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월출봉에서 분기한 갈미봉~매재~(국시봉)~구례 계족산 줄기

 

Mt. 1104     월출봉(768.1m) - 전남 순천시. 광양시. 구례군

             갈미봉(656m) - 순천시. 구례군

             (국시봉 486m) * 鷄足山(703m) * (중상봉 495m) - 구례군

 

산 행 일 : 2011년 2월 6일 일요일

산의날씨 : 흐리고 종일 안개

동 행 인 : 박태수 님, 이정구 님, 함박눈 님

 

산행거리 : 약 13.3km

          매재 <1.0> 갈미봉 <0.7> 월출봉 <0.3> 월출재 임도 <2.0> 매재 <1.6> 천황봉 갈림 <2.6> 터골재 <2.5> 계족산 <1.1> (중상봉) <1.5> 중평 마을 앞

 

산행시간 : 7시간 51분 (식사 휴식 1시간 12분포함)

    매재(2차선 포장도로) · 매재 마을 표지석 · 계족산 등산로 표지판 <0:42> 갈미봉(×656m) · 정상 표지석 <0:21> 월출봉(▲768.1m) · 묵은 헬기장 <0:10> 월출재(형제봉방향) 임도 · 무너진 돌탑 <0:07> 월출봉 <0:16> 갈미봉 <0:26> 매재 <0:21> 매재 능선입구 <0:33> 능선 삼거리 · 천황봉 갈림 <0:42> 터골재 · 좌, 임도 종점 <0:22> ×486봉(국시봉 표지) <0:07> 삼신재 <0:51> 광대바위 <0:13> ▲732봉 <0:26> 계족산(703m) · 무덤 · 무인산불감시시설 · 정상표지 겸 이정표 <0:20> (중상봉 495m) <0:15> 중평 삼거리 <0:27> 중평마을 앞 · 버스 승강장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하동(2003년 수정본)지형도 



                                               매재와 뒤로 보이는 호남정맥



                                              따리봉(우)에서 뻗어 내린 밥봉 줄기

 

남해산줄기(남해지맥)를 따르면서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지리산을 수시로 바라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견두지맥 살펴보기였었는데 자주 내렸던 눈과 한파로 인하여 성삼재와 정령치로 오르는 도로가 얼어붙어 대중교통마저 통제한다는 공원관리공단과 구례 버스터미널 그리고 남원과 운봉 택시회사 측의 답변을 듣고 실망을 금할 수 없었고 더욱이 16일부터는 산화경방기간이 시작되므로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천황치(좌)에서 둥주리봉도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오늘 산행 구간도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기리에서 고리봉으로 올라 정령치를 거슬러 지맥을 따를 수도 있지만 운봉 택시 측 말에 의하면 “들판에도 눈이 쌓여 만복대 산행이 쉽지만은 아닐 것이다”라고 해서 포기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지리산은 물론 얼마 전 산불이 발생하여 마음 조리게 했었던 토지면 왕시리봉 자락을 살펴볼 수 있는 구례 계족산 줄기였다. 



                                               광대바위 부근에서 본 지나온 봉우리들



                                                      매재의 등산로 안내판

 

세 분을 차례로 태우고 순천시와 구례군 경계인 매재를 향해 달린다.

호남정맥의 미사치 땅속을 관통하는 황전터널은 오늘 처음으로 통과해 본다.

그런데, 순천에서는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눈이 얼어붙은 도로가 나오자 잔뜩 긴장이 되었으며 서행하면서 좌측 낭떠러지를 바라보니 아찔하다.

매재 마을 표지석 좌측의 커다란 공터에 차를 세우고 세 분의 동의를 얻어 배낭은 차에 그대로 둔 채 왕복 4킬로미터 가량의 호남정맥 월출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월출봉을 향해서



                                                   이처럼 골이 파인 길이 이어졌다.

 

09 : 02 매재 출발

눈이 녹아 얼어붙은 콘크리트길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걸어 포장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 산길로 들어서니 길이 아주 좋다.

약 400여 미터 가량의 고도를 치고 올라야하는 상당히 가파른 길은 물고랑처럼 깊게 파이기도 했고 수시로 비틀거리는 갈지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철조망과 함께 찢어진 포장이 너덜거리는 곳이 나오는데 모르긴 해도 송이를 지키는 움막 터가 아닌가 싶다. 



                                                   갈미봉 표지석과 함께



                                                           달뜨기재

 

09 : 44~47 갈미봉(656m)

구례군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이 반겨주는 갈미봉은 나무를 베어내지 않아 조망은 시원찮다.

