워져 있는 정상석을 잡고 잠시 용의 기운을 받는다.

정상에서 산세를 보니 용의 젓가슴에 청룡사 절이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들머

리는 용이 머리와 꼬리를 맞댈 듯한 행세를 하고, 가운데 저수지 푸른 물이 고요하다.

정상에서 바로 직진하면 백천재(1.3㎞) 가는 길이다. 우리 일행은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용의 머리로 가는 능선을 따라 간다.

전설에 와룡산 자락에는 구만개의 암자가 있을 정도의 기운이 솟는 곳이라고 한다.

정상에서 520m 내러 서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용두마을, 우측으로 내려서

면 청룡사로 가는 표지가 있다.

용두마을 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5월 첫 주 정도가 절정

이라고 한다. 청룡사가는 갈림길 능선을 300m 내려가면 기차바위에 도착한다.

이제부터 기차를 타고 내려가자며 기차바위에 올라선다. 기차바위는 자연성벽 기차모

양 형상을 하고 있다.

올망쫄망 5분가량 오르고 내리기를 하였더니 기차바위가 끝나고 능선을 따라 용머리

로 간다.

오후 4시30분

임도 100m가량에 있는 활공장 우측으로 간다. 활공연습을 하다가 나무에 걸려 있는

페러글라이딩이 보인다.

용머리가 가까워 질수록 묘지가 많아지더니 머리에는 공동묘지였다.

공동묘지를 지나 150m 정도 내려서면 용강정수장 뒤 수로인데 물살이 어찌나 센

지.... 풍당 퐁당 몇 차례 하고나니 승천하는 용이라도 된 듯 기운이 솟구쳤다.

오후 5시

용 꼬리부터 머리까지 13㎞가량 종주산행을 7시간에 걸쳐 마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도와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찼아가는 길

사천시 터미널에서 죽림동, 좌용동, 용정동, 와용동 어디를 찾아가던 오르는 길은 있다.
하지만 꼬리부터 등산은 죽림동 죽림사가 좋은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