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대산(791m)

1:25,000지형도=도천

2004년 7월24일 토요일 맑음(28.5~37.6도)   일출몰05:24~19:34

코스: 옥계주차장12:00<1.8km>신교12:40<1.5km>호박소13:10<2.2km>물침이골경유 주능선안부14:00<0.7km>동대산정상14:20<0.5km>정암골 사거리14:40<2.0km>644m봉직전 삼거리15:30<1.8km>경방폭포16:30<1.5km>호박소17:10<3.3km>신교경유 주차장18:30

[도상15.3km/6시간 반 소요]

원점회귀 계곡산행    원점회귀 계곡산행
 

개요: 동대산(791.3m)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과 영덕군 남정면의 면계선상의 내연산과 바데산의 중간에 자리잡아 북쪽의 죽장면으로 살짝 들어앉은 육산이다.

오름길에 본 동대산 전경    오름길에 본 동대산 전경
 

그동안 이웃한 내연산과 팔각산의 명성에 가려져 있다가 최근 계곡산행지로 각광받으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 했지만 아직은 이 산을 중심으로 한 마실골과 물침이골은 많은 사람들이 여름철 즐겨찾고 있지만 경방폭포가 있는 경방골은 비경지대로 남아있다.

동대산 서쪽의 이 계곡물들은 대서천~영덕오십천을 거쳐 동해로 빠진다

신교에서 본 옥계계곡   신교에서 본 옥계계곡
 

가는길: 동해안의 7번국도 따라 영덕까지 와서 34번국도로 갈아타고 신양삼거리에서 69번도로로 빠져, 팔각산 아래 옥계계곡 주차장에 내려선다.

산행길은 옥계계곡을 건너서 신교다리 지나 등산로 초입까지 비포장도로를 걸어가야 한다.

처음 만나는 와폭   처음 만나는 와폭 
 

통칭 경방골은 호박소에서 이어지는 직진계곡을 물침이골로 달리 부르는데 등산코스는 이 물침이골로 올라 동대산 정상 찍고 북쪽의 바데산 방면 능선길을 따르다가 644m봉 직전 삼거리에서 왼쪽의 계곡으로 하산하여 경방골 상류를 타고 호박소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안부 전망바위서 본 물침이골과 팔각산  안부 전망바위서 본 물침이골과 팔각산 
 

계곡초입은 숲속 오솔길이지만 금새 만나는 계곡을 지그재그로 건너 뛰면서 계곡 옆으로 등산로는 계속 잘 나 있다.

크고 작은 폭포와 숲속을 거닐며 등산로 초입에서 반시간 정도 올라가면 반경 20m정도의 원형으로 된 제법 널찍한 호박소에 도착하게 된다.

호박소    호박소
 

여기서 오분정도 진행하면 왼쪽으로는 경방폭포가 있는 경방골 상류로 올라가는 길이다.

그 코스는 나중에 하산하기로 하고 그냥 직진하여  산길 따라 계속 올라가면 계곡 속에는 비경의 두가닥으로 된 물맞이 폭포도 있다.

물침이골 상단의 이끼폭포    물침이골 상단의 작은폭포
 

그러나 그 곳을 오르내리기란 무척 힘들기 때문에 그냥 진행해 나아가면 작고 아름다운 폭포 몇 곳을 더 지나서 계곡이 끝날즈음 내를 건너 등산로는 능선으로 치오르게 된다.

이후론 식수 보충할 곳이 없으므로 여기서 수통을 채워야 한다.

능선 안부   능선 안부
 

능선 오름길은 무척 가파르다.

능선 안부에 도착하면 아무런 표시가 없더라도 오른쪽의 최고봉을 향하여 올라가서 그 끝에 삼각점이 있는 동대산 정상에 올라 선다.

동대산 정상    동대산 정상
 

그 이전에 능선 안부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솔밭 숲속으로 멋진 전망바위가 있다.

그 곳에 오르면 지금껏 진행해온 물침이골의 구석구석이 일목요연하고 가까이는 동대산 멀리론 주왕산이, 그리고 맞은편의 팔각산 전경이 다 들어와서 훌륭한 조망터 구실을 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찾아봄 직 하다.