달뜨기재로 내려선 후 눈으로 인하여 다소 미끄러운 길을 따라 오르다 한숨 돌릴 겸 뒤돌아보면 자욱한 안개가 조망을 방해한다.

등고선상 740봉, 우측으로 분기하는 지능선에 산경표 님의 붉은 표지기 하나가 걸려있다.



                                                               월출봉



                                                        월출봉 삼각점

 

10 : 08 월출봉(▲768.1m)

묵혀진 헬기장으로 ‘하동 429. 1995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다.

그러나 이곳이 호남정맥이 아니어서 간벌 흔적이 있는 길을 따라 790봉으로 오르자 수많은 표지기들이 걸렸지만 내 것은 너무 오래되어 없어졌는지 안 보인다.

옛 추억을 잠시 되살리며 돌아서야 했다.

하지만 형제봉 쪽 임도 위의 돌탑 -‘효죽-덕평간 산업도로 준공비’에 새겨진 모 장군의 업적을 기린 돌탑이 무너진 것은 아주 오래 전이었다- 밑에 가서 발길을 돌린다. 



                                                 뒤집어진 비석을 살펴보는 일행



                                           호남정맥의 월출봉 아닌 월출봉(790봉)에서

 

10 : 20~23 790봉

다시 되돌아 오른 790봉, 호남정맥 종주 때 송치를 출발하여 20km를 걸어 여기에 이르렀고 형제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비를 만났으며 성불사를 한참 내려간 지점 주차장에서 빗물과 함께 마신 막걸리 맛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나뭇가지가 방해를 하지만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인데 안개는 더욱 더 심해지고 있다.

오늘 지리산 조망은 헛된 꿈이 돼버릴 소지가 다분하니 서운하다.



                                                       되돌아온 매재



                                                      매재의 이정표 등

 

11 : 10~20 매재 마을 입구

월출봉과 달뜨기재, 갈미봉을 차례로 지나 차를 세워놓은 공터에 도착했다.

이정구 님이 가져온 막걸리 한 병을 꺼낸다.

물 대신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통신주가 세워진 절개지 위로 오르려는데 민가 문 앞의 개들이 사납게 짓고 대들어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몇 발자국 걸어 어린 과수가 심어진 곳으로 오르고 보니 철조망이 앞을 막아버린다.

울타리가 꺽쇠처럼 휘어지는 지점의 나무 한 그루가 철조망을 넘어가는데 도움을 준다. 



                                                   ‘매재 능선 입구’



                                                    천황봉 갈림길과 이정표

 

10 : 41 매재 마을 삼거리

구례군에서 세운 ‘↑ 계족산 5.8km * ↓ 매재 마을 입구 0.9km' 이정표가 있으며, 오늘 산행을 마칠 때까지 요소요소에서 길을 안내했는데 어떤 곳과는 달리 거리표기가 일관성이 있어 참 좋았다.

‘매재 능선 입구’에서 통나무 계단을 따라 능선으로 오른 뒤 좌측으로 꺾어 상당히 가파른 길을 천천히 올라 ‘매재 능선 삼거리’에 닿았다.

이 지점이, 호남정맥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좌우 오산과 오봉산으로 갈리는 곳이며 이제 순천시와 작별하고 구례군 문척면과 간전면 경계능선을 따라가게 된다. 



                                                  식사 후 595봉을 향해서



                                                             595봉

 

12 : 16~55 ×595봉 바로 앞 안부

매재 능선 삼거리에서 2분 거리인 안부에서 배를 불린다.

음식 냄새 때문인지 아니면 영역을 침범한 적을 경계하는 짓인지 모르는 까마귀들이 머리 위를 맴돌며 까악 까악 시끄럽게 군다.

595봉엔 구덩이가 파였고 터골재를 향한 비교적 완만한 길을 타고 내려가면서 앞을 바라보니 또 한 번 땀을 쏟아야할 것 같다.

이정구 님을 잘 알고 있다는 순천 모 산악회 사람들이 무리지어 스쳐간다. 



                                                            터골재



                                                 밧줄이 늘여진 통나무 계단 길

 

13 : 35 터골재

마루금 좌측 가까이 비포장 임도가 올라와 있는 고갯마루.

등고선상 350m 까지 내려섰는데 다시 400m 가량 치고 올라야하니 부담스럽다.

통나무 계단도 나오고, 비탈진 경사에는 밧줄이 늘여졌으며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486봉 앞에서 본 지나온 산줄기 - 월출봉과 깃대봉이 멀리 보인다.



                                                    뒤돌아본 486봉(국시봉)



                                                          바윗길

 

13 : 57 ×486봉 (국시봉)

대구에서 온 사람들이 선점하고 있는 봉우리 이정표에 국시봉이라고 표기했다.

