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종주(육십령∼삼공매표소)


 


□ 일      시 : 2004. 1.10(토) 11:30∼1.11(일) 14:35 (1박2일)


□ 지      역 : 육십령∼삼공매표소


□ 산 행  자 : 나홀로


□ 날      씨 : 구름 약간있는 맑음


□ 산행코스


첫째날(7시간 30분)


○ 07:05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출발(→장계 14,000원)


○ 11:10 육십령 하차


11:30 산행시작(육십령)


○ 11:50 첫째 무명봉(1.5㎞지역)


○ 12:20 할미봉 도착


○ 14:00 서봉과 덕유교육원 갈림길


○ 15:10 1,300m지점 통과


○ 15:40 서봉(장수덕유산)


○ 16:30 남덕유산


○ 17:10 월성재


○ 18:40 삿갓봉


19:00 삿갓골재대피소(1박) ☎011∼423∼1452


 


둘째날(7시간 50분)


06:45 삿갓골재대피소 출발


○ 07:45 무룡산


○ 09:30 동엽령


○ 10:30 백암봉


○ 11:05 중봉


○ 11:20 향적봉대피소(☎063-322∼1614)


11:25 향적봉 정상


○ 12:00 점심식사후 향적봉대피소에서 하산


○ 13:10 백련사


14:35 삼공매표소 도착(산행완료)


○ 16:50 무주리조트 셔틀버스(☎063-322∼9000)(→부산 25,000원) 출발


○ 20:00 부산 도착


○ 20:30 집 도착


 


□ 산행거리 : 총 32.6㎞


첫째날(13.9㎞)


○ 육십령(2.3㎞)→할미봉1,026m(2.9㎞)→서봉과 덕유교육원 갈림길(2.9㎞)→서봉1,492m(1.5 ㎞)→남덕유1,507m(1.4㎞)→월성재1,240m(2.2㎞)→삿갓봉1,418m(0.7㎞)→삿갓골재 대피소(1박)


둘째날(18.7㎞)


○ 삿갓골재대피소(2.1㎞)→무룡산1,492m(4.2㎞)→동엽령1,320m(2.2㎞)→백암봉1,420m(1.0㎞) →중봉1,594m(1.0㎞)→향적봉대피소(0.1㎞)→향적봉정상1,614m(0.1㎞)→향적봉대 피소(2.4㎞)→백련사(5.6㎞)→삼공매표소


□ 준 비 물


배낭, 배낭카바, 모자, 스틱 2개, 장갑, 우의, 여벌옷, 양말 2컬레, 큰 햇반 3개, 북어국 3개, 김밥 1인분, 수저, 생수(500㎖ 3개), 아이젠, 스패츠, 카메라, 선글라스, 헤드랜턴, 손전등, 여유 건전지, 바나, 코펠, 사과 3개, 사탕 1봉지, 자유시간 3개, 연양갱 3개, 상비약, 수건, 손수건, 화장지외 기타 소품 등


□ 소요시간 : 15시간 20분(휴식·식사시간 포함)


 


□ 산행후기


 지난 1월에 향적봉에 올랐다가 온통 눈밖에 없는 설화에 매료되어 가끔 찾는 덕유산. 지난 5월에는 향적봉에서 영각사까지 무박으로 갔다왔건만 적설량이 많기로 유명한 덕유산 겨울 종주는 해보진 않아 조금 망설여지지만 그래도 갔다올 요량으로 설레는 마음을 다잡는다.


 덕유산은 크면서도 이름그대로 넉넉한 산이며 겨울 설경은 어느 산 못지않은 아름다운 산이다. 춥고 힘든길이지만 그 설경에 매료되어 지금 또 가는게 아닌가... 아름다운 설화와 상고대를 바라보면서 나름대로의 새해 설계를 하고자 하였건만... 삿갓골재대피소에 예약도 마쳤고 이제 갈일만 남았다.


 5시에 맞춘 자명종 소리에 깨어 이리저리 준비하다가 6시에 집을 나선다. 아직 어둡다.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7시 5분 장계행 첫버스에 몸을 싣는다. 4시간의 지루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함양 서상면에서 고개를 올라가니 육십령휴게소가 나오는데 하차하니 11시 10분이다. 온 사방이 먼지다. 인근 공사장에서의 먼지가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바람이 굉장히 세고 춥다. 부산 날씨하고는 뭔가 틀리도 틀린다. 손이 금방 시럽다.


