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39   대부산(382m) * 망산(343.6m) - 여수시 남면 금오도

산 행 일 : 2004년 7월 24일 토요일
산의날씨 : 맑음
산행횟수 : 대부산, 망산 - 각각 초행
동 행 인 : 김정길님 부부. 브르스황님 가족(5)과 우리 부부

▲ 대 부 산

산행시간 : 4시간 14분 (휴식 1시간 38분포함) ⇒ 함구미 <0:47> 대부산(382m) <0:24> 삼각점
봉(374m) <0:35> 문바위(350m) <0:21> 갈림길(06분 소요) <0:23> 여천 날머리

산행거리 : 5.29km ⇒ 함구미 <1.6> 대부산 <2.1> 문바위 <0.79> 갈림길 <0.8> 여천

수 년 전 만해도 생각지도 못했던 가상공간에서, 일면식도 없는 동질체들끼리 만나 정보를 교환
하고 친분을 맺기도 하며 실제 만남도 갖게되니 세상은 넓고도 좁다.
4월 하순쯤엔가? "올 여름에 두 쌍이 여행겸 산행할 수 있는 좋은 섬을 골라보라"는 역시 온라인
상에서 알게된 1,500산 님의 연락을 받고 아직 가보지 못한 여수 금오도를 선뜻 얘기를 하고 나
서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었다.
육지와 달리 너무 멀리 떨어진 작은 섬이라 교통이 몹시 불편하고 천릿길을 달려올 이무럽지 못
한 친구 부부에게 실망을 안겨주면 어쩌나 하는.
확실한 날을 받아두고 여수 여객선터미널을 찾아가니 "예약을 해야 안심할 수 있다"하고 그곳에
서 만난 대구 KJ산악회 책임자로부터 "거문도 산행차 한 달 전에 예약을 했다"라는 얘기를 듣고
보니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애를 태웠으나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물양장으로 발길을 돌려
"당일에도 배를 탈 수 있으니 염려 마라"는 말을 들으니 생기가 솟았다.
* 금오도행 배 입출항은 물양장만 이용하고 있음.
  
받아놓은 날은 금방 다가왔고, 브르스황님 가족과 합류하여 새벽길을 달려 여수 물양장에서 06:10
에 출발하는 한려페리호를 타고 안개 자욱한 바다를 질주하니 드디어 실감이 났다.
* 다음 배 출항시간은 10:00로 금오도(우학)에서 나오는 막배가 16:50이고 항해시간 1시간 30여분
을 감안하면 체류시간이 너무 짧음.

07 : 57 '대부산 1.6km' 팻말을 보고 돌담길을 따라 오르나 서로 약속은 안했어도 오늘은 산행을
한다기 보다 산책삼아 오손도손 얘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쉬엄쉬엄 걸으니 부담이 없다.
초원지대인 두우재를 지날 때는 앞선 여수시청 직원 한 분이 거미줄을 걷고 이슬을 닦으며 나아
가니 조금 나았지만 바지가랭이가 젖고 온몸은 금새 땀으로 범벅된다.
그늘이 있는 너덜에 이르러 일행을 기다리는 앞선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바위에 걸터앉아 배
낭 무게를 줄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데 여천으로 내려가기까지 거의 3분의 1은 먹고 마시고
조망을 즐기는 것으로 소비했으니 말 그대로 유유자적한 셈이다.

09 : 09 '대부산 382m' 표지가 세워진 정상은 숲이 우거져 갑갑하고 삼각점을 찾으려고 사방을 둘
러봐도 보이지 안했으며 수 십m만 내려가면 함구미와 북 서쪽 조망이 시원스럽게 트이는 쉬어가
기 좋은 넓은 공터가 나온다.
하지만 바다안개가 원경을 감상하지 못하게 방해하니 팔영산 등은 볼 수가 없다.
가파른 길을 잠시 내려서 길을 막아선 작은 바위로 올라보니 멀리 망산도 보이고 주변 경관이 차
마 어설픈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짓이라 여겨진다.

09 : 52 두 가닥 밧줄이 늘여진 바위를 타고 오르면 개도, 자봉도, 제도, 백야도, 점점이 떠 있는
섬 섬 섬... 고기잡이 배, 가두리 양식장... 일어나기가 싫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모든 시름 잊고 할 수만 있다면 소리라도 길게 뽑고싶다.    

10 : 31 '여수 11. 1993 복구' 382봉에서 찾지 못했던 삼각점이 374봉에 설치된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저 봉우리가 더 높다"고 단정했는데 속뜻을 어찌 알겠는가.
넙적 바위 지대로 들어서면 우리들이 가야할 칼이봉, 옥녀봉이 보이나 그늘이 없다.
"아니! 저기가 향일암 뒷봉이잖아요? 금오산이 저기고?"
"맞아 맞아! 저기가 성두고 저 봉우리는 봉황산, 천왕산. 야 기막히네" 뜨거운 햇볕이 문제가 아
니고 자꾸 지체될 수밖에 없지만 불만은 털끝만큼도 없다.
작은 마당바위를 지나 그늘로 들어서고 무덤 1기를 지난다.

