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350m를 지난 풍경

 

 

 




삼공리 매표소-백련사-향적봉대피소-향적봉-설천봉







일시: 2004.01.18 일요일


날씨: 흐린뒤 눈


산행자: 나와 아내 그리고 아들


車의 길: 통영-서진주-덕유산IC-삼공리 매표소

산행코스:삼공리매표소-(1.5km)-인월담-(0.9km)-신대휴게소-(3.2km)-백련사-(0.5km)-해발950m-(1km)-해발1,350m-(1km)-향적봉대피소-(0.15km)-샘터-(0.15km)-향적봉대피소-(0.1km)-향적봉-(0.3km)-설천봉



산행시각

09:25 삼공리 매표소
09:45 월하탄
10:05 신대휴게소
10:55 백련사
11:20 해발 950m
12:00 해발 1,350m
12:35-13:35 향적봉 대피소 (중식)
13:50 정상(향적봉 1,614m)
14:10 설천봉 (산행끝, 사람구경)

15:35 삼공리매표소 (셔틀버스로 회귀)
18:30 사천시(舊 삼천포시)
22:00 통영귀가

1.산행거리 약9km
2.산행시간 4시간 45분
3.아내의 만보계 1,9000步


산의내력


덕유산 德裕山

덕유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소백산, 속리산 등을 솟게 한 후 다시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그 중심부에 빚어놓은 또 하나의 명산이다.
덕유산(1,614m)은 주봉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1,300m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으로 장장 30여킬로미터를 달리고 있으며 그 가운데 덕유산 주봉을 비롯해서 동쪽에는 지봉, 북쪽에는 칠봉이 자리하고 있는데 덕유산은 덕이 많은 너그러운 모산이라 해서 덕유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덕유산에는 8개의 계곡이 있는데 그 중 북쪽으로 무주와 무풍사이를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으로 빠져드는 설천까지의 70리 계곡이 바로 유명한 무주구천동 계곡으로 폭포와 담소, 기암절벽 여울들이 옥같이 맑은 계류와 함께 절경을 빚어 소위 무이구곡[武夷九曲]을 포함한 [구천동33경]을 이루고 칠연폭포와 용추폭포가 있는 안성계곡을 비롯해서 토옥동 계곡과 송계사 계곡, 산수리 계곡 등이 저마다 절경을 뽐내고 있다.

이 높은 곳에서 어떻게 솟아 오르는지 산 위에는 산상옥천[山上玉泉]이 있어 수림사이를 헤치고 힘겹게 올라온 탐방객들에게 다시 없는 감로수를 제공하는데 이 샘물은 이 태조가 등극하기 전에 동봉에다 산신단을 쌓고 백일기도를 드릴 때 즐겨마셨다 전해지며 이 산상에 머문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동비를 세웠는데 그것이 유래가 되어 '동비달' ,동봉[銅峯], '통비날' 이라는 별명이 남아 있다.

못봉에는 옛날에 연못이 있어서 흰구름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핀 연꽃이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흰 백[白]자와 꽃 연[蓮]자를 따서 세운 절이 백련사라고 하는 절도 있다.
봄철의 덕유산은 철쭉꽃밭에서 해가 떠서 철쭉꽃밭으로 해가 지고 여름철에는 녹음과 원추리 꽃 시원한 구천동 골짜기는 삼복에도 더위를 잊게 해주며 가을엔 붉은 단풍 그리고 겨울철엔 주목과 구상나무 가지의 설경이 고산 특유의 설경을 자아내고 있다.






산행기

덕유산 하면..대학1학년 때인, 1974년 육창수 교수님의 엄명에 따라 ‘약초채집’이란 명목으로 같은과 친구6명(남자는 나까지4명, 여자3명)과 함께 경남 진주에서 고물버스를 타고 거창 수승대를 거쳐 무주구천동으로 와서 무거운 짐을 낑낑거리며 덕유산에 올랐던 추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아름다웠고 철모르던 시절 이었다. 지금은 모두 나이가 들어 知天命의 단계로 돌입하지만 마음은 그때와 다름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나의 착각이겠지만..)