 


◈ 육십령 출발 11:30


 


육십령고개(덕유산 들머리)


 육십령휴게소에서 50여m쯤 올라서 들머리인 고개마루 우측에 통나무를 3단으로 막아놓은 곳을 지나가야 하나 배낭 때문에 통과하지 못해 우회하여 나무가 무성한 숲속을 헤쳐 들어간다. 백두대간길이다. 대간길답게 많은 표지기가 나무에 매달려있다.


 입구에 있는 덕유산의 그 특이한 나무표지판의 글귀가 이채롭다. 할미봉 2.3㎞, 할미봉→교육원삼거리 2.92㎞, 교육원 삼거리→서봉 2.92㎞라고 거리가 자세히 적혀있으며, 아래 글귀에는 '백두대간 종주 덕유산(시점)으로 삿갓골재대피소까지는 13㎞나 되어 소요시간이 7∼8시간이나 되니 9시이후 종주는 조난당하고 위험하므로 산행을 금한다'라고 적혀있었다.


 전북지역의 백두대간 산줄기는 민주지산 삼도봉에서 시작되어 대덕산, 삼봉산, 덕유산 향적봉 분기점, 삿갓봉, 남덕유산 분기점을 지나 육십령으로 가기전에 할미봉을 솟구쳐 놓는다. 육십령고개를 오르면서 바라보이는 기암괴석의 할미봉주변은 6.25사변을 전후해서는 이 일대가 빨치산들의 출몰이 극심했던 지역이라 한다.


 할미봉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광산회사가 이곳 산기슭을 절개하여 동쪽의 월봉산 방향에서 바라보면 산의 훼손되고 망가진 모습이 흉칙하게 다가오며 가슴을 아프게 한다는데 육십령에 내릴때부터 산을 깎는 포클레인 등의 차량소리가 요란하더니만 정말 우측 산 하나를 완전 파헤쳐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고 가꾸지는 못할망정 이게 웬 자연 파괴인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육십령 주변은 덤프차량의 진입에 의하여 도로변을 위시해서 온 풀밭과 숲속이 먼지공해에 묻혀 모든게 죽어가고 있었다.


 처음은 약간 경사진 오르막이지만 이내 완만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500m지점 좌측 무덤을 통과하고 계속적으로 완만한 오름길이 계속된다. 육십령에서 첫째 무명봉까지의 산행길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길도 뚜렷하고 좋은데 눈 구경하러 여기까지 왔는데 눈은 잔설조차 없다.


 1.5㎞ 지역의 첫째 무명봉을 11시 50분에 통과후 조금 내려갔다가 이제부터는 할미봉까지 계속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갈수록 제법 가파르고 암벽을 타고 오르는게 생각보다 힘이 든다. 무명봉에서 바라보는 할미봉은 칼날같은 병풍바위같은게 정상 약간 못미쳐 암벽으로 된 길이 더 좁아지면서 10여분간 올라가기가 제법 힘들었다.


◈ 할미봉 12:20 도착, 5분휴식후 12:25 출발



할미봉 정상(표지석은 없고 조망 안내판에 '작업중'이란 글씨만 적혀있다)



할미봉에서의 조망(좌-서봉, 중간-남덕유산, 우측 아래-교육원)


 할미봉에서는 서봉과 남덕유산이 좌우로 형제같이 우뚝 서있는게 자뭇 위엄스럽다. 바람이 부니 제법 춥다. 간단한 워밍업을 하고... 자, 오늘은 저기를 넘어야 하는데 서두르자. 그런데, 할미봉을 내려서자마자 절벽같은 빙벽이 나오는데 내려가기가 도저히 자신이 없다. 우회도로를 찾아봤으나 길이 여기밖에 없었다. 급경사 낭떠러지다. 너무 위험한 것 같다.


 한참 생각끝에 통과하기고 하고 아이젠을 착용하는 등 단단히 준비하여 로프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행여 여기서 미끄러지거나 떨어지면 오가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혼자서 조난당하기 십상이다. 절벽같은 빙벽과 가파른 낭떠러지 빙판길을 한 50여m 내려왔는지 일단 한숨 돌리면서 시계를 보니 무려 20여분이나 흘렀다.


