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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정맥산행등 거친 산행을 하는 저와 동네산(?)인 소래산,계양산과 서울의 관악산,북한산 도봉산등을 다니는 아내가 같이 산행하기로 하고 거리나 시간등을 고려하여 한국팔경에 속하는 비경인 속리산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부천에서 18시40분에 청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청주 가경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리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인 6일 첫차인 06시40분차 승차후 속리산터미널에 내리니 08시10분입니다.

좌측의 정이품송은 단아함을 간직하며 팔을 벌려 반기는듯 합니다.

정이품이면 지금의 장관급인데 소나무가 벼슬을 얻은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세조가 법주사에 행차하는데 이 나무가지에 가마가 걸려 "가마가 걸린다"고 하자 가지를 들어주어 무사히 통과하여 벼슬을 하사했다고 합니다.

또,세심정 갈림길로 오르다보면 오른쪽 계곡으로 목욕소란 소가 있는데 이 곳은 세조가 피부병에 걸려 목욕을 하고 치료되었다고 하며, 문장대는 원래 구름이 머문다하여 운장대라 했는데 세조가 올라가 시를 지었다하여 문장대라 했다고하니 속리산은 세조가 즐겨  찾던 산이였나 봅니다.

신라 최치원선생은 속리산을 보고 "바르고 참된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그 도를 멀리하려 들고,산과 속과 떨어지지 않는데 속이 산과 떨어졌다"고 노래 했습니다.(속리)

주변 상가는 비수기이고 이른 시간이라 영업하는 집이 드물어서 한참을 찾아 아침을 먹고 법주사를 향합니다.

간밤에 잠시 눈이 갤러그처럼 융단폭격을 했는데 산자락은 다 녹았지만 산봉우리는 흰 눈을 이고 있어 근사합니다.

수정교에서 100원 동전을 물속 평석에 정확하게 던져 올리고 기분좋게 법주사를 둘러보고 다시 수정교를 나와 09시20분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세심정삼거리에서 우측 천왕봉길로 접어들어 고도를 올리기 시작하니 눈은 어느새 뽀드득 소리를 냅니다.

 

 

 

김삿갓인 김병연은 雪이라는 시에


송이송이 내리는 것이 춘삼월 나비같고
밟고 가는 소리 유월의 개구리 소리같네.

추워지면 가지않을까 눈이 온다 떠벌이고

취하면 머물까 거듭 술잔을 권하네.

 

라고 노래했는데 뽀드득 소리는 정말 개구리소리 같이 기막힙니다.

이른 시간이라 드문드문 올라오는 산님들을 먼저 보내드리고 저와 아내는 디카 샷더를 누르며 천천히 감상하며 갑니다.

상주 장각동으로 빠지는 길목인 헬기장에 오르니 전망이 원없이 터집니다.

여기에서 300m 거리인 속리산 정상인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지난 9월7일 한남금북정맥 을 여기에서 마칠 때는 정상석이 없었는데 새로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천왕봉은 삼파수라하여 백두대간을 축으로 동쪽 상주 장각동쪽은 낙동강유역이고  천왕봉(1058m) 서쪽 골짜기 마다 물을 모아 만수계곡을 만들어 삼가저수지에서 한 숨 돌리며 머물다 서원계곡을 지나   금강을 찾아들고 북쪽인 보은으로 흐르는 물은 법주사를 지나 속리천에 이르고 달천과 만난후 탄금대에서 충주호로 안기고 양평 양수리(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상봉하여 서울을 통과하는 한강의 품으로 흐릅니다.

정상에서 같은 부천에서 오셨다는 분과 인천에서 오셨다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장대로 가기위해 발걸음을 돌립니다.

 

 

헬기장

 

속리산 천왕봉

 

금강유역인 삼가저수지

 

정맥산행은 기록과,시간으로 바쁜데 오늘은 여유있는 산행이라 마음껏 설경을 담습니다.

산주름마다 덮인 눈으로 산이 접히는 부분이 선명합니다.