그때는 무주구천동 하면 車도 잘 다니지 않고 심지어 남자들은 군대에도 가지 않는다고들 숙덕거렸다. 지금이야 무주리조트와 무주구천동 입구에 각종 유락시설이 되어있지만, 30년 전인 그때는 그야말로 때묻지 않은 순박하고 순결한 곳이었다. 그때 우리는 배낭도 없이 손으로 무거운 짐을 남자들이 주로 낑낑거리며 들고 올랐고 ‘마지막 주막’이란 곳에서 텐트를 치고 (여름방학이라) 텐트에서 한 2박 정도 한 것으로 기억나는데..

하루는 약초채집을 하던중, '마지막 주점'에서 숨겨놓은 산열매로 담근 술을 발견하여 몇 병 마신 기억까지 나는 곳이 바로 덕유산 (북덕유산) 인데, 마지막 주점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으므로 향적봉 정상은 여태 한번도 밟아보지 않았다. 물론 수년전에 무주리조트에 놀러 와서 리프트를 타고 정상 같은 곳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이 정상도 지금 생각하면 향적봉이 아닌 설천봉 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새벽5시 20분에 일어나 6시 20분에 집을 나서 덕유산휴게소에 당도하니 8시 이다.(내가 생각해도 날아서 왔다.) 여기서 집에서 준비한 비빔밥으로 아침을 먹고 무주IC로 빠져나와 좌회전하여 무주구천동쪽으로 향한다. 아까, 육십령 터널을 넘고부터 도로가 심상찮았다. 우리는 남도의 사람이라, 눈길에는 영 맥을 못 추므로 조심조심 안전운행을 한다. 이곳의 도로는 눈은 많이 왔지만 車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지 고속 주행만 하지 않으면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잘못 입력된 네비게이션 덕분에 한 20여분 알바하고 삼공리 매표소 주차장 입구에 도착한다.



좌-삼공리 매표소 우-아름다운 산행초입 풍경

09:25 삼공리 매표소

삼공리 주차장에서 맨 위쪽에 위치한 허름한 건물 바로 옆에 우리 ‘화이트’를 쉬게 하고 조금 올라오니 삼공리 매표소가 나온다. (허름한 건물이 매표소 인가? 하고 생각하며 공짜로 통과 했다고 좋아한 우리, 잠시 후 진짜 매표소가 나오고 거금 7,600원 입장료를 지불한다. 아들은 청소년이라 1,200원 우리는 3,200원씩) 매표소에서 조금 올라오니, 큰 고목이 나타난다. 마치 새둥지 모양의 가지를 하고 있는 나무인데, 나중에 백련사를 지난 어느 지점에 이 나무가 있어 앵글에 담았다. 산행초입의 풍경은 이국에 온 듯 무척 아름답다. (덕유산에 온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찬한다. 허허..)




산행초입의 풍경(雪景과 더불어 異國的 분위기가 넘 좋다.^^*)

09:45 월하탄

첫 번째 만나는 다리다. 30년전 친구들과 함께 이 다리를 건넜던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이 다리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때는 이 다리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었고 여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리고 여관 입구에 있는 기둥에 커다란 더덕 나무가 그 줄기를 칭칭 감으며 오르고 있었다. (너무나 큰 더덕이었기에 뇌리에 남았다.)
아,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오직 이 다리만이 옛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월하탄(첫번째 다리 저기 서있는 아들놈이 나인가? 아들놈인가?)



10:05 신대교(신대 휴게소)

인월담을 거쳐 다리를 하나 더 건너니 신대휴게소이다.
이곳에서 이정표를 보니 백련사 3.2km 향적봉 5.7km 남았고,
우리가 여태 걸어온 거리는 2.4km나 걸어왔다.



