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두타산
높이 : 1352m
위치 : 강원도 동해시, 삼척시
날짜 : 2003년 8월 15일 일요일
날씨 : 안개가 많이 낌(특히 정상 쪽에)

 

 광복절 새벽 6시 30분 엄마 아빠의 분주한 움직임과 엄마의 고함소리에 의해 안 떠지는 눈을 억지로 떴다.
오늘은 두타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고 두타산 산행이 끝나면 울진의 덕구온천에 가기로 되어있다.
두타산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약 11시 40분 정도.
아스팔트로 닦아 놓은 길을 조금 가니 천은사가 나왔다.
약수도 있었는데 부처님께는 후에 내려오면서 인사드리기로 하고-0-우선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 쭉 올라가는데 별로 내가 반기지 않는 길이다.
흥-.- 자갈길은 미끄러지기도 쉬워서 힘들다.
그러다가 다리가 하나 나왔는데 동생이 "앗!!이것은?!!헤헤헤"
[뭐야=_=~]허허허 그것은 뻥 뚫려있는 뼈대만 있는 다리였던 것이다=0=
아버지는 밑으로 내려가시고 동생이랑 나랑 엄마는 뼈대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은근히 재미있었다. 히히
더 올라가다 보니 또 다리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다리였다.
올라가는 길에 보니까 두타산에는 바위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50분쯤 올라가니 쉰음산정상[688m]이 나오고 쉰우물이라는 비석도 보인다.
물웅덩이들도 많은데 그 안에 굉장한 수의 올챙이들이 살림을 차리고 있었다=ㅇ=
고사목도 간간히 보이고 이쪽은 분명히 맑은데 정상쪽을 바라보니 구름이 많이 끼어있다.
쉰우물에서 한숨 돌린 후 다시 올라가려고 발걸음을 띄는데 바로바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돌무더기가 마구

쌓여있고 실들도 걸려있고 뭉쳐 있고 묶여있고 와~ 저게 뭐지-0-??
아빠가 그러시는데 제사를 지낸거라고 하셨다.
음.. 하나의 무속신앙 인가 보다.
내가 엠피쓰리를 들으면 노래를 고래고래 부르자 아빠가 시끄러웠는지 나를 맨 앞으로 먼저 보낸다-_-
그리고나서 우리에게 내기를 하셨다-0- 3시 30분 전까지 정상에 도착한다면 만원을 주신다고 하셨다

(이건 뒤늦게 안 사실이고 난 3시까지로 알아들어서 무진장 빨리걸었다=_=)
아싸~
나는 마구마구마구 빠르게 걸어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계속 올라가는 길이 가파른 편이라 힘들었지만 만원을 타면 무엇을 할까~ 생각하면서 얍얍!! 힘차게 오르기 시작했다.
많이 올라갔어도 안개가 끼어서 주변의 경관은 보이지 않고 일행을 훨씬 앞질러 온 나는 정상을 생각하면서 걸었다.
길도 별로 좋은 편은 아니고 힘은 들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1시간 30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이정표가 나왔다!!
하하하 그렇지만 누군가가 긁어 놓아서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_-
마침 나는 지나가시는 아저씨께 정상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는데 3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하신다.
오 내가 짐작한 것이 맞았군~!!
하지만 이때부터 정말 힘들었다=ㅁ=!!!!!
너무너무 힘들어서 좀 쉬고 싶었지만 어디 마땅히 앉아서 쉴 곳도 없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_= 한발한발 걸어갔더니 드디어 쉴 많한 바위가 보인다!!
휴=_=살았다 바위에 잠시 앉아 호흡을 가다듬고 다리도 주물럭거려 보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상의 거리를 물어보고 조금씩 줄어가는 시간과 거리!!!!!!!하하하하 기쁨을 느끼면서 가는데

갑자기 미친 듯이 타는 목 때문에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목말라목말라 물 물 물~~~~ㅠㅠ
정상에 거진 다 온 것 같은데 어찌어찌 하다 맘씨 좋은 아저씨께 시원한 얼음물을 얻어 마셨다. 인삼물 같았다 히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하겠다-0-아저씨~~감사합니당>_<ㅋㅋ
정말 그 물 한 모금이 어찌나 달고 시원하던지~ 다시 힘을내어 정상으로 고고~~~
그 후로 10분 뒤에 정상에 도착하였고 혼자서 굉장한 감동을 느끼며 시간을 보았을 때는 2시 45분!!
흠 그런데 우리 가족이 올 기미가 안 보인다.
내가 좀 빠르다~-.-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졸기 시작했다=_=
너무 힘을 뺐나보다. 3시가 되자 엄마가 먼저 도착하시고 그 후에 동생과 아빠가 보인다.
오호호 우리는 둘러앉아 맛있는~~김밥을 먹기 시작했다.
정말 너무 너무 배가 고팠었기 때문에 난 엄마를 보자마자 김밥을 찾았다 히히
복숭아까지 먹고선 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가는데 내 한 쪽 발은 나무뿌리에 끼고 한 쪽 발은 미끄러지면서 너무

우스운 폼으로 넘어졌다=_= 아 챙피해 그런데 창피한 것은 둘째치고 발이 빠지질 않는 것이다!!ㅠㅠ 엄마까지 동원해서

끙차 빼내니 발목이 얼얼하고 옷이 흙투성이다.
아 정말 힘들었다=0=
엥~구름도 우리를 따라 내려 왔나 보다.
쉰우물까지 왔는데도 안개가 끼어있는 것이다.
쉰우물이면 거의 다 왔으니까~ 힘을 내었다ㅋㅋ
오랜 산행에 녹초가 되어서 내려왔지만 부처님께 절하는 것을 잊지 않고 절을 했는데 맙소사 내가 속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 보살을 한다는 것이 아멘을 해버린 것이다=_=
부처님께 계속해서 사죄를 했다ㅠㅠ
차에 타고서 우리 산행 시간을 계산에 보니 6시간30분 정도나 되었다.
몰려오는 피곤함에 찝찝한 몸에도 바로 잠을 청한 나이다.
뭐~ 호텔에 가서 온천물로 샤워를 하니 정말 개운해진 것은 물론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