 유격훈련이 따로 있는게 아니고 이런게 유격훈련이 아닌가.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아무튼 겨울 등산시 이런 지역에서는 선답자들도 조금 애를 먹었으리라 생각된다. 더구나 나는 혼자가 아닌가. 더욱 조심스럽다. 여기외에도 서너군데의 비슷한 지역을 통과하느라 체력을 많이 소진하여 앞으로의 여정에 애를 먹었다.


 이어 곧 좌측의 대포바위(대포바위가 남근석으로 되어 있다던데 힘에 부쳐 포기) 표지판을 지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점심을 간단히 먹고 13시 10분에 출발한다. 자꾸 내려가는 내리막길에 암벽을 타고 또 암벽으로 된 무명봉을 13시 30분에 통과해 내려가니 미끄러운 암벽이 또 나온다.


 배낭은 어깨를 짓누르고 갈길은 먼데 벌써 힘에 부친다. 5.0㎞ 지점인 넓은 공터를 지나자 이어 서봉과 덕유교육원 갈림길이 나온다(남덕유산 3.6㎞, 덕유교육원 1.6㎞, 육십령 5.2㎞, 서봉 2.1㎞). 등산객이 몇사람 내려오는데 오늘 산행에서 처음보는 사람들이다. 여기서부터 서봉까지는 계속 오름길이다.



서봉과 교육원 갈림길


 처음 얼마동안은 아이젠을 벗었다가 착용했다가 했는데 한번 엉덩방아를 찧고난후 계속 착용하기로 했다. 계속 착용하다보니 나중에는 발등이 아파 무척 혼났다. 산죽으로 뒤덮여있는 좁은 길을 14시에 통과하고 15분후 헬기장이 있는 능선안부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주변 전망은 좋을 것 같은데 좀 흐릿한게 일종의 스모그현상인가 싶다. 할미봉에서 S자 형상으로 오르내리막 능선이 길게 이어져 오고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또 가파르고 경사가 심한 오름길을 끝도 없이 올라간다. 14시 45분에 무명봉을 통과하고 눈으로 뒤덮힌 미끄러운 암벽을 로프를 잡고 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내려가기도 한다. 15시 10분경 능선을 올라가면서 1,300m 지점을 통과한후 육십령 6.8㎞, 남덕유산 2.0㎞ 표지판을 지나니 암벽이 또 나온다.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고 매섭다. 오르내리막이 많은 서봉길. 바람은 세차게 불고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시간은 많이 지체되고 있다.


◈ 서봉 15:40 도착, 10분 휴식후 15:50 출발



서봉(장수덕유산, 바람불어 상당히 추웠다)


 바위 무덤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니 사방이 훤한게 서봉이다. 우람한 남덕유산이 지척이다. 산세가 자뭇 웅장하다. 바람에 상당히 춥다. 4시가 안되었는데도 주위가 약간 어두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리 추워도 구경 좀 하다가 남덕유산으로 곧장 하산한다. 서봉 바로 옆 헬기장의 넓은 공터는 전망이 더없이 좋다.


 서봉에서는 영각사쪽에서 남덕유산 올라가는 많은 철계단처럼 가파른 철계단이 연이어 두 개나 있는데 눈발이 날릴때는 조심히 내려가야 할성싶다. 계단을 내려가다보니 이 시간에 웬 초등학생이 엄마하고 올라온다. 좀 있으면 어두워질텐데...


 계단을 다 내려가 약간 오르다가 다시 한참 내려가다가 또 다시 올라간다. 여기는 햇빛이 잘 안들어 썰렁하고 주위에는 제법 눈이 많이 쌓여있다. 계속 올라가다보니 우측의 남덕유산 가는길과 직진코스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남덕유산 0.3㎞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바로 올라가면 남덕유산 0.1㎞ 갈림길이 또 나온다.


 우측이나 직진이나 어차피 남덕유산 0.3㎞ 지점에서 나중에 만나지는데 배낭이 무거우면 근처에 내려두고 남덕유산 정상을 밟아보는 것도 지친 나그네의 힘든 여정을 다소 덜어주는 효과가 있어 한 방법이기도 하다.