이곳까지는 거의 평탄한 길이라 산보하는 기분으로 온 것이다.
향적봉까지 가려면 세 시간이나 걸린다며
휴게소 아주머니는 어묵이나 싸가지고 가라한다.
(하지만 아무도 반응이 없자 탁! 하고 문을 닫는다.)
잠시 후 송어양식장을 통과하고 곧 금포탄 인데,
이곳에서 백련사까지의 계곡은 자연휴식년제 기간이라
출입통제 구간이다.
통제구간이 아니더라도 눈이 많이 쌓여있어 출입하기는 힘들다.
계곡에 쌓여있는 하아얀 눈은 솜털 보다 보드랍게 그 질감이 느껴진다.



신대교(신대휴게소)




구천폭포(얼어 있다. 아, 오늘은 절경을 실컷 보는구나!!)




눈덮힌 아름다운 백련사 일주문

10:55 백련사

백련사 사천왕문 앞이다. 여기서 향적봉으로 가는 길과 오수자굴로 가는 길로 나뉘어 지는데, 오수자굴 가는 등로가 폐쇄되어 있다. 원래 내 계획은 오수자굴로 가서 중봉을 거쳐 향적봉에 오른 후, 백련사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계획수정이 불가피하다. 주탐방로 안내판을 보니 오수자굴로 가는 길이 그대로 표시되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곳에서 오수자굴로 가는 등로는 없다. 그렇다면 오수자굴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데..



백련사 사천왕문




백련사 대웅전




위에서 내려다 본 백련사 범종루

기왕지사 이렇게 된 이상 백련사나 보고가자며 사천왕문을 통과하니 오른편에 범종루가 보이고, 다시 계단을 올라가니 대웅전이다. 눈 덮인 사찰의 풍광이 이처럼 아름다울 줄이야!! 이곳에 있는 모든 사물은 그림이고 현실의 세계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앙증스러운 눈사람조차 백설의 사찰과 하모니를 이루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니, 어찌 그림이 아니라 하겠는가!! 오늘의 주목적은 상고대와 눈꽃을 보러 이 먼 곳인 북덕유산까지 왔지만, 이곳의 풍경 하나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흡족하다.



눈사람과 백련사 풍경




등로에서 뒤돌아 본 백련사 풍경




백련사에서 부터 올라가는 눈덮힌 계단길




마치 새둥지 같이 생긴 나무 (산행초입시 매표소 입구에 큰 나무가 있었다.)




백련사 계단 白蓮寺 戒檀

백련사 계단은 자연석 기단위에 세워높이 2m 둘레4m의 석종형 탑으로 탑신의 상륜에 여의두문의 보륜이 조각되어 있고 그 위에는 유두형 보주가 조각되어 있다. (아들이 보더니 덥석 끌어안는다.) 이 계단이라 함은 부처님의 사리가 봉안된 것으로 승려들의 계율의식을 행하는 상징물이다.



11:20 해발 950m

백련사의 뒤로 등로가 나 있었다.
가끔씩 바람에 날리는 눈가루가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백련사의 지붕에 쌓여있는 눈도 이따금씩 은빛 눈가루를 흩날리고 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다들 잠시 걸음을 멈춘다.


산행 초입시 보았던 새둥지 모양의 가지를 한 나무가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잠시 후 백련사 계단이다.
마치 종모양의 계단을 보자 아들이 와락 끌어안으며 미소를 짓는다.
곧이어 해발 950m 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아직까지는 그다지 추운 줄도 모르겠고 그다지 힘들지도 않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해발 950m를 지나 올라가는 계단길 (점점 가팔라지는 등로..)



12:00 해발 1,350m

해발950m를 지나니 등로가 가팔라진다.
조금 올라가다가 웃통을 벗는다.
날씨는 춥지만 소금땀을 요구하는 된비알이라 아내와 나는 두터운 방한복을 벗은 것이다. 아들놈은 혼자서 횡 하니 올라가 보이지 않는다. 많은 등반객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아이젠을 착용한 사람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반반인데..

오늘은 스패치와 아이젠, 헤드랜턴, 스틱, 손난로, 가솔린버너, 장갑, 등을 준비했다.


한 40여분을 소금땀을 흘리며 올라오니 해발 1,350m 이다. 이정표가 벌써 싸늘한 기운이 돈다. 결국 우리도 더 이상은 견디지 못하고 아이젠을 착용한다. 먼저 올라간 아들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젠이나 제대로 착용했는지..



