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퍼 붇는 소나기
등선봉의 암벽에 미끄러움을 주지 않나 하는 걱정
역시 다 같은 마음들
미끄러움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 했던 오늘 산행
어쩌면 돌리기를 잘했다고 혼자 중얼거리며------

산 끝자락에 도달하니
비가 그쳐가기에
여기 못 오게 한 그 비가 한스럽기만 하다

도랑을 건너고
비에 흠뻑 젖은 풀숲을 지나며
질퍽거리는 진창을 거쳐
우리네들 오르기 시작하는 산행길

빗방울 모아 놓고 후두둑 거리는 갈참나무들
물먹은 철쭉이
억지로 마지막 꽃을 피운 싸리꽃
아직도 한구석에 남아있는 산딸기

아마도 빗속에 찾아온
우리 다모인네들을 맞이하는 듯한 포근한 자연들
모두들 이 속에서 마음이 비워지겠지 하는 마음 추스리며

정상에 오르니 그날 그때
삼포로 가던 그날이
오늘과 같이 많은 비가 왔기에
그날이 생각이 난다

비오는 날
노송밑에 라면끓는 속에서 흐르는 스프냄새
아쉬워하는 소주의 그리움
아쉬움 뒤로하고 나리는 수풀 길

칡덩쿨과 갈참나무가 만들어 놓은 터널을 지나
한참이나 나리는 숲속에
자연과 기계 소리가
시원하게 정리해 놓은
머리속을 혼돈하게 한다
그건 계곡의 물소리와 신남을 지나는 무궁화 소리

김유정 문학관을 거쳐
운동장 맥주 한 캔으로-----
그래도 짧았지만 만족하는 우리네들

그냥 아무 말 없이
흐뭇하게 맞이하는 마음으로
원테블에 둘러 앉은 우리들의
조그만 만족을 가졌던 그날처럼
늘 갖기를 바라는 마음 갖어 본다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여준
다모인과 함께
오늘 다시
따듯한 정감을 느끼는 산행이었다

 

춘천 대룡산에서 구봉산까지 산행을 마치고

 

춘천다모인 산악회(a href="http://cafe.daum.net/allpemt")에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