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일출 산행기   ★★★

 

 

♣ 언제 : 2005년 12.31.~2006.01.01.(무박 2일)

 

♣ 함께 : 산악회 회원 13명과 함께

 

♣ 어디로 : 경남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 매표소 출발 →소지봉→망바위

              →장터목 산장→제석봉→천왕봉(원점회귀)

 

♣ 거리및 산행시간 : 약15km

 

      대구출발(23:10)→백무동 주차장 (01:25 도착 )→장터목 대피소(04:40~05:10 도착휴식)

        →천왕봉도착( 06:30) 08:50 하산시작 → 백무동주차장 도착 하산 완료(11:50)

 

 

♥♥♥ 산행기

 

 며칠째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더니  날씨가 많이 포근해 새해 일출산행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크게 만든다.

근래 몇번 팔공산을 비롯해 근교산 일출을 시도하려다 넘치는 차량에 막혀 이래 저래

고생만 몇번 하고나니 다시는 일출산행은  않으리라 다짐한지 몇년이 흐른지금

지난  고생의 추억은  온데 간데 없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욕망이 솟아난다.

 

 마침 소속된 산악회에서 비슬산으로 일출산행을 확정지어 놓은 상태라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부득이 포기하고 개인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그러던 어느날  비슬산 일출산행에 대한 회원들의 호응도가 관심외로 저조하기도 하고

내친김에 지리산으로 변경키로 하였으니 어부지리를 한셈이다.

 

잠시후면 재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질 시내의 날씨는 예상외로 포근했지만

새해 아침에는 눈비 소식과 함께 일출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다소 불안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일출을 못본들 어떠랴?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에서 펼쳐질 자연의 장엄한 파노라마를 보는 것 만으로도,

아니면 지리산의 설경이라도 본다면 그것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닐런지?

나름대로 변명과 위로를 해가며 그날을 기다려 회원들과 함께

기다리던 지리산 일출산행 힘찬 여정이 시작된다.

 

12월 마지막 날 밤 11시.

약속장소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회원이 모였다.

남 11명에 여회원 3명 모두 14명이나 된다.

이만하면 별 무리 없이 해낼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더군다나 회원중에는 고참 산꾼들이 몇분이나 계신다.

여회원들에게는 길고 긴 야간산행에 대한 부담으로

다소 불안한 구석이 없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안심이 된다.

 

88고속도로를 달려 거창휴게소에서 잠시 발길 머무르다 함양을 지나

인월쪽으로 내려선다.

백무동 주차장에 내리니 새벽 한시 반이 조금 덜 되었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구름한점 없다.

오히려 도시에서 볼수 없는 별들이 빼곡하다.

이만하면 예감이 좋다.

아무리 지리산의 기후가 변화무쌍해도 오름길만이라도 편히 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야간 산행이 주는 부담에서 많이 벗어 날수 있음이라.

 

나름대로 준비를 끝내고 바로 출발이다.

주차장에는 더러 관광버스가 도착해서 등산객을 쏟아 놓는다.

문닫힌 상가를 지나고 매표소를 통과하여 10여분 오르니 금새 길이 미끄럽다.

야간이라 부상의 염려가 많은 탓에 바로 준비해온 아이젠을 착용한다.

올라가는 등산로의 대열이 심상치 않다.

고속도로 야간 불빛마냥 긴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쯤 되면 지난해 10월 초 설악산 오색에서 대청가는 길에 어마어마한 단풍객으로

극심한 체증에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 했던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날 법도 하다.

오를수록 적설량이 많긴 하나 먼저간 흔적으로 러셀이 잘 되어 있다.

희미하게나마 야간 불빛에 반사되는 계곡의 바위 위에는  언제 내린 눈인지

옹기종기 예쁘게도 자리를 잡은 폼이 양송이 버섯같이 소담스럽다.

 

눈위라 마땅히 앉을 자리도 변변치 않고 밀려드는 인파에 잠시 머무를 여유도

없다.

오르막인지 평지인지 야간이라 별로 구분도 안되는 길고 긴 여정의 끝은

왜 그리도 더디게 오는지?

한참을 걸었을듯 하여 몇번이고 휴대폰 시계를 확인 또 확인 해보는데

아직도 대피소까지의 거리가 만만 찮다.

소지봉과 망바위를 지나고  사방으로 별이 총총하여 산장이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추측하기를 수차례 오르고 올라도 암흑속에서 그 끝이 안보인다.

사실 백무동에서 장터목산장까지 가는 길은  나로서는 초행길이다.

그래도 숨을 죽이며 모두 잘도 따라간다.

고행끝에 보게 될 지리산 일출 산행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자칫 꾸물대다가 놓칠지도 모를 불안감에 있는 힘을 다해 오른다.