나는 지형도에 없는 산이나 고개 등은 괄호표시를 하고 있다.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적으로 동의할 수도 없으나 참고할 필요는 있기 때문이다.

약간 꺼져 내린 삼신재를 지나 가파른 곳에 설치된 밧줄을 부여잡고 오르기도 하고 바위 사이를 지나기도 하는데 대구에서 왔다는 사람들은 산발적으로 지나간다.



                                                    오산이 살짝 보인다.



                                             절벽 위 소나무 사이의 광대바위가 보인다.

 

능선에 오른 뒤 날등 암릉을 조심스럽게 지난 곳에 ‘광대 바위 전망대’ 이정표가 세워졌으며 우측은 천길 벼랑이다.

앞을 막아서는 암봉 밑 양쪽에 길이 보여 좌측으로 돌아 오르는데 바윗길에 눈이 쌓였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고약스럽다.

암봉 뒤 능선에 이르러 본 반대편 길은 반질반질하니 길 선택을 잘못한 것이 분명하다. 



                                             광대바위 부근에서 본 바위 뒤의 천황봉



                                                     뒤돌아본 광대바위

 

14 : 55~58 광대바위

바위 위로 오를 수 있는지 모르나 오를 생각은 아예 접었다.

발바닥이 간지러운 벼랑 가까이 다가가서 안개가 방해하는 주변 풍경을 잠시 둘러본 뒤 발길을 옮긴다.

지능선이 분기하는 320봉, 짧긴 하지만 계족산 보다 더 긴 산줄기를 따르고 싶다면 여기에서 좌측 능선을 타고 섬진강변의 오봉산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계족산을 찾아 우측 길로 들어선다.



                                                           732봉



                                                        732봉 삼각점



                                                    계족산이 지척에 있다.


                                                  계족산으로 이어지는 날등

 

15 : 08~21 732봉

‘하동 308. 1985 재설’ 삼각점이 설치된 봉우리로 계족산 줄기 중 조망이 가장 뛰어난 곳이나 가까운 왕시리봉도 희미하게 보인다.

남은 과일 등으로 요기하고 눈이 얼어붙은 날등을 따라 계족산으로 향한다.

×622 안부로 내려선 후 바위를 타기도 하며 더운 숨을 토해낸다.


                                                           계족산



                                                       계족산 표지와 함께


                                                        이어지는 바윗길

 

15 : 34~51 계족산(703m)

무덤이 명당(?)을 차지했으며 무인산불감시시설이 설치돼 있다.

화정재를 지나고 무덤봉을 넘어 간다.

지능선이 분기하는 지점에 이르자 세 분이 기다리고 있으며 여섯 개의 눈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묻고 있다. 



                                                          (중상봉)



                                                    쏟아져 내리는 가파른 길

 

16 : 11 (중상봉 495m)

‘↑ 간전농공단지 2.2km * → 중평마을 1.5km’ 이정표 기둥에 중상봉이라고 적혔다.

국시봉과 마찬가지로 지형도에 없는 이름이다.

성당에 가야하는 함박눈 님 때문에 시간이 조금이라도 단축될 중평 마을 방향을 택한다.

급경사와 함께 돌 부스러기와 낙엽이 미끄러운 내림 길도 오름 길 못지않게 힘들어서 가끔 제자리에 선 채 다리를 달래야만 했다.



                                                         병풍바위


 

                                                 내려다보는 중평 마을


                                                      이런 곳도 지나고



                                                                              고목나무 갈림길도 지나간다.

 

병풍바위 밑으로 걸을 수 있는 ‘중평삼거리’와 ‘고목나무 갈림길’ 마지막으로 ‘중평마을 갈림길’을 차례로 지나 매실 밭에 이르자 농로가 나온다.

수평교를 건너면 황전터널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와 가게, 중평마을 버스 승강장이 있다.

세 분이 이구동성으로 “오늘처럼 힘든 산행은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오늘 오르내린 산봉우리들의 경사가 몹시 심했음을 나 역시 동감하는 바이다.



                                                          병풍바위



                                                     수평교와 중평 마을

 

16 : 53 중평 마을 앞

간전 백운 택시로 전화(061-781-4105)를 했다.

“지금 대기 중인 차가 없고 구례읍 택시를 불러줄 수는 있는데 왕복 요금 18,000원 이상은 지불해야 한다.”라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가까운 거리도 아닐뿐더러 외진 곳이어서 지나다니는 자동차도 없는 것 같아 구례읍 택시를 소개 받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내 이야기를 전해들은 두 형님이 “산행회비를 내야지” 말하면서 지폐 한 장씩을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