안부 왼쪽의 숨겨진 전망바위    안부 왼쪽의 숨겨진 전망바위
 

동대산 정상에 서면 북쪽의 바데산과 팔각산, 그리고 그 왼쪽의 주왕산도 보기에 좋지만 남쪽의 내연산을 향하여 내리뻗은 주능선이 보기에 좋고 거기서 가지쳐 나간 지능선들이 얼키고 설켜서 마치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선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정상에서 본 남쪽의 내연산방면   정상에서 본 남쪽의 내연산방면 
 

하산은 남쪽으로 십분정도만 내려오면 안부 사거리에 이번 코스 유일의 이정표가 있어 [내연산/동대산/정암골]을 가리키고 있다.

여기서 왼쪽의 소로길로 접어들어 바데산을 향하는데, 그 길따라 가다보면 한참동안 내리막으로 이어지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여 644m봉 못미처 삼거리에 도착한다.  

사거리 이정표    사거리 이정표
 

왼쪽의 산길로 접어들어 활처럼 휘어지는 하산길 따라 왼쪽으로 산자락을 휘감아 돌다가 경방골 상류로 떨어지게 된다.

경방골 상류 계곡길은 원시림을 유지하고 있어 두텁게 깔린 낙엽은 등산화가 푹푹 빠질 정도로 쿳션이 매우 좋다.

경방폭포 상단   경방폭포 상단
 

계곡을 한시간 쯤 내려가면 비좁은 협곡 틈새로 높이 20m정도의 시꺼먼 경방폭포 웅자가 드러난다.

거기서 협곡 절벽 틈새로 로프줄 잡고 내려서면 바데산에서 내려오는 지계곡 합수점을 만날 수 있고 등산로도 제법 넓어진다.

맞은편 절벽에서 본 경방폭포  맞은편 절벽에서 본 경방폭포 
 

몇 번을 건너 뛰던 하산길은 또 다시 산 자락 자락을 타고 한시간 정도는 꾸불꾸불 내려와야 호박소에 도착할 수 있다.

당일산행으론 제법 빡빡한 코스지만 체력에 따라 언제든지 원점회귀를 할 수가 있고, 소형 차량은 계곡입구까지 진입이 가능하다.

하산길에 본 침수정    하산길에 본 침수정
 

산행후기: 주차장에서 옥계계곡을 건너는데 피서나온 젊은이들이 이 더운날 산에 올라가는 우릴 신기하다는 듯 바라본다. 신교다리를 지나서 등산로 초입으로 접어들자 거기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적대지만 우리는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호박소의 노루오줌   호박소의 노루오줌
 

호박소 맑은 물에 흘린 땀 훔쳐내고  너덜길로 올라서자 벌써부터 지친분들은 땡빛아래 퍼질러 앉았고 산행대장은 그 주위를 맴돈다.

오늘 산행엔 유난히도 초보자가 많아보이는데 한참 더 진행 해 올라가자 회장되시는 분이 되짚어 오면서 후미팀이 걱정되서 내려가 본단다. 계곡 속으론 멋진 물맞이 폭포가 있지만 내려가 볼 엄두를 못내겠다.

계류암반의 톱바위취    계류암반의 구실바위취
 

낯 선 산악회를 따라 왔으니 뒤에 처져서도 안되지만 초보자들의 그들 눈엔 한갓 느림보 거북이의 중년으로 보일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에 그들보다는 앞서가야 한다.

그러나, 산행길엔 이 곳 저 곳 카메라 들이댈 곳이 많아서 저절로 뒤로 처지는데 그래도 꼴찌만 면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여유있게 따라간다.

누리장 나무   누리장 나무꽃
 

계곡 끝지점에서 수통에 물 채우고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치는데 하늘금이 보일 무렵 길섶의 누리장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어서 또 다시 발길을 붙잡는다.

근처 떡갈나무 아래엔 댓명이 앉아서 쉬고 있다가 나를 따라 나서길레 그들과 함께 능선 안부로 올라섰다.

안부 아래의 벌등골나물  안부 아래의 벌등골나물 
 

안부엔 선두팀이 흰종이에 화살표로 방향표시를 해 놓고 갔는데 내가 보기엔 방향이 맞질 않다. 그러나 어쩌랴! 타산악회를 따라 왔으니 그들을 따를 수밖에....!

별도리 없이 그 길로 올라가다가 소나무 틈새로 암봉이 보인다. 응용포폭자세로 암봉에 올라섰더니 이게 웬 횡재인가! 부처손이 바싹 마른체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그 암봉은 십여미터는 훨씬 넘기는 절벽 위가 아닌가!