엄습해 오는 피로감을 그나마 덜어 버릴수 있는것은 다행스런 일이었다.

이따금씩 목이 마르면 바위에 얹혀 있는 탐스런  눈을 

한웅큼  입에 넣어  갈증도 풀고 찬기운으로 흐릿해지는 정신을

가다듬어 본다. 

 

 주차장을 출발한지 4시간여 지나 그토록 기다리던 장터목 대피소.

얼마나 반갑던지.

이제 시간도 조금은 여유가 있고 여기서는 천왕봉가는 길이 그나마

수월한 편이기에 배낭을 벗어 놓고 지친 피로를 푼다.

멀리 중산리쪽 그리고  남족으로 군데 군데 펼쳐지는 야간 풍경이

새해를 맞이하는 들뜬 마음때문인지 오늘따라 더욱 밝고 아름답다.

 

 뒤쳐진  회원 1명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휴식시간이 길어진다.

하기사 정상에서 기다리는것보다는 바람과 추위가 덜한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도 겸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일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으시시해진다.

마지막 회원이 도착하고 다시 천왕봉을 향한다.

잠시 긴장을 늦춘 탓일까?

대피소에서 제석봉 가는 오르막 구간이 정말 힘들게 느껴진다.

눈으로 다져진 길이 미끄럽다.

오르막구간을 지나고 제석봉에 몰아치는 바람이 차갑다. 

고사목이 어렴풋이 버티고 있는 제석봉엔 바람탓일까.

길에는 눈의 흔적조차 없고 착용한 아이젠이 불편하기 이를데 없어도

심한 바람과 추위 때문에 선뜻 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제석봉을 지나니 다시 눈길은 시작되고 차갑던 바람도 고요하게 잦아 든다.

동행하던 회원이 잠을 호소한다.

연일 게속된 연말 행사에 지칠대로 지친몸이 저만치 천왕봉이 가까와졌는데도

잠타령은 계속된다.

아마도 이런추위에서 잠이 오려나 의구심이 없지 않았지만 누적된 피로와

수면부족에 이런 경우도 있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통천문을 가까이 두고 관리공단 직원인듯

오르는 산객들께 일일이 즐산을 기원하고 덕담인사를 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여명이 밝아오는 정상 여기 저기에는 먼저 도착한 산객들이

저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더러는 바람막이를 쳐 놓은 곳도 눈에 띈다.

 

우리가 자리잡은 곳 옆에는 잠시 후 펼쳐질 모 방송국의 일출산행

중계방송 연습이 한창이다.

동이 터면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눈덮힌 지리산의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고 동녁에는 새해 새생명의 탄생을 예고하는 빛이 점점

밝아 온다.

 

 잠시 틈을 내어 허기진 배를 간단한 아침식사로 대체하고 

일출을 놓칠세라 눈은 동쪽에서 한시도 뗄 수가 없다.

이 순간에는 모두가 숨을 죽인채 오히려 고요하기까지 한

시간들이 얼마나 지났을까?

붉은 여명사이로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것은

바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 그 자체였다.

여기저기서 함성과 박수소리가 천왕봉 가득 울려 퍼지고

저 희망찬 생명의 용트림을 보는 순간 마음속 소망  가득담아

보내기는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었으리라.

 

 붉은 기운이 온 대지위에 가득할 제 때마침 한무리의 운무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천왕봉 주위를 지나간다.

장엄한 일출광경을 보았던 탓일까

피로감조차도 말끔히 사라져 버린것은.

 

 마지막 단체기념사진을 끝으로 천왕봉과 아쉬운 이별을 나누고 하산길이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산객들로 통천문을 지날때까지는 정체가 심하다.

오를때는 어두워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죽어서도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수많은 고사목들,

가지가 휘도록 한 아름의 무거운 무게를 

차마 떨구지 못해  안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오히려 애처로와 보인다.

그렇게 분주하던 정상의 움직임도 금새 천왕봉 주위를 운무가 뒤덮어

흔적을 지워 버렸다.

밤새 몸살을 앓았을 천왕봉을 감싸 안는 것일까?

아니면 지나간 수 많은 사연과 추억들을 지우고 새해에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는 아닐런지?

그 이후로 하산할때까지 천왕봉은 결코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지리산 첫 일출산행 운이 좋았던 탓일까.

산을 오르면서 느낀것은  산은 결코 쉽게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았다.

고생한 만큼의 댓가를 치루고 당당히 다가서는 산!

그래서 산은 멀지만 항상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닐까?

 

돌아오는 길!