11 : 06 '문바위 350m. ↑ 칼이봉 1.29km * ← 여천 690m * ↓ 대부산 2.1km'
여천으로 내려가느니 칼이봉을 넘고 느진목에서 대유로 내려갈 요량으로 그냥 나아간다.
11 : 27 또 다시 '여천 0.8km(하산지점)' 팻말이 있는 곳에 닿자 일단 숨을 고르는 사이 오른쪽
116m 거리에 있다는 우물표시를 본 아내가 나를 바라본다.
약수가 있으면 맛을 보고 물병도 채우는 버릇을 잘 알기 때문이라 여기고 물병을 들고 내려서니
브르스황님도 따라 나섰고 수풀을 헤치며 폐가 옆의 우물로 다가갔으나 물이 넘쳐흐르질 안해 맛
만 보고 되돌아섰다.

11 : 42 칼이봉쪽으로 진행하다 "망산을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1,500산 님의 뜻을 받아들여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여천을 향했다.
가파른 길은 정비가 잘 되었고 작은 돌들이 흘러내린 곳에 산다래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는데
아직은 먹을 때가 아니었다.
"12시 10분까지 오라"고 전화 연락을 했던 승합 택시가 먼저 와서 신호로 경적을 울린다.  

12 : 11 여천마을 위 도로로 내려서면서 대부산 산행을 마치게 되었다.
"우학에 가서 식사를 하고 남자들만 망산에 가자고. 인범이는 남고..."
아홉 명을 태운 남면택시는 해안 절벽 위 도로를 따라 남면 소재지인 우학을 향해 달려간다.  
      
▲ 망 산

산행시간 : 1시간 22분(휴식 29분포함) ⇒ 도로 <09> 갈림길 <0:22> 망산 봉수대 <0:14> 갈림길
<0:08> 도로

산행거리 : 3.4km ⇒ 도로 <1.7> 망산 봉수대 <1.7> 도로

여천-송고-함구미방면의 말끔하게 포장된 2차선 도로와 달리 미포-장지방면은 비좁고 포장도 안
돼 아주 낙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울퉁불퉁한 길을 덜커덩거리며 산행 들머리에 이른 차에서 내리자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이 숨막히
게 작렬한다.
    
13 : 56 그늘이 없는 묵혀버린 다랭이 밭 사이로 난 통나무 계단을 타고 오른다.
반주로 시킨 소주 한 병도 남아돌아 나머지 반잔까지 그러니까 두 잔 반을 마셨더니 몸 안에서
다시 발효가 되는지 숨이 가쁘고 맥이 없다.
날씨 탓인가 보다.
해방된(?) 브르스황님의 발걸음은 나는 듯 가벼워 멀찍이 달아나 버리고 대부산에 불던 바람은
어디로 갔는지 소식이 없으며 안도를 내려다보고 또 오른쪽 작은 봉우리의 통신탑도 보면서 쉬엄
쉬엄 걸어 오르는데 길 옆 배배 꼬인 풀잎이 높은 온도를 대변해 준다.
    
14 : 05 제법 넓은 길에서 왼쪽 비탈로 방향을 틀어 간다.
"원래는 망산 등산로를 개설하고 정비했는데 코스가 너무 짧아서 그랬는지 대부산을 뒤늦게 정비
했다"는 택시기사 말대로 통나무 계단이 역사를 증명했고 서너 명이 우리를 스쳐 내려갔다.
능선으로 오르자 서풍이 불어오고 근사한 봉수대가 올려다 보인다.

14 : 27 망산 봉수대.
봉수대 유래팻말이 세워졌고 동쪽 가장자리에 '소리 21. 1993 재설' 삼각점이 있다.
사방팔방을 둘러보기에는 대부산 보다는 망산이 적격이고 비록 봉수대에 그늘이 없어도 얼른 일
어나기가 싫은 그런 곳으로 두 분 모두 즐거워하니 커다란 짐을 벗은 것 같아 나도 기쁘다.
안도 남쪽으로 길게 뻗은 연도.
이 지역 사람들이 아니면 연도를 잘 모르나 1995년 7월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했던 소
리도는 기억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연도가 바로 소리도이고 섬 남쪽 끄트머리에 소리도 등대가 있
다고 한다.
      
14 : 56 아쉬운 발길을 돌려,
15 : 10 갈림길에서 심포를 거쳐 미포로 가보려고 했지만 길이 묵혀져 수풀이 무성하고 지열 또
한 지독해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내가 생각해도 뜻이 참 잘 맞는다.
15 : 18 길로 내려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언덕빼기로 다가가 우리를 데리러 올 택시를 기다린다.

천릿길을 찾아오신 1,500산 김정길님 부부,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 주신 브르스황님 가족 여러분
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신해운(한려페리호          여수 - 함구미)  전화 (061) 665-0011
            한림해운(금오고속훼리호    여수 - 연도 )    전화 (061) 666-8092


                      함구미에 있는 대부산과 망산 등산 안내도


            대부산을 조금 지난 전망대서 본 함구미와 바다 그리고 섬


                                           문바위


                                암반지대를 지나는 일행


                       돌산도 금오산과 향일암 뒷봉이 지척이다.


                                        망산 봉수대


                       망산 삼각점 지명이 '소리'로 표기되었다.


                 우학을 빠져나온 금오고속훼리 선상에서 본 망산


                            대부산 줄기. 왼편이 여천 마을


                                    여수로 입항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