 

 

 

9월 7일 한남금북정맥 산행이 푸른 산소같은 산행이였다면 오늘 산행은 꿈속에서 어린날을 보는 듯한 흙백같은 산행입니다.

손으로 불러도, 손을 입에 대고 손나발로 불러도, 아련하여 잡히지 않는 하얀능선 그 꿈속을 마냥 갑니다.

 

 

 

 

 

 

모듬사진(가을하늘보다 겨울하늘이 더 푸른듯 합니다.)

원숭이 바위는 흰 털이 자랐습니다(?)

 
 

천왕봉에서 중간지점인 신선대에 이르러 아내에게 물으니 문장대까지 가자고 합니다.

내심 긴 산행이 적은 아내인지라 여기에서 경업대로 네려갈까 생각했는데 설경이 피로를 마취 시키는가 봅니다.

신선대 휴게소 화장실에 들르고 ,우측 발디딤판을 내려와 문장대로 향합니다.

가래떡을 짬짬이 먹고 과일을 먹었더니 점심때가 지나도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가래떡은 찌지않고 물에 데쳐오니 쫀득한 것이 손에 묻어나지 않아 좋습니다.


 

 

 

 

산님들

 

 

 

문장대 0.2km 이정표

 

 

 

 

 

상고대

 

문장대 0.2km 이정표에 이르러 배낭을 내리고 컵라면에 물을 부어 기다리다 먹으려고 하니 보온병 물이 조금 식어 라면이 풀리지 않아 사과 베어 먹듯 먹고 보온병에 남은 온수를 1회용 비닐봉지에 넣어 비닐난로를 만들어 얼굴에 대니 따뜻합니다.아내와 번갈아가며 다리며 손등이며 얼굴에 댑니다.
장갑을 벋고 눈을 뭉쳐 비누꽃의(비누로 만든 꽃) 꽃잎을 따서 손을 씻듯 문지르니 시원합니다.
주변을 보니 온통 설백 천지백 이니 마음도 하얀빛 입니다.

김삿갓은 이런 경치에 이런 글을 지었나 봅니다.

 

천황씨가 죽었는가. 인황씨가 죽었는가.

산과 나무가 모두 상복을 입었구나.

햇님이 부고들고 내일이라고 문상오면

집집마다 처마 끝이 눈물을 흘리리라.

 

시간을 보니 15시20분으로 하산을 시작 합니다.


 

이뭣고다리

 

 

 

세심정 갈림길

 

돌계단으로 내려가다 냉천골휴게소로 내려가는 급한 내리막을 지나고 다리를 지나 세심정갈림길에 이릅니다.

다시 수정교를 건너 불국사에 들어 갑니다.

 

 

법주사 금동미륵대불

 

*법주사 금동미륵대불은 높이가 33m인 동양최대의 미륵불 입상이고, 청동만 116ton 사용되고 순금이 80kg 들어간 금박은 2000~2002년에 걸쳐 개금불사 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기단부에는 미륵보살이 머물고 있는 도솔천을 형상화 한 용화전이 있습니다.

 

신라 진흥왕 14년(서기553년)에 의신조사가 세웠다는 법주사는 우리나라 3대 불상전의 하나인 대웅보존과 용화전,원통보존,명부전,능인전등 8개의 전각과 일주문,금강문,사천왕문,종고루등 5개의 부속건물과 응주전,사리각등 10여채의 요사채등 30여동의 건물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속리산에서는 매년 음력 사월에 속리축전이 열리고 시월에는 단풍가요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불국사를 둘러보고 속리산터미널에 도착하니 17시20분으로 법주사~천왕봉~신선대~문장대~법주사로 돌아오는 원점회기 산행에 8시간 소요되었습니다.설경이 두 다리를 잡은 것이지요.

 

청주경유 남서울 가는 버스가 출발준비를 하는지라 타고 청주에서 내려 청주에서 부천행 19시30분차

를 매표하고 기다리다 차에 오릅니다.

반가운 님 갑자기 찾아온 듯 행운의 눈꽃 산행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