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에서의 일출, 공룡능선의 첨봉과 아름다운 단풍


 

지난 주말에 갑작스럽게 찾아 온, 몸을 움츠리게 했던 차가운 날씨는 지나가고

이번주는 예전의 평상시 기온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예보를 접하니

설악산으로 무박산행을 결정짓는 나로서는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월요일(10/4)

저녁에 무박으로 산행지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하루해가 이미 저물고 있다.

큰애는 학원가고, 오늘 현장 학습 다녀와서 피곤한지

곤히 잠든 작은애의 모습을 보며, 엄마의 빈자리로 인하여

아이들한테 미안함과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집을 나서게 된다.

택시를 타고서 버스 타는 장소로 가는데, 아뿔사..배낭 옆에 준비해 놓았던 스틱을

지참하지 않고 나오는 걸 알았지만 다시 집으로 향하기에는 이미 늦은감이라 어쩔수 없이 그냥 가기로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몇몇 분들이 보이고,

오랜만에 뵙는 분들이 계시어 인사를 드리고서 승차하여 자리에 앉게 된다.


곧이어

장시간에 따른 식수준비와 맑은 날씨 속에 산행이 될 것이기에

대청봉에서 일출을 기대 해도 될 것이라는 말씀과

야간산행에서의 필수인 렌턴이 꼭 있어야 하고

예상되는 산행 소요 시간,

무엇보다도 밤이라 작은 돌멩이라도 조심하는 안전산행,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8시30분 안에 마치는 사람만이

공룡능선으로 향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시며,

희운각에서부터 공룡능선으로 산행 할려면 식수는 1000 cc 이상 준비와

버스가 기다리는 설악동까지는 오후 5시까지 도착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곁들이시는

산행 대장님의 설명을 듣는다.


잠시 후

차내의 불을 끄지만 머릿속의 온갖 상념 때문에 잠은 안 오고...

차는 달려 까만 밤 1시30분에 한계령에 도착하다보니 너무 빨리와서인지

시간을 좀 지체 한 후 오색으로 간다.


매표소에서 산행을 허락하여 원래 계획하였던 3시30분 보다 1시간 빨리

2시 30분에 매표소를 통과 한다.

티 위에 조끼를 입고, 장갑을 낀 채

배낭의 허리띠를 조여 맨다.

짙은 어둠 속을 랜턴 빛에 의지하여 걷는 길에

차가운 날씨 속에 빛나고 있는 밤하늘의 별들이 말없이 나의 벗이 되어주고,

동행하는 이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하기에 힘이 되어지며


힘든 오르막 길과 철계단을 반복하기를 여러 번,

이마의 땀방울을 훔치며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옮기고

주말과는 상이하게 다른 막힘 없는 오르막을 계속 오르게 된다.

30분정도 오르다가 걸음을 멈추고

쉼터에서 나무사이로 하늘을 보며, 별들을 바라보면서 가파르던 숨을 고른다.

산의 생명체가 잠든 고요한 시간에 우리는 초대하지 않은 자연의 이방인이리니...


끝없이 연결되는 오르막

어디선가 물소리 들리는가 싶더니 설악폭포라고 하는 이정표를 지난다.

다시 이여지는 철 계단의 난간은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갑고

대청봉 3.0 km남은 지점에서 과일과 쵸콜렛으로 다시 힘을 돋아

한줄기 빛으로 길을 밝혀 어둠 속을 가른다.


대청봉 0.5 km 지점에서 선두대장님을 비롯한 선두 팀들이

정상의 차가운 날씨 때문에 체온유지를 위하여

옷을 더 입는다고 하시기에 나 또한 옷을 더 입고서 뒤따른다.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기 위하여 발걸음 속도를 늦추기도 해 보건만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 간격이 너무 맞지 않아

그냥 서서이라도 오른다.


까만 밤, 나무들 사이로 보이던 별들도 차츰 흐려지고

뒤돌아 본 저 아래에는 오색 매표소 쪽은 불빛만,

그 너머 멀리에는 운해에 잠긴 산의 모습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검은 회색빛 사이로 도시의 야경이 바다에 떠 있어 보이기도 한다.


대청봉( 1708 M - 시간 5:30)

동해를 바라보며 서성이고 있는 사람들...

아직도 어둠에 잠긴 도심의 불빛 너머의 동해바다,

바람이 차갑고 예상 일출시간이 6시30분이라는데,

1시간을 기다리기가 애매하여 일출을 기다리지 못하고

동해를 바라만 보다가

중청으로 향한다.


중청에서 올라오고 계신 분들 또한 체온을 유지함 이련지

얼굴만 가린 대부분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계신다.

붉은 띠 두른 동해바다 위는

설핏 보여지는 그 모습이 몇 줄의 회색빛을 박차고

금방이라도 태양을 토해 낼거 같아 바라만 보다가 중청 대피소에 다다른다.


아직은 여명에 잠긴 중청 대피소

실루엣 형상의 설악의 모습들이 어렴풋하나마 보이고

대피소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서,

산 허리같은 길을 돌아 소청으로 향하는 중에 전광석화처럼

찬란히 떠 오르는 일출을 맞이하여 머무르는 시간을 갖은 후,

갈림길인 소청봉에 도착한다.

먼동이 트기 시작하니 어둠의 베일을 벗겨

설악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막힘없이 다 보여 주어주기 시작하는데, 

신비경에 비추어 조망되는 곳곳은

바라만 봐도 황홀하기가 그지없다.