함께한 동료들의 몸은 지쳐 있었지만  

새해 일출을 보았다는 뿌듯한 자부심으로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즐거운 산행이었다.  

 

 

 

★★★ 일출 광경↓

 

 

 

 

 

 

 

 

 

 

 

 

 

 

 

 

 

 

 

 

 

 

  

 

 

 

 

 

 

 

 

 

 

 

 

 

 

 

 

 

 

 

 

 

 

 

 

 

 

 

 

 

 

 

 

 

 

 

 

 

 

 

 

 

 

 

 

 

 

 

 

 


 

 

 

댓글
2006.01.02 19:06
ulduri
안녕하세요, 곽향섭님.
처음 인사드립니다.

같은날 같은곳에서 저도 일출을 보았지요.
저는 정상석 동쪽사면 아래에서 1시간 넘게 있었어도
그리 추운줄 몰랐는데 일출광경을 보고 난 후 올라가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수고하셨구요.
병술년 새해에도 왕성한 활동과 함께
건강하고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길...
댓글
2006.01.02 19:18
정중채(부부홈)
곽향섭님! 안녕하세요?
지리산 일출을 멋지게 보시고 오셨습니다.
신년일출은 일부지역에서만 보았다는데 축하 드립니다.
덕분에 멋진 일출과 지리산 설경 잘보았습니다.
지리산 일출산행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올해도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하고 즐거운산행 하시길 바라며서
福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댓글
2006.01.02 19:52
유봉훈
안녕하세요
정말 황홀한 일출광경입니다
집안에서 편안하게 앉아서 지리산 일출을 다녀온 듯 합니다
추운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잘 감상하였습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한 산행 오래오래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복 많이 받으시구요
댓글
2006.01.02 21:54
산초스
수도권은 날씨가 나빠 일출을 못보고 지나갔는데
지리산 천왕봉의 멋진 일출을 보셨으니..기쁨이 배가 되셨습니다.
아름다운 일출처럼 올한해도 좋은일만 생기고
건강하게 왕성한 산행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덕분에 잘봤습니다 ^^**
댓글
2006.01.02 22:01
창원51
우~와~
정말 멋진 일출광경입니다.
우리도 지리산 생각을 했지만
멀기도하거니와 날씨가 흐릴것라고 해서 포기했는데..
다행히
멋지고 뜻깊은 산행을 하셨군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댓글
2006.01.03 07:09
진맹익
신년 최고의 산행을 축하 드립니다.
참으로 한심하게도 저는 술에 절어 새해가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고 퍼대져
집안의 화근덩이로 눈총을 샀읍니다. 감사 드리며 올한해 더욱 힘찬
발길 소원합니다. 난테 진맹익 드림.
댓글
2006.01.03 09:14
계백
일중 중의 일출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감상 할 수 있도록 원인을 만들어 주신
곽향섭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새해에는 더욱 왕성한 산행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06.01.03 11:10
깃털
삼대가 덕을 쌓어야 구경한다는 일출을 보았네요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겠습니다.
희망찬 일출 모습 잘 보고 갑니다.
댓글
2006.01.04 01:52
브리뜨니
일출 사진 감사드리구요,,,^^*
올한해두 안전산행하시구요,,,,
함께 산행 할 기회가 일을것 같아요
올해는 ,,,,^^
멋짐니다.
댓글
2006.01.04 09:33
구본칠
삼대가 덕을 쌓아야 제대로 볼수있다는 일출을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멋지게 보셨군요. 사진촬영도 훌륭하셨습니다.
덤으로 지리의 설경도 감상 잘 했습니다.
올해도 더욱 건강하시고 왕성한 산행과 즐거운 산행을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2006.01.06 09:27
곽향섭
같은 천왕봉에서 일출함께하신 ul님!
매번 격려 아끼시지 않으시는 중채부부님! 유봉훈님! 산초스님!
구석구석산하를 부지런히 누비시는 창원51님!
구수한 익살과 재치 해학미 넘치는시는 향골의 맹익님!
왕성한 산행으로 친근하게 다가오시는 계백님!
아직은 조금 낯설지만 격려해주신 깃털님!
앞으로 자주 뵙게될 같은 산방의 브리뜨니님!
역시 부지런히 산하를 누비시는 구본칠 님!
격려주시어 고맙습니다.

병술년 새해 천왕봉 일출만큼 올 한해
건강하시고 즐산하시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댓글
2006.01.20 13:01
사니조아
최고의 일출 천왕봉에서의 산행과 일출사진!!!
한라산을 가느라 천왕봉의 일출이 늘 그리웠지만, 님의 일출산행기로
덕분에 마음껏 보고 갑니다.
언제 다시 저도 천왕봉 일출을 다시 보게 될지...
추운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