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령.













































































육십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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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쯤 뭉쳐 고갯마루 넘어야
도적떼에게 짐을 뺏기지 않았다는
도적고개 육십령은 백두대간의 뼈대.
그 능선 위로 달빛이 휘영청 떠 있다.
깊은 눈속을 헤집고 가는 길은
헤드랜턴이 없어도 환하다.
한고비 능선에 올라 뒤돌아서면
희붐한 능선의 실루엣
또 한구비 돌아 뒤돌아본 풍경은
빗살무늬토기처럼 간결하다.
왜 자꾸 뒤돌아보았을까, 일기를 쓰듯이...
내 삶을 뒤돌아보면 그렇게 아름다웠을까?
빗살무늬처럼 군더더기 없이 살아왔을까.
또 10산행이라는 한 꼭지를 뒤돌아 보았을땐?














난코스.



덕유산은 한없이 덕스럽기만 한 줄 알았는데
덕을 쌓는 것에도 고진감래가 있다.
할미봉 막 지나 20여 미터 낭떠러지 절벽을 만난다.
로프가 아니면 내려갈 수 없는 난코스
백 수십 명의 산행객들이 한 사람씩
그 코스를 빠져나가기까지...
무려 1시간 30분이나 추위에 떨며 서 있어야 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산은 항상 호락호락하지 않는다.
집 생각, 술 생각 등 별별 생각이 다 난다.
노래 부르고, 춤을 추고, 발을 동동 굴러도
추위는 가시지 않는다.
하나 둘씩, 뒷걸음친다.
그럴 땐 어떻게 할 것인지
새내기 조장으로서의 결단은 쉽지 않다.
오던 길로 하산하라 하면 조원들 버려 둔 것 같고
끝까지 걷자고 하면 고문과도 같으니
오호, 애재(哀哉)라. 그 난감함이란...
결국 반 정도는 오던 길로,
나머지 반은 남덕유산 길로 갔다.














수십 만 마리.



해가 솟는다.
절벽의 난코스를 내려오니 완만한 능선길이다.


밋밋하였을까? 그렇지 않다.
내 키 만한 눈더미 옆을 지날 때 눈이 휘둥그래지고,
특히나 눈옷을 입은 나무들은 절경이다.
용녀의 남친(재웅)은
사물에 생명을 입히는 재주가 뛰어나다.
상상력이 꿈틀거리니까
코알라 반달곰 늘보 악어 거북 송충이 등
온갖 동물이 나무에 착 달라붙는다.
내 사진에 찍힌 코알라,
해를 바라보는 그 표정은 정말 환상적이다.













교신 끝.



빨모님과 선두는 벌써 헬기장.
남덕유산 쪽 길은 러셀이 불가능할 정도.
후미는 교육원삼거리 팻말을 보고 멈추어 선다.
더 이상 못 올라간다는 말들로 교신은 끝난다.
팥칼국수, 오곡밥, 부대찌개, 햄볶음, 달걀프라이, 과일까지
때늦은 아침상이 차려진다.














의외성.



계방산, 선자령 산행 때도 이런 건 없었지.
교육원으로 가는 내리막길은
퍼펙트한 눈썰매장.
오봉의 비닐스키와 산머슴의 플라스틱스키는
순간시속 100km를 넘는다.(?)^^
아니, 아니, 봅슬레이 경기보다 실감난다.
앗싸~~! 돌뿌리나 뾰족한 돌만 아니면
슈퍼 울트라 캡숑 짱 짱 짱이다!!!
다리를 쭉 올리면 속도는 더 빨라진다.
아이젠으로 길 옆을 툭툭치면서 방향을 조절하고


흰 눈 사이로 산머슴, 마당바우,


가오퍼, 용녀, 금도리, 재웅, 햇살.... 깜씨, 박몽


우후후후 나 씽씽까지 신명나게 달린다.


산은 못 준 것에 미안하여


눈썰매장을 허락한다. 이 의외성.


썰매 재미에 빠졌다가 아이젠에 바지가 찢기고


사진 찍다 넘어져 윗눈에 핏기가 돌지만


그 설산에서의 은밀한 즐거움을


도시에라면 어디에 비할까.












러브스토리.



교육원 지나 마을 초입 너른 공터에
발자국이 나 있지 않은 하얀 눈밭을 만난다.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지
산머슴은 하얀 눈밭으로 뛰어가 벌렁 드러눕는다.
나 잡아 봐~~라, 햇살이 앞서 뛰고
마당바우는 뒤쫓아가 햇살을 눈먹이고


모두들 배꼽을 잡고 웃는다.
돌연, 햇볕이 쨍쨍, 눈밭이 반짝인다.
내게 장난을 건 오봉, 나도 역습해 오봉의 얼굴에 눈밥을 먹인다.
눈맛이 달았을까? 입술을 움씰거린다.


다시 러브스토리!! 레디~고 사인이 떨어진다












** 쓰다가 접은 편지처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덕유산행.


그러나 내가 산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큰 행복이었습니다.



(10산행 마치고 나서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여산회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더 정겹고 아름다운 산행이 되도록 힘쓰겠슴다.^^)






♧ 아름답고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는 여산회 건강 산행 클럽
http://cafe.daum.net/mountains
제공.
♧ 여산회 회원 스카이씽씽 님의 산행기를 편집해 봅니다.
즐감하세요 ^^








▣ 산꾼 - 솔직히 불필요한사진이 넘 많네요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스크롤의 압박이 심합니다 인물사진은 올리지않아도 될듯...
▣ 산이좋아(another - 사진 잘 버구 갑니다...앞으로도 즐산 하시고 여산회 여러분들 좋은산행 많이하소서~~~~~^^
▣ 산이좋아(another - 근데 노래는 좋은데 사진이 안보이는갓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