◈ 남덕유산 16:30 도착, 출발



남덕유산(표지석뒤 우측에 삿갓봉과 그 뒷편에 무룡산, 저멀리 중간에 향적봉이 보인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차가운 바람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남쪽의 서봉이 지척이고 북쪽의 향적봉 능선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온다. 추워서 바로 내려간다. 날은 어두워지고 아직 갈길은 멀다. 아직도 대피소까지는 4.3㎞나 남았다. 월성재로 곧장 나아간다. 해는 떨어지고 차차 어둠이 밀려온다.


 약간의 오르내리막이 있다가 한참 또 내려간다. 어두워지는 산길에 눈속을 헤쳐나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서봉까지는 등산객이 몇사람 보였건만 서봉을 지나고부터는 인기척도 없다. 나홀로 산행이 다시 시작된다.



월성재(삿갓골재대피소까지 2.9㎞나 남았다)


 17시 10분에 월성재를 통과한다. 월성재는 덕유산 능선중 제일 낮은곳이다. 우측으로는 황점매표소(3.8㎞)로 내려가는 길이다. 월성재에서 보이는 삼각형의 삿갓봉이 정말 삿갓같이 바로 앞에 버티고 서있는 것 같은데 능선에 올라가 보면 아직 저만치 앞에 보이고 몇 번의 오르내리막을 되풀이하다가 18시쯤 헤드랜턴을 켠다.


 삿갓봉 아래지점에 삿갓봉(→)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길은 삿갓봉 오르는 길이고 직진은 삿갓골재대피소 가는길인데 조금 가면 향적봉에서 오던길에도 삿갓봉(→) 표지판이 나타난다. 양쪽길이 나중에 서로 만나는 지점이다.


◈ 삿갓봉 18:40 도착, 출발



삿갓봉(적막감이 감돈다)


 삿갓봉 주변은 어두워 아무것도 볼 수 없고 저 아래 황점마을의 불빛만 아른거린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대피소(→0.7㎞)가 나오는데 한참을 내려가도 불빛이 안보인다. 길은 이길밖에 없는데 하면서도 계속 내려가니 저 아래 희미한 불빛이 보이는데 그 불빛도 신기루마냥 한참을 내려서야 했다.


◈ 삿갓골재대피소 19:00 도착(1박)


 삿갓골재대피소는 99년도에 건립이 되어 덕유산과 대간 종주시 산꾼들에겐 더없이 필요하면서도 아늑한 휴식공간이다. 오늘의 힘든 여정은 초반 가파른 빙벽 몇 개소에서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을 뿐만 아니라 눈길을 헤쳐나기가 일반 육산보다 힘이 많이 들었다고 볼수있다.


 삿갓골재대피소는 평소 한적한 곳인데 오늘은 등산객들로 만원이다. 63번까지 되어있는 2층 방 하나가 남녀가 같이 침상이 배정되는데 딱 한자리 남은게 예약을 한 나의 자리였다. 대피소는 생각보다 무척 따뜻했다. 1층은 취사장이고 2층의 룸 하나가 침실이었다.


 샘터는 황점마을 내려가는 60m 지점의 계단아래에 있는데 지친 등산객들한테는 이 또한 내려가기가 쉽지않다. 다행히 대피소의 배려로 취사장에 저녁에만 사용할 수 있는 물이 나와 아주 편하게 밥해먹고 따뜻한 방에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수가 있었다.


 


◈ 삿갓골재대피소 06:45 출발


 


모두다 잠들어있는 새벽의 삿갓골재대피소


 새벽 5시에 기상하여 밥 해먹고 7시가 좀 안되어 출발한다. 바람을 동반한 새벽 공기는 상당히 차다. 옷깃을 올리고 조금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는데 둥그스런 달이 중천에 떠 유난히 밝은 빛을 더해준다. 능선 숲속길의 눈밭을 호젓하게 밟으면서 차가우면서도 맑은 공기를 듬뿍 마셔본다. 상쾌한 기분이 어제하고 또 다르다.


 불그스름한 노을이 지평선에 비치는게 이제 해가 떠오르나보다. 랜턴도 접어 배낭속에 넣고 무룡산을 향해 오른다. 아침밥을 먹은지 얼마 안되어 오름길이 조금 힘든다. 무룡산 조금 못미쳐 나무계단이 나오고 헬기장을 지나 또 나무계단을 오른다. 처음맞는 계단이다. 계속 오르막의 연속이다.