해발 1,350m를 지난 풍경1




해발 1,350m를 지난 풍경2




해발 1,350m를 지난 풍경3




해발 1,350m를 지난 풍경4


12:35-13:35 향적봉 대피소 점심식사

해발 1,350m를 지난 후부터는 기후가 완전히 달라진다. 100m 상승시 기온이 0.6도 이상 하강한다더니 온도를 보니 영하5도는 되는 것 같다. 얼굴에 땀이 흘러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려고 하였더니 손수건이 얼어있다. 안경도 서리와 땀으로 얼어붙어 부옇게 보인다. 이제 나무들은 설화를 만발하게 피우고 하늘은 회색빛이다.

이곳이 바로 내가 그리도 그리던 눈꽃들이 만연한 곳이다. 어제 덕유산 관리공단에 전화를 하여 여쭈어보니 덕유산에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하더니, 이 아름다운 꽃들은 어제 탄생한 것일까? 여기 오기 전에는 과연 설화와 상고대를 볼 수 있을까? 하며 조바심을 내고 올라 왔는데.. 힘들게 올라온 우리에게 덕유산은 당신의 최상의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아~~~
눈님이 연출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향적봉대피소 가는 등로(좌우에 가득핀 눈꽃)




눈덮힌 향적봉 대피소

직진은 향적봉0.2km 좌측은 향적봉대피소0.1km 이다. 일단 향적봉 대피소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계획하였기에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잠시 후 향적봉대피소에 도착한다. 눈덮힌 대피소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대피소는 이미 많은 등반객들로 만원이다. 여기서 컵라면으로 해결할까? 하다가 샘터가 150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샘터로 내려간다. 내려오다 보니 대피소직원들이 키우는 개인지 멋진 알래스카 말라뮤트 두 마리가 보인다.



샘터로 내려가는 눈덮힌 길


샘터에서 물을 받아 라면을 끓여먹는데 매우 춥다. 만약 뜨거운 라면이 아니라 도시락이면 도저히 추워서 밥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이곳은 雪國이라 전혀 화재의 위험성은 없다. (국립공원에서의 취사행위가 불법인지는 알지만 이곳에서 도시락으로는 몸이 떨려 먹을 수 없다. 세 명중에 내가 제일 추위를 탄다. 뜨거운 국물을 먹기 전에는 다리가 덜덜 떨린다. 아... 따뜻한 집 놔두고 이 무슨 사서하는 고생이란 말인가!! ---이 말을 하니 아내가 웃는다.)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니 13시 35분이다. 어영부영 한 시간이나 소모한 것이다. 그냥 대피소에서 컵라면이나 먹을 걸 그랬나하고 약간 후회도 된다. 내 계획은 향적봉에 오른 후 중봉, 백암봉을 거쳐 송계계곡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과연 내 뜻대로 산행이 이루어 질 것인가..이미 오수자굴을 거쳐 시계방향으로 원점회귀 하려는 애초 계획은 등산로 폐쇄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피소에서 향적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13:50 향적봉 1,614m

향적봉 대피소에서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100m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잠시 후 싱겁게도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오르니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우리처럼 힘들게 정상에 오른 사람들도 있었지만 설천봉 쪽에서 힘들이지 않고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정상석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날씨가 추워서 디카 밧데리가 빨리 방전되어 새 밧데리로 교체하고, 아들놈을 모델로 삼아 사진을 찍어주고 이제는 중봉 쪽으로 가야하는데 아내의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들린다.



향적봉 (정상 1,614m)

전화를 받고나더니 “여보, 하산해야 할 것 같아요.” 이유를 물어보니 친 형수님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전갈이 왔다고 한다. 계속 산행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설천봉 쪽으로 내려가 곤도라를 타고 하산해야 하는가? 아들놈과 아내는 하산하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고.. 하늘을 보니 눈발이 약간 날리는데 개스로 시계는 제로 상태이다. 그리고 무지 춥고 또한 일주일 전 아들과 함께 잊지 못할 덕유 종주를 한 이송면님의 글도 생각나고.. 무리하게 산행을 하다가 조난이나 당하면 바로 죽음과 연결되므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설천봉 쪽으로 무거운 발길을 옮긴다.