숲속의 갈색먹물버섯   숲속의 갈색먹물버섯
 

여기보다는 훨씬 높아보이는 동대산이 왼쪽 바로 곁에 있고 잘못가고 있는 능선 뒤편으론 팔각산이 아주 가깝게 있는가 하면, 우리가 올라왔던 물침이골은 너무 뚜렷하다.

나혼자 정상터치하고 되돌아와도 꼴찌는 면하겠다는 생각으로 안부로 되내려갔다. 그제서야 올라오는 회장과 만나 의논을 했더니 앞에 간 사람은 할 수 없고 나부터 먼저 올라 가란다.

동대산 오름길의 각시원추리    동대산 오름길의 각시원추리
 

뒤따르는 분들이 있으니 졸지에 내가 선두가 됐다. 상수리나무 그늘 아래로 털매미 노래소리 들으며 여유있게 올라가다가 갑자기 매미한 마리 찍찍거리길레 쳐다 봤더니 손 바닥만한 이름모를 새 한 마리 그 놈을 공격하다가 나를 보고는 황급히 달아나고 있다.

내가 매미 한 마리는 살려준 셈이다.

정상가는길의 참취꽃   정상가는길의 참취꽃 
 

정상에 도착하자 잘못 진행했던 선두팀들이 씩씩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그들을 먼저 보내고 사거리 안부로 내려서자 이번에는 방향표시를 확실히 해 놓고 갔는데 그 길 따라 슬슬 내려가자 중간팀들이 따라오며 카메라 만지작거리는 나를 보고 약초를 찾고 계시냐고 호기심을 보인다.   

사거리안부의 큰도둑놈의지팡이꽃    사거리안부의 큰도둑놈의지팡이꽃
 

씨익 웃음으로 그들을 앞세우고 바데산을 향하는데 후미대장이 따라 붙으며 우리 네명이 마지막이라는데, 오십명이 넘던 그 많은 분들 중에서 절반정도는 회장이 데리고 도로 내려갔단다.

이윽고 삼거리에 도착 했더니 바데산을 경유하여 내려가려던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경방골로 진행표시를 해 놓았다.

경방골상단의 수백년된 까치박달나무밑둥    경방골상단의 수백년된 까치박달나무 밑둥
 

내 예측대로 이 더위 속에서 헤매이던 선두팀은 벌써 식수가 동이 났을 터이고, 그들은 물 찾아 계곡으로 하산한 것이다.

바데산을 놓친 건 아쉽지만 비경의 경방골이 그리 훌륭할 줄이야 계곡에 내려 와서야 알았다. 인적없는 산길은 넝쿨식물 아래로 뚜렷하긴 해도 두툼한 낙엽이 깔려서 마치 솜이불 위를 걷는 기분이다.

쿳션좋은 경방골길  쿳션좋은 경방골길 
 

협곡으로 이루어진 경방폭포에 도착하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위에서 내려다 보기엔 너무 아찔해서 절벽 틈새의 밧줄을 잡고 내려와 맞은편 절벽에서 바라보니 높이가 20m는 충분히 넘을 것처럼 보이고 폭포 암반은 새까맣기만 해서 정말 특이하다.

그 위의 암벽들은 오대산 만물상을 옮겨놓은 듯하다.

 경방골 합수지점의 만물상     경방골 합수지점의 만물상
 

바데산 지계곡과 합류하면서부터 수량은 많아지고 산길이 넓어져서 이제 거의 다 왔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부터 산길은 다시 지능선으로 올라붙어 꼬불꼬불 맴돌기만 하는데 함께하는 여성 두 분은 너무 지쳐서 금방이라도 풀썩 주저앉을 것처럼 보인다.

이제 곧 호박소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격려를 해도 산쟁이는 전부 거짓말쟁이라고 항변한다.

경방골 하류의 짚신풀    경방골 하류의 짚신풀 
 

드디어 호박소에 도착하여 후미대장과 나는 물에 풍덩 뛰어드는데 숙녀분들은 한쪽 구석에 숨어서 발가락만 만지작거린다.

아래로 내려오니 뒤처진분들이 더러 있어 그들과 함께 내려가는데 이번엔 올라갈 때와는 반대로 신교를 건너서 침수정 앞의 작은 보를 건너 주차장 도로로 올라섰다.

전코스를 점령한 가는장구채    전코스를 점령한 가는장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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