◈ 무룡산 07:45 도착, 5분휴식후 07:50 출발


(동엽령 4.2㎞, 남덕유산 5.4㎞, 삿갓골재대피소 2.1㎞, 향적봉대피소 8.4㎞)



해뜨고있는 무룡산(기술부족으로 일출모습이 안보인다)


 1시간여만에 도착한 봉우리가 무룡산이다. 무룡산은 높이가 서봉과 같은 높이의 고봉으로서 날씨좋은 날은 멀리 지리산 능선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침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나 옅은 구름과 지평선의 가스로 인하여 일출이라 할 수 없는 일출을 바라본다. 똑같은 태양이고 매일 보는게 태양이건만 달리 보이는 것은 사람의 생각하는게 모두다 달라서 그런 모양이다.


 무룡산을 지나 완만하고 거의 오르내리막이 없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1차 무명봉에 다다른다. 무명봉에서 보는 무룡산은 남덕유산과 북덕유산(향적봉)의 거의 중간 위치에 있으면서 눈에 확 뜨일 정도로 높게 솟아있으며 그 우측에 삿갓봉이 위치해 있다. 덕유산 종주능선길이 대파노라마처럼 멋들어지게 펼쳐지는게 정말 장관이다.


 8시 15분경 1차 무명봉을 지나니 향적봉과 중봉이 이젠 가까이 보인다. 8시 40분에 두 번째 무명봉에 오르니 향적봉은 더욱 가까워지고 양 사방의 장쾌한 능선이 이어진다.


◈ 동엽령 09:30 도착, 10분휴식후 09:40 출발


(향적봉대피소 4.2㎞, 남덕유산 10.6㎞, 송계사삼거리 2.2㎞, 칠연폭포 3.3㎞)


 8시 50분에 1,380m봉을 통과하고 한참후 동엽령의 넓은 공터에 다다른다. 이제 종착지가 지척이다. 동엽령을 지나 몇 개의 봉우리 능선을 통과하면서 가파른 오름길이 계속되는데 매우 힘이 든다. 어제의 체력소모가 아직 원기회복이 안되었는지 오름길을 20여분 올랐나 싶었는데 송계사 삼거리인 백암봉이 나타난다.


◈ 백암봉(송계사 삼거리) 10:30 도착, 10분휴식후 10:40 출발


(향적봉대피소 2.0㎞, 남덕유산 12.8㎞, 송계사 6.2㎞)



백암봉(송계사 삼거리), 우측은 대간길이고, 향적봉은 직진이다.


행동식을 먹으면서 백암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정말 덕유산은 어느 봉우리에 오르나 다같이 양 사방의 전망이 훤하게 보이는게 참으로 좋다. 여기서 향적봉은 바로 직진하면 되나 대간길은 우측으로 나있는 송계사쪽으로 가면 된다. 꾼들중엔 간혹 향적봉이나 남덕유산쪽으로 가질않고 송계사쪽으로 가기도 한다.


 중봉을 올려다보니 중봉으로 올라가는 등산객 몇 명이 깨알같이 보인다. 백암봉을 지나고부터 중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거의 계속 이어지다가 중봉아래 향적봉대피소 1.6㎞ 표지판을 10시 45분에 지나고 마지막 오름길이 한번 나온다.


◈ 중봉 11:05 도착, 출발


(향적봉대피소 1.0㎞, 오수자골 1.4㎞, 백련사 4.15㎞)



중봉(항상 매서운 바람이 맹위를 떨치나 오늘은 시원하다)


 마지막 힘을 써서 봉우리까지 올라가니 매서운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면서 중봉 표지판이 나타난다. 중봉이다. 이제 오늘 종주코스의 힘든 코스는 다 왔다고 볼수있다. 향적봉 정상이 지척이다.


 산죽으로 뒤덮혀있는 눈의 빙판길을 걸어가면서 보니 주변의 주목이나 고사목의 기기형형한 모습에 몇사람의 사진꾼이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다. 저 모양에 눈꽃마져 핀다면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지 않을까. 눈꽃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절로 든다. 