좌-향적봉에서 설천봉으로 내려오는 등로 우-설천봉에 있는 리프트 승강장




설천봉에 피어난 스켓치 그림 같은 설화

14:10 설천봉

정상에서 설천봉 까지는 20분 거리다. 이곳은 오르내리는 등반객으로 분주하다. 설천봉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등산차림의 등반객도 있지만 대부분이 운동화차림이다. 잠시 후 설천봉 인데 제일 먼저 리프트 승강장이 보인다. 아들과 아내는 스키를 탈줄 아는데 나는 여태 살면서 스키는 귀족들만 하는 레포츠로 여겼기에 아예 접근을 하지 않았었다. 아들이 리프트에서 내리는 스키어들을 보자 타고 싶은지 군침만 삼킨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입맛만 다신다.



좌-설천봉 의 휴게실및 화장실 우- 많은 승객으로 들끓는 곤도라 탑승장

여기서는 사람구경이다. 우리같이 배낭을 맨 등산복 차림의 사람은 별로 없고 죄다 멋진 스키복에 고글끼고 스키를 신고 있다. 어떤 사람은 고글에 방한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이라 좌측 사진에 실었다. 걸어서 내려갈까? 하고 무식한 생각도 하였으나 시계가 좋지 않고 잘못하다가 스키어 하고 부딪히기나 하면 중상 아니면 축 사망이라 곤도라를 타기로 한다.(콘도라 비 왕복 10,000원 내려가는 편도 6,000원 셋이면 18,000원 에구..)



좌-곤도라에 같이 탑승한 귀여운 꼬마숙녀 우-스쳐지나가는 곤도라와 스키타는 사람들

콘도라에 다섯 명이 타고 내려가는데 앞에는 두 모녀가 타고 있다. 아빠는 스키를 타고 있는 중이며, 아기도 초보자 코스에서 스키를 배우고 있는 중인 모양인데, 자세히 보니 아기가 넘 예쁘다. 사진을 찍자 포즈까지 취해준다. 두 모녀 사진을 한판 찍어주고 곤도라에서 바라보니 스키어들이 신나게 스키를 타고 있다. 등산하러 왔다가 곤도라 타고 하산을 하다니.. 세상사가 마음먹는 대로만 풀리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때로는 돌아가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무주리조트 스키장

곤도라에서 내려 무주리조트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을 보니 오늘 오후 3시 30분 부터는 기상악화로 곤도라와 리프트 운용이 중지된다고 나타난다.

가만, 그리고 보니 오늘 우리가 계획대로 중봉을 거쳐 백암봉, 송계계곡으로 내려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도 그 답은 모르지만 ‘기상악화‘ 라는 단어가 허전한 내 마음을 달래는 것 같다.

한 30분을 기다리니 셔틀버스가 도착한다. (이곳에서 무주구천동까지 가는 셔틀버스는 무료였다.)
셔틀버스에서 바라보니 실눈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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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8 덕유산 향적봉에 다녀와서..






secret garden --Awakening





▣ 산초스 - 역시 덕유산 설경이 멋지군요. 아들까지 세식구가 다정하게 산행을 하며 , 님의 옛적 추억도 더듬어보는 뜻깊은 산행이었군요. 잘 보았습니다.
#답글이 좀 늦었습니다. 명절관계로 꼼짝없이 잡혔거든요..님의 말씀대로 북덕유산은 저에게는 잊지못할 추억의 산이기도 하지요. 늘 관심을 주시니 그저 감사 할 따름입니다. 산초스팀에게 행운을..

