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1월28일

인원:40명

산행코스:우두령-여정봉-황악산-백운봉-궤방령-가성상-눌의산-추풍령

산행거리:若24km

산행시간:선두-6시간

             후미-10시간

 

 

 

 

 

갑자기 황악산을 찾고 싶어 몇 군데 알아보니 자리를 확인해 보고 전화를 준단다.

겨울철인데도 산을 찾는이들이 많은가 보다.

매일 산을 오르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거 같아 고문님께 전화를 드려 오후2시쯤 동네 산행을 하기로 한다.

동네 산이라는게 우리네가 가까이 있어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거 같다.

혹자는 대장님 어느산이 좋은 산인가요?라고 물어오면 나는 그때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자주 오를수 있는 동네산이 최고라고 말해주곤 한다.

아무리 멋진 산이라 하더라도 1년에 한번 갈수 있고 오르기 힘들다면 과연 나에게 필요한 산이 되겠는가 말이다.

간단하게 산행을 마치고 아는 사람을 불러내 셋이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어찌 밥을 먹으며 반주로 한잔 한다는것이 길어져 12시가 되어 집에 들어 간다.

내일 먼곳으로 가야 하는데...

그것도 잘 모르는 산악회에 부탁을 하고 1시간 조기 출발인데 말이다.

 

 

 

 

새벽 4시쯤 일어나려 했는데 3시30분쯤 잠이 깨어 대충씻고 준비하고 차 타는 곳으로 향한다.

지난번 시 산악회 산악인의 밤에서 뵙던 분들이라 그런지 남 같이 보이지 않는다.

차를 타자마자 눈 가리개를 하고 잠은 오지 않지만 누워 가기로 하고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수 없이 많은 관광버스를 타 봤지만 젊은 기사님이 차분히 운전도 잘 하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에 일찍 도착한다..

아침식사를 잘 해야 먼 산행길을 할수 있기에 맛나게 한 그릇 먹고 들머리에 8시30분쯤 우두령 고개에 도착한다.

어제 눈이 조금 내린듯 하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몸들을 풀고 대장정의 길이 시작된다.

다들 준비하고 출발하는데 워낙 선두에서 산행을 해 온지라 어디가든 선두쪽에 끼어야 한다.

약 이십여분 오르니 사람들은 지치기 시작하고 나는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웜업하는 동안 힘이 든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추월하여 선두대장까지 지나쳐 한참을 가다보니 스패츠를 착용해야 될것 같아 하고 여정봉 가까이에 가니 앞서가던 대구팀들을 만나 추월하고 황악산 정상에서 홀로 대간을 이어간다는 봉화분을 만나 백운봉까지 함께 한다.

 

 

 

 

 

 

워낙 홀로 산행하는게 몸에 배어 있어 그런지 누가 따라 오는지도 모르고 발걸음을 궤방령으로 옮긴다.

틀림없이 궤방령에 있어야 할 버스가 보이질 않는다.

중간에서 탈출하는 사람들을 싣고 추풍령으로 가기로 했는데 말이다.

홀로 이어가는 이길은 지금껏 지나온 코스보다 어렵진 않지만 산길이라는 것이 uo down의 연속길이다.

오늘 거리가 23-4km나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와 눈으로 덮여 있어 나보다 뒤따라 오는 분들이 걱정됐다.

황악산 구간을 오면서 멋진 설화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길이 궤방령부터 펼쳐진다.

고도를 완전히 낮춰서 그런지 봄같은 날씨 덕에 낙엽밖에 보이지 않는 그런 길이다.

그래도 황악산은 직지사에서 오르는 사람들이 가끔씩이라도 보였는데 말이다.

若1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대간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스쳐지나간다.

 

 

 

 

가까운 곳에 이제야 경부고속도로가 보이기 시작하고 차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가성산 깔딱고개를 오르니 산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배가 고픈듯 불을 피우고 식사를 한다.

사실 나도 먹고 싶은데 말이다.

지금껏 산행을 하며 산에서 식사를 한적은 지리산 종주를 빼고는 별로 기억이 없다.

행동식은 꼭 챙겨 먹는 편인데 밥은 하산해서 먹는 습관이 되서 그런지 챙기질 않는다.

계속 홀로 이어지는 이런식의 산행이 나에겐 맞는거 같다.

오늘은 선두대장도 아니라서 무전기도 없고 누굴 기다리거나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행길을 이어간다.

 

 

 

 

바람과 구름도 쉬어간다는 추풍령 눌의산에서 마지막 내림길을 보며 된비알길로 이어진 코스를 개인적으로 아이젠 착용하는걸 싫어해 준비는 해 갖고 다니면서 끝까지 버티며 무형지물을 이용해 하산한다.

오늘은 스틱도 꺼 내지 않고 배낭에 그냥 갖고 끝까지 했으니 말이다.

겨울철 준비는 철저히 하고 다니라 항상 말한다.

오늘 산행하며 진눈깨비도 맞아봤고 황악산에서 백운봉으로 오면서 엉덩방아도 한번 찧어봤다.

겨울산행하며 한번씩 겪어보는 그런 경험들이다.

내일이면 또 우리 회원들 모시고 강원도 눈속을 헤매야 한다.

예보로는 화요일 강원도에 많은 눈이 온다고 하는데 ...

하도 기상청 예보가 틀리다보니 걱정은 별로 없다.

이상하리만큼 어쩌면 그리도 못 맞추는지 말이다.

 

 

 

 

오늘은 긴 구간을 산행 하며 서너시간을 넘게 후미를 기다리느라 조금 짜증은 났지만 초등학교 다니는 학생과 함께 하는 부자를 보며 지금 군에 가 있는 아들 녀석 생각에 조금은 위로가 됐다.

하지만 그 어린 학생이 이런 산행을 하며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는 성장하며 부모의 마음을 이해 할 날이 오리라 본다.

지금 하지 아니하면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공부한다는 핑계로 더 더욱 하기 힘들어 질 것이다.

세상은 살면서 많은 경험을 통해 세상사는 방법을 알아가는거 같다.

산행도 일종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싶다.

오르막과 내림길이 있고 계곡과 바윗길 평평함과 꾸부러진길 등등이 인생의 길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후면 또다시 1박2일간 비박을 해야 하고 다음달 백두산 원정길도 계획돼 있다.

자연이 허락하는 어느곳이든 간다는 명제아래 앞으로도 항상 산을 찾을 것이다.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감사합니다.

-korkim-