◈ 향적봉 정상 11:25 도착


 


향적봉 조망(좌-철탑의 중봉, 무룡산, 중간의 삿갓봉, 맨뒤-좌측 남덕유,우측 서봉)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대피소의 온도계는 영하 3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1600m 고지의 날씨가 이렇다면 겨울 날씨라 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어찌하던 따뜻한 날씨 덕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 희열을 만끽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더 올라올 것이다.


 정상에서 크게 심호흡을 한후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중봉,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과 서봉의 주능선이 가깝게 보이는게 아주 장쾌하다. 향적봉 정상은 초여름에도 강풍과 함께 추운 날씨를 보이지만 오늘은 정말 포근하다.


 겨울이 겨울답지않은 날씨로 인해 수많은 등산객과 무주스키장에서 곤돌라로 올라온 사람들로 여간 소란스럽지 않은게 아주 활기가 넘친다. 맞은편 곤돌라의 내리는곳은 눈이 소복히 쌓여있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눈이 적게내려 스키장에서는 인조 눈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한다.


◈ 향적봉대피소에서 점심식사후 12:00 하산(→백련사 2.4㎞)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백련사로 하산하기로 한다. 초반부터 가파른 빙판길이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가니 계속 미끄러운 빙판길이 이어진다. 포근한 날씨로 끊임없는 등산객이 올라온다. 백련사길은 거의 계단길인데 하산길 2.0㎞가 눈으로 뒤덮힌 빙판길로 아이젠없인 하산하기가 아주 힘들다.


 백련사를 500여m 남길때까지 끊임없이 올라오는 등산객들. 거의가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안내 산악회원인것 같은데 족히 수백명은 될성싶다. 가파른 등산길을 힘들게 올라가면서도 마음만은 즐거운지 모두들 좋아한다. 숲속길 나무사이로 언뜻 비치는 사찰들... 드디어 백련사다. 백련사의 바위밑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지친 나그네에겐 더할나위없이 좋은 감로수 역할을 하고있다.


◈ 삼공매표소 14:35 도착, 하산완료



향적봉의 들머리인 삼공매표소


 삼공매표소까지 5.6㎞는 차도이나 지겹도록 내려간다. 여름이면 내려가면서 무주구천동의 비경을 볼수있으련만 계곡의 물줄기는 얼어붙어 황량하기만 하다.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오니 관광버스 수십대가 빼곡히 차있다. 오늘 날씨가 포근해서 많은 등산객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나 보다.


 이제 부산으로 가야하는데 차편이 마땅찮다. 무주로 나가서 무주에서 영동으로 또 가서 영동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언제 집에 도착할지 꿈만같다. 다행히 관광버스 기사님이 전화를 이리저리하여 수소문 한결과 무주리조트에 부산가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버스를 직접 운전하여 무주리조트까지 태워주어 부산행 무주리조트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편안하게 부산에 올수 있었다. 경기도의 그린관광버스 기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더욱 더 산을 많이 찾는 요즘... 산이 좋아 산을 찾아 올라가니 나의 목표하는 바가 거기에 있더라는 말같이 산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세상의 밀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 또한 세상사는 도리가 아닌가 한다.




▣ 박산대간 - 참으로 감명깊고 ..산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분이군요.. 사랑합니다..그리고 존경합니다..좀처럼 저는 존경하는 사람이없읍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외에는 ,,,..제가 산을 너무너무 좋아하니까요..제나이 55살인데 1대간 5정맥을 완주 했읍니다..그것도 정통적ㅇ으로 완벽하게 완주했지요....백두대간은 왕복으로 ㅇ완주하였고....산을 사랑하고 좋아합시다......ㄱ그러므로써 ㅂ병원이 없어지고 사회가 밝아집니다.....병원없는사회 .. 법원없는사회...경찰서없는사회...ㅇ이런사회를 만듭시다...
▣ 붕애 -
▣ 권 경선 - 잘 읽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라제통문부터 시작되는 구천33경도 백미이오니 한번 가 보심이....
▣ 임형관 - 등산 초보입니다
▣ 임형관 - 죄송 ..... 겨울등산은 준비물이많아서 걱정입니다 님께서 준비하신 배낭 크기 및 무게는 어느정도인지요 . 참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