▣ 永漢 - 덕유산을 가셨다고 해서 산행기를 기다렸습니다.저와는 거의 반대방향이네요.사진 중 "해발 1,350m를 지난 풍경3"은 제가 하산길에서 찍은 나무같습니다.무한한 시공간속에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를 지나쳤다고 생각하니 남다른 緣을 느낍니다.
#님의 산행기를 다시한번 보니 과연 그렇군요. 님이 보는 안목이나 제가 보는 눈이 서로 일치 하네요.^^* 

▣ 김정길 - 아우의 말씀대로 세상사 중 특히 등산 중, 때로는 돌아가야 할 때도 있는 법, 곧 그것이 順理인데, 정상에서 당초의 계획 코스대로 즉 남자답게? 30여 분만 내림 코스를 타 버리면 進退兩難 의 궁지로 빠지게 될 수도, 한치 앞을 가늠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해매이다 어둠과, 피로와, 허기에, 이어 졸음이 오는, 가족중 누가 잘 못되었음은 알려 지기라도 하겠지만, 때로는 모두가 잘 못 되는 끔찍한 사고는 몇일 후 어는 등산객의 신고로 알려지거나, 등산로를 이탈하였을 경우는 어쩜 영원한 행방불명이 되어 버리는, 상상도 하기 싫은 사고로 치닫을 수 있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기로라고 보네.
▣ 김정길 - 순간의 선택은 간단하지만 그 파장은 극과 극이 될 수도 있으니, 해마다 보도되어 온 등산사고 소식들은 차지하더라도 바로 얼마 전 14일 올린 이송면님과 skan님의 절대절명의 위기에서도 우리는 다시 배우지 않았던가. 정상에서 아우님은 선장의 역할을 유능하게 성실하게 수행 하였다네, 언잰가 다시 가면 되는 것이니 아쉬워하지 마시게, 백련사에서 먼저 올라 가버린 조카가 등산을 이재는 더 잘 하는것 같아 정식으로 산꾼 한 명 늘어난 것 같아 흐뭇하네 그리. 이재는 아우나 제수씨 보다도 조카가 더 보고 싶으이. 참,,, 설 명절 잘 지내시고?
#김정길 형님..댓글이 너무 많아 분활하여 전송 하셨군요. 못난 아우를 위해 이렇게 장문의 댓글을 주시니 그저 감읍 할 따름입니다. 아들놈 사진을 많이 실었더니 이젠 정이 드나보지요.허허..사실 아들놈 성격이 저보다 훨씬 부드럽고 좋습니다. 몇번 산에 데려갔더니 이제는 제법 잘타더군요. 그리고 형님께서도 구정 잘 새시기 바랍니다.

▣ 산사랑방 - 역시 이수영님입니다. 그저 황홀할 뿐입니다. 구정명절 잘 보내소서..
#고맙습니다. 매번 허접한 제 산행기를 읽어주시고 또한 아름다운 댓글까지 주시어 제 산행기를 더욱 빛나게 하는군요. 언젠가 님과 꼭지님과 제 아내랑 넷이서 한번 산행을 하고싶습니다.(지리산 종주같은 1박2일 코스로요. 올해는 저도 공휴일 연휴때는 1박2일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윤도균 - 2002년 12. 25일 우연한 기회에 무주에 갔다가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 정상에올라 바라보이는 그해여름에 다녀간 덕유산 모습을 바라보면서 여름 덕유산과 겨울 덕유산의 또다른 아름다운 모습에 황홀했습니다 그런데 님께선 덕유산을 경유하여 무주로 곤도라를 타고 하산을 하셨네요 님의 산행기 보니 그쪽 지역의 기상이 상당히 예측불허라 아쉬움이 남으시겠지만 하산을 하신것은 잘 하신 판단이라 생각을 합니다 저도 산행구간에서 내가 책임을 하고있는 동창회원의 아버님이 돌아가신 부음을 받았는데 님도 저와 같이 산행길에서 부음을 받으셨네요 아름다운 가족산행 두고두고 오래 기억에 남을것입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님이 소원 성취 꼭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김정길 형님하고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되셨더군요. 축하합니다.^^*  김정길 형님의 형님이 되시니 저에게도 형님이 되시는군요.^^* 저도 앞으로 선배님을 큰형님으로 모시겠으니 허락해주소서..큰 형님, 구정 잘 새시고 새해에도 변함없이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 이송면 - 다녀오셨군요... 좋은 산행하셨습니다. 오수자굴은 제가 알기로는 계곡에 눈이 너무 쌓여 공단에서 위험하다 하여 폐쇄를 한 모양입니다. 사진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만복하십시오
#이송면 님..님의 잊지못할 덕유종주를 읽고 마치 내가 그곳에 있었던 것같은 착각에 빠졌습니다. 나라면 어찌하였을까? 님같은 베테랑도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는데 나같은 초보는 과연 그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을까?  이번에 향적봉에 올라가 보니 대낮인데도 앞이 부옇게 보이더군요 만약 밤이라면 생각하기 조차 끔찍합니다. 이번에 정말 두번 다시는 하지말아야 할 경험을 하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이우원 - 님 덕분에 가만히 앉아 덕유산의 겨울을 맛보았습니다. 더구나 백련사 뒤편에는 하얀 눈속에 겨우살이가 파랗게 까치집 마냥 얽혀있는것이 인상적이지요. 설 명절 즐겁게 보내시고 즐산 하십시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님께서는 백련사를 많이 오르내리셨네요, 산초보인 제가 여러 선배님 앞에 허접한 산행기를 매번 올리니 부끄럽기조차  합니다.  늘 제 산행기를 읽어주시니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즐산이 이루어 지소서..^^*