희운각으로 가는 그 내리막 길

곳곳의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며, 그 좁던 협로에도 지체 현상없이

안전에 유의하며 계단을 내려서고 희운각에 도착한다. (7시 35분)

쌀쌀함에 겉옷과 장갑을 낀 상태에서 산악회에서 나눠준 도시락을 먹는다.

식수를 보충하고, 짐을 재 정비하며 어물쩡 거리다가 시간이 훌딱 가 버려

후미조에 합류하여 공룡능선을 향하여 길을 재촉하게 된다.(8시 25분)


천불동과 공룡의 갈림길 (무너미 고개?)

공룡능선 방향은 이정표도 없다고 말씀 하시는 후미대장님

이곳에서 한 분이 천불동으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옥신각신 하다가

시간을 버리게 되고...


단풍으로 곱게 물든 등로를 오르며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큰 바위덩어리가 신선봉이다.

힘들었지만 보여주는 조망은

앞으로 가야할 공룡능선은 용이 굼실굼실 꿈틀거리기라도 하듯 다가오고

다시 가파른 내림길에 양 옆의 화채능선, 용아장성, 가야동 계곡으로 계속 보여주는

첨봉들을 바라보며,

날씨 상태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햇살은 점점 더 온 산을 뒤덮기 시작 한다.


사진 산행기에서만 접해 봤던 천화대가 하늘높이 치솟아 있고,

그 너머로 첨봉들은 계속적으로 보여진다. 

힘든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여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인 시간에

1275봉에 다다르니 몇 사람들이 쉬어 계신다.


청명한 하늘아래 물들어 있는 단풍은 햇살에 반짝거림은 계속 되고

나한봉에 도달하여 지난 온 쪽을 바라보면

공룡능선의 장쾌한 봉우리들이 치솟아 있고,

대청과 중청은 점점 멀어지고, 서서히 천불동 계곡이 보여진다.

줄이 메달려 있는 2군데의 정체길에서는 어쩌면 쉬어가는 시간이 된다.


힘들기 시작하여 천불동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으면서 쉬어간다.

약간의 너덜길을 지나 숲속같은 곳을 빠져 나오니 오세암과 비선대의 갈림길인

군데군데 쉬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넓은 공터 같은 곳,

사진 산행기에서 봤던 그 유명한 나무새도 돌탑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마등령에 도착한다.(오후 1:25)

너무나 따사로운 햇살과 이리저리 둘러봐도 보여주는 설악의 비경을 볼 수 있음이

가슴 찡하게 고마움으로 느껴진다.

숲 사이로 좀더 올라 위치한 곳에 마등령 정상이라고 씌여 있다.


다시 내리막하고

이제는 지나 온 공룡능선상의 봉우리들은 높아만 보여 진다.

천불동을 바라보며 발길을 계속 재촉해보건만

무릎과 발가락 끝 사이의 통증 때문에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마등령 지나고 돌 틈 사이로 졸졸 흐르는 2 군데서

사람들이 식수를 보충하기도 한다.

이미 후미조이기 때문에 시간을 더 지체 못하는 형편이라 물맛을 못 본체 지나친다.

평탄한 숲길인가 싶으면 돌계단 등이 나타나고,

금강굴로 내리막하는 돌계단 때부터는

주저앉고 싶을 정도이다.


0.2 km 지점의 금강굴도 그림의 떡마냥 쳐다만 보고

비선대로 향한다.

드디어 비선대 도착.(오후 4:00)

회원들이 탁족을 하며 쉬고있어,

나 또한 아픈 무릎과 발가락 통증을 가라 앉히기 위하여

비선대의 차가운 물에 발을 담구어 피로를 푼다.

후미조로 내려왔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주차장까지 가야 하기 위해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다시 일어난다.

가족들과 연락을 취한 후

다시 부지런히 걸어 주차장까지 도착한다.(오후 5:10)

.

.

.


 

.제 입장에서는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무박산행

설악으로 보내준 가족이 고맙고,

공룡능선에서는 비록 빠르지 못한 걸음과 마등령에서부터는 너무 힘들어 하였지만

좋은 일기 가운데 설악의 비경을 두루두루 보며 산행을 끝내고 보니,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습니다.


 .산행 코스: 오색 - 대청봉 - 중청봉 - 소청봉 - 희운각 대피소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설악동 주차장 : 약 20 KM

 

.산행 시간: 약 14시간 30분


.날짜 :2004년 10월 5일 화요일

 


 

대청봉에서 바라 본 동해 쪽 입니다.
 
 

소청봉에 못미쳐서 맞이 하게 되는 일출

희운각 대피소로 향하면서 찍은..동해& 울산바위& 공룡능선의 일 부분.

 


 

공룡능선 신선봉에서

 

울산바위

용아장성과 가야동 계곡 같습니다.

 

?

천화대?

 

대청봉과 지나 온 천화능선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비경에 취해서...

 

1275봉을 향하여

 

1275봉 옆에서 휴식 취하고 계신 분들,,그리고 리본...

 

절정을 이루고 있는 단풍.

 

현재의 위치...

 

마등령 못미쳐...협로라서 쉬어 갈 수 있었던 곳...

 

올라 오고 계신 분들.

 

나한봉에서 설악동을 향하여

 

 

천불동을 향하여...

 

천불동 계곡 쪽...

 

마등령과 휴식중에 계신 분들...

 

공룡능선 방향

 

햇살 가득히...

 

대청봉과 중청 그리고 공룡능선 첨봉들

 

?

 

점점 아래로 하산 하다보니 공룡능선상의 첨봉들이 더 높이 보입니다.

 

산 허릿길을 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