▣ 물안개 - 님과 반대방향으로 올라 설경을 만끽하던 때가 그립군요.멋진 설경 감사드리고.. 님의 화목한가정에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구정 잘 지내세요.
#설화를 보러 강원도까지 가셨다가 못보시고 이번에 서울 북한산에서 설화를 실컷 보셨더군요^^* 구정 음식장만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시지요.^^* 남자들은 그런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서 좋지요 하지만 저도 오늘 아내가 음식장만 하느라 하루종일 가게를 봤답니다. 그래서 답글이 이렇게 늦어졌고요..허허..

▣ 지리 - 정말 무주의 아름다운 눈세상은 어느곳에 견주어도 단연 으뜸인것 같군요. 저는 스키타기 위해 무주를 몇번같었는데.... 내일이 설 명절입니다. 설 명절 잘보내십시요
#굽벅..단골 고객에 대한 인사입니다. 항상 제 산행기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지리님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넙죽..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박윤경 - 새해에는 산하가족여러분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강건하시어 즐산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 권경선 - 눈 덮인 덕유산이 오히려 포근해 보이고 선배님의 사진 속 겨우살이는 제 세상을 만난듯 덕유산은 이 겨울에도 살아있는 산이군요. 설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포근해 보인다니 아마 님의 마음이 포근해서 그렇게 느끼는가 봅니다. 진정한 산꾼은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산에 오른다는 님의 명언을 꼭 기억하겠습니다.^^*ㅋㅋ

▣ 한미~ - 국장님~한밉니다..새해 복 많이 박으시구요..정말 쥑인메요~~설경이...
#방가 방가^^ 그런데 철자법이..

▣ 현재^^* -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설천의 설화^^ 오늘도 무주 스키장 다녀왔는데.온산과 나무가 하얗게 뒤덮혔더군요. 리프트 타고 넘 편하게 경치 구경하고 다닙니다. ^^ 멋진 글 그림에 고마움을 표하며..
#리프트 타고 편하게 경치 구경하니 부럽군요. 하지만 진정 덕유산과 함께 하시려면 삼공리에서 올라가심이..좋을 듯 하네요.^^

▣ 최병국 - 스케치같은 설화...향적봉정상사진 아드님 뒷분들...이수영님 팬이군요. 산행기 올라오는걸 알고 몹시 즐거워하는데요.어떻게 알았냐구요? 사진찍는데 피해주는게 상식인데 피하지않고 같이 찍은걸 보니...맞습니까?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길...
#허허..사실은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하는 사람들이 너무많아 급히 아들놈을 투입시켰더니 이렇게 찍혔네요. 정상에는 너무 추워 오래있기는 힘들더군요. 그래도 아들놈은 정상보다 위에 위치한 암릉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기도 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